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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경경유성(輕輕有聲)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8.03.22|조회수188 목록 댓글 0

경경유성(輕輕有聲)

가볍게 울리는 소리라는 뜻으로, 적막한 밤에 독서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輕 : 가벼울 경(車/7)
輕 : 가벼울 경(車/7)
有 : 있을 유(月/2)
聲 : 소리 성(耳/11)

출전 :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입제변증설(笠制辨證說)

 


연실(蓮實) 갓 끈이 서안에 부딪치는 소리라는 풀이로, 일상에서 흔히 들리는 가벼운 소리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보인다. 연실 갓끈이 서안에 부딪치는 소리처럼, 겉으로는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마음의 상태를 드러내는 작은 신호를 비유적으로 말하는 글로 요약된다.

 

경경유성(輕輕有聲)은 겉으로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소리(연실갓끈이 부딪치는 소리)처럼, 마음의 불안과 분노와 갈등 같은 감정이 작게라도 나타날 때를 가리킨다. 이 글은 ‘세간의 시비’ 맥락에서, 외부의 소란이나 사람 간의 다툼이 아니라 내면의 불안이 먼저 생겨야 갈등이 커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굉필(金宏弼)의 초립(草笠)은 연실(蓮實)로 갓끈의 영자(纓子)를 달았다. 조용한 방에 들어앉아 깊은 밤에도 책을 읽었다. 사방은 적막한데 이따금 연실이 서안(書案)에 닿으면서 가볍게 울리는 소리가 밤새 들렸다(輕輕有聲).

스승 김종직(金宗直)이 산림의 중망(重望)을 안고 이조참판에 올랐지만, 막상 아무 하는 일이 없었다. 김굉필이 시 한 수를 지어 올렸다.

道在冬裘夏飮氷,
霽行潦止豈全能.
蘭如從俗終當變,
誰信牛耕馬可乘.
도란 겨울에 갖옷 입고 여름에 얼음 마심이니, 개면 가고 비 오면 멈춤을 어이 능력 있다 하리. 난초 만약 세속을 따르면 종당엔 변하리니, 소는 밭 갈고 말은 탄단 말 그 누가 믿으리오

시의 뜻은 이렇다. '선생님! 대체 이게 뭡니까? 아무리 추이를 따르더라도 하실 일은 하셔야지요. 날이 개면 길 나서고, 비 내리면 들어앉는 것이야 누가 못합니까? 난초가 세속에 뒹굴면 잡초가 됩니다. 소는 밭을 갈고 말은 사람이 타는 법이지요. 저는 선생님께서 소 등인 줄은 몰랐습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시며 아무 일도 않으시니 왜 거기 계십니까?'

신랄하고 독한 말이었다. 김종직의 답시는 이렇다.

分外官聯到伐氷,
匡君救俗我何能.
從敎後輩嘲迂拙,
勢利區區不足乘.
분에 넘는 벼슬자리 벌빙(伐氷)까지 올랐지만, 임금 바로잡고 세속 구제함 내 어이 능히 하리. 후배에게 못났다는 조롱까지 받게 되니, 구구한 세리(勢利)일랑 오를 것이 못 되누나.

벌빙은 경대부(卿大夫)의 지위를 뜻한다. 고대에 경대부라야 얼음을 보관해 두었다가 제사 때 쓸 수 있대서 나온 말이다.

내가 분에 넘치게 높은 지위에 오르긴 했네만, 대체 일을 맡을 만한 역량이 있어야 말이지. 자네 같은 후배까지 나를 못났다고 이렇게 조롱하니, 구구한 이 벼슬길에 내가 왜 올랐는지 모르겠구먼.

말은 점잖게 했지만 깊은 유감이 깔려 있다. 이 일로 사제는 다시 얼굴을 보지 않았다.

