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왕의 명령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전쟁터에서 장수가 경우에 따라서는 임금의 명령도 듣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君 : 임금 군(口/4)
命 : 목숨 명(口/5)
有 : 있을 유(月/2)
所 : 바 소(戶/4)
不 : 아닐 불(一/3)
受 : 받을 수(又/6)
출전 : 손자병법(孫子兵法) 구변(九變)
途有所不由, 軍有所不擊, 城有所不攻, 地有所不爭, 君命有所不受.
어떤 길은 가지 말아야 하고, 어떤 적군은 치지 말아야 하며, 어떤 성은 공격하지 말아야 하고, 어떤 땅은 다투지 말아야 하며, 왕의 명령도 받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와 연(燕)나라의 공격을 받아 제(齊)나라가 계속 패하자 제경공(齊景公)은 근심에 쌓였다. 재상 안영(晏嬰)이 전양저(田穰苴)를 천거했다. 경공은 양저를 불러 군사를 논하고 크게 기뻐하여 그를 장군으로 삼아 연나라와 진나라의 군대를 막게 했다.
양저가 왕에게 부탁했다. "신은 본래 비천한 몸이오나 왕께서 저를 발탁하여 대부의 윗자리에 있게 했습니다. 하여 병사들은 따르지 않고 백성들은 믿지 않습니다. 사람이 미천하면 권위도 없는 것입니다. 왕께서 총애하시는 신하 중에 국민의 존경을 받는 사람을 골라서 감군(監軍)을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경공은 장가(莊賈)를 감군에 임명했다. 양저는 장가와 다음 날 정오에 군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이튿날 양저는 먼저 군문에 당도하여 푯말을 세워 해시계를 만들고, 물방울이 떨어지게 해서 물시계를 만들어 놓고 장가가 오기를 기다렸다.
장가는 원래 교만한 귀족 출신이었다. 하여 장군은 이미 군문에 갔을 것이고, 자기는 감독관이므로 급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친척과 측근들의 송별을 받으며 머물러 술을 마셨다. 정오가 되어도 장가가 오지 않자 양저는 해시계를 쓰러뜨리고, 물시계를 쏟아 버리고 들어가 진중을 순시하고, 병사를 점검하고 나서 거듭 군령을 밝혔다.
저녁때가 되자 장가가 도착했다. 양저가 물었다. "어찌하여 약속한 시간에 늦었소?" 장가가 사과하며 대답했다. "우리 문중의 대부와 친척들이 송별해 주느라 늦었소." "장수란 명령을 받으면 그날부터 집을 잊어버리고, 군문에 나아가 군령이 정해지면 그 부모를 잊어버리고, 북채를 들어 북을 울리는 것이 급해지면 자신의 몸을 잊어버리는 것이오. 지금 적국의 군대가 깊이 침입하여 나라 안이 들끓고, 병사들은 국경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지키고 있소. 왕은 잠자리에 들어도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며, 백성들의 목숨이 모두 그대에게 달려 있는데, 무슨 송별이란 말이오!"
양저는 말을 마치고 군 법무관을 불러 물었다. "군법에 기한에 늦게 이른 자는 어떻게 하는가?" "참형에 해당합니다." 장가는 두려워서 사람을 시켜 말을 달려 경공에게 알려서 구해 주기를 청했다. 사자가 돌아오기도 전에 양저는 장가의 목을 베어 삼군에 돌렸다. 병사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얼마 후 경공이 보낸 사자가 부절을 가지고 와서 장가를 용서하라며 말을 달려 군중으로 들어왔다. 양저는 "장수가 군문에 있을 때는 임금의 명령이라도 듣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며 군 법무관에게 물었다. "말을 달려 삼군 군중에 들어오면 군법에는 어찌하는가?" "참형에 해당합니다." 사자가 크게 두려워했다.
양저는 "임금의 사자를 죽일 수는 없다"고 말하고, 그 마부와 수레의 왼쪽 곁말을 베어 삼군에 돌리고, 사자를 돌려보내어 보고하게 한 후 출전했다.
양저는 병사의 숙소, 우물과 아궁이, 음식과 질병, 의약에 이르기까지 몸소 돌보고 장군이 받는 양식을 모두 내어 병사들에게 먹이고, 자신은 병사들과 더불어 양식을 공평히 나누어 병졸 중에서 가장 파리하고 약한 자의 것과 같게 하였다.
