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인거(辛毗引裾)
신비(辛毗)라는 신하가 황제의 옷자락을 잡았다는 뜻으로, 충간(忠諫)을 했다는 말이다.
辛 : 매울 신(辛/0)
毗 : 도울 비(比/5)
引 : 끌 인(弓/1)
裾 : 옷자락 거(衤/8)
출전 :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이 성어는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卷25신비(辛毗) 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비는 자가 좌치이고 영천군 양적현 사람으로(辛毗字佐治, 潁川陽翟人也), 원소(袁紹)를 따르다가 원소가 조조(曹操)에게 패한 후 조조를 따르게 되었다. 그 후 문제(文帝; 조비曹丕)가 즉위하였을 때 시중이 되었다(文帝踐阼, 遷侍中).
문제가 기주의 사대부 십만 호를 하남으로 옮기려고 했다. 그 때 해마다 메뚜기(蝗)가 극성을 부려 백성들이 굶주려, 여러 신하들은 불가하다고 생각하였으나, 문제의 뜻은 매우 확고했다.
신비가 조정 신하들과 함께 알현하기를 청하여 간언하려고 했다. 황제(문제)는 그들이 간하려는 것을 알고 얼굴색이 변하여 신하들을 만났는데, 모두들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비는 기주의 십 만가를 이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말했다. “폐하께서 신들을 불초하다고 여기기 않으시고 좌우에 두어 가까이서 모의하는 벼슬을 맡겼습니다. 어찌하여 신들과 의논하지 않으십니까? 신이 말씀드리는 바는 사사로운 것이 아니고 사직을 생각하여 드리는 말씀인데 어찌 노하십니까.”
황제는 대답을 않고 일어나 안으로 들어갔다. 신비는 따라가서 그(황제)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황제는 끝내 옷을 떨치고 돌아오지 않았다.
오래 지난 후에(황제가) 나와서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몰아붙이는 것이 너무 급하지 않은가?”라고 하였다.
신비가 아뢰기를, “지금 이주시키는 것은 이미 민심을 잃은 일입니다. 그리고 또 먹을 것도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황제는 마침내 이주를 반으로 줄였다.
일찍이 황제를 따라 꿩 사냥에 나갔을 때, 황제가 말하기를, “꿩 사냥이 재미있구나.”라고 했다.
신비가 말하기를, “폐하에게 아주 즐거운 것은 여러 신하에게는 매우 괴롭습니다.”라고 하니, 황제가 묵묵히 말이 없었다. 그 후에는 꿩 사냥을 나가는 것이 드물어졌다.
帝欲徙冀州士家十萬戶實河南。時連蝗民飢, 群司以為不可, 而帝意甚盛。毗與朝臣俱求見, 帝知其欲諫,作色以見之, 皆莫敢言。毗曰 : 陛下欲徙士家, 其計安出 : 帝曰 : 卿謂我徙之非邪? 毗曰 : 誠以為非也。帝曰 : 吾不與卿共議也。毗曰 : 陛下不以臣不肖, 置之左右, 廁之謀議之官, 安得不與臣議邪! 臣所言非私也, 乃社稷之慮也, 安得怒臣! 帝不答, 起入內 ; 毗隨而引其裾, 帝遂奮衣不還, 良久乃出, 曰 : 佐治, 卿持我何太急邪? 毗曰 : 今徙, 既失民心, 又無以食也。帝遂徙其半。嘗從帝射雉, 帝曰 : 射雉樂哉! 毗曰 : 於陛下甚樂, 而於群下甚苦。帝默然, 後遂為之稀出。
(卷25 辛毗楊阜高堂隆傳)
▶️ 辛(매울 신)은 ❶상형문자로 종의 이마에 먹실을 넣는 바늘의 모양을 본떴다. '신'이란 음은 끝이 뾰족해진 것이라는 뜻으로부터 온 것이다. 손잡이가 있고 양날이 있어 자를 수 있으며 끝이 뾰족하여 찌를 수도 있는 형구(刑具)의 상형(象形)이다. 후에 '맵다, 매운 맛, 고통' 등의 뜻으로 확대됐다. 음(音) 빌어 천간(天干)의 여덟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辛자는 '맵다'나 '고생하다', '괴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지금의 辛자는 '맵다'를 뜻하지만, 고대에는 '고생하다'나 '괴롭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왜냐하면, 辛자는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붙잡은 노예의 이마나 몸에 문신을 새겨 표식했다. 