세밑이다. 광군구속(匡君救俗)의 포부가 제행료지(霽行潦止), 즉 개이면 길 나서고 비 오면 멈추는 눈치 보기로 바뀌는 것은 잠깐만이다. 연실 갓끈 영자가 서안에 부딪히며 내는 잔잔한 소리가 그립다.

 

 

경경유성(輕輕有聲)

 

연실(蓮實) 갓 끈이 서안에 부딪치는 소리라는 풀이로, 일상에서 흔히 들리는 가벼운 소리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보인다. 

 

김굉필(金宏弼)은 우리가 학교에서 역사를 통하여 배운 조선 전기의 대단한  성리학자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김종직(金宗直)의 문인(門人)으로 무오사화(戊午史禍) 때 유배되었다가 갑자사화(甲子士禍) 때 사사(賜死)되었다.

 

김굉필(金宏弼)의 초립(草笠)은 연꽃열매(蓮實)로 갓끈을 달았다. 그리고 조용한 깊은 밤에도 책을 읽었다. 초립(草笠)이란 조선시대 나이가 어린 남자로서 성년이 되면(冠禮) 머리에 쓰던  아주 가는 풀로 만든 갓의 한 가지이다.

 

사방은 적막한데 이따금 연꽃열매(蓮實) 갓끈이 책상에 닿으면서 가볍게 울리는 소리가 고요한 밤을 흔들었다(輕輕有聲).

 

김굉필(金宏弼)의 스승은 조의제문(弔義帝文)으로 세조의 손발인 한명회(韓明澮)에 의해 죽임을 당한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이다. 김굉필의 스승 김종직이 이조참판에 올랐다. 그런데 김종직은 겉으로는 막상 아무 하는 일이 없었다. 이런 스승을 보고 김굉필이 아래의 시 한 수를 지어 올렸다.

 

道在冬裘夏飮氷

도(道)란 겨울에 짐승가죽으로 옷(裘衣)해 입고 여름에 얼음 마심인가

霽行潦止豈全能

비개면 가고 비 오면 멈춤을 어이 능력 있다 하리.

蘭如從俗終當變

난초가 만약 세속을 따르면 종당엔 변하리니

誰信牛耕馬可乘

소는 밭 갈고 말은 탄단 말을 그 누가 믿으리오

 

위의 시(詩)의 뜻을 다시 설명하면 이렇다. "선생님! 대체 이게 뭡니까? 아무리 세상돌아가는대로 따라 살더라도 하실 일은 하셔야지요. 날이 개면 길 나서고, 비 내리면 들어앉는 것이야 누가 못합니까? 난초가 세속에 뒹굴 면 잡초가 됩니다. 소는 밭을 갈고 말은 사람이 타는 법이지요. 저는 선생님께서 소 등인 줄은 몰랐습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시며 아무 일도 안하시면 왜 그 자리에 계십니까?"

 

신랄하고 독한 말이었다. 눈치 보면서 살지 말고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야 된다는 제자 김굉필의 충고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으로 인한 국가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누가 잘하고 잘못한 것은 대법원에서 옳게 판단을 하던 그르게 판단을 하던 판결이 날것이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독립된 주관이나 시선(視線)이 없이 여론과 세상 돌아가는 형편에 따라서 이쪽저쪽을 돌아보는 좌면우고(左眄右顧)하는 정치가 국가의 내일을 염려되게 한다.

 

국민을 대신하여 정치를 하는 자들로서 국민의 뜻도 신의(信義)도 주관(主觀)도 없다. 어떻게 하면 이 난장판 정치 속에서 한몫 챙길까 하는  저질 정치인들만 보인다. 이때 정신을 차려야 할 사람은 국민이데 국민도 두쪽으로 갈라져 있으니 나라가 망해 가는 것도 안중에 없다.

 

나라야 국민이야 어찌되던 어영부영 2년만 넘기면 문재인처럼 전(前) 대통령 호칭을  받으면서 지낼 터인데 윤석열 대통령의 대한민국을 보는 자신만의 시선(視線)이 있기 때문에 형극지도(荊棘之道; 가시밭길)를 걷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남의 시선(視線)이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시선(視線)이 나를 만든다.