사흘이 지난 후에 점검하니 병든 병사도 출전하기를 원하여 앞을 다투어 양저를 위해 싸움에 나섰다. 진나라 군사가 이를 듣고 공격을 그치고 가 버렸으며, 연나라 군대도 이를 듣고 황하를 건너 군대를 해산했다. 이에 그들을 추격하여 잃었던 제나라의 영토를 탈환하고 군사를 이끌고 돌아왔다.
나라의 도읍(임치/臨淄)에 이르기 전에 군대의 편성을 풀고 군령을 거두고 충성을 맹세한 후에 도읍으로 들어갔다. 경공은 여러 대부들과 교외에 나아가 맞이하고 군사를 위로하여 예식을 갖춘 후에 돌아와서 침소에 들어갔다. 경공은 양저를 대사마에 임명했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사마양저열전(司馬穰苴列傳)에 나온다.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는 다음의 전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손자병법'의 저자로 알려진 손무(孫武)는 병법으로 오왕(吳王) 합려(闔閭)에게 알려졌다. 오왕 합려는 손무를 초빙해 왔다. "그대가 지은 병서 13편을 다 읽어 보았소. 실제로 군대를 훈련시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겠소?" "좋습니다." "여자도 훈련시킬 수 있소?" "할 수 있습니다."
오왕은 궁중의 미녀 180명을 나오게 했다. 손무는 그들을 두 부대로 나눈 다음, 왕의 총희 두 사람을 각각 대장으로 삼아 창을 들게 하고 명령을 내렸다. "모두들 가슴과 왼손, 오른손, 등을 알고 있는가?" 여자들은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손자가 말했다. "앞하면 가슴을 보고, 왼쪽하면 왼손을 보고, 오른쪽하면 오른손을 보고, 뒤하면 등을 보아야 한다." 여자들은 알겠다고 대답했다. 손무는 이렇게 군령을 결정하고, 부월을 갖추고 세 번 군령을 들려주고 다섯 번 설명을 했다.
손무는 북을 치며 "오른쪽으로!"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여자들은 크게 웃기만 했다. 손무가 말했다. "군령이 분명하지 못하고 전달이 충분하지 못한 것은 장수의 책임이다." 다시 세 번 군령을 들려주고 다섯 번 설명을 한 다음, 북을 치며 "왼쪽으로!"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도 여자들은 크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손무가 말했다. "군령이 분명치 못하고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은 장수의 죄이지만, 이미 분명히 전달되었는데도 병졸들이 규정대로 하지 않는 것은 대장의 죄다." 그러고는 좌우의 두 대장을 베려고 했다.
누대 위에서 이를 보던 오왕은 총희를 참하려 하자 크게 놀라 사람을 보내 손무를 만류했다. "과인은 이미 장군이 용병에 능하다는 것을 알았소. 과인은 이 두 총희가 없으면 음식을 먹어도 맛을 알지 못하오. 베지 말아 주시오." "신은 이미 명령을 받아 장군이 되었습니다. 장군이 군문에 있을 때는 왕을 명령을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臣旣已受命爲將, 將在軍, 君命有所不受)."
손무는 이렇게 말하고 두 대장을 베고 그 다음 사람을 대장으로 임명하고 다시 북을 울렸다. 여자들은 왼쪽, 오른쪽, 앞, 뒤, 꿇어앉고 일어나는 규정대로 하였으며 감히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손무는 오왕에게 사람을 보내 보고했다. "부대는 이미 갖추어졌습니다. 내려오셔서 시험해 보십시오. 왕께서 쓰려고만 하신다면 물과 불에라도 뛰어들 것입니다." 오왕이 말했다. "장군은 훈련을 끝내고 숙사에서 쉬도록 하시오. 과인은 내려가 보기를 원치 않소." 오왕은 손무가 용병에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마침내 그를 장군으로 등용했다.
그 뒤 오나라는 서쪽으로 초나라를 무찔러 수도 영초을 점령하고, 북쪽으로는 제나라와 진晉나라를 위협하였으며 제후들에게 그 이름을 드러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손무의 힘이 컸다. 이 이야기는 '사기'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에 나온다.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상황에 따라 군주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 손자병법(孫子兵法) 구변편(九變篇)에 보이는 대단히 의미심장한 말이다.
