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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기는 부모..... 있다? 없다?

작성자구름나그네|작성시간14.03.04|조회수288 목록 댓글 20

  주말에 애들이 못난 할애비가 손주,손녀 보고싶어 할세라 먼길을 마다않고 애기들 데리고 다녀갔다.

주말마다 내가 올라가지 않으면 애들이 다녀가곤 하기를 벌써 1년을 넘기고 있다.

물론 매 주는 아니지만 매월 2-3번은 서로 오고가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

올때는 반갑고 고마운데 갈때는 늘 이번이 마지막인가 싶은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또 못난 시애비에다 

못난 할애비가 되어 매번 만날 때마다 며늘아이와 손주,손녀놈들을 울리고 있다.

늘 못난 시애비 때문에 마음 써주는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며느리 사랑은 시애비사랑이라 했는데, 사랑은 커녕 늘 이렇게 마음 아프게 하고 있으니.......

홀로 요양원에 있는 시애비가 마음에 걸리는지 어제 또 울면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났더니 

종일 마음이 뒤숭숭해 있던차에 저녁무렵엔 생각도 못했는데, 멀리서 사돈내외분께서 찾아오셨다.

평생을 교직에 계시다 몇년전에 정년퇴직을 하시고 조용히 시골에서 노년을 보내시고 계시는데,

남도 꽃구경삼아 두분이 나란히 여행중이시라며, 몸아파 요양중인 사람에게 꽃놀이 온 모양새가

송구스럽다시며 한참을 머물다 가셨다.

아들,며느리나, 사돈 내외분께서 한결같이 날더러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잰다.

혼자 쓸쓸히 요양원에 있는 내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애기들에게도 할아버지가 꼭 필요하며, 애기들 교육은 할애비가 시켜줘야 한댄다.

애들에게 나중에 되새겨볼 수 있는 할애비와의 추억도 많이 만들어줘야 한댄다.

또 나와 아들,며느리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주변에서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병든 홀시애비 요양원에 맡겨놓았다.>는 둥의 수근거림도 아들이나 며늘아이가 감당하긴 쉽지 않을게다.

물론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난 이곳이 편하다. 물론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손주,손녀놈들과 함께하지 못함이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이곳이 편한 이유는,

성치못한 몸으로 홀애비가 며느리 시중받는게 여간 불편하지 않다. 며늘아이가 불편한게 아니라 시중받는

그 자체가 불편하다.

또 다른 이유는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통증으로 일그러진 내 추한 모습을 애들, 특히 손주, 손녀에게만큼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않기 때문이다.그놈들의 기억속에 늘 당당하고 반듯한 할애비로 남아있기를 바랜다.

또 내가 집안에 있으면 애들의 모든 생활이 불편해진다. 먹는 음식부터....... 모든게 나로인해 불편해진다.

그것 또한 나로서는 여간 미안하고 불편한게 아니다.

어제 <아버님 제가 좀더 잘 모시도록 할터이니, 좀 부족하더라도 이해하시고 그만 집으로 오세요.

혼자 이곳에 계시는 모습  뵙기가 정말 죄스럽고......>말끝을 흐리며 울먹이면서 돌아갔다.

오늘 다녀가신 사돈내외분 역시 같은 말씀을 남기시고 가셨다.

정말 돌아가야 할까? 행여 애들에게 죽어가는 내 추한 모습을 보일지라도 돌아가 함께 있어야 할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데......... 그만 못이긴 척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물론 나도 집에서 애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야 넘치지만.......

돌아오는 주말 까지는 답을 줘야 하는데, 답답하다.

어제 돌려보냈는데 벌써 손주놈이 보고싶다. 다섯살이면 할애비 수염으로 그네탈듯이 재롱을 부릴 놈인데.,

언제 부터인지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자식놈 보호자였던 내가 자식놈으로 부터 보호받고있는 피보호자로

변해있는 내가 참으로 처량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이제 정녕 보호받는 생을 살아야 하나?

며칠을 또 밤잠을 설쳐야할것 같은데.......

형님,누님, 친구 아우님들의 고견을 청하고져 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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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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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경빈 | 작성시간 14.03.04 가슴이 아픔니다. 남에일 같지않으며 또한 효자,효부밑에자란 손자도 물론 할아버지를 많이 사랑합니다.
    떨어저 있다해도 엄마 아빠와 할아버지 뵈러가는 그효심도 잘알것이며 , 마음아파하는 엄마,아빠에게서 많은것을 배웁니다.
    제 생각에는 가까운 곳으로 옮기심이 좋을듯합니다,
    집으로 들어가심은 후회가 올까 걱정됩니다 . 깊은생각하시고 건강회복에 좋은소식을 바랍니다.
  • 작성자컴사랑 | 작성시간 14.03.04 많은 분들이 좋은의견 내 놓으시고 다녀 가셨네요. 저는 구름나그네님 마음을 점쳐 보았습니다.
    가시고 싶은 마음이 무척 진한것 같아요. 다행하게도 경제력도 있으시다니 아주 가까운곳에' 따로 또 같이'식으로
    거처를 옮기시면 좋겠습니다. 먼훗날 상속가치도 있음직한 아담한 곳으로....
  • 작성자구름나그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04 많은 관심과 격려의 말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림니다.
  • 작성자예은 | 작성시간 14.03.05 저의 친정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실때 가까운곳에 모시고 매일 찾아갔었는데(요양보호사가 더 신경을 쓸까해서) 어머니는 누워서 꼼짝을 못하셨지만 부축을 하고 거동을 하거나 휠체어를 타실 정도면 가족들이 주말에 집으로 모시고 가는분도 더러 있었어요 가끔씩 하루,이틀 집에 다녀오시는것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 작성자꽃다지. | 작성시간 14.03.06 누가 뭐라하든 이런문제는 본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뭇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말할수 있지만
    예외라는게 있지요 아무리 세상이 어떻든 진정한 효자도 있을수 있고 세상흐름대로 따라 실행하게 되는
    보편적인 부류들도 많고 .... 그래서 여기 구름나그네님의 자식을 그 누가 알겠습니까 오직 구름나그네님께서
    평가하실수 있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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