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군바리’의 표기부터 확인해 보자. ‘군발이’로 적는 사람도 드물지만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발이’로 적으려면 이 말이 ‘발[足]’과 관련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발이’로 적히는 말들은 ‘절름발이’, ‘목발이’, ‘삼발이’처럼 ‘발[足]’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느 정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쓰는 ‘쪽발이’도 ‘왜나막신(게다)을 신는다’는 데서 온 말이라서 ‘쪽바리’로 적지 않고 ‘쪽발이’로 적는 것이다. 그런데 ‘군바리’는 ‘말[足]’과는 별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이 말은 ‘군바리’처럼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
‘~바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실 우리말에는 ‘샘바리(샘이 많은 사람)’, ‘악바리(성미가 깔깔하고 고집이 센 사람)’, ‘트레바리(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데퉁바리(말과 행동이 미련한 사람)’ 따위처럼 ‘~바리’로 끝나는 말이 아주 많다. 게다가 ‘힘바리(무엇이든 힘으로만 하려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질뚱바리(행동이 느리고 소견이 꼭 막힌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뒤틈바리(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꾀바리(‘꾀보’의 잘못으로, 잔꾀가 많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따위처럼 어떤 사람을 낮잡는 말에서도 ‘~바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샘바리’, ‘악바리’, ‘트레바리’, 데퉁바리’ 따위도 ‘어떤 사람을 낮잡는’ 뜻과 어느 정도 관련된다. 이러한 예들을 고려하면 ‘~바리’는 ‘사람’을 낮추어 이르는 말로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바리’를 정말로 ‘사람’을 뜻하는 말로 볼 수 있는가? 이는 ‘뭇바리’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뭇바리’는 ‘여러 친구와 동료’를 뜻하는 말이다. ‘뭇사람’, ‘뭇별’, ‘뭇배’, ‘뭇 백성’, ‘뭇 새’ 따위의 ‘뭇’을 고려하면 ‘뭇바리’의 ‘뭇~’은 ‘여러’를 뜻하고 ‘~바리’는 ‘친구’나 ‘동료’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친구’나 ‘동료’는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다.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사람을 이를 때 자주 쓰이다 보니 오늘날처럼 ‘~바리’가 낮잡는 의미를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군바리’는 ‘군(軍)’이라는 한자어에 ‘~바리’를 합쳐서 만든 말로 봐야 한다. ‘~바리’가 한자어에 합쳐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은 ‘하바리(下--, 품위나 지위가 낮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의 예를 통해서 바로 검증할 수 있다.
‘군바리’는 일본어가 아닌 우리말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군바리’를 아무 때고 아무렇게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군바리’는 속어로서 가까이 지내는 사람 사이에서나 아주 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다. 친하거나 가깝지도 않은 사람에게 쓰게 되면 큰 결례가 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