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기노심(達其怒心)
성내는 상대의 마음을 잘 달래서 화를 면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은 감정조절의 실패이므로, 내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는 상대방을 감정을 잘 살펴 대응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미이다.
達 : 통달할 달(辶/9)
其 : 그 기(八/6)
怒 : 성낼 노(心/5)
心 : 마음 심(心/0)
출전 :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이 성어는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서 노(魯)나라 현인 안합(顏闔)이 위나라 영공(衛靈公)의 세자 스승이 되어, 가기 전에 거백옥(蘧伯玉)에게 가르침을 청했을 때 거백옥이 한 말 중에 나온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안합이 거백옥에게 물었다. “여기 어떤이가 있는데, 그는 나면서부터 덕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와 더불어 사귐에 있어 방종에 맡겨 두면 나라를 위태롭게 할 것이요, 법도를 지키게 하면 내 몸을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지혜는 용렬하게도 남의 잘못을 알지만, 자신의 잘못은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을 나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거백옥이 대답했다. “좋은 질문이다. 무엇보다 먼저 그를 경계하고 조심해서 네 몸부터 바르게 가져야 한다.
그가 되거든 나도 어린애가 되고, 그가 대중없이 굴면 나도 대중없이 굴며, 그가 방종하게 되면 나도 방종하면서, 되도록 이면 그를 허물이 없는 데까지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彼且為嬰兒, 亦與之為嬰兒; 彼且為無町畦, 亦與之為無町畦; 彼且為無崖, 亦與之為無崖. 達之, 入於無疵.
자네는 또 저 범을 기르는 사람을 알 테지, 그가 범에게 날고기를 그대로 주지 않는 것은 그놈의 물어 죽이는 버릇이 매우 사나워질까 경계함이요, 고기를 통째로 주지 않는 것은 그놈의 잡아 찢는 버릇이 매우 사나워질까 경계함이다. 그러므로 그 굶주리고 배부름을 잘 살펴 그 사나운 마음을 풀어 주기만 하면 비록 호랑이일지라도 저를 기르는 이에게 꼬리를 치게 된다. 호랑이가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것은 호랑이의 마음을 거스른 까닭인 것이다.”
汝不知夫養虎者乎. 不敢以生物與之, 為其殺之之怒也; 不敢以全物與之, 為其決之之怒; 時其飢飽, 達其怒心. 虎之與人異類而媚養己者, 順也; 故其殺者, 逆也.
⏹ 다음은 '호랑이가 성 났을 때 잘 달래서 살펴야 화를 면할 수 있다'는 達其怒心(달기노심)의 글이다.
莊子(장자)에는 호랑이가 배고픈지 배부른지 그 상황을 잘 파악해서 분노를 달랠 줄 알아야(時其飢飽達其怒心) 훌륭한 사육사라 했다.
호랑이와 사람은 비록 다른 종류이지만(虎之與人異類)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순종하고(媚養己者順也) 자기를 죽이려는 자에게는 덤벼드는 것(故其殺者逆也)이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達(달)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 대처를 적절히 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야수처럼 돌변하여 포악할 경우 상대방을 조련하듯 달래가면서 위기를 넘기는 것이다.
요즘 북한에서 일어난 면면들을 보면 장자가 말한 바대로 난세의 궤적들이다. 살기등등한 세력가 밑에서 살아가자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장자뿐 아니라 대부분은 능력을 드러내지 말라고 할 것이다. 그것은 포악한 세력자는 능력을 펼치는 것을 자기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그냥 바라보지 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칭얼대는 아이 달래듯이 상대방의 심기를 살피는 것 또한 사나운 동물을 다루는 것과 같다고 본 것이다. 세력을 가진 자는 그 세력 유지를 위해 맹수처럼 돌변할 때가 있으니 조심하고 조심할 수밖에 없다.
