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양관슬(穿楊貫虱)
버드나무 잎을 뚫고 이를 맞춤이라는 뜻으로, 활을 쏘는 솜씨가 대단히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穿 : 뚫을 천(穴/4)
楊 : 버들 양(木/9)
貫 : 꿸 관(貝/4)
虱 : 이 슬(虫/2)
100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버드나무 잎을 활로 쏘아 꿰뚫는다. 조그만 해충 이를 작은 화살로 쏘아 꿴다. 이런 실력이면 활에 관한 한 신의 경지다.
고구려 시조 주몽(朱蒙)이 ‘활의 명인’이란 뜻을 가졌다고 한다. 그 기예를 이어받은 우리나라에선 명궁이 많았고 출전하는 올림픽마다 양궁은 싹쓸이 금메달이다.
중석몰촉(中石沒鏃)은 호랑이를 향하여 쏜 화살이 바위에 꽂혀 있더라는 이야기인데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지 쏘는 그대로 과녁을 맞힌다는 말과는 거리가 있다.
천양관슬(穿楊貫虱)은 화살로 버들잎을 꿰뚫는 양유기(養由基)와 이를 맞힌 (紀昌)이란 사람의 고사를 합쳐서 이뤄졌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초(楚)나라의 장수인 양유기는 전장에서 초왕이 적장의 화살을 맞아 눈을 다치자 화살 한 대로 적장을 사살할 정도의 명사수였다.
어떤 사람이 표적지의 중심 붉은 원을 맞추며 우쭐하는 것을 보고 양유기가 백보 밖에서 맞춰야 진짜 명궁이라 말했다.
그 사람이 발끈하여 시범을 보이라고 하자 양유기는 버드나무 세 잎을 표적지에 붙이고 100보 떨어진 곳에서 연거푸 세 번 쏘아 차례로 떨어뜨렸다.
사기(史記) 주본기(周本紀)와 전국책(戰國策) 서주책(西周策)에 나오는 이야기다.
옛날 감승(甘蠅)이란 명궁은 활을 당기면 짐승이 쓰러지고 나는 새가 떨어질 정도였는데 제자인 비위(飛衛)는 스승을 능가했다.
비위에게 기창(紀昌)이란 사람이 활 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하자 먼저 눈을 깜빡거리지 않는 연습을 하라고 말했다.
기창은 집에서 부인이 베를 짤 때 배틀 밑에서 왔다 갔다 하는 북을 바라보며 훈련을 하여 깜빡거리지 않게 되자 다시 스승을 찾았다.
이제는 작은 것이 크게 보이고 가는 것이 굵게 보일 때까지 연습하라고 해서 들소의 털에 이를 묶어 창에 매달고 매일 바라보니 3년 뒤에는 수레바퀴 만하게 보였다.
작은 활로 이를 맞혔는데 털은 끊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었다(貫虱之心而懸不絶). 그제야 스승 비위는 활 쏘는 법을 터득했다며 기창을 칭찬했다.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실려 있다.
▶️ 穿(뚫을 천)은 회의문자로 穴(혈)과 牙(아)의 합자(合字)이다. 엄니로 구멍을 뚫음의 뜻이다. 그래서 穿(천)은 ①뚫다 ②꿰뚫다 ③뚫어지다 ④개통하다 ⑤통과하다 ⑥관통하다 ⑦실을 꿰다 ⑧신발을 신다 ⑨옷을 입다 ⑩구멍 ⑪묘혈(墓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뚫을 찬(鑽), 뚫을 착(鑿)이다. 용례로는 구멍을 뚫음 또는 학문을 깊이 연구함을 천착(穿鑿), 구멍을 뚫음 또는 위벽이나 복막 등에 상해 구멍이 남 또는 그 구멍을 천공(穿孔), 떨어진 옷을 꿰맴을 천결(穿結), 담을 뚫음을 천장(穿墻), 시체를 묻기 위하여 구덩이를 파는 일을 천광(穿壙), 나라 안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국(穿國), 바늘에 실을 뀀을 천닌(穿紉), 길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도(穿道), 땅을 팜 또는 그 구덩이를 천지(穿地), 옷을 입음을 천착(穿著), 옷을 뒤집어 입음을 반천(反穿), 꿰뚫는다는 뜻으로 학문에 널리 통함을 관천(貫穿), 구멍을 뚫는 일에 종사하는 장인을 천혈장(穿穴匠), 식물의 잎에 작은 구멍이 동그랗게 뚫리는 병을 천공병(穿孔病), 문장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사상이 달의 허리를 뚫는다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문장을 이르는 말을 사천월협(思穿月脅),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우수천석(雨垂穿石),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굳은 의지로 업을 바꾸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연미천(鐵硯未穿), 담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여자에게 탐심을 가지고 몰래 남의 집에 들어감을 이르는 말을 유장천혈(窬墻穿穴),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수적천석(水滴穿石),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등에 쓰인다.