 

天空飛翔的鳥 하늘을 나는 새도

拙劣編織的網因而 서툴게 친 그물을 알기 때문에

詐欺不可捕鳥 속임수로 새를 잡을 수 없는데

況國之大事 하물며 나라의 큰일을

其可以詐立乎? 속임수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 진림(陳琳) -

 

처정불고(處靜不枯)라는 고사(故事)가 있다. 명(明)나라 학자 도륭(屠隆)은 그가 쓴 명료자유(冥寥子游) 글에서 말하기를  관리(官吏)로 있으면서 세상살이 눈치 보기에 지친 명료자(冥寥子)가 상상 속 유람(遊覽)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는 익정지담(匿情之談)과 부전지례(不典之禮)의 허울뿐인 인간에 대한 환멸과 혐오의 속마음을 모두 드러내어 말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익정지담(匿情之談)은 속내를 감추고 겉으로 꾸며서 하는 대화이고, 부전지례(不典之禮)는 예의(禮儀)에 어긋나는 행동을 말한다.

 

그 내용의 요약된 설명은 아래와 같다. 주인과 손님이 큰절로 서로 인사를 하고 날씨와 안부를 묻는 외에는 한마디도 다른 말은 더 하지 않는다. 이제껏 잠깐의 인연이 없던 사람과도 한번 보고는 악수하고 간을 빼주다시피 진심을 말한다고 해 놓고 손을 흔들고 헤어져 돌아서자 원수처럼 흘겨본다는 말과는 아주 딴판이다.

 

상대방 앞에서 "당신 참 훌륭해"하며 대단한척 덕(德)을 칭송할 때는 백이숙제(佰夷叔齊)가 따로 없는 것 같이 보이더니 발꿈치를 돌리기도 전에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을 하니 흉악한 도적인 도척(盜蹠)과 한가지다.

 

눈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입속 혀처럼 굴어도 속내는 다 다르다. 앞에서 하는 말과 돌아서 뒤에서 하는 말은 하늘과 땅 차이다. 대화는 철저한 계산속에서만 오간다. 이익이 되겠다 싶으면 배알도 없다. '세상 사람이 저 빼놓고 다 속물이라'고 말하는 그 인간이 정작 세상 사람보다 더한 악취가 나는 속물이다.

 

그렇다면 어찌할까? 나는 이렇게 들었다. 처정부고(處靜不枯)라! 도(道)를 깨달은 사람은 고요함 속에 지내면서도 바싹 마르지 않고, 처동부훤(處動不喧)이라! 움직임 속에 있어도 시끄럽지가 않다. 티끌속 세상에 살면서도 이를 벗어나 얽맴도 풀림도 없다. 고요 속에서 깊은 이치를 깨닫는 대신 복잡하면서 무미건조(無味乾燥)해지고, 바쁘게 살다보니 필요 없는 말까지 하는 인간이 된다면 거기에 무슨 깨달음이 있겠는가!

 

다음 내용은 2016.6.10. 중앙일보에 난 신문기사를 요약한 내용이다. 요즘 젊은 여성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신조어가 있으니, 이름하여 '시선(視線) 폭력(暴力)'이다. 원치 않는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은 폭력을 당하는 것처럼 불쾌하다는 뜻이다. 

 

이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시선(視線) 강간(强奸)'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남성의 음흉한 시선을 받는 것만으로 강간에 준하는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는 의미란다.

 

논란도 뜨겁다. 30대 한 여성이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70대 남성을 발로 차고 가방으로 때린 사건을 두고 일부 여성이 '할아버지의 시선 강간이 문제'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다. 눈길 두기도 참 어려운 세상이다.

