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내구전(能耐久全)
능히 오래 견디어 낸다는 뜻으로, 더디게 살아야 온전하게 오래 견디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能 : 능할 능(月/6)
耐 : 견딜 내(而/3)
久 : 오랠 구(丿/2)
全 : 온전할 전(入/4)
출전 : 이수인(李樹仁)의 황자이국음(黃紫二菊吟)
이항로(李恒老)가 말했다. '공부함에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은 오래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오래 견딜 수 없다면 아주 작은 일조차 해낼 수가 없다.'
爲學最怕不能耐久.
위학최파불능내구.
不能耐久 小事做不得
불능내구 소사주불득.
김규오(金奎五)는 또 외암홍공행장(畏菴洪公行狀)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의 근심은 흔히 괴로움을 능히 견뎌내지 못하는 데 있다. 한번 근심이 있게 되면 문득 여기에 얽매여 동요하고 만다. 그러니 그 사생과 화복에 있어 어떻게 처리할 수 있겠는가?'
吾輩之患 多在於不能耐苦.
오배지환 다재어불능내고.
一有憂穴 便被膠擾.
일유우혈 변피교요.
其於死生禍福 如何處得.
기어사생화복 여하처득.
김윤식(金允植)의 감람(橄欖) 시는 이렇다. '푸릇푸릇 소금에 절인 흔적 약간 띠어, 가만히 씹어 보자 맛있는 줄 알겠구나. 충언도 급히 하면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풀어 말하면 뉘 능히 번거로움 견뎌낼까?'
靑靑微帶漬鹽痕(청청미대지염흔)
細嚼方知意味存(세작방지의미존)
忠言驟進宜難入(충신취진의난입)
紬繹誰能耐久煩(주역수능내구번)
소금에 절인 올리브 열매를 오래 씹자 그제야 맛없는 맛이 느껴진다. 세상일이 이와 같아 오랜 시간 번거로운 과정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참맛을 알 수 있다.
강석규(姜錫圭)가 쓴 차류만춘기시운(次柳萬春寄示韻)의 첫 네 구는 이렇다. '늙도록 공부 힘써 무릎 닿아 책상 뚫고, 몇 번의 더위, 추위 지났는지 모르겠네. 이무기가 설령 뇌우(雷雨) 만나지 못한대도, 송백(松柏)은 눈서리를 외려 능히 견딘다네.'
到老劬書膝穿床
不知曾閱幾炎凉
蛟龍縱未逢雷雨
松柏猶能耐雪霜
평생 쓴 책상이 무릎에 닳아 구멍이 난 사이에 몇 번의 여름과 겨울이 지나갔던가. 이무기는 우레를 만나야 용이 되어 승천하지만, 설령 못 만난들 책과 함께한 일생이 부끄럽지는 않다. 송백이 송백인 것은 그 호된 눈보라와 무서리를 견뎌냈기 때문이다.
이수인(李樹仁)은 황자이국음(黃紫二菊吟)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자주색 국화가 황국(黃菊) 곁에 돋더니만, 황색 국화 더디 피고 자주 국화 먼저 핀다. 이제껏 바른 길은 더딘 성취 많았거니, 더뎌야만 바야흐로 오래 견딜 수가 있네.'
紫菊生於黃菊邊
黃菊猶遲紫菊先
由來正道多遲就
遲就方能耐久全
한세상 살다 가는 일이 온통 참고 견디며 쌓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 能(능할 능, 견딜 내)은 ❶회의문자로 곰(문자의 왼쪽 부분)과 짐승의 발바닥(문자의 오른쪽 부분)의 모습을 뜻하는 글자로 곰의 재능이 다양하다는 데서 능하다를 뜻한다. 月(월; 肉육)은 살, 마늘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는 큰 머리의 모양에서 변한 것으로 머리가 큰 곰 같은 동물의 모습이다. 이 동물은 힘이 세고 고기 맛이 좋기 때문에 이 글자를 빌어 사람의 일이 충분히 된다는 뜻으로도 쓰고, 나중에 곰을 나타내기 위하여는 熊(웅)이란 글자를 따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能자는 ‘능하다’나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能자는 곰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能자는 본래 ‘곰’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능력’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곰을 그린 能자가 왜 ‘재능’이나 ‘능력’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일까? 곰은 재주가 뛰어나기에 재능을 뜻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성함을 상징했던 곰은 여러모로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能자가 이렇게 ‘재능’과 관련된 뜻으로 가차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灬(불 화)자가 더해진 熊(곰 웅)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能(능, 내)은 (1)재능(才能). 기능(機能) (2)능력(能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능하다 ②능히 할 수 있다 ③기량(技倆)을 보이다 ④재능(才能)이 있다 ⑤화목하게 지내다 ⑥~할 수 있다 ⑦응당 ~해야 한다 ⑧능력(能力) ⑨재능(才能) ⑩인재(人才) ⑪에너지(energy) ⑫곰(곰과의 포유류) 그리고 ⓐ견디다(=耐)(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제 힘으로 움직임을 능동(能動), 능하고 익숙함을 능숙(能熟), 잘 하는 일을 능사(能事), 익숙하고 솜씨 있음을 능란(能爛), 능하게 잘 하는 말을 능변(能辯), 대상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주관을 능관(能觀), 능히 오거나 가거나 함을 능통(能通), 뛰어난 작품을 능품(能品), 능하고 어진 이를 능인(能仁),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능필(能筆), 넉넉히 감당함을 능당(能當), 유능하다는 평판을 능성(能聲), 뛰어난 재능을 능재(能才), 할 수 있음이나 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능(機能),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재능이 없음을 무능(無能),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두뇌의 작용으로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능력이 없음을 불능(不能), 어떤 물건이 지닌 성질과 능력 또는 기능을 성능(性能),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능소능대(能小能大),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능견난사(能見難思), 능력을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능력개발(能力開發),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능사익모(能士匿謀), 인간의 능력은 모든 사물에 다 능할 수 없다는 능불양공(能不兩工),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를 능수능간(能手能幹) 등에 쓰인다.