고대 전쟁은 교통과 통신 수단이 대단히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에 군주는 순간적으로 변하는 전장의 상황을 수시로 파악할 수 없었다. 전선의 지휘관은 승리를 위해 전쟁 상황의 변화에 근거하여 지휘해야 한다. 지휘관은 전장의 실제 상황과 맛지 않는 군주의 명령을 무조건 기계적으로 접수해서는 안 된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부하는 상관에게 복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지와 행동이 통일되지 않는다. 따라서 '군주의 명령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에는 원칙이 있고 조건이 따른다. 즉, 그것이 항명의 구실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 지형편(地形篇)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전쟁의 상황으로 보아 반드시 승리할 것이 예견되면 군주가 싸우지 말라고 하더라도 꼭 싸워야 한다. 전쟁의 상황으로 보아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군주가 반드시 싸우라고 하더라도 싸우지 말아야 한다.
장수는 공명 때문에 진격하는 것이 아니며, 벌을 피하려고 후퇴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의 이익에 합치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장수야 말로 국가의 큰 보배다.
이는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의 원칙이라 할 수 있는데, 개괄적으로 말해 '국가의 이익에 합치할 때'를, 즉 전쟁의 전체 국면으로 보아 유리한가를 표준으로 삼는다.
전선의 지휘관이 스스로 판단하기에 '군주의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일 때는 당연히 보고해야 한다.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의 원칙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해야 하며, 전쟁의 전체 국면이 유리해야 한다.
고대 전쟁에서는 전선과 군주 간의 의사 전달이나 의사소통이 매우 곤란했기 때문에 이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를 강조한 것은 한결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었다.
현대에 와서는 정찰, 통신기구가 크게 발전하여 전쟁의 심도와 넓이가 고대 전쟁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확대되었고, 그만큼 전쟁의 지휘도 집중, 통일 되어가고 있다. 이는 우리가 충분히 주목해야 할 점이다. 전쟁의 전체 국면에 관한 전략, 전투 행동의 확정과 정책 결정은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
이 책략이 오늘날 지휘관들에게 던져줄 수 있는 가치는 전쟁의 상황이 순식간에 변하는 것임을 명심하여 융통성 없이 기계적으로 명령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군주의 명령이라도 거절할 것이 있다
755년, 당(唐)나라 무렵의 절도사 안녹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군은 파죽지세로 낙양을 함락시키고 곧바로 수도 장안으로 향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당나라 현종(玄宗)은 불안하고 두려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상황이 위급해지자 퇴직한 명장 가서한(哥舒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가서한은 즉각 총사령관에 임명되어 20만 관군을 통솔하고 반란군 토벌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반란군과 대치하고 보니 그 위세가 심상치 않았다.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낸 가서한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란군과 정면으로 맞서다가는 관군은 모두 패하고 말 것이다. 우선 동관(潼關)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반란군의 서쪽 진격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관은 한 사람이 천 명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는 천혜의 요새였다. 관군은 성문을 굳게 닫고 지키기만 하였다. 이는 열흘만 버텨주면 각처에서 관군이 당도할 예정이었고, 그렇게 되면 반란군은 병력의 열세로 인해 스스로 궤멸할 것이라고 가서한은 장담하였다. 하지만 황제 현종은 초조하고 다급하여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당장 출병하여 반란군을 쳐부술 것을 명하였다.
이때 반란군 안녹산의 부하 중에 최건우(崔乾祐)라는 자가 군사 수천 명을 데리고 장안 가까운 곳에 주둔하고 있었다. 방비도 허술하고 병사들도 나약해 보였다. 하지만 가서한은 그건 적이 미끼를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종은 생각이 달랐다. 즉각 관군을 출동하여 그들 먼저 사로잡으라고 명했다.
가서한은 왕명이라 어쩔 수 없이 군사를 이끌고 동관에서 출병하였다. 20만 관군이 장안 가까이 있는 반란군을 향해 돌진하였다. 그러나 이는 가서한의 말처럼 반란군의 미끼였다. 반란군은 장안 주변에 군사를 매복하고 관군을 기다렸던 것이다. 가서한의 군대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기습공격에 전멸하고 말았다. 사태가 위급해지자 현종은 사천 지역으로 도망가고 말았다. 그러자 반란군은 신속하게 장안을 점령하였다.