▶️ 達(통달할 달)은 ❶형성문자로 达(달)은 간자(簡字), 迏(달), 迖(달), 逹(달)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羍(달; 새끼 양이 수월하게 태어나는 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장애없이 길을 수월하게 가다, 통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達자는 ‘통달하다’나 ‘통하다’, ‘막힘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達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羍(어린 양 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羍자는 大(큰 대)자와 羊(양 양)자가 결합한 것으로 양을 모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達자의 갑골문을 보면 辶자와 大(큰 대)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니 지나기가 매우 수월하다. 그래서 達자의 본래 의미는 ‘막힘이 없다’였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羊(양 양)자가 더해지면서, 양을 몰고 다닐 정도로 ‘막힘이 없다’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이 합쳐지면서 지금의 達자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達(달)은 ①통달(通達)하다(사물의 이치나 지식, 기술 따위를 훤히 알거나 아주 능란하게 하다) ②통(通)하다, 막힘이 없이 트이다 ③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④달(達)하다, 환하게 알다 ⑤전(傳)하다, 전달하다 ⑥통용(通用)되다 ⑦현달(賢達)하다(현명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하여 있다) ⑧이루다 ⑨갖추다, 구비(具備)하다 ⑩대범(大汎)하다, 활달(豁達)하다 ⑪정(定)하다, 결단하다 ⑫능숙(能熟)하다 ⑬드러나다, 드러내다 ⑭마땅하다 ⑮방자(放恣)하다 ⑯촐싹거리는 모양 ⑰어린 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룰 성(成)이다. 용례로는 뜻한 바나 목적한 바를 이룸을 달성(達成), 활달하여 세속을 벗어난 높은 견식을 달관(達觀), 사리에 밝은 식견을 달식(達識), 밤을 세움을 달야(達夜), 학술과 기예에 통달한 사람을 달인(達人), 한결같고 변함없는 효도를 달효(達孝), 자기의 의사가 충분히 이해 되도록 말함을 달의(達意), 널리 사물에 통달한 인재 또는 그러한 재주를 달재(達才), 재능이 있는 사람을 천거함을 달능(達能),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덕을 달덕(達德), 이치에 밝아서 사물에 얽매어 지내지 아니하는 사람을 달사(達士), 썩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달필(達筆), 전하여 이르게 함을 전달(傳達), 상부나 윗사람의 뜻이나 명령이 아랫사람에게 내리거나 미쳐 이르게 하는 것을 하달(下達), 사물이 자라거나 나아지거나 하여 더욱 완전한 지경에 이름을 발달(發達), 목적한 곳에 다다름을 도달(到達), 물건을 가져다가 날라줌을 배달(配達), 자금이나 물자 등을 대어 줌을 조달(調達),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짓 또는 그러한 사람을 건달(乾達), 어떤 한도나 표준에 아직 이르지 못함을 미달(未達), 막힘이 없이 환히 통함을 통달(通達), 익숙하고 통달함을 숙달(熟達), 사물이나 도리를 환하게 깨달아서 앎을 효달(曉達), 상부에서 하부로 명령이나 통지 등을 문서로 알림을 시달(示達), 편지나 물품 등을 보내어 줌을 송달(送達), 길이 팔방으로 통하여 있음을 팔달(八達), 달인은 사물의 전국면을 관찰하여 공평 정대한 판단을 한다는 말을 달인대관(達人大觀), 어떤 일을 급하게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말을 욕속부달(欲速不達),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다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다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아무 것도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 다니는 사람을 백수건달(白手乾達), 아래를 배워서 위에 이른다는 말로 낮고 쉬운 것부터 배워 깊고 어려운 것을 깨달음을 하학상달(下學上達)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등에 쓰인다.
