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탄활박(生呑活剝)
산 채로 삼키고 산 채로 껍질을 벗긴다는 뜻으로, 남의 시문(詩文)을 송두리째 인용(引用)함을 이르는 말이다.
生 : 날 생(生/0)
呑 : 삼킬 탄(口/4)
活 : 살 활(氵/6)
剝 : 벗길 박(刂/8)
남의 작품 일부를 몰래 따다 시나 글, 노래 등을 지을 때 이를 표절이라는 것은 잘 알려졌다. 여기에 쓰는 표절(剽竊)은 어려운 한자이지만 겁박할 표, 훔칠 절로 뜻은 잘 나타낸다. 다만 자주 쓰는 표절은 겁을 주어 빼앗지는 않고 몰래 쓰는 것만 다르다.
슬갑도적(膝甲盜賊)이란 재미있는 말도 있다. 추위를 막기 위하여 바지 위에다 무릎까지 내려오게 껴입는 옷이 슬갑인데 상류층이 주로 사용했다.
앞쪽에 끈을 달아 허리띠에 걸쳐 매는 방법을 모르는 가난한 도둑이 훔쳐 머리에 쓰고 다니다가 들통이 났다. 남의 시문의 글귀를 몰래 훔쳐서 그것을 엉뚱하게 쓰는 사람을 비웃는 말이 됐다.
산채로 삼키고 껍질을 벗긴다는 살벌한 이 성어도 남의 시문을 냉큼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과장된 표현이다. 표절뿐만 아니고 남의 지식이나 경험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하기도 한다. 활박생탄(活剝生呑)으로 써도 똑 같다.
당(唐)나라 시인 1000여 명의 일화와 평론을 모은 당시기사(唐詩紀事)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한 지역의 현감이었던 장회경(張懷慶)이라는 사람은 글재주는 별로 없었지만 다른 문인들의 작품을 몰래 따다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는 뛰어났다.
웃음 속에 칼이 있다는 뜻의 소리장도(笑裏藏刀)를 낳게 한 간신 이의부(李義府)의 오언시도 슬쩍했다.
鏤月爲歌扇(누월위가선)
栽雲作舞衣(재운작무의)
自憐回雪態(자련회설태)
好取洛川歸(호취낙천귀)
달을 쪼아 노래 부채를 만들고, 구름을 마름하여 춤추는 옷으로 만들었네. 고운 자태 되돌린 것 안타까워, 즐겨 낙천으로 되돌아가네
각 구절 앞에 生情(생정) 出性(출성) 照鑒(조감) 來時(래시)를 붙여 칠언시로 만들었다.
장회경은 주로 당시의 문장가로 유명했던 왕창령(王昌齡)과 곽정일(郭正一)의 작품을 도용했는데 시를 읽은 사람들은 ’왕창령을 산채로 껍질 벗기고 곽정일을 산채로 삼켰다‘며 비웃었다.
活剝王昌齡 生呑郭正一.
▶️ 生(날 생)은 ❶상형문자로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생기다, 태어나다의 뜻으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生자는 ‘나다’나 ‘낳다’, ‘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生자의 갑골문을 보면 땅 위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生자는 본래 ‘나서 자라다’나 ‘돋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生자는 후에 ‘태어나다’나 ‘살다’, ‘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生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인 ‘나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姓(성 성)자는 태어남은(生)은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生(생)은 (1)생명(生命) (2)삶 (3)어른에게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 흔히 편지에 씀 등의 뜻으로 ①나다 ②낳다 ③살다 ④기르다 ⑤서투르다 ⑥싱싱하다 ⑦만들다 ⑧백성(百姓) ⑨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⑩자기의 겸칭 ⑪사람 ⑫날(익지 않음) ⑬삶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살 활(活), 낳을 산(産)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 있다. 용례로 살아 움직임을 생동(生動), 목숨을 생명(生命),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를 생태(生太), 자기가 난 집을 생가(生家),생물의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 상태를 생태(生態),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사로 잡음을 생포(生捕), 태어남과 죽음을 생사(生死),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을 생업(生業),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을 생기(生氣),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생모(生母), 끓이거나 소독하지 않은 맑은 물을 생수(生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현상이 어느 곳 또는 세상에 생겨나거나 나타나는 것을 발생(發生),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 사람이 태어남을 탄생(誕生),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일단 못 쓰게 된 것을 손질하여 다시 쓰게 됨 또는 죄를 뉘우치고 마음이 새로워짐을 갱생(更生), 다시 살아나는 것을 회생(回生),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사람을 산채로 땅에 묻음을 생매장(生埋葬), 생명이 있는 물체를 생명체(生命體), 이유도 없이 공연히 부리는 고집을 생고집(生固執), 날것과 찬 것을 생랭지물(生冷之物),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생구불망(生口不網),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생기사귀(生寄死歸), 삶과 죽음, 괴로움과 즐거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생사고락(生死苦樂),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생살여탈(生殺與奪), 학문을 닦지 않아도 태어나면서 부터 안다는 생이지지(生而知之) 등에 쓰인다.
