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띠 오이디푸스의 신화학>에서 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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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鮫人)이란 설화가 그것이다.
남해의 바깥 쪽에 교인이 있는데, 물속에서 물고기처럼 살며 쉬지 않고 베를 짠다. 그가 눈물을 흘리면 곧 구슬이 나왔다.
교인은 물에서 나와 인간에 머물면서 여러 날 동안 비단을 판다. 떠나려 할 즈음에 주인에게 그릇 한 개를 달래서 눈물을 흘리면 구슬이 되어 그릇에 가득 찬다. 그것을 주인에게 준다.
교인은 거의 인간의 한 종족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들은 베를 짜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비단장사를 통해 인간과 직접 교류도 한다. 교인을 인종으로 간주한다면 여기까지는 사실적이다. 그러나 그들이 눈물을 흘려 구슬을 만든다는 대목은 환상적이다. 중국의 지괴(志怪)서사는 이처럼 현실과 환상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인어를 인종으로 보지만 그것이 인간과의 평등한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당송 시기에 이르러 인어는 인격보다는 동물적인 속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인간의 종속물이 되기도 한다.
바다의 언어가 동해에 살고 있다. 큰 것은 길이가 5,6척인데 모습이 사람과 같다. 눈썹, 눈, 코, 입, 머리가 모두 아름다운 여인과 같으며 그 어느 하나도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피부는 희기가 옥 같고 비늘이 없다. 가느다란 털이 나 있는데 오색빛이 나고 부드러우며 길이는 1,2촌이다. 머리카락은 말총 같고 길이가 5,6척이다. 생식기는 인간 남자, 여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바닷가에 사는 홀아비나 과부들이 이들을 많이 얻어다가 연못에 넣거 기르는데 교접을 할 때 사람과 차이가 없고 해가 되지도 않는다.
아름답게 생긴 동해의 인어는 암, 수컷 모두 인간 남녀의 성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들은 인종이긴 하지만 잡혀서 사육되고 일정한 노역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예를 닮았다. 인어의 이러한 역할은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인간의 성적 대역으로 등장하는 동물인 비비를 연상케 한다. 인어에 대한 성적 상상은 동물성을 긍정했던 원시시대 수간의 흔적일 수도 있고, 봉건사회에서 성적 소외계층의 욕망과 현실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125~126쪽)
- 인어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이러한 물속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많은 신화나, 꿈, 그리고 물고기의 상징을 해석하고 그러한 상징의 에너지를 몸으로 느낄 때 이런 저런 신화는 다양한 자리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줄 것이다.
인어가 아저씨의 모습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송대로 넘어오면 여성인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서양의 인어와는 달리, 인성을 닮은, 그러니까 예의범절을 아는 인어로 변해 있다. 서양의 인어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원시시대의 저인이나 교인과 같은 인어 아저씨와는 다른 서양의 인어 아가씨의 이미지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다시 옮겨보자.
중국의 다양한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이방인에 대한 상상력의 소산이다. 싸이드는 거리가 차이를 극화시켜 상상지리학이 성립되고, 이것이 이방인에 대한 차별을 낳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이방인은 사실상 중국의 정체성, 즉 중화문명을 위해 상상된 허구일 수 있다. 이러한 의도에서 이방인은 항상 왜곡된 모습으로 그려지게 마련이고 저인국을 비롯한 인어들의 세계 또한 회화화 된 것이리라.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방인은 중국이 투사한 바람직하지 못한 현실일 수도 있고, 우리 내면의 어두운 속성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나와 이방인은 궁극적으로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동해의 인어 이야기에서 성적 소외를 읽어내지 않았던가?
워터하우스의 인어 그림과 저인국 사람의 모습에서 단적으로 느껴지듯이 서양의 인어아가씨와 중국의 인어 아저씨 혹은 인어부인은 위에서 논급한 정치적 관점들을 공유하면서도 문화적 풍토의 차이에서 오는 간극이 있다. 인성과 동물성을 교호적 관계에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던 고대 중국에서 인어는 수중동물이라기 보다 변방의 인종으로 간주된다. 부지런히 베를 짜고 장사를 하는 둥 생업에 출실한 교어의 모습으로부터 사랑에 빠진 수중왕국의 인어공주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인어 종족이 사는 나라인 저인국의 인물표상은 근직한 중년남성으로 그려진다. 서양의 경우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해양을 통한 여행, 탐험, 교역 등이 빈번해지면서 남성들만의 활동영역인 해양에서 인어에 대한 상상은 억압된 성적 욕망과 관련해 여성인어에 집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서양 인어의 표상이 주로 젊은 여성으로 그려진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128~129쪽)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많은 상상력을 얻을 수 있겠다. 인어아저씨는 오늘 우리의 슬픈 자화상인가? 이 문제제기도 흥미롭다. 어찌 생각해야 하나. 저 인어 아저씨를..... 오늘 우리 삶에서 발견되는 인어아저씨의 모습은 어떤 존재들일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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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복이 작성시간 11.11.25 교인설화가 참 낯설어요, 베짜기- 구슬은 여성적 이미지인데? 아니, 애초에 물에서 사는 이가 베는 왜 짤까요? 실크로드와 연관되어 만들어진 이야기라서 그런지...? 구슬은 진주로 생각한다 쳐도... 아주 흥미로운 설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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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산이슬 작성시간 11.11.26 중국에는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아요. 아직도 직접 옷감을 짜고 수를 놓으며 장사를 하곤 하는데, 아주 놀라워요. 어쩌면 이 신화도 먼 옛날 한족들이 소수민족을 보고 그리 표현한 건 아닌지 싶어요. 이 책 한 번 읽어보세요. 나름 재미있고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준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