▶️ 怒(성낼 노/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울컥 치밀어 오르다는 뜻을 가지는 奴(노)로 이루어졌다. 분격(憤激)한 마음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怒자는 ‘성내다’나 ‘꾸짖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怒자는 奴(종 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奴자는 손으로 여자를 잡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노예’나 ‘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종’을 뜻하는 奴자와 心자가 결합한 怒자는 종에게 화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를 말하는 짐승에 비유할 정도로 함부로 다루었다. 怒자는 그러한 의미를 담은 글자로 노여움의 대상이 되었던 노예를 응용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怒(노/로)는 ①성내다, 화내다 ②꾸짖다, 나무라다 ③세차다, 기세(氣勢)가 오르다 ④곤두서다 ⑤힘쓰다, 떨쳐 일어나다 ⑥성, 화 ⑦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위세(位勢) ⑧가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성낼 효(哮), 성낼 진(嗔), 성낼 개(愾), 성낼 광(洸), 성낼 분(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쁠 희(喜), 즐길 락(樂), 기쁠 환(歡), 달 감(甘)이다. 용례로는 노여운 기색을 노기(怒氣), 성내어 부르짖음을 노호(怒號), 무섭게 밀려오는 큰 파도를 노도(怒濤), 노하여 원망함을 노원(怒怨), 성난 물결을 노랑(怒浪), 성이 난 얼굴빛을 노색(怒色), 화를 내어 책망함을 노책(怒責), 몹시 노하여 일어선 머리카락을 노발(怒髮), 성난 눈으로 봄을 노시(怒視), 세찬 천둥과 격심한 벼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노뢰(怒雷), 성내어 꾸짖음을 노견(怒譴), 성내어 욕하고 꾸짖음을 노매(怒罵), 분하여 몹시 성냄을 분노(奮怒), 분하여 성을 냄을 분노(憤怒), 크게 성냄을 대노(大怒), 몹시 성을 냄을 격노(激怒), 몹시 성냄을 성노(盛怒), 기쁨과 노여움을 희노(喜怒), 성내어 노여워 함을 진노(瞋怒), 성내어 꾸짖음을 가노(呵怒), 크게 성냄을 엄노(嚴怒), 성내어 꾸짖음을 견노(譴怒), 성내지 아니함을 불노(不怒), 아직 다 풀리지 아니한 분노를 여노(餘怒), 어떤 일로 말미암아 난 성이 엉뚱하게 애매한 다른 사람에게 옮아감을 천노(遷怒), 오래 전부터 지니어 온 노여움을 숙노(宿怒), 어떤 일로 말미암아 난 성이 애매한 딴 사람에게로 옮아 감을 이노(移怒), 노한 쓸개와 뻣뻣한 창자라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노담탱장(怒膽撐腸), 파리를 보고 화를 내어 칼을 빼들고 쫓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일에 화를 잘냄 또는 보잘것없는 작은 일에 지나치게 큰 대책을 세운다는 말을 노승발검(怒蠅拔劍), 갑에게 당한 노염을 을에게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에게서 당한 노염을 전혀 관계없는 딴사람에게 화풀이 함을 이르는 말을 노갑이을(怒甲移乙), 노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다는 말을 노기충천(怒氣衝天),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사람이 노하게 되면 서로 싸우게 되므로 노하는 것은 덕을 역행하는 일이라는 말을 노자역덕(怒者逆德),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 치는 물결을 질풍노도(疾風怒濤), 기쁨과 노여움 그리고 슬픔과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곧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을 이르는 말을 희로애락(喜怒哀樂),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신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는 말을 신인공노(神人共怒),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등에 쓰인다.
▶️ 心(마음 심)은 ❶상형문자로 忄(심)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심장의 모양, 마음, 물건의 중심의, 뜻으로 옛날 사람은 심장이 몸의 한가운데 있고 사물을 생각하는 곳으로 알았다. 말로서도 心(심)은 身(신; 몸)이나 神(신; 정신)과 관계가 깊다. 부수로 쓸 때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로 쓰이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心자는 ‘마음’이나 ‘생각’, ‘심장’, ‘중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心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자를 보면 심장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心자는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마음이나 감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心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자나 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心(심)은 (1)종기(腫氣) 구멍이나 수술한 구멍에 집어넣는 약을 바른 종이나 가제 조각 (2)나무 줄기 한 복판에 있는 연한 부분 (3)무, 배추 따위의 뿌리 속에 박인 질긴 부분 (4)양복(洋服)의 어깨나 깃 따위를 빳빳하게 하려고 받쳐 놓는 헝겊(천) (5)초의 심지 (6)팥죽에 섞인 새알심 (7)촉심(燭心) (8)심성(心星) (9)연필 따위의 한복판에 들어 있는 빛깔을 내는 부분 (10)어떤 명사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마음, 뜻, 의지(意志) ②생각 ③염통, 심장(心臟) ④가슴 ⑤근본(根本), 본성(本性) ⑥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 ⑦도(道)의 본원(本源) ⑧꽃술, 꽃수염 ⑨별자리의 이름 ⑩진수(眞修: 보살이 행하는 관법(觀法) 수행) ⑪고갱이, 알맹이 ⑫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물(物), 몸 신(身),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심정(心情),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마음 속을 심중(心中),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어떤 일에 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심취(心醉), 마음에 관한 것을 심적(心的), 마음의 속을 심리(心裏), 가슴과 배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를 심성(心性), 마음의 본바탕을 심지(心地),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의 먹었던 마음을 바꿈을 심기일전(心機一轉), 충심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함을 심열성복(心悅誠服), 마음이 너그러워서 몸에 살이 오름을 심광체반(心廣體胖),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지인(心腹之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