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삭거(離羣索居)
무리를 떠나 홀로 쓸쓸히 지낸다는 뜻으로, 친지나 벗들과 헤어져서 혼자 외로이 사는 생활을 말한다.
離 : 떠날 리(隹/11)
羣 : 무리 군(羊/7)
索 : 노 삭(糸/4)
居 : 살 거(尸/5)
출전 : 예기(禮記) 第3 단궁(檀弓) 上
子夏喪其子而喪其明.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가 아들을 잃고 상심하여 너무 많이 울어서 그만 시력을 잃고 말았다.
曾子弔之, 曰; 吾聞之也, 朋友喪明則哭之.
때마침 조문을 왔던 증자(曾子)가 곡으로 하며 자하에게 말을 하였다. '내가 들으니 벗이 시력을 잃으면 그를 위해 곡(哭)을 해야 한다고 하였네.'
曾子哭, 子夏亦哭, 曰; 天乎, 予之無罪也.
자하도 이 말에 더욱 서러워하여 곡을 하며 말했다. '하늘이여 저에게는 아무 죄도 없습니다.'
曾子怒, 曰; 商, 女何無罪也? 吾與女事夫子於洙泗之間, 退而老於西河之上, 使西河之民疑女於夫子, 爾罪一也. 喪爾親, 使民未有聞焉, 爾罪二也. 喪爾子, 喪爾明, 爾罪三也. 而曰女何無罪與?”
증자가 자하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사람아, 자네가 어째서 죄가 없다고 그러나? 자네는 서하(西河)의 백성들로 하여금 스승님을 의심하게 하였고, 부모의 상(喪)을 당해서는 잘 처리하지도 못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아들이 죽었다고 시력을 잃을 정도로 슬퍼하고 있으면서, 어찌 잘못이 없다고 그러나?'
子夏投其杖而拜, 曰; 吾過矣! 吾過矣! 吾離群而索居, 亦已久矣.
자하가 짚고 있던 지팡이를 던지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어. 내가 벗들을 떠나 혼자서 산 것이 너무 오래 되었기에 이리 되었네(吾離群而索居, 亦已久矣).'
이군삭거(離羣索居)
무리를 떠나 홀로 쓸쓸하게 지낸다
가장 강한 인간은 혼자 사는 고독한 사람이라는 서양 격언이 있지만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드물다. 가장 무서운 고통이 고독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말이다.
어떠한 심한 공포라도 함께 있으면 견딜 수 있다고 했다. 잘 나가다가 끈 떨어져 세력을 잃으면 외로운 신세라는 뜻의 날 샌 올빼미 신세가 된다.
적군 속에 고립된 성과 서산으로 지는 해라는 의미의 孤城落日(고성낙일)은 세력이 다하고 남의 도움도 바랄 수 없는 매우 외로운 처지를 가리킨다.
함께 있던 무리를 떠나(離羣) 홀로 쓸쓸히 지낸다(索居)는 이 성어도 고독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삭(離索)이라 줄여 말하기도 한다.
이 말은 공자(孔子)의 제자 자하(子夏)와 관계있다. 공자와 고락을 함께 하고 각 분야에서 뛰어난 10명의 제자를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포함되는 자하는 문학에서 뛰어났다. 서하(西河)라는 지역에서 제자들을 길렀고 위문후(魏文侯)의 스승이기도 했다.
그런데 자하라고 하면 상명지통(喪明之痛)의 성어가 떠오를 만큼 아들을 먼저 보낸 불행도 겪었다. 자식을 먼저 보내고 너무나 슬픈 나머지 시력을 잃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천붕(天崩), 지붕(地崩)이라 일컫는 부모상보다 평생 가슴에 새겨지는 자식의 죽음이 더 아프고 오래 간다는 말이다.
자하가 아들을 보내고 오랫동안 통곡하여 시력까지 잃었다. 역시 공자의 제자로 효행으로 이름 높은 증자(曾子)가 조문을 왔다. 증자가 벗이 시력을 잃으면 그를 위해 곡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서럽게 곡을 했다.
이 말을 듣고 자하는 자신은 죄가 없는데 이런 불행을 안겨 주었다고 하늘을 원망하며 더욱 섧게 울었다.
그러자 증자는 서하의 백성들이 스승을 의심하게 했고, 부모상을 당했을 때보다 더 애통해 했고, 자식 잃고 시력을 잃을 정도로 슬퍼하니 죄가 크다고 했다.
그러자 자하가 뉘우쳤다. '내가 잘못했네, 내가 벗들을 떠나 너무 오래 혼자 생활했으니 이리 되었네(吾過矣 吾離群而索居 亦已久矣).'
유가의 경전 예기(禮記) 단궁(檀弓) 상(上)에 나온다.
혼자서도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 이런 사람의 능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면 더 큰 업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나만 잘 났다고 상대와 협력할 뜻이 전혀 없다면 모두가 손해다. 팽팽히 맞서기만 하는 정치권에서 많이 본다. 더 외로워 봐야 알 듯하다.
