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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물러나는 거야

작성자낭만|작성시간24.09.15|조회수286 목록 댓글 38

 

명절 날. 자식들 좋은 곳  여행하라고

 고집으로  명절을 반납했다.

 

 

대신 명절 앞둔 일요일 오늘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자들 봉안당에서 모였다.

 

어머나! 이 것들이 내 자손이란 말인가. 

삼 남매 부부.

손주 다섯명.

 

손자들 웬 키는 이리 큰지.

생긴 것. 보기도 아깝다.

 

 

밥과 토란탕. 전, 송편, 고기, 술, 포, 과일. 

기본으로 차린 상 앞에서

애들이  순서대로 술을 올리고 젓가락도 울린다.

 

차례가 끝나고 모여 앉아

조금씩 술을 하고 .  과일과 전으로 안주로 먹는다.

 

오늘 식사는 간장 게장집.

내가 쏠련다.

와아! 애들이 환송을... 

 

 

간장 게장은 우리집 식구가 좋아하는 특별메뉴다.

예전에는 내가 늘 게장을 담갔는데 지금은 식당게장으로 만족한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젊은 것들과  모처럼 화기애애하게  즐기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조금  거북한 마음이 든다.

 

그래 청춘들끼리만 즐기라고 나는 빠지자.

여태껏 내가 주인공으로 지낸지 수십년.

이제는 뒤로 물러나자.

 

나는 중요한 볼일 있어 먼저 간다고 일어섰다.

너희들이 준 용도으로 택시 타고 간다고 .

 

그래도  딸이 무언가 눈치를 채고 안쓰러운 눈길을 준다.

나는 딸에게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미소를 지었다.

 

손주들에게 그리 크지 않은 용돈을 팍팍.

음식 값을 계산하고.  

나에게는 모처럼의 거금 지출이다.

 

애들이 서운해 하는 것을 뒤로 하고

나는  아직은 뜨거운 태양 아래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그래 이렇게 물러나는 거야.

택시는 커녕 버쓰를 기다리며 마음을 위로한다.

마음이 담담하다.

 

추석날은 나 혼자 영감에게 조촐하게 술잔을 올리며

 "나 잘했죠" 하며 둘만의 대화를 할 것이다.                       2024년 9월 13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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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7 신종철님
    늘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시는 분이라 정겹습니다.
    자주 못 뵙지만 언제 뵈옵드래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가 절로 나올 것 같으신 소박한 느낌을 주십니다.

    명절인 오늘 즐겁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작성자경이 | 작성시간 24.09.17 그러하지 않아도
    자연이 뒷전이 될것을~~
    행동함이 싶지 않을진데
    참 멋지신 분이십니다.👍
    잔잔한 일상으로
    부디 건강하세요.
  •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7 경이님 반갑습니다.
    나이가 드니 이젠 어딜 가나 물러갈 자리 뿐입니다.
    이 자연적인 현상을 받아들일 뿐이죠.
    슬프다기 보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담담할 뿐입니다.
    명절인 오늘 즐겁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작성자별꽃 | 작성시간 24.09.17 낭만님 자손들
    삼남매부부에
    손주 다섯명
    또 키가 쑥쑥 자랐군요.ㅎ
    언제나 봐도 읽어도
    흐뭇한 낭만님의 알토란 같은 가족이아기
    감사합니다.
  •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7 별꽃님 추석날 잘 보내시고 있으시죠
    별꽃님 자손들 남보기 좋은 허울뿐인 울타리죠.
    별꽃님 정겨움으로 내 하소연을 합니다.
    다 헛것입니다.
    갈수록 알뜰 살뜰한 정은 멀어지고
    생리학적으로 유전인자가 일부 흐른 어린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러므로 내 인생을 내 스스로 굳건하게 지켜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별꽃님 늘 건강하시고 늘 고운 모습 그대로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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