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담병(紙上談兵)
종이 위에서 병법을 말한다는 뜻으로, 실제적인 쓰임에서는 필요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紙 : 종이 지(糹/4)
上 : 윗 상(一/2)
談 : 말씀 담(言/8)
兵 : 병사 병(八/5)
조(趙)나라의 명장 조사(趙奢)는 아들 조괄(趙括)을 좀체 칭찬하는 법이 없었다. 모두들 병법은 조괄을 당할 사람이 없다고들 하는 터였다. 답답해진 그의 아내가 연유를 물었다.
조사가 말했다. '군대는 죽는 곳인데 저 아이는 너무 쉽게 말을 하오. 조나라가 저 아이를 장수로 삼는다면 조나라 군대를 무너뜨릴 자는 반드시 저 아이일 것이오.'
훗날 조나라 왕이 진(秦)나라와의 전투에서 싸울 생각을 않고 성을 지키고만 있던 노장 염파(廉頗)를 빼고 젊은 조괄을 투입하려 했다. 그러자 그 어미가 안 된다며 막고 나섰다.
왕이 이유를 묻자, 대답이 이랬다. 그 아비는 상을 받으면 아랫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 주었고, 명을 받으면 집안 일을 묻지 않고 떠났는데, 아들은 왕에게 하사금을 받으면 집에 간직해 두고 좋은 밭과 집 살 궁리만 하니, 부자의 마음가짐이 같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왕이 번복하지 않자, 그렇다면 아들이 실패하더라도 자신을 연좌시키지 말라고 했다.
어미의 말인데 참 모질고 매섭다. 경솔했던 조괄은 우쭐해서 그날로 진나라 총공격에 나섰다가, 계략에 말려 조나라 40만 대군을 하루아침에 모두 잃었다.
조선시대 어떤 무사가 병서 강독 시험에 응시했다. 시험관이 물었다. '만약 북을 쳤는데도 사졸들이 진격하지 않고, 징을 쳤는데도 퇴각하지 않는다면 어찌하겠는가?'
무사가 물러나와 시험관의 어리석은 질문을 두고 깔깔대며 비웃었다.
그 말을 들은 이가 말했다. '바보 같은 질문이긴 하나, 종이 위에서 군대를 논하는 자가 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닐세. 분명히 그 사람은 직접 군대 일을 겪어본 사람인 듯하이.'
알아보니 그 시험관은 예전에 군대를 이끌고 나갔다가 공을 이루지 못해 파직되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쓰린 실패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거두절미하고 실제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던 것이다. 홍길주(洪吉周)의 '수여난필속(睡餘瀾筆續)'에 나온다.
이른바 지상담병(紙上談兵), 즉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한다는 말은 이론만 능하고 실전에 약한 병통을 꼬집어 하는 말이다. 탁상공론(卓上空論)과 같다.
사람들은 노장 염파의 경륜보다 조괄의 화끈함을 좋아한다. 문제는 늘 이 지점에서 생긴다. 내는 문제마다 거침없이 척척 대답했던 아들 조괄을 아버지 조사가 끝내 인정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 紙(종이 지)는 형성문자로 纸(지)는 간자(簡字), 帋(지)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氏(씨, 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氏(씨; 허물어져 가는 언덕, 지)와 실(糸; 실타래)같은 섬유질이 얽켜 만들어진 것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종이를 뜻한다. 그래서 紙(지)는 고치의 지스러기나 헌솜을 물로 불려서 만든 종이를 말한다. (1)어떤 명사(名詞)에 붙어 종이의 뜻을 나타냄 (2)신문(新聞)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종이 ②장(종이를 세는 단위) ③신문(新聞)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종이 돈을 지폐(紙幣), 종이의 표면 또는 글이 실린 면을 지면(紙面), 종이와 먹을 지묵(紙墨), 종이 조각을 지편(紙片), 종이의 값을 지가(紙價), 종이의 품질을 지질(紙質), 서화에 쓰려고 마련한 종이를 지본(紙本), 벽에 바르는 종이를 벽지(壁紙), 소식을 서로 알리거나 용건을 적어 보내는 글 또는 그리하는 일을 편지(便紙), 자기가 관계하고 있는 신문 또는 이 신문을 본지(本紙), 못 쓰게 된 종이를 휴지(休紙), 빛깔이 흰 종이를 백지(白紙), 일정한 절차를 밟았음을 증명하는 표를 증지(證紙), 종이를 만듦을 제지(製紙), 책뚜껑이나 책의 겉장을 표지(表紙), 서양에서 들어온 종이를 양지(洋紙), 어떤 일에 쓰이는 종이를 용지(用紙), 닥나무의 껍질로 만든 종이를 한지(韓紙),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인 종이를 색지(色紙), 지면이 좀 거칠고 품질이 낮은 종이의 한 가지를 갱지(更紙), 찢어진 종이로 손상하여 못쓰게 된 종이를 파지(破紙), 종이로 그리 크지 않게 만든 주머니를 봉지(封紙), 종위 위에서 펼치는 용병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실현성이 없는 허황된 이론을 지상병담(紙上兵談), 금종이에 정신이 미혹되고 취한다는 뜻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비유하는 말을 지취금미(紙醉金迷), 말에 의지해 기다리는 사이에 일곱 장의 종이에 가득 쓴다는 뜻으로 글을 빨리 잘 짓는 것 대단히 훌륭한 문재를 의마칠지(倚馬七紙) 등에 쓰인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談(말씀 담)은 ❶형성문자로 谈(담)은 간자(簡字), 谭(담), 譚(담)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炎(염, 담)으로 이루어졌다. 화롯가에 둘러 앉아 이야기(言)를 나눈다는 뜻이 합(合)하여 말하다를 뜻한다. 炎(염)은 타오르는 불길이지만 이 자형(字形)을 부분으로 하는 글자는 모두 조용한 기분을 나타내고 있다. 言(언)은 말, 서로 논쟁하거나 싸우거나 하는 것이 아니고 조용하게 함께 이야기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談자는 ‘말씀’이나 ‘이야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중국인들은 한자를 발전시키면서 때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수많은 글자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사전적으로는 단순히 ‘말’을 뜻할지라도 글자 간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談자가 그러하다. 