▶️ 楊(버들 양)은 ❶형성문자로 杨(양)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흔들흔들 흔들리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昜(양)으로 이루어졌다. 버드나무 가지가, 언제나 바람에 나부껴 흔들리고 있는 데서 이 이름이 붙었다. ❷형성문자로 楊자는 '버드나무'를 뜻하는 글자이다. 楊자는 木(나무 목)자와 昜(볕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昜자는 태양이 제단을 비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볕'이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 楊자는 태양이 나무를 밝게 비추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사실 버드나무를 뜻하는 글자로는 柳(버들 유)자도 있다. 실제로는 柳자가 '버드나무'라는 뜻으로 쓰이는 편이고 楊자는 성씨나 지명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楊(양)은 ①버들, 버드나무 ②갯버들 ③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들 류(柳)이다. 용례로는 나무로 만든 이쑤시개를 양지(楊枝), 양주楊朱의 존칭을 양자(楊子), 양주의 학설을 신봉하는 사람을 양가(楊家), 가지가 밑으로 축 늘어지게 자라는 버드나무를 수양(垂楊), 옛날의 형구의 한 가지로 목에 씌우는 칼과 발에 채우는 차꼬를 항양(桁楊), 오리나무를 달리 이르는 말을 적양(積楊), 양포가 외출할 때는 흰 옷을 입고 나갔다가 비를 맞아 검은 옷으로 갈아 입고 돌아왔는데 양포의 개가 알아보지 못하고 짖었다는 뜻에서 겉모습이 변한 것을 보고 속까지 변해 버렸다고 판단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양포지구(楊布之狗), 반潘과 양楊의 다정한 사이라는 뜻으로 혼인으로 인척 관계까지 겹친 오래된 좋은 사이를 일컫는 말을 반양지호(潘楊之好), 푸른 버들과 꽃다운 풀을 일컫는 말을 녹양방초(綠楊芳草), 마른 버드나무에 새움이 돋는다는 뜻으로 노인이 젊은 아내를 얻어 능히 자손을 얻을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양생제(枯楊生稊), 마른 버드나무에 꽃이 핀다는 뜻으로 늙은 여자가 젊은 남편을 얻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양생화(枯楊生華) 등에 쓰인다.
▶️ 貫(꿸 관, 당길 만)은 ❶형성문자로 毌(관)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꿰뚫는다는 뜻을 가진 毋(관)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끈으로 꿴 돈이라는 뜻이 전(轉)하여, 금전이나 무게의 단위, 또는 '꿰뚫는다'는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貫자는 '꿰다'나 '뚫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貫자는 毌(꿰뚫을 관)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毌자는 물건을 고정하기 위해 긴 막대기를 꿰뚫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꿰뚫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본래 '꿰다'라는 뜻은 毌자가 먼저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구멍에 줄을 엮어 쓰는 엽전이라는 화폐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소전에서는 毌자에 貝자를 결합한 貫자가 '꿰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貫(관)은 (1)쾌 (2)무게의 단위(單位)의 하나 (3)본관(本貫) 등의 뜻으로 ①꿰다 ②뚫다 ③이루다 ④달성(達成)하다 ⑤섬기다 ⑥통과(通過)하다 ⑦익숙하다 ⑧이름을 열기한 문서(文書) ⑨조리(條理) ⑩돈꿰미 ⑪명적(名籍: 이름 문서) 그리고 ⓐ당기다(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꿸 관(串), 통할 철(徹)이다. 용례로는 꿰뚫는다는 뜻으로 학문에 널리 통함을 관천(貫穿), 자신의 주장이나 방침을 밀고 나가 목적을 이룸을 관철(貫徹), 행동에 따른 위엄이나 무게를 관록(貫祿), 화살이 과녁 복판에 맞음을 관중(貫中), 꿰뚫어 통함을 관통(貫通), 꿰뚫어 흐름을 관류(貫流), 꿰뚫어 들어감을 관입(貫入), 말린 청어를 관목(貫目), 본적지를 이르는 말을 관적(貫籍), 시조의 고향을 관향(貫鄕), 시조의 고향을 본관(本貫), 시조가 난 곳을 향관(鄕貫), 고향이 같음을 동관(同貫), 관향을 바꿈을 개관(改貫),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주의나 방법으로 계속함을 일관(一貫), 경서 따위의 책을 감독하여 익힘을 강관(講貫), 뚫어서 통함을 통관(洞貫), 활을 쏠 때에 잇달아 과녁을 맞힘을 연관(連貫), 구멍 뚫린 엽전을 꿰어 한 뭉치로 만듦을 작관(作貫), 적의 진지로 돌격하여 들어감 또는 단숨에 일을 완성 시킴을 돌관(突貫), 가로 꿰뚫거나 자름을 횡관(橫貫), 교차하여 관통함을 교관(交貫),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감이나 처음 품은 뜻을 한결같이 꿰뚫음을 일컫는 말을 초지일관(初志一貫), 하나로써 그것을 꿰뚫었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음 또는 막힘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이르는 말을 일이관지(一以貫之),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관철함을 이르는 말을 시종일관(始終一貫),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일을 해 나감을 이르는 말을 수미일관(首尾一貫), 조리가 일관하여 계통이 서 있음을 이르는 말을 맥락관통(脈絡貫通), 환하게 통하여 이치를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활연관통(豁然貫通) 등에 쓰인다.
▶️ 虱(이 슬)은 蝨(슬)과 동자(同字)이다. 그래서 虱(슬)은 ①이(이목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②관(官)이 끼치는 폐해(弊害) ③검은깨 ④참깨 ⑤섞이다 ⑥잡거(雜居)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서캐와 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기슬(蟣虱), 서캐와 이의 무리라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비천한 사람을 업신여겨서 이르는 말을 기슬지류(蟣虱之類), 버드나무 잎을 뚫고 이를 맞춤이라는 뜻으로 활을 쏘는 솜씨가 대단히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양관슬(穿楊貫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