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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매를 활용한 고미다락방

작성자글길|작성시간11.01.06|조회수528 목록 댓글 0

옛날 우리의 전통 한옥은 지붕과 천장 사이의 빈 공간인 「더그매」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었지요. 한옥에선 그 빈 공간으로 있던 「더그매」를 이용하기 위하여 각 방의 천장에 「반자」를 만들어 이것저것 집안에서 오래 묵은 잡스러운 물건이나 오래된 책 등을 넣어두기도 했는데, 그렇게 만들어 놓은 공간이 「고미다락」이었습니다. 「다락」과 비슷한 쓰임새를 가졌던 곳이지요.

 

다락은 한옥의 부엌 천장 위에 얹혀진 이층으로, 대개 해충이나 습기 등으로부터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할 목적으로 이용되거나, 이예 사람이 거처하기 알맞게 방처럼 꾸며 「다락방」이나 침실로 이용되기도 했던 공간입니다. 때론「고미다락」과 마찬가지로 잡스러운 물건이나 묵은 책 또는 오래 된 사진첩을 보관하는 창고와 같은 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한옥의 특성상 부엌은 보통 지표면보다 50~60cm 낮게 만들어져 있음으로 다른 곳의 지붕과 높이를 맞추려면 부엌의 천장 위에 다락이 자연스럽게 얹힐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부엌엔 자연스럽게 다락이 얹혀지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다락으로 드나들기 위하여 안방 아랫목의 벽에는 다락으로 통하는 쪽문이 달렸습니다. 또한 부엌문 위쪽에는 다락에 햇빛이 들게 창문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다락이 높을 때는 계단을 만들어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런「다락」에는 주로 온갖 잡동사니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으므로 술래잡기할 때 몰래 몸을 숨기기 좋은 공간이었고, 오래 묵어 쟁여둔 책을 꺼내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며, 부모님 신혼시절의 사진첩도 볼 수 있었던 신나는 놀이공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부엌의 천장과 지붕 사이에 들어앉은 것이 「다락」이라면, 각 방의 천장 위에「반자」를 만들어 「더그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은 「고미다락」이었습니다.
 
「고미다락」은 「반자」 즉 각 방의 천장 위 부분인 「고미」와 「보꾹」 사이의 빈 곳에 「산자(橵子)」를 엮고 흙을 발라서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어 놓은 공간이죠. 「고미다락」은 다락에 달린 문으로 들어가던지, 아니면 방의 한쪽 벽에 사다리를 붙여 밟고 올라간 뒤 천장 덮개를 안쪽으로 밀고 들어가는 구조로 만들어졌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실은 저도 「더그매」를 활용한 「고미다락」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다락」과 비슷한 쓰임새를 지녔던 「고미다락」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천장 위에서 쥐들이 요란스럽게 뛰어다니던 쥐들의 놀이터 공간도 반자로 치장되기 전의 「더그매」 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처럼 부엌 천장이 아닌 각 방의 천장과 지붕 밑의 공간에 야트막하게 들어앉은 2층이 「고미다락」인데 이는 한옥의 특성을 이용하여 만든 옥탑방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한옥에서 제일 높고 은밀한 곳에 만들어 지붕은 매우 낮았지만 그런대로 많은 것들을 쟁여둘 수 있었던 보물창고이기도 했고...

 

 

* 박완서 선생이 성장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중에서, "……얼음 창고 천장에다 다락방을 들이고 소년을 기거하게 했다."는 것 역시 「더그매」에 「고미다락방」을 들였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생각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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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매 [명사]지붕과 천장 사이의 빈 공간. 이 더그매는 필요할 때는 물건을 넣어두는 공간으로도 이용을 하고, 지붕에서 내려오는 한기를 막기도 한다.

 

다락 [명사]주로 부엌 위에 이층처럼 만들어서 물건을 넣어 두는 곳. 보통 출입구는 방 쪽에 있다. ≒다락방.

 

고미 [명사]굵은 나무를 가로지르고, 그 위에 산자(橵子)를 엮어 진흙을 두껍게 바른 반자. 

 

고미다락 [명사]고미와 보꾹 사이의 빈 곳. 산자(橵子)를 엮고 흙을 발라서 바닥과 반자가 되는 고미로 꾸민다. ≒만장.

 

보꾹 [명사]지붕의 안쪽. 곧 지붕 밑과 천장 사이의 빈 공간에서 바라본 천장을 이른다. ≒양상(梁上)·천장(天障). 

 

산자 [명사]지붕 서까래 위나 고미 위에 흙을 받쳐 기와를 이기 위하여 가는 나무오리나 싸리나무 따위로 엮은 것. 또는 그런 재료. ≒산자발.

반자 [명사]지붕 밑이나 위층 바닥 밑을 편평하게 하여 치장한 각 방의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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