군주가 장수에게 군대 통솔의 권한을 부여 했다면 장수를 믿어야 한다. 알지도 못하는 전쟁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간섭해서는 통솔이 어지러워지고 군대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는 결코 적을 이길 수 없다. 역사에서 그런 군주들은 모두 망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는 '당서(唐書)'에 있는 이야기이다.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란 아무리 군주의 명이라고 하더라도 신하는 상황과 원칙에 따라 받들지 않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강한 적과 무조건 싸우라는 명령은 병사들을 다 죽이자는 것이니 장수가 받아들일 수 없고, 아무런 이익이 없는 땅을 빼앗으라고 하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기 때문에 따를 수 없고, 그 밖의 대체로 나라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나, 백성을 괴롭히는 일이나, 불법과 불의한 일들이 바로 그것이다. 신하된 자들이 사욕을 부리며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신하된 자들이 정의를 앞세우면 나라가 튼튼하게 서는 것이다.
손자병법 제8편 구변편(九變篇)
인생이란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순간의 연속이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 것인지 점심 메뉴는 무엇으로 먹을 것인지 등 사소한 것부터 아파트를 지금 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세로 이용할 것인지와 같은 경제적 의사결정 문제가 있고 최근 떠오른 아이디어를 특허출원해야 할 것인지 영업비밀로 유지할 것인지와 같은 경영적 의사결정 문제도 있다.
또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으로 무장한 경쟁기업의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당 제품시장에 진입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거나 침해소송을 당하는 입장에서 유리한 대응방법을 판단해 결정하는 등의 어려운 문제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손자병법'을 새겨 읽는다면 각종 의사결정에 필요한 깊은 통찰력을 구할 수 있다.
'손자병법' 제8편 구변편(九變篇)은 전쟁터의 다양한 지형과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다. 구체적인 지형에 대한 대응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늪지와 같은 곳에서는 머무르지 말고(圮地無舍), 사방이 뚫린 곳에서는 그 이웃나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며(衢地交合), 막다른 길에서는 머무르지 말고 바로 빠져나와라(絶地無留), 사방이 막힌 곳에서는 계책을 써서 속히 빠져 나와야 하며(圍地則謀), 도저히 피할 곳이 없는 사지(死地)에서는 곧 싸워야 한다(死地則戰).
또한 상황에 따라 통과해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塗有所不由), 공격해서는 안 되는 부대도 있으며(軍有所不擊), 공격해서는 안 되는 성이 있고(城有所不攻), 차지하려고 다투지 말아야 할 땅도 있으며(地有所不爭), 군주의 명령이라도 받들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君命有所不受).
한편 지혜로운 자는 이득과 손해를 함께 생각한다(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고 하면서 불리한 상황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찾고(雜於利而務可信也) 반대로 유리한 상황에서는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뜻밖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雜於害而患可解也)고 했다.
그리고 병법의 원칙은 상대방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無恃其不來) 내가 대비하고 있음을 믿어야 하고(恃吾有以待也) 상대방의 공격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無恃其不攻) 나를 공격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恃吾有所不可攻也)고 했다.
제품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가능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해야겠지만, 특허분쟁이 개시되었다면 방어자 입장이라도 상황에 따른 이해득실을 잘 따져서 대응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얻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애플이 삼성 측에 스마트폰 관련 디자인권 침해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분쟁은 잘 알려져 있다. 특허분쟁이 시작되면 피소당한 기업의 기업가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될 수 있다. 2011년 특허분쟁 초기에 삼성 측은 소송비용으로 2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며 이는 기업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주어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2011년 4월의 주가와 분쟁이 한창이던 2011년 12월의 삼성전자 주식 가격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크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주가변동이 종합주가지수와 연동이라고 얼핏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 주가 변동 그래프를 살펴보면 종합주가지수와는 무관하게 움직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많은 소송비용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으로 이 분쟁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했고 매우 효과적인 광고 효과를 얻었고 볼 수 있다.
한편 특허분쟁이 일어나면 공격자와 방어자 양측이 다투게 되는 핵심적인 사항으로 과연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해당 특허권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 여부를 들 수 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분쟁 개시 전에 상대방이 공격해도 되는 상대인지, 분쟁으로 해결하는 것이 과연 유리한 것인지, 분쟁에서 비침해로 판단되거나 보유 특허권이 무효화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져 보아야 한다. 미리 살피지 않고 침해소송을 시작했다가 비침해 판정을 받거나 특허가 무효로 되는 낭패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어자라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우선 비침해 주장이나 자유실시기술의 항변을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고 해당 특허를 무효화하기 위한 선행기술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당 특허의 심판이나 소송 이력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이미 여러 번의 분쟁을 겪은 특허권이라면 심판이력 등을 참고해 과거에 시도했던 대응방안을 제외해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할 수 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특허분쟁을 걸어오지 않으리라 기대하지 말고(無恃其不攻) 자신을 공격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恃吾有所不可攻也). 만약 특허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싸워야 하는데(死地則戰) 이때도 상황을 잘 살피고 이득과 손해를 함께 생각해(必雜於利害) 대처한다면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孫子兵法 第八 九變篇
孫子曰 : 凡用兵之法, 將受命於君, 合軍聚衆, 圮地無舍, 衢地合交, 絶地無留, 圍地則謀, 死地則戰.