▶️ 離(떠날 리/이, 붙을 려/여, 교룡 치)는 형성문자로 离(리)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꾀꼬리란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离(리)로 이루어졌다. 꾀꼬리, 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은 剺(리)의 차용(借用)이다. 그래서 離(리, 려, 치)는 ①떠나다 ②떼어놓다, 떨어지다 ③갈라지다 ④흩어지다, 분산하다 ⑤가르다, 분할하다 ⑥늘어놓다 ⑦만나다, 맞부딪다 ⑧잃다, 버리다 ⑨지나다, 겪다 ⑩근심 ⑪성(姓)의 하나 ⑫괘(卦)의 이름 그리고 ⓐ붙다, 달라붙다(려) ㉠교룡(蛟龍: 상상 속 동물)(치) ㉡맹수(猛獸)(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별(別), 상거할 거(距),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합할 합(合)이다. 용례로는 떨어져 나감을 이탈(離脫), 부부가 혼인 관계를 끊는 일을 이혼(離婚), 서로 갈려 떼어짐을 이별(離別), 맡은 바 임무에서 떠남을 이임(離任), 인심이 떠나서 배반함을 이반(離叛), 떨어져 흩어짐을 이산(離散), 비행기 따위가 땅 위를 떠나 떠오름을 이륙(離陸), 물 위에 있다가 물에 떠남을 이수(離水), 두 사람 사이에 하리를 놀아 서로 멀어지게 함을 이간(離間), 직업을 잃거나 직장을 떠남을 이직(離職), 농민이 농사짓는 일을 그만두고 농촌에서 떠남을 이농(離農), 점과 점 사이를 잇는 직선의 길이를 거리(距離), 서로 등지어 떨어짐을 괴리(乖離), 서로 나뉘어서 떨어지거나 떨어지게 함을 분리(分離), 멀리 떨어지게 함을 격리(隔離),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분명하지 못한 모양을 미리(迷離), 이별해서 헤어지기로 마련되어 있음을 정리(定離),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을 이합집산(離合集散), 동문의 벗들과 떨어져 외롭게 사는 것을 이군삭거(離群索居), 괴로움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얻음을 이고득락(離苦得樂), 고기 그물을 쳤는 데 기러기가 걸렸다는 어망홍리(漁網鴻離),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교제하는 데 겉으로만 친한 척할 뿐이고 마음은 딴 데 있음을 모합심리(貌合心離),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 등에 쓰인다.
▶️ 羣(무리 군)은 형성문자로 群(군)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양 양(羊; 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君(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羣(군)은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②떼 ③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④벗(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 ⑤동료(同僚) ⑥많은 ⑦여럿의 ⑧모이다 ⑨모으다 ⑩많다 ⑪떼를 짓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여럿 가운데서 특별히 빼어남을 발군(拔羣), 무리를 떠나 홀로 쓸쓸히 지낸다는 뜻으로 친지나 벗들과 헤어져서 혼자 외로이 사는 생활을 말을 이군삭거(離羣索居) 등에 쓰인다.
▶️ 索(찾을 색, 노 삭)은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를 제외(除外)한 글자(초목이 우거짐)와 실 사(糸; 실타래)部의 합자(合字)이다. 잘 우거진 초목(草木)의 잎이나 줄기로 꼰 새끼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索자는 '꼬다'나 '새끼줄', '찾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索자는 '꼬다'나 '새끼줄'을 뜻할 때는 '삭'이라고 하지만 '찾다'나 '더듬다'라고 할 때는 '색'으로 발음한다. 索자의 갑골문을 보면 끝이 갈라진 실타래 양옆으로 손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새끼줄을 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索자의 본래 의미는 '꼬다'나 '새끼줄'이었다. 새끼줄은 볏짚을 양손으로 잡고 비비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손을 비비는 동작이 마치 무언가를 더듬어 찾는 모습을 연상케 했는지 후에 '더듬다'나 '찾다'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索(색, 삭)은 ①찾다 ②더듬다, 그리고 ⓐ동아줄, 노, 새끼(주로 볏짚으로 꼬아 만든 줄)(삭) ⓑ꼬다(삭) ⓒ헤어지다(삭) ⓓ쓸쓸하다(삭) ⓔ다하다(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찾을 탐(探), 구할 구(求)이다. 