▶️ 呑(삼킬 탄)은 형성문자로 吞(탄)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千(천, 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呑(탄)은 성(姓)의 하나로 ①삼키다 ②싸다 ③감추다 ④경시(輕視)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토할 토(吐)이다. 용례로는 입을 다물고 잠자코 있음을 탄묵(呑默), 하늘을 삼킨다는 뜻으로 파도가 매우 심함을 이르는 말을 탄천(呑天), 알약이나 가루약 따위를 삼켜서 넘김을 탄하(呑下), 삼키는 일과 뱉는 일을 탄토(呑吐), 남의 재물이나 영토를 강제로 빼앗음(強呑), 아울러 삼킨다는 뜻으로 남의 재물이나 영토 등을 강제로 한데 아울러서 제 것으로 삼음을 병탄(竝呑), 고래가 작은 물고기를 통째로 삼킨다는 뜻으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병합하여 자기 마음대로 함을 경탄(鯨呑), 소를 삼킬 만한 장대한 기상을 일컫는 말을 탄우지기(呑牛之氣), 배를 삼킬 만한 큰 고기라는 뜻으로 장대한 기상이나 인물을 일컫는 말을 탄주지어(呑舟之魚), 칼을 삼켜 창자를 도려낸다는 뜻으로 사악한 마음을 없애고 새로운 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을 탄도괄장(呑刀刮腸),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눈물을 감춤을 일컫는 말을 탄성엄읍(呑聲掩泣), 개 약과 먹듯이 맛도 모르고 먹음을 이르는 말을 구탄약과(狗呑藥果), 똑똑하지 못하고 흐리멍덩함을 이르는 말을 조탄골돌(棗呑鶻突), 맑은 것과 탁한 것을 함께 삼킨다는 뜻으로 선악을 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을 이르는 말을 청탁병탄(淸濁倂呑), 남의 시가나 문장 등을 그대로 흉내내어 조금도 독창적인 점이 없다는 말을 활박생탄(活剝生呑) 등에 쓰인다.
