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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사숙록(私淑錄)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8.04.01|조회수173 목록 댓글 0

사숙록(私淑錄)

私 : 사사 사(禾/2획)
淑 : 맑을 숙(氵/8획)
錄 : 기록할 록(金/8획)


다산이 34세 때 우부승지(右副承旨)의 중앙 요직에서 금정찰방(金井察訪)의 한직으로 몇 단계 밀려 좌천되었다. 준비 없이 내려간 걸음이어서 딱히 볼 만한 책 한 권이 없었다. 어느 날 이웃에서 반쪽짜리 '퇴계집(退溪集)' 한 권을 얻었다. 마침 퇴계가 벗들에게 보낸 편지글이 실린 부분이었다.

다산은 매일 새벽 세수한 후 편지 한 통을 아껴 읽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오전 내내 새벽에 읽은 편지 내용을 음미했다. 정오까지 되새기다가 편지에서 만난 가르침에 자신의 생각을 보태서 한 편씩 글을 써 나갔다. 33편을 쓰고 났을 때, 정조는 그를 다시 중앙으로 불러 올렸다. 그 경계와 성찰의 기록에 다산은 '도산사숙록(陶山私淑錄)'이란 제목을 붙였다. 남들이 낙담해서 술이나 퍼마실 시간에 그는 선현의 편지 속에서 오롯이 자신과 맞대면했다.

박순(朴淳)에게 보낸 답장에서 퇴계가 말했다. "어찌 바둑 두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한 수를 잘못 두면 온 판을 그르치게 됩니다. 기묘년의 영수(領袖) 조광조(趙光祖)가 도를 배워 완성하기도 전에 갑자기 큰 명성을 얻자, 성급히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자임하였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다산은 퇴계의 평생 출처가 이 한 문단에 다 들어있다고 적었다. 당시와 같은 성대에도 앞선 실패를 거울 삼아 이렇듯이 경계한 것을 보고, 군자의 몸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 한 수 배웠다고 했다. 자신의 실패 또한 몸가짐을 삼가지 못한 데서 왔음을 맵게 되돌아본 것이다.

이담(李湛)에게 보낸 답장에서는 이렇게 적었다. "사람들은 모두 세상이 날 몰라준다고 말하는데, 저 또한 이 같은 탄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은 그 포부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탄식하나, 저는 제 공소(空疎)함을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탄식합니다." 허명을 얻은 것이 부끄럽다고 하신 말씀인데, 다산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그만 진땀이 나고 송구스러웠다고 적었다. 이렇게 해서 퇴계의 편지 한 줄 한 줄이 자신을 반성하는 채찍이 되고, 정신을 일깨우는 죽비가 되었다.

시련과 역경 속에서 사람의 본바탕이 드러난다. 좌절의 시간에 그저 주저앉고 마는 사람과 그 시간을 자기 발전의 밑바대로 삼는 사람이 있다. 평소의 공부에서 나온 마음의 힘이 있고 없고가 이 차이를 낳는다.


▶️ 私(사사 사)는 ❶형성문자로 厶(사)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둥글게 에워싸다, 자기 것으로서 거두어 넣다의 뜻을 가지는 글자 厶(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수확할 때 자기 몫으로 한 것, 나, 몰래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私자는 ‘사사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사사롭다’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私자는 禾(벼 화)자와 厶(사사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厶자는 팔을 안으로 굽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사롭다’라는 뜻이 있다. 팔을 안으로 굽히는 행위가 물건을 독차지하려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厶자가 사사로움을 뜻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禾(벼 화)자가 더해졌는데, 이것은 곡식의 소유주가 나 자신임을 뜻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금의 私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나 이기적임을 뜻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私(사)는 (1)자기 한 몸이나 집안에 관한 사사로운 것 (2)일을 처리할 적에 정실(情實)에 흘러 공정치 못한 일 등의 뜻으로 ①사사(私事; 사삿일), 사삿일(私事; 개인의 사사로운 일) ②가족(家族) 3집안 4간통(姦通) 5편복(便服) 6은혜(恩惠) 7가신(家臣) 8사처(私處) 9오줌 10음부(陰部) 11총애(寵愛)하는 것 12자매의 남편 13사사롭다 14간통하다 15사랑하다 16편애하다 17오줌 누다 18홀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평할 공(公)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사로운 학설을 사학(私學), 사삿 사람을 사인(私人),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배우거나 따름을 사숙(私淑), 개인에게 관계되는 것을 사적(私的), 개인이 설립함 또는 그 시설을 사설(私設), 사사로이 만나는 자리를 사석(私席), 제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을 사심(私心), 사삿일이나 사사로운 일을 사사(私事), 개인의 소유를 사유(私有), 개인의 저택을 사저(私邸), 예전에 한문을 사사로이 가르치던 곳을 사숙(私塾), 사사로운 개인의 의견을 사의(私意), 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사익(私益), 개인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사재(私財), 개인이 사사로운 일로 저지른 죄를 사죄(私罪), 공공의 물건을 사사로이 씀 또는 그 물건을 사용(私用), 개인 소유의 논밭을 사전(私田), 개인의 의견을 사설(私說), 개인 소유의 집을 사택(私宅), 개인이 부담하고 지출하는 비용을 사비(私費), 사사로 하는 편지를 사신(私信),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을 사리사욕(私利私慾), 몰래 사사로이 하는 망령된 생각을 사사망념(私思妄念) 등에 쓰인다.