손자가 말했다. "무릇 전쟁을 수행하는 방법은, 장수가 군주의 명령을 받아 백성을 징집하여 군대를 편성하되, 지형이 좋지 못하여, 작전 행동이 곤란한 곳에는 주둔하지 말아야 하며, 교통의 요지로 외국 세력이 침투된 곳에서는 외교관계를 잘 맺어야 하며, 본국과의 연락과 생활이 불편한 곳에서는 오래 머무르지 않아야 하며, 사방이 둘러싸인 포위될 만한 지형에서는 조속히 빠져나갈 책모를 세우며, 사지에서는 죽기살기로 전투를 해야 한다
塗有所不由, 軍有所不擊, 城有所不攻, 地有所不爭, 君命有所不受.
길에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 적에도 싸워서는 안 되는 적이 있고, 성에도 공격하여서는 안 되는 성이 있고, 땅에도 다투어서는 안 되는 땅이 있고, 군주의 명령에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할 명령이 있다.
故將通于九變之利者, 知用兵矣.
그러므로 장수가 아홉 가지 전투의
통변을 통달하고 있으면, 용병에 능란하다 할 수 있다.
將不通于九變之利, 雖知地形, 不能得地之利矣.
장수로서 아홉 가지 전투의 통변에 통달하지 못한 자는, 비록 지형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지세의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治兵不知九變之術, 雖知地利, 不能得人之用矣.
군을 통솔함에 있어 아홉 가지 전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비록 다섯 가지 이익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군대를 충분히 다루지 못할 것이다.
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
그러므로 지혜 있는 자의 생각은 반드시 이익과 손실을 아울러 참작해야 한다.
雜於利而務可信也, 雜於害而患可解也.
이익을 계산해 두면 하는 일에 소신을 가질 수 있고, 손실을 계산해 두면 환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是故屈諸侯者以害, 役諸侯者以業, 趨諸侯者以利.
그래서 적국을 굴복시키려면 불리한 상태에 빠지게 하고, 그들을 이용하려면 사고를 일으켜 피로하게 하고, 그들을 달려나오게 하려면 이익을 보여주는 것이다.
故用兵之法,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그러므로 용병의 방법은 요컨대 적이 오지 않으리라고 믿어서는 안되며, 언제 와도 대적할 수 있는 자신의 대비를 믿어야 할 것이다.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
적이 공격하지 않으리라고 믿을 것이 아니라, 공격해 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태세를 믿어야 하는 것이다.
故將有五危.
그래서 장수에게 다섯 가지 위험이 있다.
必死可殺也.
필사적으로 싸우는 자는 죽기 마련이다.
必生可虜也.
기어코 살겠다는 자는 포로가 되기 마련이다.
忿速可侮也.
성미가 급한 자는 기만을 당하기 마련이다.
廉潔可辱也.
청렴결백한 자는 모욕을 당하기 마련이다.
愛民可煩也.
인간을 너무 사랑하면 그 때문에 번민하기 마련이다.
凡此五者, 將之過也, 用兵之災也.
대체로 이 다섯 가지는 장수의 과실이요, 전쟁에 있어 재난이 된다.
覆軍殺將, 必以五危, 不可不察也.
군대를 멸망시키고 장수를 죽게 하는 것은 반드시 이 다섯 가지 위험에서 비롯하는 것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하는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라
길에는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 성에도 공격해서는 안 되는 성이 있다. 또한 땅에는 빼 앗아서는 안 되는 땅이 있고, 군주의 명령에도 따라서는 안되는 명령이 있다. 이런 문제를 임기 웅변으로 판단하고, 적절한 작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장수된 자의 임무이다. 만일에 그러하지 못하다면, 부하들은 충분히 활동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장수된 자는, 반드시 이익과 손실이라는 양면을 저울질하며 사태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적군이 쳐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적군으로 하여금 공격을 단념시킬 그런 방비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장수된 자는 스스로가 필사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하들로 하여금 필사적이 되게 하는 것이다. 종합적인 판단과 냉정한 태도로써 대처해야 한다.
