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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과제

모든 전기현상의 기준 ‘기본전하량’

작성자Peter Kwak|작성시간19.05.22|조회수274 목록 댓글 0


 

이 세상 모든 것은 전기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 그 속에 있는 양성자와 전자가 전기적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이를 이용해 전기가 잘 흐르거나, 또는 잘 흐르지 않는 도구들이 탄생하고 실생활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단위는 전류의 암페어(A), 전압의 볼트(V), 저항의 옴(Ω)이 대표적이죠.

이 중에서도 7개의 국제 기본단위에 포함되어 있는 암페어는 기존 정의가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불가능한 단점을 가지고 있어 재정의 목록에 포함되었으며, 기본전하량을 기준으로 재정의됩니다.

*참고: 단위이야기 4편 ‘가장 엉성한 기본단위? 암페어의 재탄생을 주목하라’ 편

https://blog.naver.com/krisspr/221299299184

그렇다면 암페어를 바꿔놓은 기본전하량은 무엇일까요?

‘전기가 흐른다’는 말은 ‘전하’가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전하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있지만 이동하는 것은 음전하를 가진 ‘전자’입니다. 즉 전자가 이동하는 양에 따라 이동하는 전하량이 달라지고, 전류의 값 역시 달라지게 됩니다. 기본전하량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전류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앞서 소개한 플랑크 상수와 킬로그램처럼 말이죠.

모든 물질은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통해 전하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물질에 전자가 1개, B라는 물질에 전자가 2개 존재한다면 동일한 환경에서 전자가 모두 이동할 경우 B의 전하량이 A의 2배가 됩니다. 즉 양성자와 전자를 기준으로 모든 물질의 전하량은 모두 정수배로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이 기준을 ‘기본전하량(e)’으로 삼았습니다.

*양전하와 음전하는 전기적 성질만 반대일 뿐 절대값은 동일합니다.

*1960년대 전하량이 1/3e인 쿼크가 발견됐지만, 쿼크는 양성자를 이루는 요소일 뿐 독자적으로 전재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본전하로 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기본전하량은 어떻게 측정할까요?

가장 처음으로 전자의 전하를 측정한 사람은 미국의 물리학자인 로버트 밀리컨(Robert A. Millikan)입니다. 밀리컨은 1910년 전하를 띤 기름방울을 이용해 전하량 측정에 성공했습니다.

평행한 두 금속판 사이에 전하를 띤 작은 기름방울들을 두고, 양쪽 금속판에 전압을 가하며 정적 평형점을 찾은 것인데요. 기름방울에 작용하는 중력과 부력, 그리고 전기력이 평형을 이루는 순간 작용하는 전기장으로부터 기름방울의 전하량을 계산했습니다.

밀리컨은 전하량을 다르게 대전시키며 기름방울별로 운동을 관찰했고, 또 공기 중의 점성까지 고려해 전하량을 계산했는데요. 반복 실험을 통해 계산된 전하량이 어떤 특정 기본값의 정수배가 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밀리컨은 결과를 정리해 1917년 전자의 전하량을 발표했으며, 이때 값은 1.592×10-19이었습니다. 고정된 기본전하량과 비교하면 약 1 %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당시 측정기술로는 상대적으로 정확한 측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름방울을 이용한 기본전하량 값은 기준으로 사용하기엔 부적합했습니다. 기름방울이라는 특정 물질에 종속되어 있고, 실험환경에 따라 불확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930년대에 간접적으로 기본전하량을 계산하는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기본전하량은 다른 물리상수들의 관계식에서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다른 물리상수값을 먼저 계산한 후, 이를 관계식에 넣어 기본전하량을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패러데이 상수(F)와 아보가드로 상수(NA)의 관계식(F = NAe)에서 기본전하량을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페러데이 상수는 ‘1 mol의 전자가 가지는 총 전하량’이기에 1 mol에 해당하는 아보가드로 수로 나눠준다면 전자당 전하량(e = F/NA)이 나오게 됩니다. 기름방울보단 적절한 방법이었지만 패러데이 상수값을 구하기 위해 전기분해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도 값이 존재했습니다.

현대에는 조셉슨 상수(KJ)와 폰 클리칭 상수(RK)의 관계식을 이용해 기본전하량(e = 2/KJ·RK)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CODATA-2014에 의하면 두 상수의 상대불확도는 각각 6.1×10-9, 2.3×10-10이고, 기본전하량의 상대불확도는 6.1×10-9입니다. 즉 조셉슨 상수에 따라 기본전하량의 불확도도 결정되는 단점이 존재했는데요. 이에 기본전하량은 현재까지 구해진 가장 정확한 값인 ‘e = 1.602 176 634×10-19’로 고정되게 되었습니다.

암페어의 재정의는 ‘단위 시간당 일정한 전하의 흐름’의 개념으로 재정의가 논의되었는데요. 전하량은 고정이 되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정확하게 전자의 개수를 제어하여 수송하는 방법입니다. 연구자들은 전자의 개수를 정확히 제어하여 수송할 수 있는 ‘단일전자펌프 소자’를 만들었고, 이를 이용해 비록 전류의 크기는 매우 미세하지만, 암페어 재정의에 기반한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오는 2019년 5월 20일, 가장 엉성했던 암페어는 기본전하량이 고정됨에 따라 다시금 태어나게 됩니다. 특히나 전자를 하나하나 셀 수 있다는 점은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을 엿볼 수 있고, 또 새로운 미래과학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듭니다.

자문 : 김남 물리표준본부 전자기표준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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