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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교리

기도

작성자jamesha|작성시간26.06.17|조회수14 목록 댓글 0

많은 사람이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말하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기도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진실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8)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기도는 하느님께 정보를 알려 드리는 일이 아니라,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그분의 뜻 안에서 살아가도록 마음을 여는 과정입니다.

 

기도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찬미와 감사

먼저 하느님을 찬미하고 받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오늘 하루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족과 건강, 평범한 일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2. 고백과 회개

잘못과 부족함을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주님, 오늘 화를 내고 남을 판단했습니다."

"용서해 주시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3. 청원

자신과 이웃을 위해 필요한 것을 청합니다.

"병든 가족을 돌보아 주십시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

예수님도 겟세마니에서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청원의 끝은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맡기는 데 있습니다.

 

4. 침묵과 경청

기도는 말만 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때로는 아무 말 없이 하느님 앞에 머무르는 것도 기도입니다.

- 성경 말씀을 천천히 읽고 묵상하기

- 조용히 앉아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기

- 하루를 돌아보며 주님의 이끄심을 생각하기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는 기도를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과 자주 만나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기도는 거창한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쁠 때는 기쁨을, 슬플 때는 슬픔을, 화가 날 때는 분노를, 이해되지 않을 때는 "주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됩니다. 어쩌면 가장 좋은 기도는 긴 문장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짧은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말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꼭 끊임없이 말하지 않아도 되듯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조용히 그분 앞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루카의 표현을 빌리면, 기도의 핵심은 "끊임없이 기도하고 낙심하지 않는 것"(루카 18,1), 다시 말해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기도는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한 주문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서에 있는 정해진 기도문으로 기도하는 것도 훌륭한 기도입니다. 오히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개인의 즉흥적인 말보다, 교회 공동체가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 온 기도문을 매우 소중하게 여겨 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도 일종의 기도문입니다. 또한 시편은 수천 년 동안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함께 바쳐 온 기도서이기도 합니다.

 

기도문을 사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마음이 메마를 때, 교회의 말로 대신 기도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를 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개인적인 기도를 넘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교회 공동체와 함께 기도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이 기도의 전부는 아닙니다. 기도문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면서 천천히 바칠 때, 그것은 단순한 낭독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만남이 됩니다. 예를 들어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도,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는 구절에서 잠시 멈추어, "주님, 제 뜻보다 당신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하고 자신의 말로 덧붙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가톨릭 영성에서는 기도를 세 가지 방식으로 이해합니다. 입으로 바치는 기도(구송기도); 기도서나 기도문을 소리 내어 또는 마음속으로 바치는 기도. 묵상기도; 성경 말씀이나 기도문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는 기도. 관상기도; 말보다 침묵 가운데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르는 기도. 이 세 가지는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음악을 배우는 과정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먼저 악보(기도문)를 익히고, 그 의미를 이해하며(묵상), 마침내 말이 필요 없는 친밀함(관상)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도서로 기도하는 것은 진짜 기도가 아닌 형식적인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교회가 오랜 세월 동안 전해 온 매우 깊고 풍요로운 기도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문은 하느님과의 대화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언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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