▶️ 耐(견딜 내, 능할 능)는 회의문자로 옛날에 가벼운 죄에는 수염을 깍은 까닭에 而(이; 구레나룻)와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를 합(合)하여 그 뜻을 나타낸다.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 대신 寸(촌)을 쓰는 것을 寸(촌)이 법도의 뜻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耐(내, 능)는 ①견디다, 참다 ②임무를 감당하다 ③구레나룻을 깎다 ④구레나룻을 깎는 형벌(刑罰), 그리고 ⓐ능하다(능) ⓑ능(能)히 하다(능)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이길 승(勝), 견딜 감(堪), 참을 인(忍)이다. 용례로는 세균 따위의 생물체가 어떤 약에 견디어 내는 성질을 내성(耐性), 참고 견딤을 내인(耐忍), 번거로움을 견딤을 내번(耐煩), 가난을 이겨 견딤을 내빈(耐貧), 지진을 견딤을 내진(耐震), 오래 견딤을 내구(耐久), 높은 열을 견딤을 내열(耐熱), 추위를 견딤을 내한(耐寒), 견디어 내는 힘을 내력(耐力), 더위를 견딤을 내서(耐暑), 불에 타지 아니하고 견딤을 내화(耐火), 굶주림을 견딤을 내기(耐飢), 습기에 견딤을 내습(耐濕), 압력에 견딤을 내압(耐壓), 탄알을 맞아도 뚫어지거나 하지 않고 견딤을 내탄(耐彈), 폭탄을 맞아도 부서지지 아니하고 견딤을 내폭(耐爆), 가뭄을 견딤을 내한(耐旱), 핵 폭발에 견딤을 내핵(耐核), 참고 견딤을 감내(堪耐), 참고 견딤을 인내(忍耐), 오래 견딤을 구내(久耐), 오래 견디는 성질을 내구성(耐久性), 물질이 높은 열에서 바뀌지 않고 잘 견디는 성질을 내열성(耐熱性), 식물 따위가 가물을 타지 않고 견디어 내는 성질을 내건성(耐乾性), 오래 견디는 힘을 내구력(耐久力),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재물을 내구재(耐久財), 불에 견디는 정도를 내화도(耐火度), 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를 내화재(耐火材), 불에 잘 타지 않는 종이를 내화지(耐火紙), 참고 견디는 마음을 인내심(忍耐心), 참고 견디는 힘을 인내력(忍耐力), 남의 해침을 받고도 앙갚음할 마음을 내지 않는 일을 내원해인(耐怨害忍) 등에 쓰인다.
