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저와는 그리 친하지도 그렇다고 어색하게 멀지도 않은 그냥 마주치면 인사하고, 술자리에 있으면
함께 농담하고 그랬더랬죠...
어젯 밤 형님 마지막 모습을 보고도 저는 눈물이 나오지를 않았더랬습니다.
남겨지신 가족분들 모습에 울컥하기는 했지만 꾸욱 참았더랬습니다.
형님 운구가 장례식장에 도착하고 운구차량 앞에 우연히 초창기 3개팀 원년(?)포수가(재현형님, 시현이, 저)
모여 배시시 웃었더랬습니다. 별 말 없이도 그냥 서로 아는... 또 느껴지는... 그런거 있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젯밤에 담배 피우면서 괜히 형님한테 투정을 부려봤습니다.
야구팀원들 없었으면 어쩔뻔 하셨냐구요... 다들 내 일보다 더 우선으로, 더 열심으로 남겨지신 형님 가족분들 위해
이리도 고생들 하고 있다고... 왜 남은 사람들 이리 가슴 아프게 하시냐고...
밤새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뒤척이다가
아침 출근길에 그만 눈물이 터지더이다...
왜 하필 김광석 노래가 나오는지, 왜 하필 형님이 가신건지, 왜 나는 형님께 잘해 드리지 못했는지... 왜요?....왜?
언젠가는 결국 우리 다시 다 만나겠지요...
푸른 잔디밭에 서로 뒹구르며 깔까대고, 담배 물고 술잔을 기울이며 엉성한 타격폼과 알까기를 논하며,
형님 키보드 반주에 어깨동무로 합창을 해대는... 그 날이 결국은 오겠지요...
그 날
그 날까지
형님 먼 곳에서 심심하거든
종종 야구장에 오셔서 놀다 가시오...
비 오며는 술자리에 오셔서 한잔 하고 가시오...
그렇게 멀고도 가깝게.. 머리 아닌 가슴으로... 말 안해도 느껴지는...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우리 서로 느끼면서 만나갑시다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