談자는 言(말씀 언)자와 炎(불탈 염)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말하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談자는 담판(談判)이나 담합(談合)과 같이 논쟁과 합의가 필요한 ‘말’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談(담)은 이야기 담화(談話)의 뜻으로 ①말씀 ②이야기 ③언론(言論) ④이야기하다 ⑤농담하다 ⑥기리다 ⑦깊고 으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언(言),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사(辭), 말씀 변(辯)이다. 용례로는 이야기로 한 단체나 또는 한 개인이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하는 말을 담화(談話), 서로 의논함으로 서로 상의하여 미리 입찰 가격을 협정하는 일을 담합(談合), 담화하고 의논함을 담론(談論), 웃으면서 이야기함을 담소(談笑), 어떤 일의 시비를 가리거나 결말을 짓기 위하여 논의함을 담판(談判), 서로 주고 받는 이야기를 담설(談說), 서로 이야기 함을 담의(談議), 의리를 이야기 함을 담의(談義), 이야기하던 김에를 담차(談次), 이야기 한 뒤에를 담여(談餘), 이야기하는 말을 담언(談言), 담화한 내용을 그대로 적은 글을 담초(談草),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논의되는 말을 가담(街談), 거리에 떠도는 소문을 항담(巷談), 모여서 이야기 함을 회담(會談),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와 사람들이 마음속에 깊은 동감을 얻고 널리 퍼진 격언을 속담(俗談), 확신을 가지고 자신 있게 하는 말을 장담(壯談), 잘 되라고 비는 말을 덕담(德談), 실 없는 말로 농지거리를 농담(弄談), 말로 상의함으로 어려운 문제를 전문가나 윗사람과 이야기하면서 해결하는 답을 찾는 것을 상담(相談), 마주 대하여 말함 또는 그 말을 대담(對談), 남이 못 되도록 하는 나쁜 말을 악담(惡談),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눔을 면담(面談), 세 사람이 솥발처럼 벌려 마주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정담(鼎談), 남몰래 비밀히 하는 이야기를 밀담(密談),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함을 간담(懇談), 마주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좌담(座談), 호랑이를 말하면 호랑이가 온다는 뜻으로 남에 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담호호지(談虎虎至), 위험이나 곤란에 직면해 걱정과 근심이 있을 때라도 변함없이 평상시와 같은 태도를 가짐을 담소자약(談笑自若), 완곡하게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말을 담언미중(談言微中), 담화나 의논이 속출하여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담론풍발(談論風發), 천상을 이야기하고 용을 조각한다는 뜻으로 변론이나 문장이 원대하고 고상함을 담천조룡(談天彫龍) 등에 쓰인다.
▶️ 兵(병사 병)은 ❶회의문자로 斤(근; 무기)와 양손의 합자(合字)이다. 무기를 두 손으로 쥐고 있음의 뜻으로, 나중에 무기를 갖는 무사(武士)나 전쟁의 뜻에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兵자는 ‘병사’나 ‘무기’, ‘싸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兵자는 斤(도끼 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兵자를 보면 도끼나 창을 양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兵자는 이렇게 양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기’나 ‘병기’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후에 ‘병사’나 ‘싸움’이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兵(병)은 ①병사(兵士), 병졸(兵卒), 군사(軍士), 군인(軍人) ②무기(武器), 병기(兵器) ③싸움, 전쟁(戰爭) ④재앙(災殃), 원수(怨讐), ⑤상하다, 다치다 ⑥치다, 무기로써 죽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졸(卒), 병장기 융(戎), 군사 군(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장수 장(將)이다. 용례로는 전쟁에 쓰는 제구를 병구(兵具), 전쟁으로 나라가 어지러워짐을 병란(兵亂), 군대의 힘이나 군대의 인원수를 병력(兵力), 전쟁에 쓰는 모든 기구를 병기(兵器), 병사에 관한 사무를 병무(兵務), 하사관 아래의 군인을 병졸(兵卒) 또는 병사(兵士), 병법에 관하여 쓴 책을 병서(兵書), 백성이 의무로 군적에 편입되어 군무에 종사하는 일을 병역(兵役), 전쟁을 하는 방법을 병법(兵法), 사병의 가장 높은 계급을 병장(兵長), 전쟁할 때 쓰는 수레를 병거(兵車), 군대를 파출하는 일을 파병(派兵), 장교와 사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장병(將兵), 지위가 낮은 병사를 졸병(卒兵), 장교가 아닌 모든 졸병을 사병(士兵), 갑작스레 적을 내리치려고 요긴한 목에 숨어 있는 군사를 복병(伏兵), 법에 의거하여 해당자를 군대에 복무시키기 위하여 모음을 징병(徵兵), 굳세고 강한 군사를 강병(剛兵), 초소를 지키는 병사를 초병(哨兵), 병가에는 항상 있는 일이라는 병가상사(兵家常事), 병거를 거느리고 무력(武力)으로 하는 회맹을 병거지회(兵車之會), 용병에 있어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병불염사(兵不厭詐), 병사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병불혈인(兵不血刃)전쟁에서 사람은 죽는다는 병사지야(兵死地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