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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작성자아우라|작성시간24.08.17|조회수259 목록 댓글 26

일 때문에 서귀포에 매일 간다.

늘 운동 부족이라 걷기 운동도 할겸 30여 분 미리 출발한다.

나무 그늘 밑에 차를 세우고 보냉병의 얼음을 꺼내

냉커피를 만들어 마시는데

꼭 이 시간에 오는 父子가 있다.

얼굴이 닮았다.

처음에는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정오 넘어 내 차

옆에 차를 주차시키고 아들 어깨에 손을 걸치고는

공원 아래로 내려간다.

아마 걸으러 가는 것 같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계곡을 이루고 열대 나무우거진 산책로는 지압돌이 있고 운동기구도 있다.

 

아들은 덩치는 큰데 어딘가 어눌해 보였다.

지체장애인은 아닌 것 같다.

교통사고라도 당한 걸까?

무표정한 얼굴이다.

운동 시키려고 매일 이 불더위에도 온다.

하필, 가장 더운 낮 시간에 걷는 게 이해도 되지 않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물병도 없다.

땀 닦을 수건도 보이지 않는다.

전에는 못 봤으니 요근래에 좋지 않은 일을 겪은 것도 같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끝내고 온 걸까.

아니면 자폐증 장애를 앓고 있는 건까.

등에 팔을 두르면 아들이 더울텐데....

쓸데없는 오지랖을 떨다 내 생각이 짧았음을 이내 느낀다.

"아버지는 널 항상 보호하고 있다"는 위안을 주려는작은 몸짓일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쩜, 어깨를 누르는 삶의 무게를 아들의 등을 어루만짐으로 자신도 살아갈 의지를 얻는 것은 아닐까.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일들이 나이 먹어가니

남의 일에 자꾸 참견이 생긴다.

 

자식들을 키워 본 에미로서 남의 일 같지 않다.

뜨거운 태양과 맑은 공기가 心身에 도움이 되어

부디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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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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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8.17 감사합니다.
    칭찬 받으니 쑥스러워지네요.
    푹푹 찌는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 작성자한가한 | 작성시간 24.08.18 글의 소재도 좋지만 글을 편안하게 잘 쓰십니다.
    자주 이곳에서 뵙고 싶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8.18 아이쿠~
    감사합니다.
    가끔 글 올립니다만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일 가서 그 아버지와 아들 만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 작성자박희정 | 작성시간 24.08.18 바라보는 시각에 의한 염려와
    부성애를 보는 것 같아요
    아들과 함께 하는 길
    정답게 보이면서도 무거워 보입니다.
    부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빌어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8.18 오늘은 안 보이더라구요.
    왠지 괜히 걱정이 됩니다.
    어두워 보이던 아버지 얼굴이 밝아지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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