▶️ 淑(맑을 숙)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叔(숙; 맑다)으로 이루어졌다. 맑게 가득 찬 물의 뜻으로 음(音)을 빌어 좋다는 뜻으로 통하여 쓴다. 그래서 淑(숙)은 1맑다, 깨끗하다 2착하다, 어질다 3얌전하다 4사모하다 5아름답다 6길하다, 상서롭다 7온화하다 8주워서 가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맑을 렬/열(洌), 맑을 담(淡), 맑을 청(淸), 맑을 호(淏), 물 맑을 식(湜), 물 맑을 영(渶), 맑을 재(渽), 맑을 린/인(潾), 맑을 징(澄), 맑을 철(澈), 맑을 담(澹), 맑을 찬(澯), 깨끗할 정(瀞), 맑을 류/유(瀏), 물 맑을 형(瀅)이다. 용례로는 교양과 예의와 품격을 갖춘 점잖은 여자를 숙녀(淑女), 자연의 맑은 경치를 숙경(淑景), 맑고 깨끗함을 숙명(淑明), 삼가 엄숙하게 들음을 숙청(淑廳), 정숙한 태도를 숙태(淑態), 새봄의 화창한 기운이나 자연의 맑은 기운을 숙기(淑氣), 선미한 덕행을 숙덕(淑德), 선량한 마음을 숙심(淑心), 성품이나 언행이 맑고 깨끗함을 숙청(淑淸), 정숙하다는 소문을 숙예(淑譽), 여자의 자태가 조촐하고 아름다움을 숙려(淑麗), 아주 좋은 기회를 숙회(淑會), 착하고 얌전한 성질을 숙성(淑性), 착하고 얌전한 성질을 숙질(淑質), 여자의 참한 행실을 숙행(淑行), 여자의 행실이 곱고 마음씨가 맑음을 정숙(貞淑), 여자의 마음이 어질고 깨끗함을 현숙(賢淑), 순진하고 정숙함을 순숙(純淑), 태도가 조용하고 마음이 맑음을 정숙(靜淑), 마음씨가 고요하고 맑은 여자를 요조숙녀(窈窕淑女), 재주와 슬기가 남달리 뛰어난 남자와 교양과 품격을 갖춘 여자를 기남숙녀(奇男淑女) 등에 쓰인다.

▶️ 錄(기록할 록/녹, 사실할 려/여)은 형성문자로 録(록)의 본자(本字), 録(록)은 통자(通字), 录(록)은 간자(簡字), 彔(록)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彔(록)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彔(록)은 투조(透彫), 파서 새기다, 기록하는 일을 말한다. 金(금)은 청동기(靑銅器)로, 옛날엔 중요한 말은 청동기에 녹여 부어 기록해서 전하였다에서 기록하다, 써 놓는 일을 말한다. 그래서 錄(록, 려)은 1기록하다 2적다 3기재하다 4나타내다 5단속하다 6변변치 못하다 7맡다 8취하다 9녹음하다 10베끼다 11보존하다 12기록(記錄) a사실하다(寫實;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다)(려) b조사하다(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록할 전(箋), 기록할 기(記), 기록할 지(誌), 적을 지(識)이다. 용례로는 어떤 내용의 소리를 녹음하여 채취하는 것을 녹취(錄取), 관계자의 이름을 적은 장부를 녹첩(錄牒), 사물의 움직임이나 모양 따위를 필름이나 테이프 등에 처리해 넣음 또는 그것을 녹화(錄畫), 소리를 기계적으로나 광학적으로 필름이나 테이프나 소리판 등에 불어 넣음을 녹음(錄音), 죄수가 옥에 갇혔을 때 그것이 당연한가 부당한가를 밝히는 일을 녹수(錄囚), 텔레비전 영상이나 영상 신호를 녹화 재생하는 일을 녹상(錄像), 사실을 적은 서류 또는 사실을 적음을 기록(記錄), 문서에 올림을 등록(登錄), 진열품이나 소장품 따위의 이름을 일정한 차례로 적은 기록을 목록(目錄), 일정한 계통의 것 등을 모아서 적음 또는 그 기록을 수록(收錄), 남모르는 기록을 비록(祕錄), 소용될 만한 것만 뽑아서 적음 또는 그러한 기록을 초록(抄錄), 훌륭한 학자나 지도자들이 한 말을 간추려 모은 기록을 어록(語錄),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을 실록(實錄), 붓이 돌아가는 대로 쓴 글을 만록(漫錄), 문과에 급제한 사람을 홍문록에 등록함을 문과홍록(文科弘錄),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르다는 뜻으로 인공을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이르는 말을 화홍유록(花紅柳錄)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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