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미술 - 메소포타미아 시대 미술(2)
메소포타미아 지역 문명의 흥망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수메르 문명 - 고대 바빌로니아 - 앗시리아 - 신바빌로니아

이 사진은 마리의 통치자 조각상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도시국가의 지도자인데 눈 부분은 푸른색 돌을 박아넣었다고 한다. 푸른 돌의 눈이 복원된건지 원본인지 까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눈을 크게 만들고 색이 있는 돌로 강조했다는 것은 메소포타미아 지역 고대인들의 종교관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함무리아 법전이 새겨진 석주>
수메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로 이 시대에 형성된 인류라는 종족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 생활양식은 지금까지 이룩된 인류문명의 토대라 한다. 수메르를 멸망시킨 셈계 아카드어족의 일파가 건국한 고대 바빌로니아 제1왕조 6대 왕인 함무라비는 BC 18세기 경에 활동했었는데 주변 지역을
정복전쟁으로 통합하면서 대제국을 건설하고 중앙집권제도를 확립하였다.
함무라비 법전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문법이다. 쐐기문자로 석주에 새겨진 282조의 법전에서 가장 유명한 말은 아마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 법칙일 것이다. 이 법칙을 매우 잔인한 것이라 오해하는데 이는 오히려 보복의 범위를 한정시킴으로써 힘없는 약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길로틴의 단두대도 인도적인 사형 방식을 위해 고안되었으며 그림 동화의 원형이나 중세 이전의 법전 등을 토대로 유추해볼 때 근대 이전까지 인류가 집단 질서를 위해 또는 개인적인 원한 해결을 위해 동족을 처벌하는 방식은 매우 잔인했다. 오늘날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금지된 수많은 끔찍한 고문과 잔인한 처형 방식들의 원형은 이미 과거에 완성된 것들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수메르 법과 아카드 법을 절충하여 보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개가 사법 규정들이고 종교적 색채가 적은 실체법이어서 고대 사회의 법들 중에서는 가장 완성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과실과 악의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과 계급에 따른 차별대우 등이 존재한다하더라도 현대사회 법리의 상당 부분이 이미 이때부터 시작되어 인류 관념체계의 기원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기록이다.
한편,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국립박물관에는 함무라비 법전의 서판을 포함하여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많은 유물들이 있었는데 세계 경찰임을 자처하는 미군의 점령과정에서 경비가 허술해졌고 이때 많은 것들이 약탈되고 파괴되었다 한다. 개인적인 망상이지만,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에는 비밀 보관실이 있고 실종된 유적들은 거기 다 모여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슈타르 문>
위 사진에 보여지는 이슈타르 문은 당연히 원본이 아니다. 원본은 독일 발굴단이
해체해서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이것은 유물과 문헌 등을
토대로 네브카드네자르 2세 때 건축되었던 오리지널에 근접하게 복원한 것이다.
보이는 것처럼 이 문은 벽돌로 된 건축물이다. 벽돌은 유약을 발라 구워서 선명한
색채를 띤 벽돌이라고 한다. 푸른색을 띤 벽돌을 베이스로 하고 황색의 벽돌로는
시루슈 또는 무수루슈라 불리는 신화 속의 짐승을 백색의 벽돌로는 소 같은 동물을
장식해 놓았다. 위 사진은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사진이라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시루슈와 동물들의 묘사는 대강 형태만 드러낸 것이 아니고 매우 섬세한 모습이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나폴레옹의 지시로 세워진 에투알 개선문은 프랑스 근세
고전주의의 걸작이라고 하는데 2600 여년전에 만든 이쪽이 훨씬 세련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