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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성지순례

작성자양재권|작성시간26.06.15|조회수15 목록 댓글 0

◆일시: 2026년 7월 11일 (토) 06:00 출발

◆장소: 전주 교구 고산성당 / 되재 성당

고산 성당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읍내720>

 

전북 완주군 고산 지방은 한국 천주교 창립과 더불어 형성된 교우촌들이 산재해 있어 우리 믿음의 고향과 같은 정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고산은 전주시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동북쪽으로 약 18km 떨어져 있다. 갈대가 널브러진 만경강을 지나 읍내로 들어서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고산 성당이 있다. 성당 부지인 동쪽 대나무 숲을 경계로 해 고산 초등학교가 있고, 북동쪽 고산천변에는 향교가 있다.

 

현 위치에 고산 본당이 설립된 것은 1958년이지만 그 모태는 1891년 10월 10일 설립된 되재 본당이다. 되재 본당의 후신인 고산 본당은 성당이 건립되던 해인 1894년 11월 1일을 본당 봉헌일로 지내고 있다. 이날은 본당 주보인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이다. 고산 · 되재 지역은 박해시대부터 전라도로 이주해오는 교우들의 관문 역할을 한 곳으로, 고산 지역에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은 1801년 신유박해 이후부터이다. 고산 지역은 대둔산과 천호산 일대 깊은 골짜기가 많아 박해를 피해 각처에서 몰려온 신자들이 숨어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1866년 병인박해 때에는 이 일대에 저구리 · 넓은바위 · 다리실(천호) · 차돌박이(백석) · 석장리 · 되재 등 교우촌이 무려 56곳이나 됐다고 전해진다.

 

교우촌이 많았던 만큼 이 지역 박해도 심했고 순교자들도 많이 배출했다. 현재 천호 성지에 안장돼 있는 이명서 베드로 · 손선지 베드로 · 정문호 바르톨로메오 · 한재권 요셉 등 순교성인 4위와 김영오 아우구스티노를 비롯한 순교자 110여명이 고산 지역 출신이다. 또 한국전쟁 당시 대둔산과 천호산 일대 창궐한 빨치산에 의해 순교한 신자들도 상당수 있다. 고산 출신 성직자로는 이약슬 · 이종필 · 허일옥 · 김종택 · 김순태 · 경규봉 · 강명구 · 장상원 · 김광태 신부 등이 있다.

 

1886년 한불조약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 고산 지역에서는 성당이 세워지는데 1895년에 완공된 ‘되재 성당’이다. 되재 성당은 단층 5칸짜리 한옥으로 한국 천주교회에서 서울 약현(현 중림동약현) 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워진 성당일 뿐 아니라 한옥 성당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이다. 고산 본당의 전신인 되재 본당은 초대주임인 조조(Jozeau, 趙得夏) 신부가 1891년 되재 인근 차돌배기(현 백석, 전북 완주군 운주면 구제리)에 거처를 정하고 전교활동을 시작하면서 태동했다. 이어 1893년 4월 제2대 주임으로 부임한 비에모(Villemot, 禹一模) 신부는 되재(화산면 승치리)에 성당터를 구해 1894년 1월 신축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동학혁명으로 위협을 느낀 비에모 신부는 공사를 잠시 중단했다가 이듬해인 1895년 1월에 다시 시작해 2월 완공했다.

 

고산 성당은 본당 설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지난 1994년에 완공되었다. 성당 외관은 한옥과 교회의 전통 건축양식인 바실리카 형식을 절충한 건물로 장방형에 종탑이 있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고산 성당을 설계한 김승배(단국대 종교건축연구실)씨는 “옛 되재 성당이 보여주었던 교회 건축의 토착화 의지를 계승해 설계했으나 복고적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건축뿐 아니라 성미술 · 조명 · 설비 등을 모두 복음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되재 성당 <전라북도 완주군 화산면 승치로 477>

 

전라북도 북부 지역 복음화의 산실 역할을 했던 되재 성당은 1942년 공소였던 수청이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오히려 수청 본당 관할 공소가 됐으며,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그해 가을 불에 타 없어지고 말았다. 되재 성당이 빨치산 거점이 될 것을 우려한 국군이 성당에 불을 놓았다는 것이다. 신자들은 1954년 임시로 공소건물을 지어 생활했고 1958년 본당 소재지가 고산으로 옮겨가면서 되재는 고산 본당 관할 공소가 되었다.

 

한수 이남의 첫 성당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성당이라는 되재 성당의 옛 모습을 되살리고자 신자들은 2004년 관계당국에 되재 성당을 지정문화재로 신청했고, 발굴 조사 작업 끝에 되재 성당은 그 해 7월 30일 전라북도 기념물 제119호로 지정되었다. 그 후 전주교구와 완주군의 복원작업에 따라 2005년에 기존의 공소건물을 해체하고, 2006년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해 성당과 종탑 등을 옛 모습대로 복원하고 화장실 · 주차장 · 진입로 등 부대시설을 정비, 2009년 10월 24일 전북 완주군 화산면 승치리 현지에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의 주례로 축복식을 가졌다.

 

전라북도와 완주군이 공동으로 복원한 되재공소는 가로 3칸, 세로 8칸에 바닥 면적 143㎡(42.3평)인 한옥성당과 나무 종탑으로 이뤄져 있다. 성당 내부는 사제가 신자를 등 뒤로 한 채 미사를 드리도록 제대를 벽에 붙인 옛 모습을 재현했다.

 

그리고 되재 성당 위쪽 산 중턱에는 성당이 설립되기 전 고산 지역에서 사목하다 열병으로 선종한 프랑스인 조스(Josse, 1851~1886) 신부와 라푸르카드(Lafourcade, 1860~1888) 신부의 묘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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