 

논어(論語) 제15장 위령공(衛靈公) 20장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君子)는 모든 일을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방법을 찾고, 소인(小人)은 모든 일을 남의 눈치를 봐가면서 방법을 꾸민다(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君子)는 주체의식(主體意識)이 뚜렷하기 때문에 도(道)를 이루지 못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려 감수할 뿐만 아니라 자연의 섭리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음을 자각하고, 국가사회의 도의적인 문제의 원인도 개인이 아닌 도의심(道義心)의 추락(墜落)에 있음을 깨닫고 만사를 자기 자신에게 되돌려 반성으로 물어 본다. 그러나 소인(小人)은 항상 다른 사람의 얼굴만 바라보고 살며, 자기의 주체의식은 전혀 갖추지 않고, 다만 누가 어떻게 하는가를 살펴서  따라간다.

 

 

조광조 평전 (1498년 17세)

 

스승 김굉필의 삶

김굉필은 옮겨진 귀양지 순천에서 죽음을 맞았는데, 국왕의 특별한 명으로 참형 후 효수되는 참담함까지 겪어야 했다. 고고한 성품으로 칭송받던 그의 삶에 대한 조롱이었을까. 연산군은 유독 김굉필에 대해 그가 죽기 직전 무슨 말을 하더냐 물었다. 형 집행관의 답인즉. “한마디 말도 없이 죽음에 나아갔습니다.”

 

아무 말 없이 죽음으로 나아갔다는, 김굉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물론 당시 선비들의 주요한 덕목이 말수가 적고 몸가짐이 단정하다 정도이긴 하겠는데, 김굉필의 경우는 정말 그랬던 것 같다. 그를 전하는 기록들이 대략 그러하다.

 

그의 삶을 헤아리게 하는 결정적인 모습은 1485년 스승인 김종직에게 보낸 한 편의 시에 담겨 있다. 그는 이조참판이 된 스승에게 서늘하다 할 정도의 비판적 언사를 숨기지 않았다. 김종직의 제자이자 김굉필의 벗이었던 남효온(南孝溫)의 사우명행록(師友名行錄)에는 둘 사이에 주고받은 시와 그 배경이 담겨있다.

 

먼저 김굉필이 보낸 시를 보자.

 

道在冬裘夏飮氷

도란 겨울에 가죽옷 입고 여름에 얼음물 마시는 것에 있는데

霽行潦止豈全能

날이 개면 가고 장마 지면 멈추는 것을 어찌 완전히 하겠습니까.

蘭如從俗終當變

난초도 세속을 따르면 마침내 변하고 마는 것이니

誰信牛耕馬可乘 

소는 밭 갈고 말은 타는 것이라 한들 누가 믿겠습니까

 

요직에 오른 김종직이 강직한 정론을 이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실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이제 그런 스승의 가르침을 어찌 따를 수 있겠느냐는 어조까지 담고 있다. 제자의 시구라기엔 몹시도 따끔해서 김종직 입장에서는 마음에 상처로 남을 법한 내용이다. 사실이 그랬다. 자신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낸 답시를 보낸 것이다.

 

分外官職到伐氷

분수 넘치는 벼슬 이어져 얼음을 깰 정도 되었으나

匡君捄俗我可能

임금 바르게 하고 풍속 고치는 일 내 어찌할 수 있으리.

從敎後輩嘲迂拙

가르침 따르는 후배는 나의 못남을 조롱하지만

勢利區區不足乘

권세와 이해에 구차하게 편승하지는 않으리니.

 

김종직은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고, 그래도 구차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서로에게 서운했을 것이다. 다른 제자들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이미 마음이 상해버린 두 사람이었다. 김굉필은 자신에게 가르친 학문대로 끝까지 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스승과 화해하지 못했다. 둘의 관계는 사실상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 채 옛 사제지간으로 남게 되었다.