무릇 전쟁을 수행하는 방법은, 장수가 군주의 명령을 받아 백성을 징집하여 군대를 편성하되, (1) 비지(泛地) : 지형이 좋지 못하여, 작전 행동이 곤란한 곳에는 주둔하지 말아야 하며, (2) 구지(衢地) : 교통의 요지로 외국 세력이 침투된 곳은 외교로써 잘 합의를 보아야 하며, (3) 절지(絶地) : 본국과의 연락과 생활이 불편한 곳에서는 오래 머므르지 않아야 하며, (4) 위지(圍地) : 사방이 산이나 내로 둘러싸인 곳에서는 계략을 써서 조속히 벗어날 수 밖엔 없으며, (5) 사지(死地) : 나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곳에 들어갔을 때는, 필사적으로 싸울 수밖엔 없다.
길에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 적에도 싸워서는 안 되는 적이 있고, 성에도 공격하여서는 안 되는 성이 있고, 땅에도 다투어서는 안 되는 땅이 있고, 임금의 명령에도 들어서는 안 되는 명령이 있다. 그러므로 장수가 많은 변화에 따르는 이익에 능통하면 용병을 아는 것이요, 장수가 많은 변화에 따르는 이익에 능통하지 못하면, 비록 땅의 형세를 알고 있더라도 자세의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병사를 다스림에 있어서 구변(九變; 비지, 구지, 절지, 위지, 사지, 塗도, 軍군, 城성, 地지)의 전술을 알지 못하면 비록 5가지의 이로움(비지, 구지, 절지, 위지, 사지)을 알고 있어도 병사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자의 생각에는 반드시 이로움과 해로움이 섞여 있다. 유리한 상황에서도 불리할 경우를 생각하므로, 하는 일이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상황이 해로울 때도 유리함이 섞여 있기 때문에 환난을 해소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제후들을 굴복시키는 데에는 해로움으로써 하고, 제후를 부리는 데에는 일로써 하며, 제후를 달려나오게 하는 데에는 이로움으로써 한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방법은, 적군이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지 말고, 아군이 태세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하며, 그들이 공격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믿지 말고, 우리에게는 만반의 태세가 갖추어져 있으므로 공격해 올 수 없음을 믿어야 한다.
장수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위험이 있다
장수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위험이 있다. (1) 헛되이 필사적이 되면 살해하려는 적의 함정에 빠진다. (2) 살려고 허둥대면 적의 포로 가 된다. (3) 성을 잘내고 조급하면 적의 계략에 수모를 당하게 된다. (4) 너무 청렴 결백하려 들면 오히려 모욕을 당하게 된다. (5) 지나치게 백성을 아끼면 번거로움에 빠지게 된다.
무릇 이 5가지는 장수가 범하기 쉬운 위험이요, 전쟁 수행에 따르는 재앙이다. 군을 멸망케 하고 장수를 죽음으로 몰아 넣는것이 5가지 위험에 달려 있으니,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한 가지에만 골몰하면 여유를 잃고 만다. 장수에게 있어서 바람직한 것은 종합적인 판단력이며 밸런스 감각이다. 가령, '필사(必死)'라는 것에 대하여서만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뜻으로서 결함이기는 커녕 미덕이다. 그러나 그것에만 몰두하면 오히려 손해되는 면이 확대 되는 것이다.
장수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가 필사적이 되는 것보다는 부하들로 하여금 필사적이게 하는 일이다. 이를 배려하는 것이 장수의 임무인 것이다. '염결(廉潔; 청렴하고 결백함)'이나 '애민(愛愍; 손아랫사람을 사랑하고 도와줌)'은 원래는 미덕이다. 장수의 필수 조건이라 하여도 좋다. 그러나 이에 얽매 이면 오히려 그것이 약점이 된다.
