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한담(閑談)에서 근사한 건배사(乾盃辭)를 하나 배웠다 선창자가 당신 하고
외치면 나머지 사람들이 멋져하고 화답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배사가 그렇듯이 당신 멋져 역시 약자로 만든 것인데 그 뜻인즉 당당하고 신
사답고 멋지게 져주자는 것이라고 한다 이 건배사에서 가장 신선한 것이 마지막져
주자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한민국은,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라고 요구하는 패권주의 사회다 일본의 부모들이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고 가르칠 때 우리 부모들은 절대로 어디 가서 지고 오지 말라고 엄
포를 놓는다.
남에게
지는 것은 곧 도태를 의미하고 인생의 낙오자로 치부한다 그러니 여유가 어디 있
으며 양보의 미덕이 어디 있겠는가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사고 방식이 굳게 박힌
우리 한국인들은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완승 아니면,
완패의
극단적인 경쟁의식 속의 Panic 에 빠진다 승자의 아량이나 패자의 승복의 멋은 찾
을수 없고 오직 이긴 자의 오만함과 진자의 한숨만이 존재한다 그러니 져주자 는
이 건배사는 얼마나 신선한가
영화.
와호장룡(臥虎藏龍)은 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자객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각한
무협이다 사기에 나오는 영웅호걸 중 협객의 원조로 꼽히는 사람이 예양豫讓 이다
그는 자신을 보살펴 주던 진나라 대부가 몸이 갈갈히 찢기는 거열형車裂刑을 당하
자.
여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남자를 위하여 화장을 하고 사나히는 자기를 알아주는 주인을 위
해 죽는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복수에 나선다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영화는
싸움에서 언제나 불패하는 것이 최고가 아닌 것을 예양 역인 당대 최고 검객 주인
공 리무버 이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항상 상대에게 양보하고 패배를 손쉽
게 받아들인다.
관객들은,
처음부터 져주기만 하는 그를 향해 비아냥 하지만 그는 지는 속에서 하나하나승기
를 쌓아간다 지는 것이 차후엔 이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진리와 긍극적으로 맞닿
게 된다 대망 의 저자 야마오카 소하치가 말한 바 있는 무(武)와 같은 맥락으로 보
아 무방하다 무를파자(破字)하면 창(戈)의 멈춤(止)이 된다.
싸움을,
멈추는 것이 무의 긍극이라는 뜻이니 최후에 얻는 승리가 진정한 승리라는 뜻이다
이기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진정성(眞情性)은 영화의 압권이자 명장면 인
대나무 숲의 결투로 비유할 수 있다.
패자인,
상대는 거의 신경질적으로 튕겨 나오는 대나무를 칼로 툭툭 끊어버린다 그러나 최
고의 검객 리무바이는 대나무 숲과 하나가 된다 누가 대나무고 누가 리무버가 인지
모를 정도로 대나무와 합일되어 움직인다 대나무의 관성(慣性)에 대항하지 않고
양보하고 동화됨으로써 자신의 힘을 극대화 시킨 것이다.
나치 대학살에서,
살아남았을 때 그 이유를 나는 몰랐네 60여 년 후에야 이날을 위해 그때 내가 살아
남았다는 것을 알겠네 버지니아공대 참사 때 몸으로 총탄을 막아 제자들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 리비우 교수의 추모석앞에 놓인 헌사의 일부이
다.
가스실의,
홀로코스트 (Holocaust 대량학살행위) 에서 살아남은 후 의 그의 일생은 투쟁이
아닌 용서와 화합이었다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게 천직이라 여겼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철학을 몸소 실천했다.
스스로,
총탄을 맞으므로서 악에 대해 자신을 던져 사랑을 실천한 살신 성인(殺身成仁)
의 모범을 보인 것이다.
공자는,
자신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고 남에게 책임을 가볍게 해 주면 원망을 멀리 할 수 있
다 (躬自厚 而薄責於人 測遠怨矣) 고 했다 곧 잘못을 자기에게 돌리고 남을 탓하
지 않으면 설혹 잘못이 있더라도 남들이 크게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기는,
것보다 져줌이 상대를 마음으로 승복시킬 수 있음으로 궁극적인 승자가 될 수 있
다니 우리도 어디서나 당신 멋져(Cheers You look great!)하고 소리높여 외쳐서
나도 살고 상대도 살리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을 가진 정말 멋진 당신이 되어보면
어떨까 감히 말씀드려 본다.
~단 결~~!!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13 멋진댓글 따봉입니다
수리산님 당신 멋져요ㅎㅎ
건강 하시고요 -
작성자희은이 작성시간 24.09.13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독창적인 글을 멋지게 표현하셨군요 당신 멋져 멋져욬ㅋㅋ
유려한 삶 속의 지혜가 가득한 멋진 글이에요!!
덕분에 저의지혜가 늘어만 가네요
하여튼 전 킴님의 글에 팬이라
종종 접하지만 보면 볼수록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신비한 느낌을 같는답니다.ㅋㅋ
항상 건 행 하시고요~^^* -
답댓글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13 졸필을 이렇게 분에 넘치는
호사를 받고 있습니다
늘 항구여일로 감사를 드립니다 -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13 지는 것이 이긴다는 여러 사례들 잘 보았습니다.
특히 나이 먹어서는 관용(寬容)을 베풀며 자기
스스로를 낮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호기와 고집은 금물. 대 나무와 한 몸이 되는
경지는 요원 또는 불가할지라도 그렇게 되도록
한걸음이라도 가보고 싶습니다.
지는 게 이기는 게 아닌 져주는 게 이기는 거라는
참으로 오묘한 뜻임을 알게 됨은 결코 오래전에
깨달음이 아닌 듯싶습니다.
일부러 져주는 실력이면 대단한 실력이겠지요?
알면서 당한다는 것도(속아주는 것도)
어렵더군요
~단결~~!! -
작성자박희정 작성시간 24.09.13 "당신!"
"멋져!"
멋진 건배 사 입니다.
사실 저도 어릴 적에 맞고 돌아오면 아버님께
야단 맞았습니다.
선배 님의 글을 읽으며
어린시절이 떠오르네요
잠재의식화 되어서인지
진다는 것은 죽는 것 만큼 힘들었죠.
와호잠룡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와
홀로코스트의 이야기 그리고 이어지는
공자님의 말씀
사양지심을 가슴에 담으며 정말 멋진 아자씨가
되기위한 오늘을 살아갑니다.
좋은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