辛자는 그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다. 포로로 잡혀 노예가 된다는 것은 혹독한 생활이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辛자는 '노예'를 상징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고생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辛자에 '맵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이들의 삶이 정말 눈물 나도록 고생스러웠기 때문이다. 다만 辛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단순히 '노예'와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辛(신)은 (1)십간(十干)의 여덟째 (2)신방(辛方) (3)신시(辛時)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맵다 ②독(毒)하다 ③괴롭다, 고생하다 ④슬프다 ⑤살생(殺生)하다 ⑥매운 맛 ⑦여덟째 천간(天干) ⑧허물, 큰 죄(罪) ⑨새, 새 것(=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매울 렬/열(烈), 쓸 고(苦), 매울 랄/날(辣)이다. 용례에는 매운 것과 쓴 것으로 괴롭고 고생스럽게 애를 씀을 신고(辛苦), 경기 등에서 간신히 이기는 신승(辛勝), 고된 일을 맡아 부지런히 일함 또는 고된 근무를 신근(辛勤), 매운 맛을 신미(辛味), 맛이 몹시 쓰고 매움으로 수단이 몹시 가혹함을 신랄(辛辣), 맛이 맵고 심으로 세상살이의 쓰라리고 고된 일을 신산(辛酸), 24방위의 스무째 곧 서북북방을 신방(辛方), 24시의 스무째 곧 오후 6시 반부터 7시 반까지를 신시(辛時), 대단히 신랄함을 신열(辛熱), 신辛은 매운맛 초楚는 사람을 매질한다는 뜻으로 괴로움을 신초(辛楚), 육십갑자의 여덟째를 신미(辛未), 열 여덟째를 신사(辛巳), 스물 여덟째를 신묘(辛卯), 서른 여덟째를 신축(辛丑), 마흔 여덟째를 신해(辛亥), 쉰 여덟째를 신유(辛酉), 힘들고 고생스러움을 간신(艱辛), 견디기 어려운 슬픔을 비신(悲辛), 괴롭고 쓰라림을 고신(苦辛), 매운 맛을 내는 파 마늘 생강 겨자 후추의 다섯 가지를 오신(五辛), 맵고 시다는 뜻으로 삶의 괴로움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산신(酸辛), 몹시 고되고 어렵고 맵고 쓰다는 뜻으로 몹시 힘든 고생을 이르는 말을 간난신고(艱難辛苦), 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을 일컫는 말을 천신만고(千辛萬苦), 쌀 한 톨 한 톨은 농민이 애써 고생한 결과라는 뜻으로 곡식의 소중함을 이르는 말을 입립신고(粒粒辛苦), 여러 해를 두고 하는 수고와 괴로움을 일컫는 말을 적년신고(積年辛苦) 등에 쓰인다.
▶️ 毗(도울 비)는 형성문자로 毘(비)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견줄 비(比; 견주다)部와 田(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毗(비)는 ①돕다 ②쇠퇴(衰退)하다 ③쓸모없이 되다 ④벗겨지다 ⑤떨어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도울 우(佑), 도울 좌(佐), 도울 조(助), 도울 방(幇), 낮을 비(庳), 도울 필(弼), 도울 부(扶), 도울 원(援), 도울 비(裨), 도울 익(翊), 도울 양(襄), 도울 호(護), 도울 찬(贊), 도울 보(輔)이다. 용례로는 의지하고 믿음을 의비(倚毗), 임금을 잘 보좌하는 훌륭한 신하를 석비(碩毗), 불에 태운다는 뜻으로 불교에서 화장하는 일을 달리 이르는 말을 도비(闍毗), 불에 태운다는 뜻으로 불교에서 화장하는 일을 달리 이르는 말을 다비(茶毗), 신비라는 신하가 황제의 옷자락을 잡았다는 뜻으로 충간을 했다는 말을 신비인거(辛毗引裾) 등에 쓰인다.