이런 말은 역설인 것 같지만, 결코 역설이 아니다.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우러 나온 이야기인 것이다. 군이 멸망하고 장군이 시해되는 것은 언제나 여기의 5항목이 야기하는 치명적인 결함 때문이다. 장군으로서는 이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命(목숨 명)은 ❶회의문자로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令(령)의 합자(合字)이다. 입(口)으로 뜻을 전한다는 뜻으로, 곧 임금이 명령을 내려 백성을 부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命자는 '목숨'이나 '명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命자는 亼(삼합 집)자와 口(입 구)자,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亼자는 지붕을 그린 것으로 여기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린 卩자가 더해진 命자는 대궐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상관이 내리는 명령은 반드시 목숨을 걸고 완수해야 한다. 그래서 命자는 '명령’이라는 뜻 외에도 '목숨'이나 '생명'이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命(명)은 (1)목숨 (2)운명(運命) 등의 뜻으로 ①목숨, 생명(生命), 수명(壽命) ②운수(運數), 운(運) ③표적(標的), 목표물(目標物) ④명령(命令), 분부(分付)⑤성질(性質), 천성(天性) ⑥말, 언약(言約) ⑦규정(規定), 규칙(規則) ⑧가르침 ⑨작위(爵位), 작위의 사령서나 그 신표(信標: 증거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주고받는 물건) ⑩하늘의 뜻, 천명(天命) ⑪도(道), 자연의 이법(理法) ⑫호적(戶籍) ⑬명령하다 ⑭가르치다, 알리다 ⑮이름짓다, 이름을 붙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시킴을 명령(命令), 시문의 제목을 정하여 주는 것을 명제(命題), 사람이나 물건에 이름을 지어 붙임을 명명(命名), 살아 있는 목숨을 이어 가는 근본을 명백(命脈), 겨냥한 곳에 바로 맞음을 명중(命中), 생명의 근본을 명근(命根), 목숨의 한도를 명한(命限), 앞으로의 존망이나 생사에 관한 처지를 운명(運命), 관직에 명함 또는 직무를 맡김을 임명(任命), 타고난 수명이나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을 숙명(宿命),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맡겨진 임무나 맡은 일을 사명(使命), 생물이 살아 있는 연한을 수명(壽命), 사람의 목숨을 인명(人命),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를 이르는 말을 명재경각(命在頃刻), 한 시대를 바로잡아 구할 만한 뛰어난 인재를 이르는 말을 명세지웅(命世之雄), 연거푸 생기는 행복을 이르는 말을 명야복야(命也福也), 병이나 상처가 중하여 목숨에 관계됨을 이르는 말을 명맥소관(命脈所關), 팔자가 사나움을 이르는 말을 명도기박(命途奇薄), 목숨을 義에 연연하여 가볍게 여긴다를 이르는 말을 명연의경(命緣義輕)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를 이르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를 이르는 말을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를 이르는 말을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를 이르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所(바 소)는 ❶회의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戶(호; 집을 나타냄, 소)와 도끼(斤)로 찍은 그 곳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곳'을 뜻한다. 나무를 베는 소리를 일컬은 것이었으나 나중에 處(처; 곳)대신 쓴다. ❷형성문자로 所자는 '곳'이나 '지역', '지위', '위치', '얼마'와 같이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所자는 戶(지게 호)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所자는 본래 도끼로 나무를 찍는 소리를 뜻했던 글자였다. B.C 470년경의 시가집인 시경(詩經)에는 '벌목소소(伐木所所)'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여기서 所所란 '나무를 찍는 소리'라는 뜻이다. 그래서 所자는 본래 나무를 찍는 소리를 뜻하기 위해 戶자는 발음요소로 斤자는 의미요소로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장소'나 '자리'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所(소)는 ①바(일의 방법이나 방도) ②것 ③곳, 일정한 곳이나 지역 ④처소(處所) ⑤관아(官衙), 어떤 일을 처리하는 곳 ⑥지위(地位), 자리, 위치(位置) ⑦장소(場所)를 세는 단위(單位) ⑧기초(基礎) ⑨도리(道理), 사리(事理) ⑩경우(境遇) ⑪얼마 ⑫쯤, 정도(程度) ⑬만일(萬一) ⑭있다, 거처(居處)하다 ⑮~을 당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곳 처(處)이다. 