 

이런 김굉필이었다. 하지만 제자들을 대하는 스승으로서의 그는 오히려 다정하고 여유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한참이나 어린 제자인 조광조와의 일화는 물론, 전해지는 몇몇 이야기에 등장하는 김굉필은 까다로운 비판자라기보다는 고요한 수행자에 가까워 보인다.

 

문장에 능하여 수많은 시문을 남긴 김종직과는 달리 남긴 작품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이른바 학술서 집필에 전념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김굉필이 살았던 연산군 시절의 조선 성리학은 본격적인 ‘논문’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격렬한 반론이 이어지는 수준까지 진행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굉필 자신이 학문을 대하는 태도도 그랬다. 연구에 몰두하여 저서를 남기는 데 무게를 두는 대신, 배운 대로 바른 삶을 살아가기에 힘쓰고 이런 정신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쪽을 택했다.

 

조광조가 찾아갔던 그 겨울, 어린 제자의 앞일을 걱정하면서도 기쁘게 받아들였을 김굉필. 따뜻하면서도 진솔한 한 인간으로서의 그가 느껴진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조광조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스승이었다.



▶️ 輕(경)은 ❶형성문자로 軽(경)의 본자(本字), 䡖(경)은 통자(通字), 轻(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레 거(車;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巠(경; 세로로 곧게 뻗은 줄)로 이루어졌다. 곧장 적에게 돌진하는 전차, 경쾌한 일, 가벼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輕자는 ‘가볍다’나 ‘가벼이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輕자는 車(수레 차)자와 巠(물줄기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巠자는 방직기 사이로 날실이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방직기 사이로 실이 가볍게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巠자에 車자가 결합한 輕자는 ‘수레가 가볍게 지나가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 輕자에서 말하는 ‘가볍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마차의 중량이 ‘가볍다’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輕자는 단순히 ‘가볍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輕(경)은 (1)가벼운 중량(重量)이 비교적 가벼운 육중하지 않은의 뜻 (2)경쾌(輕快)하고 간단한 등의 뜻으로 ①가볍다 ②가벼이 여기다 ③가벼이 하다 ④업신여기다 ⑤천(賤)하다 ⑥빠르다 ⑦성(姓)의 하나 ⑧가벼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거울 중(重)이다. 용례로는 죄인을 가볍게 처분함을 경감(輕勘), 가볍게 다침을 경상(輕傷), 가벼운 홀몸을 경단(輕單), 가벼운 정도를 경도(輕度), 언행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경망(輕妄), 아주 작고 가벼움을 경미(輕微), 기분이 가볍하고 유쾌함을 경쾌(輕快), 경솔하게 행동함을 경거(輕擧), 움직임이 가뿐하고 날쌤을 경첩(輕捷), 덜어내어 가볍게 함을 경감(輕減), 가벼운 범죄 또는 그런 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범(輕犯), 언행이 진중하지 아니하고 가벼움경솔(輕率), 언행이 경솔하고 천박함을 경박(輕薄), 가볍게 봄을 경시(輕視), 가벼운 무게를 경량(輕量), 가벼움과 무거움을 경중(輕重), 하는 짓이나 태도가 들뜨고 경솔함을 부경(浮輕), 줄이어 가볍게 함이나 등급을 낮춤을 감경(減輕), 일이 가볍지 아니함을 비경(非輕), 남에게 경멸을 당함을 견경(見輕), 가볍지 아니함을 불경(不輕), 말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언경(言輕), 말이나 몸가짐 따위가 방정맞고 독실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박자(輕薄子), 조그마한 일에 후한 답례를 함을 경사중보(輕事重報),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배함을 경적필패(輕敵必敗),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신중하지 못함을 경조부박(輕佻浮薄), 가볍고 망령되게 행동한다는 경거망동(輕擧妄動), 경쾌한 수레를 타고 익숙한 길을 간다는 경거숙로(輕車熟路), 가벼운 가죽옷과 살찐 말이라는 경구비마(輕裘肥馬)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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