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는 이 글에는 느끼기에 따라 상당히 섬뜩하고
잔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피해야 하는 분은 이 글을 패스해주세요.********
To-morrow I die, to-day I would unburthen my soul.
검은 고양이. 내용 아시리라 생각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위의 문장은 도입부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다보면, 우리나라의 단어로는 표현이 안 되는 그런 어휘를 만나게도 되는데
,우리나라말의 이 단어도 아니고 저 단어도 아닌 그 틈새에 있는듯한 그런 단어를 알게 되는게 좋습니다.
도입부의 문장에서 unburden .. 단순히 짐을 내려놓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도 홀가분해지는 느낌을 주는 단어에요.
뒤에 soul 이 붙어있어서 더 그런지.
저는 이 문장을 읽고서 잠시 분개하기도 했어요. 사형수. 살인죄를 저지른. 그런데 자신의 영혼의 짐을 벗겠다네요.
그럴수는 없지.. 넌 살인자야.. 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 몰입했네요)
I neither expect nor solicit belief. (독자가) 믿어주기를 바라지도 간청하지도 않는대요.
이런 표현에 더 호기심이 생기고, 믿을만한 사실인가보다 싶어져요.
마지막 문단에서.. 주인공인 나는 경관들을 확실히 따돌렸다 생각하고 깝죽대다가 경관들이 벽을 허무는 장면.
It fell bodily. 벽이 통째로 허물어졌다..
이 문장. 속시원했어요.
소설 중간에 고양이를 목매달면서 첫번째 이유로 든 것은 I knew that it had loved me. (it = the black cat)
흥미로운 문장이었어요. 나를 사랑했기에 죽여야했다. 주인공 나는 사랑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 사랑이 영원하지 않음에 두려워서..그 사랑받는 상태에서 버림받는? 상태로의 전환이 두려워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존재를 죽여야했던 걸까요.
앨런 포는 짧은 스토리에서 일관된 분위기로 소설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어느 살인자의 사형집행 전날의 고백. 술이 그를 망쳐놓았고 악한 마음과 행동의 결과는 어떠했나. 그런 이야기.
다 읽고 나서 전체적인 설정을 다르게 생각해봤어요.
앨런 포는 어린시절 놀림과 따돌림을 당해서 성격이 피폐해졌다죠.
이 소설의 '나' 는 앨런 포를 놀리던 그 무리들의 상징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검은 고양이가 앨런 포가 되죠. 앨런 포 검은 고양이는 그저 그 무리들을 좋아했을 뿐인데 그게 놀림의 조건이 되죠.
그 무리들이 앨런 포 검은고양이의 영혼을 목매달았지만 , 앨런 포 검은 고양이는 다시 살아나요.
그 무리들은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만하지만, 지하실 벽이 무너지면서 그들의 만행이 온천하에 드러나죠.
그리고 그 무리들 (=나) 은 교수형을 받게 될 거에요.
앨런 포가 이런 의도를 숨겨놓았다면, 이 소설이 읽힐때마다 앨런 포를 학대한 무리들의 죄가 까발려지고 있는 것이겠죠.
비록 독자들은 그 사실을 모를지라도, 앨런 포는 자신의 설정에 만족했을 것 같아요.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복수를 제대로 했다는.
앨런 포가 의문사하지 않았다면, 오래오래 살아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친절하고 세세한 설명을 덧붙여줬더라면..
(그가 오래 살았다하더라도 이런 작업은 하지 않았을것 같지만요)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검은 고양이. 단순히 공포 소설만은 아니었습니다.
진짜 사족)
제가 국민학교 4 학년때 학급문고에 ' 검은 고양이' 책이 있었어요.
줄거리.. 주인공은 유난히 검은 고양이를 싫어해요. 검은 고양이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 아주 기피하는.
어느 날 그는 고성 관람을 가요.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 고양이가 주인공 근처를 계속 맴돌아요. 주인공은 검은 고양이 때문에 초조해지고.. 그 책의 결말은.. 주인공이 고성의 단두대에 (검은 고양이 때문에) 실수로.... (이하생략)
한 번 읽고는 절대 그 내용을 잊을 수 없었던 공포의 책이었어요. 더불어 저는 검은 고양이도 무서워하게 됐어요. 오랫동안.
그리고 저 책이 앨런 포의 검은고양이라고 생각했어요. 몇년 전까지도 .
혹시 제가 국민학생때 읽은 책과 같은 책을 읽으신 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