▶️ 活(살 활, 물 콸콸 흐를 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舌(설, 활)로 이루어졌다. 活(활)은 물이 바위에 부딪치며 물결이 합치고 하여 소리를 내면서 힘차게 흘러가는 것으로, 전(轉)하여 힘차게 활동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活자는 ‘살다’, ‘살아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活자는 水(물 수)자와 舌(혀 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舌자는 뱀의 혓바닥을 그린 것으로 ‘혀’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活자는 혀(舌)에 수분(水)이 있다는 의미에서 ‘살아있다’를 뜻하게 된 것으로 해석하곤 한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舌자가 아닌 ‘원활하다’라는 뜻을 가진 ‘氏+口(괄)’자가 쓰였었다. 이것은 ‘물의 흐름이 원활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의 흐름이라는 것은 몸속 혈액이 원활히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글자의 조합이 바뀌면서 해석 역시 달라졌다. 그래서 活(활, 괄)은 ①살다 ②생존하다, 목숨을 보전하다 ③태어나다 ④생기가 있다 ⑤응용하다 ⑥살리다, 소생시키다 ⑦생활(生活) ⑧생계(生計) 그리고 물 콸콸 흐르다(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 주(住), 날 출(出), 살 거(居), 깃들일 서(栖), 날 생(生), 낳을 산(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다. 용례로는 기운차게 움직임을 활동(活動), 이리저리 잘 응용함을 활용(活用), 생기 있고 힘차며 시원스러움을 활발(活潑), 살아 움직이는 힘을 활력(活力), 기운차게 뛰어다님을 활약(活躍), 활발한 기운이나 기개를 활기(活氣),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길을 활로(活路), 사로 잡음을 활착(活捉), 활판을 짜려고 낱낱이 떼어 만든 글자를 활자(活字), 활동하는 힘이 되는 본바탕을 활력소(活力素), 주변성이 많고 잘 활동하는 사람을 활동가(活動家), 어떤 물질이나 조직 따위의 기능이나 반응 따위를 활발하게 하는 일을 활성화(活性化), 활발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것을 활동적(活動的), 현재 불을 내뿜는 화산을 활화산(活火山), 물이 기운차게 흐르는 소리를 괄괄(活活), 살아서 활동함을 생활(生活),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마음씨나 성질 또는 행동이 씩씩하고 활발함을 쾌활(快活),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다시 활동하는 것을 재활(再活), 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감을 자활(自活), 살리든지 죽이든지 마음대로 함을 활살자재(活殺自在), 사람을 구원하여 돕는 방법을 활인지방(活人之方), 사람의 목숨을 구하여 음덕을 쌓음을 활인적덕(活人積德), 남의 시가나 문장 등을 그대도 흉내내어 조금도 독창적인 점이 없는 일을 활박생탄(活剝生呑) 등에 쓰인다.
▶️ 剝(벗길 박)은 형성문자로 剥(박)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彔(록,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剝(박)은 박괘(剝卦)의 뜻으로 ①벗기다 ②벗겨지다 ③깎다 ④다치다 ⑤상(傷)하다 ⑥두드리다 ⑦떨어뜨리다 ⑧찢다 ⑨64괘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지위나 자격 따위를 권력이나 힘으로 빼앗음을 박탈(剝奪), 동물의 내장을 발라내고 안에 솜이나 대팻밥 등을 넣어 살아 있을 때와 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일을 박제(剝製), 껍질 또는 거죽을 벗김을 박피(剝皮), 돌이나 쇠 따위에 새긴 그림이나 글씨가 오래 묵어 긁히고 깎여서 떨어짐을 박락(剝落), 벗김이나 벗겨짐을 박리(剝離), 잔인하게 죽임을 박살(剝殺), 재화가 신변에 다가옴을 박상(剝床), 음이 양을 갉아 먹는다는 뜻으로 나쁜 것이 좋은 것을 잠식하거나 소인이 군자를 능멸함을 이르는 말을 박양(剝陽), 혹독하게 닥달함을 박추(剝推), 가죽을 발라 버림을 박거(剝去), 조세를 많이 거두거나 부역을 자주 시키어 백성을 괴롭힘을 박민(剝民), 성을 박탈함을 박성(剝姓), 껍질을 벗겨서 떼 냄을 박취(剝取), 벗겨져 떨어짐 또는 벗기어 떨어지게 함을 박탈(剝脫), 할가죽을 벗기고 살을 도려냄을 할박(割剝), 깎아 냄이나 벗겨 냄을 간박(刊剝), 깎아서 벗김을 삭박(削剝), 가혹하게 침해함을 침박(侵剝), 갉아먹듯이 남의 재물을 착취함을 권박(卷剝), 가죽을 밀어 벗긴다는 뜻으로 재물을 착취함을 이르는 말을 추박(推剝), 골수를 갉아내고 살을 짓찧는다는 뜻으로 극심한 육신의 고통을 이르는 말을 박수추기(剝髓捶肌), 살갗을 벗기고 골수조차 발라내기 위하여 친다는 뜻으로 벼슬아치의 지나친 횡렴을 이르는 말을 박부추수(剝膚槌髓), 아랫 사람에게서 뜯은 재물로 웃사람에게 아첨함을 박하미상(剝下媚上), 실제의 내용은 그대로 두고 겉만 깎아서 새롭게 보이도록 바꿈을 박환면목(剝換面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