용례로는 수입이 되는 이익을 소득(所得), 일정한 기관이나 단체에 속함을 소속(所屬), 들려 오는 떠도는 말을 소문(所聞), 가지고 있음 또는 그 물건을 소유(所有), 있는 곳이나 있는 바를 소재(所在), 매우 귀중함을 소중(所重), 어떤 일에 있어서 의미나 의의를 가지거나 쓸모가 되는 바를 소용(所用), 요구되거나 필요한 바를 소요(所要),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바를 소위(所謂), 바라는 바나 기대하는 바를 소망(所望), 원함 또는 원하는 바를 소원(所願), 몸에 지님 또는 지닌 것을 소지(所持),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옳다고 믿고 그에 따라 하려고 하는 생각을 소신(所信), 마음속에 품고 있는 회포를 소회(所懷),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을 장소(場所), 사는 곳을 주소(住所), 보초가 서 있는 곳을 초소(哨所),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을 업소(業所), 사람이 살거나 임시로 머물러 있는 곳을 처소(處所), 몸 가운데에 목숨에 관계되는 중요한 곳을 급소(急所), 무덤이 있는 곳을 묘소(墓所), 머물러 묵는 곳 또는 숙박하는 곳을 숙소(宿所), 원하던 바를 이룬다를 이르는 말을 소원성취(所願成就),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다를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를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알지 못하는 바가 없다는 뜻으로 매우 박학다식 하다를 이르는 말을 무소부지(無所不知), 열 사람의 눈이 보고 있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을 속일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십목소시(十目所視),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김을 이르는 말을 적재적소(適材適所),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한다를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보통 사람으로서는 헤아리지 못할 생각이나 평범하지 않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비이소사(匪夷所思)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일컫는 말을(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일컫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이르는 말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이르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를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를 이르는 말을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受(받을 수)는 ❶회의문자로 또 우(又; 오른손, 또, 다시)部와 爪(조; 손), 민갓머리(冖; 덮개, 덮다)部의 합자(合字)이다. 손에서 손으로 물건을 주고 받는 모양으로, 주는 것도 받는 것도 受(수)였으나 나중에 授(주다)와 受(받다)로 나누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受자는 '받다'나 '얻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受자는 爫(손톱 조)자와 冖(덮을 멱)자,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受자를 보면 舟(배 주)자 위아래로 손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배에서 물건을 건네주거나 받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사실 갑골문에서의 受자는 '받다'나 '주다'의 구별이 없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이를 구별하기 위해 受자는 '받다'라는 뜻으로 扌(손 수)자가 더해진 授(줄 수)자는 '주다'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受(수)는 ①받다 ②거두어 들이다, 회수하다 ③받아들이다, 받아들여 쓰다, 배우다 ④얻다, 이익을 누리다 ⑤주다, 내려 주다, 수여하다 ⑥담보하다 ⑦응하다, 들어주다 ⑧이루다 ⑨잇다, 이어받다 ⑩등용하다 ⑪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거느릴 령/영(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도울 필(拂), 줄 수(授), 보낼 송(送), 줄 급(給), 줄 여(與)이다. 용례로는 남의 문물이나 의견 등을 인정하거나 용납하여 받아 들이는 것을 수용(受容), 요구를 받아 들여 승낙함을 수락(受諾), 우편이나 전보 따위의 통신을 받음을 수신(受信), 돈이나 물품 따위를 받음을 수령(受領), 상을 받음을 수상(受賞), 남으로부터 움직임을 받음이나 작용을 받음을 수동(受動), 강습이나 강의를 받음을 수강(受講), 남에게 모멸을 당함을 수모(受侮), 학업이나 기술의 가르침을 받음을 수업(受業), 은혜를 입음을 수혜(受惠), 암수의 생식 세포가 서로 하나로 합치는 현상을 수정(受精), 요구를 받아들여 승낙함을 수낙(受諾), 받음과 치름을 수불(受拂), 재난을 당함이나 어려운 일을 당함을 수난(受難), 정권을 이어받는 것을 수권(受權), 물건이나 권리를 넘기어 받음을 인수(引受), 받아 들임을 접수(接受), 군말 없이 달게 받음을 감수(甘受), 입은 은혜가 그지없음을 일컫는 말을 수은망극(受恩罔極), 왕위에 오름을 일컫는 말을 수명어천(受命於天), 자기가 저지른 일의 과보를 자기가 받음을 일컫는 말을 자작자수(自作自受), 업무 따위를 넘겨받고 물려줌을 이르는 말을 인수인계(引受引繼), 남에게 재앙이 가게 하려다가 도리어 재앙을 받음을 일컫는 말을 반수기앙(反受其殃), 본분의 임무를 어기고 부정한 청탁을 받으며 뇌물을 받아 재산 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죄를 일컫는 말을 배임수뢰(背任受賂), 장물을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둘 다 죄가 같다는 말을 여수동죄(與受同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