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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선사 개산 12주년 기념 행사 중 지운스님 차향 선시 낭송(어느 도둑의 독백)

작성자성균관|작성시간18.10.16|조회수50 목록 댓글 1





어느 도둑의 독백



달빛 어스름한 어느 날
부잣집 담을 넘어 현관문을 따고 들어갔지

그런데
희미한 달빛 아래 험상궂은 놈이 갑자기 나타나
나를 쳐다보지 않겠어
깜짝 놀라 도망치고 말았지

지금 생각해 보니
큰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쳤던 거야
속은 거였어

그 일이 있고부터 내 인생은 엉망이 되고 말았어
남이나 사물이나 보이는 것은 모두 거울로 보이는 거였어
이제, 그 좋아하던 도둑질도
도저히 할 수 없어 때려치우고 말았지
어떤 놈인가에 감시당하는 기분이고
한편으로는
내가 훔치는 것을 내가 보는 것 같아서
영 정신이 돌아버리는 것 같았어


아! 큰 거울만 아니었다면

긴장감 속에 스릴을 느끼면서

계속 도둑질을 할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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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계정혜(서울 ) | 작성시간 18.10.17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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