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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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란 오늘 오후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어제와 늘 같이 오늘을 살면서 내일이 변화되길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이미 지나간 버스를 기다리는 것일 테다. 안타까워도 그것이 진실인데, 무서운 것은 과연 그 버스가 지나갔는 지 여부를 알 길이 없다는데 있다.
기다림에 녹이 슨 채, 그러다 우리는 죽을 테고,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가끔 인생이 두렵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지음)
'기다리다 죽어도, 죽어도 기다리는' 중에서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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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 오전 6시50분 버스를 타고, 9시30분 대관령 휴계소에 도착했다.
9시40분, 대관령 휴게소에서 출발하여
11시 30분, 선자령 정상에 오르고 오후 1시에 휴게소로 내려왔다.
오를 때는 조림지로, 하산길은 전망대 방향으로 정했다.
약 10킬로,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
인적은 드물었다. 만추의 그늘이 산을 뒤덮고 있었다.
아버지, 딸 , 아들
가슴에 빛
태양이 머리 위에 떠오르는 정오
어두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태양이 가슴 위에도 떠올랐으면 좋겠다.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지음) 중에서
이정록 시인의 시집 <어머니 학교> 중
'나비 수건' 에는 이런 글이 있다.
'그늘 한 점 데리고 가는 게 인생이지 싶더라.'
멀리 강릉이 보인다.
나도
인증사진을 찍고 싶었다.
전망대 방향으로 하산
...................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마종기 시인의 시 '바람의 말' 중에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양떼 목장에 입장.
나는 외롭다고 문자했고, 그는 외롭지 않다고 답했다.
외롭지 않다는 그가 외로운 나보다
더 외롭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그가 외로운 것인지 그를 보는 내 마음이 외로운 것인지,
인생은 가끔 외로운 사람보다 외롭지 않은 사람이 더 외롭다.
........
그렇다면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하는 사랑, 변하지 않고 영원한 그런 사랑이 있기는 한 걸까? 뚜껑을 열면 날아가 버리는 향수 같은 사랑이 아니라 존재의 진한 고독감을 채워줄 수 있는 고귀한 사랑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제대로 된 사랑은 아마 매순간 상대를 깨어 있게 하는 사랑일 것이다. 참된 사랑은 일종의 각성이며, 그것은 불빛에 녹아내리는 양초처럼 열기를 못 이겨 사라지는 그런 사랑과 달리 감싸 쥘수록 따뜻해지는 찻잔 같은 것이다.
<사랑한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글)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중에서(82쪽)
그가 내게로 들어왔다
그가 내게로 들어왔다.
내 안에 있던 그는 다시 내 밖으로 걸어 나간다.
그가 내 안에 머물러 있던 그 시간을
사랑이라 부른다.
사랑은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다.
사람들이 그 속에서 숨 쉰다.
<사랑한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글) 148쪽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황동규-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 달기도 아니고
사랑 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얌전히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시레 틀어놓고
마음보다 더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프라이팬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 쪽을 향해 우윳빛 창 조금 열어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라지고
우리 모르는 새
저 샛노란 유채꽃
땅의 가슴을 간지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이국 햇빛 속에서 겁없이.
허브나라로 이동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