용례로는 황폐하여 쓸쓸함 또는 잊어버리어 생각이 아득함을 삭막(索莫), 공중에 건너질러 놓은 강삭에 차량을 매달아 사람이나 짐을 나르는 설비를 삭도(索道), 눈물을 흘리는 모양 또는 흩어져 없어지는 모양을 삭연(索然), 뒤지어 찾아 냄을 색출(索出), 찾아냄으로 책속의 항목이나 낱말을 빨리 찾도록 만든 목록을 색인(索引), 사람을 피하여 한적한 곳에서 혼자 기거함을 색거(索居), 좋은 방법이나 돌파구를 이리저리 생각하여 찾는 것을 모색(摸索), 검사하여 찾음을 검색(檢索), 더듬어서 찾음으로 범인이나 증거물 따위를 찾기 위하여 몸이나 주택 따위를 조사하는 일을 수색(搜索), 실상을 더듬어 찾음 또는 죄인의 행방이나 죄상을 샅샅이 찾음을 탐색(探索),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어 깊이 생각함을 사색(思索), 핑계나 이유 등을 억지로 찾음을 강색(強索), 세금 따위를 독촉하여 요구함을 독색(督索), 궁벽스러운 것을 캐내고 괴이한 일을 행함 또는 괴벽스러운 짓을 함을 이르는 말을 색은행괴(索隱行怪), 퇴직하여 한가한 곳에서 세상을 보냄을 이르는 말을 색거한처(索居閑處), 흉터를 씻어 찾아 낸다는 뜻으로 남의 작은 허물을 들추어 냄을 이르는 말을 세반색흔(洗瘢索痕),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라는 뜻으로 어림 짐작으로 사물을 알아내려 함을 이르는 말을 암중모색(暗中摸索), 마른 고기를 매달아 놓은 노끈이 썩는다는 뜻으로 사람의 목숨도 썩은 노끈처럼 허술하게 끊어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어함삭(枯魚銜索), 흥미를 잃어 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흥미삭연(興味索然), 동문의 벗들과 떨어져 외롭게 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이군삭거(離群索居), 혹한이 닥쳐오자 비로소 가죽옷을 구한다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일에 쓸데없는 말과 행동을 보태는 경우를 이르는 말을 대한색구(大寒索裘), 가을 바람이 삭막하는 뜻으로 옛날 누렸던 권세는 간곳 없이 초라해진 모습을 이르는 말을 추풍삭막(秋風索莫) 등에 쓰인다.
▶️ 居(살 거, 어조사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주검시엄(尸; 주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 고정시키는 일,거)로 이루어졌다. 앉아서 거기에 있음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居자는 '살다'나 '거주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居자는 尸(주검 시)자와 古(옛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방패와 입을 함께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居자의 금문을 보면 尸자와 古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글자의 조합이 마치 사람이 의자에 앉아있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居자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앉다'나 '자리를 잡다'는 뜻을 표현한 글자였다. 하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한곳에 정착한다는 의미에서 '거주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居(거, 기)는 ①살다, 거주하다 ②있다, 차지하다 ③처지에 놓여 있다 ④벼슬을 하지 않다 ⑤자리 잡다 ⑥앉다 ⑦쌓다, 저축하다 ⑧곳, 자리, 거처하는 곳 ⑨집 ⑩무덤 ⑪법(法), 법도(法度) ⑫저축(貯蓄) ⑬까닭, 이유(理由) ⑭평상시(平常時), 보통(普通) 때 ⑮살아 있는 사람, 그리고 ⓐ어조사(語助辭)(의문)(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살 주(住), 살 활(活), 깃들일 서(栖)가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머물러 사는 거주(居住), 평소에 기거하는 방을 거실(居室), 정해 두고 항상 있는 곳을 거처(居處), 집에서 한가롭게 지냄을 거가(居家), 일시적으로 머물러 삶을 거류(居留), 산 속에 삶을 거산(居山), 보통 때를 거상(居常), 그 땅에 오래 전부터 사는 백성을 거민(居民), 부모의 상을 당하고 있음을 거상(居喪),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살아감을 거생(居生), 잠시 몸을 의탁하여 거주함을 거접(居椄), 흥정을 붙이는 일을 거간(居間), 첫째 자리를 차지함이나 두목이 됨을 거갑(居甲), 항상 마음을 바르게 가져 덕성을 닦음을 거경(居敬), 굵고 큰 나무를 거목(居木), 이편과 저편의 사이에 있음을 거중(居中), 사는 마을을 거촌(居村), 머물러 살음이나 어떤 곳에 자리잡고 삶 또는 그 집을 주거(住居), 타향에서 거주함을 객거(客居), 세상을 피해 숨어 삶을 은거(隱居), 무리 지어 삶을 군거(群居), 나가서 활동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있음을 칩거(蟄居), 한 집에 같이 거주함을 동거(同居), 따로 떨어져서 살음을 별거(別居), 살아가는 형편이나 손님을 맞으러 일어남을 기거(起居), 혼자서 삶이나 홀로 지냄을 독거(獨居),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말고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안사위(居安思危), 사람은 그가 처해 있는 위치에 따라 기상이 달라지고 먹고 입는 것에 의해 몸이 달라진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거이기양이체(居移氣養移體), 학문에 뜻을 두려면 살아감에 편한 것만 구하지 말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거무구안(居無求安), 편안한 때일수록 위험이 닥칠 때를 생각하여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안거위사(安居危思), 발이 위에 있다는 뜻으로 사물이 거꾸로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족반거상(足反居上),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는 뜻으로 다정한 부부 사이를 일컫는 말을 사생동거(死生同居)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