▶ 久(오랠 구)는 ❶지사문자로 乆(구)의 본자(本字)이다. 사람 인(人)에 파임 불(乀)을 합친 글자로서, 사람의 뒤 또는 엉덩이에 붙어 잡아 끄는 모양이며 잡아 끌고 오랫동안 놓지 않는다는 데서 오래다를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久자는 ‘오래다’나 ‘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久자는 측면으로 누워있는 사람의 등과 뜸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久자는 본래 ‘뜸질’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뜸은 약물을 몸의 특정 부위에서 태우거나 김을 쐐 자극을 주는 치료방법을 말한다. 뜸을 놓은 이후에는 약효가 스며들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久자는 후에 ‘오래다’나 ‘길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火(불 화)자를 더한 灸(뜸 구)자가 ‘뜸질’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久(구)는 사람을 만류하다, 거기에 머물게 하여두다, 길다, 오래되다, 등의 뜻으로 ①오래다, 길다 ②오래 기다리다 ③오래 머무르다 ④가리다 ⑤막다 ⑥변(變)하지 아니하다 ⑦오랫동안 ⑧오래된, 옛날의 ⑨시간(時間), 기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미륵 미(彌), 멀 유(悠), 길 영(永), 멀 하(遐), 멀 원(遠), 길 장(長)이다. 용례로는 오래도록 평안함을 구안(久安), 일을 오래 맡김을 구임(久任), 기간이 긺을 구구(久久), 오래 끎을 구연(久延), 어떤 일에 오랫동안 힘써 옴을 구근(久勤), 오래 사귐을 구교(久交), 오랜 해를 구년(久年), 오랫동안 머무름을 구류(久留), 앓은 지 오래되어 고치기 어려운 병을 구병(久病), 끝없이 오램을 영구(永久), 연대가 길고 오램을 유구(悠久), 길고 오램을 장구(長久), 변하지 아니하고 오래 감을 항구(恒久), 꽤 오래나 한참 지남을 양구(良久), 여러 해가 지나 꽤 오래됨을 연구(年久), 그 동안이 그리 오래지 아니함을 미구(未久), 오랫동안 버티어 견딤을 지구(持久), 매우 오래를 허구(許久), 오래 견딤을 내구(耐久), 오래 걸림을 적구(積久), 앞으로 올 때가 오래지 아니함을 불구(不久), 오랜 세월을 겪어 옴을 역구(歷久), 완전하여 오래 견딜만 함을 완구(完久), 어떤 일을 오래 해낼 수 있는 힘을 지구력(持久力), 영구히 변하지 아니할 만한을 항구적(恒久的), 영구히 변하지 아니할 만한을 영구적(永久的), 오래 견디는 성질을 내구성(耐久性), 젖니가 빠진 뒤에 다시 나는 이를 영구치(永久齒), 오랫동안 서로 보지 못함을 구불견(久不見), 오래도록 공경함을 구이경지(久而敬之), 오래도록 소식이 없음을 구무소식(久無消息),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를 구한감우(久旱甘雨), 세월을 헛되이 오랫동안 보낸다는 뜻으로 긴 세월을 보내고 나니 헛되이 세월만 지났다는 말을 광일지구(曠日持久),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 간다는 뜻으로 무언가 바라는 마음이 세월이 갈수록 더해짐을 이르는 말을 일구월심(日久月深) 등에 쓰인다.
▶️ 全(온전할 전)은 ❶회의문자로 㒰(전)은 본자(本字)이다. 많이 모은(入) 구슬(王, 玉) 중에서 가장 빼어나고 예쁜 구슬로 온전하다, 완전하다를 뜻한다. 여기서 모은(入)은 完(완)의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같아서 모든 것을 덮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全자는 ‘온전하다’나 ‘갖추어지다’, ‘흠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全자는 入(들 입)자와 玉(옥 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入자는 무언가를 끼워 맞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들이다’라는 뜻이 있다. 全자는 이렇게 ‘들이다’라는 뜻을 가진 入자에 玉자를 결합한 것으로 옥을 매입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값비싼 옥을 사들일 때는 제품의 상태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全자에서 말하는 ‘온전하다’라는 것은 ‘흠이 없다’라는 뜻이다. 全자는 옥에 흠집이 전혀 없다는 의미에서 ‘완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全(전)은 (1)한자(漢字)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어 온 모든 전체(全體)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온전(穩全)하다 ②순전(純全)하다 ③무사(無事)하다 ④상처(傷處)가 없다, 흠이 없다 ⑤갖추다, 갖추어지다 ⑥온전(穩全)하게 하다 ⑦병이 낫다 ⑧완전히, 모두, 다 ⑨흠이 없는 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온몸 또는 전신을 전체(全體), 통틀어 모두를 전반(全般), 한 나라의 전체를 전국(全國), 어떤 범위의 전체를 전면(全面), 전체의 모양이나 형편을 전모(全貌), 사물의 모두를 전부(全部), 전체의 인원을 전원(全員), 액수의 전부를 전액(全額), 어떤 일의 전부를 맡는 것을 전담(全擔), 위임된 어떤 일을 처리하는 일체의 권한을 전권(全權), 편안하여 탈이나 위험성이 없음을 안전(安全), 본바탕대로 고스란히 있음을 온전(穩全), 부족이나 흠이 없음을 완전(完全), 건강하고 온전함 또는 튼튼하고 착실함을 건전(健全), 보호하여 유지함을 보전(保全),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 마음과 온 힘을 다 기울임을 전심전력(全心全力), 어떤 일이나 다 알아 행하는 신불의 절대 지능을 전지전능(全知全能), 어떤 일에 모든 힘을 다 기울임을 전력투구(全力投球), 몸과 정신의 모든 것을 전신전령(全身全靈), 아주 돌보아 주지 아니함을 전불고견(全不顧見), 한 떼의 군사가 죄다 결단난다는 전군함몰(全軍陷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