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후지산자전거여행 18 - 시즈오카 해안라이딩

작성자권 오 중|작성시간26.06.18|조회수31 목록 댓글 2

https://youtu.be/dXftbPVT2KM?si=sxh5V23IfmnoU8sf

 
 



일본 자전거 여행 중 페리호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자전거여행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문과 같았다.
섬으로 향하는 배도 좋았지만
내륙 깊숙이 들어찬 만(灣)을 가로지르는 항로는 지친 페달링 끝에 마주한 선물이었다.
자전거 여행 도중 1~2시간 동안 배에 몸을 싣는 것은 싱그러운 바다 바람을 맞으며
쌓인 피로를 씻어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휴식이었다.


 
이즈반도 도이항(土肥港)에서 출발해 스루가만(駿河湾)을 거쳐 가는 길.
이 항로는 바다 한가운데서 웅장한 후지산을 조망할 수 있어 여행자가 찾는 유명한 페리 코스다.
하지만 매표소 안내로 오늘 후지산이 보이지 않는다고 나왔다. 
아쉬운 예보를 건넸고, 실제로 출발할 때만 해도 하늘은 묵묵부답이었다.
아쉬움을 달래려 오징어 바베큐 구이에 더해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킨 뒤 
의자에서 잠시 달콤한 낮잠을 청했다.



 
얼마나 잤을까.
"후지산이 보인다!"라는 덕규 님의 반가운 목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선상 데스크로 나서니, 과연 흐린 공기 층을 뚫고 저 멀리 후지산이 구름 위로 '두둥'하고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비록 맑고 선명하진 않았지만, 몽환적인 구름 바다 뚫고 솟아오른 영산(靈山)의 실루엣은
가슴을 뛰게 하기 충분했다.
바다 위에서 조우한 후지산은 이번 여행이 우리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시즈오카 시미즈항(清水港)에 도착 뒤,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곧장 전철로 점핑하여 편하게 숙소로 갈 것인가, 아니면 30km를 자전거로 달릴 것인가.
다리는 무거웠지만 이번 여정에서 없었던 해안가 라이딩을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너무 컸다.
결국 우리는 페달을 밟기로 했다.


 
시미즈항에서 목적지인 마지막 숙소로 향하는 해안 도로는 라이더들에게 숨겨진 보물 같은 코스였다. 
항구를 벗어나 우동 한 그릇으로 소박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해안 라이딩에 나섰다.
이곳은 태평양을 옆에 끼고 달리는 '태평양 해안 자전거 도로(太平洋岸自転車道)'의 일부와 닿아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 최적의 환경을 자랑한다.
왼쪽으로는 끝없는 바다가, 정면과 오른쪽으로는 웅장한 산세와 정겨운 일본의 마을들과 공장들이 스쳐 지나갔다.


 
달릴수록 마치 제주의 사계해안길을 달리는 듯한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길은 기분 좋은 리듬을 만들었고, 휴식 때 멈춰 서서 바라보는 후지산은 밝음을 드러내었다.
몇 번이고 자전거를 세우고 멋진 컷들을 담았다.
바다가 점점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한 그 벅찬 해안길의 정취는 지친 자전거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선물이었다. 



민박집에 들어가기 전, 마트에 들러 바구니 가득 먹거리를 담았다.
일본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날 밤을 장식할 삼겹살과 시원한 술을 고르며 
축제같은 이 여정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설렘이 함께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nodazy114114 | 작성시간 26.06.18 가도가도 끝이 없는 해안길. 경치는 좋은데 24키로라는 말에 속아 전철타지 말고 잔차로 설렁설렁 가자고 했는데 가다보니 40키로 정도로 숙소까지 너무 멀어 좀 힘들었어요.
  • 답댓글 작성자권 오 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8 저도 속았어요 ㅋㅋ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