▶️ 引(끌 인)은 ❶회의문자로 弓(궁; 활)과 뚫을 곤(丨; 뚫음)部를 합(合)한 글자이다. 뚫을 곤(丨; 뚫음)部는 나아가다, 곧 열다의 뜻이다. 따라서 引(인)은 활시위를 켕기다, 당기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引자는 '끌다'나 '당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引자는 弓(활 궁)자와 丨(뚫을 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引자의 갑골문을 보면 弓자에 大(큰 대)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일부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사람 대신 弓자에 획이 하나 그어진 형태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소전에서는 이마저도 단순화되면서 지금의 引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引(인)은 ①(수레를)끌다 ②당기다 ③이끌다, 인도(引導)하다 ④늘이다, 연장(延長)하다⑤맡다 ⑥바루다(비뚤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도록 바르게 하다) ⑦추천(推薦)하다, 천거(薦擧)하다 ⑧퍼지다, 만연(蔓延)하다 ⑨인용하다 ⑩넘겨 주다 ⑪(그물을)치다 ⑫다투다 ⑬물러나다 ⑭자진하다, 자살하다 ⑮부르다 ⑯노래 곡조(曲調), 악곡(樂曲) ⑰벗, 친구(親舊) ⑱통행증 ⑲가슴걸이(말 가슴에 걸어 안장에 매는 가죽끈) ⑳상여끈 ㉑길이 ㉒문체(文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인도할 도(導), 당길 만(挽), 끌 예(曳), 이끌 견(牽), 가르칠 회(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닦을 수(修), 밀 추(推)이다. 용례로는 끌어 올림을 인상(引上), 끌어 내림을 인하(引下), 물건이나 권리를 넘기어 받음을 인수(引受), 이끌어 가르침 또는 길을 안내함을 인도(引導), 물건이나 권리를 넘겨줌을 인도(引渡), 다른 글 가운데서 문장이나 사례 등을 끌어 씀을 인용(引用), 예금이나 저금을 찾아냄을 인출(引出), 책임을 스스로 짐을 인책(引責), 물질이 서로 당기는 힘을 인력(引力), 인용하여 증거를 삼음을 인증(引證), 사람을 이끌고 거느림을 인솔(引率), 하던 일을 넘겨주거나 받는 일을 인계(引繼), 일정한 값에서 얼마를 덜어 냄을 할인(割引), 꾀어 냄을 유인(誘引), 끌어 당김을 견인(牽引), 잡아끌고 감으로 심문할 목적으로 피고인을 강제적으로 인치함을 구인(拘引), 책속의 항목이나 낱말을 빨리 찾도록 만든 목록을 색인(索引), 안으로 빨아 들임을 흡인(吸引), 업무 따위를 넘겨받고 물려줌을 일컫는 말을 인수인계(引受引繼),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인과자책(引過自責), 뜻이 같은 사람을 불러 모음을 이르는 말을 인류호붕(引類呼朋), 당기어 늘인다는 뜻으로 응용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이신지(引而伸之),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말을 아전인수(我田引水), 널리 예를 들어 그것을 증거로 사물을 설명함을 일컫는 말을 박인방증(博引旁證), 적용할 법 조문이 없을 때에 다른 법 조문을 끌어다 적용한다는 말을 방조인용(傍照引用) 등에 쓰인다.
▶️ 裾(자락 거/의거할 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옷의변(衤=衣; 옷)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居(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裾(거)는 ①자락(옷이나 이불 따위의 아래로 드리운 넓은 조각) ②거만(倨慢)하다 ③(목을)빳빳이하다 ④곧다 ⑤의거(依據)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해양도 또는 따뜻한 해역에 발달하는 산호초를 거초(裾礁), 옷의 깃이라는 뜻으로 가슴 속을 이르는 말을 금거(襟裾),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마우금거(馬牛襟裾), 신비라는 신하가 황제의 옷자락을 잡았다는 뜻으로 충간을 했다는 말을 신비인거(辛毗引裾)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