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구자 승어사정승(活狗子 勝於死政丞)
살아있는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는 뜻으로, 한번 죽으면 권세도 부귀도 다 소용없다는 말이다.
活 : 살 활(氵/6)
狗 : 개 구(犭/5)
子 : 아들 자(子/0)
勝 : 이길 승(力/10)
於 : 어조사 어(方/4)
死 : 죽을 사(歹/2)
政 : 정사 정(攵/5)
丞 : 정승 승(一/5)
산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 아무리 구차하고 천하게 산다 하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의 속담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고통이 가득 찼다 하여 고해(苦海)로 자주 비유한다.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세상이 파도가 휘몰아치는 거친 바다와 같다고 봤다.
그곳에 빠진 채 살아가는 사람은 고해중생(苦海衆生)이다. 고해에 빠져 허우적대다 삶을 포기하는 소수도 있겠지만 역시 많은 사람들은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개척한다.
여기에 적합한 적나라한 속담이 있다.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게 낫다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이다.
유사한 속담도 많아 ‘땡감을 따 먹어도 이승이 좋다’, ‘거꾸로 매달아도 사는 세상이 낫다’ 등이 그것이다.
훨씬 더 와 닿는 비유로 살아있는 개새끼(活狗子)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勝於死政丞)란 말이 있다. 우리 속담을 한역한 조선 후기의 학자 조재삼(趙在三)의 ‘송남잡지(松南雜識)’에 나온다.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가르친다. 세상을 비관하지 말고 살아가라는 뜻과 함께, 대감 죽었을 때는 문상가지 않는다는 말대로 존귀했던 몸이라도 한번 죽으면 거들떠보지 않는 것이 세상 인심이라는 것도 함께 깨우쳐준다.
조선 중기의 문신 노수신(盧守愼)의 문집 ‘소재집(蘇齋集)’에 고위직과 귀양살이를 거듭하며 나중에 사직을 청하는 상소에 이 말이 사용됐다고도 한다.
우리 속담을 한자 8자로 표현하고 그 아래 뜻을 풀이한 정약용(丁若鏞)의 ‘이담속찬(耳談續纂)’에는 약간 달리 비유했다.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비록 아무리 고생스럽고 욕되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이다(雖臥馬糞, 此生可願, 言雖苦辱, 猶善於死也)라고 설명하고 있다.
거북이가 죽어서 점치는데 귀하게 쓰이는 것보다 살아서 꼬리를 진흙에 끌고 다니기를 더 좋아한다고 한 장자(莊子)의 예미도중(曳尾塗中)도 같은 의미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겐 아무리 고생스럽더라도 사는 것이 소중하다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갈수록 계급에 따른 빈부격차가 커지는 세상에선 노력해서 상위 계층에 이동하는 ‘개천의 용’은 사라졌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번 생애는 망했다고 ‘이생망’이라며 희망을 놓는다.
목구멍에 풀칠하는 것으로 살아갔던 옛날과는 달리 목숨만 부지하는 삶이 아니고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한 이들을 힘차게 이끄는 정책은 없을까.
▶️ 活(살 활, 물 콸콸 흐를 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舌(설, 활)로 이루어졌다. 活(활)은 물이 바위에 부딪치며 물결이 합치고 하여 소리를 내면서 힘차게 흘러가는 것으로, 전(轉)하여 힘차게 활동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活자는 ‘살다’, ‘살아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活자는 水(물 수)자와 舌(혀 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舌자는 뱀의 혓바닥을 그린 것으로 ‘혀’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活자는 혀(舌)에 수분(水)이 있다는 의미에서 ‘살아있다’를 뜻하게 된 것으로 해석하곤 한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舌자가 아닌 ‘원활하다’라는 뜻을 가진 ‘氏+口(괄)’자가 쓰였었다. 이것은 ‘물의 흐름이 원활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의 흐름이라는 것은 몸속 혈액이 원활히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글자의 조합이 바뀌면서 해석 역시 달라졌다. 그래서 活(활, 괄)은 ①살다 ②생존하다, 목숨을 보전하다 ③태어나다 ④생기가 있다 ⑤응용하다 ⑥살리다, 소생시키다 ⑦생활(生活) ⑧생계(生計) 그리고 물 콸콸 흐르다(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 주(住), 날 출(出), 살 거(居), 깃들일 서(栖), 날 생(生), 낳을 산(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다. 용례로는 기운차게 움직임을 활동(活動), 이리저리 잘 응용함을 활용(活用), 생기 있고 힘차며 시원스러움을 활발(活潑), 살아 움직이는 힘을 활력(活力), 기운차게 뛰어다님을 활약(活躍), 활발한 기운이나 기개를 활기(活氣),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길을 활로(活路), 사로 잡음을 활착(活捉), 활판을 짜려고 낱낱이 떼어 만든 글자를 활자(活字), 활동하는 힘이 되는 본바탕을 이르는 말을 활력소(活力素), 주변성이 많고 잘 활동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활동가(活動家), 어떤 물질이나 조직 따위의 기능이나 반응 따위를 활발하게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활성화(活性化), 활발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활동적(活動的), 현재 불을 내뿜는 화산을 일컫는 말을 활화산(活火山), 물이 기운차게 흐르는 소리를 괄괄(活活), 살아서 활동함을 생활(生活),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마음씨나 성질 또는 행동이 씩씩하고 활발함을 쾌활(快活),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다시 활동하는 것을 재활(再活), 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감을 자활(自活), 살리든지 죽이든지 마음대로 함 또는 제 마음대로 날뛰는 것을 이르는 말을 활살자재(活殺自在), 사람을 구원하여 돕는 방법이나 사람을 살려 줄 방안을 일컫는 말을 활인지방(活人之方), 사람의 목숨을 구하여 음덕을 쌓음을 일컫는 말을 활인적덕(活人積德), 남의 시가나 문장 등을 그대도 흉내내어 조금도 독창적인 점이 없는 일을 일컫는 말을 활박생탄(活剝生呑) 등에 쓰인다.
▶️ 狗(개 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句(구)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狗자는 ‘개’나 ‘강아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狗자는 犬(개 견)자와 句(글귀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句자는 말뚝에 줄이 엮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개를 뜻하는 글자로는 이미 犬자가 있기 때문에 狗자가 따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다.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에서는 이에 대해 큰 개는 犬으로 불렀고 작은 개는 狗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狗자는 이와는 관계없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개’나 ‘강아지’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 狗(구)는 ①개(작은 개) ②강아지 ③범의 새끼 ④곰의 새끼 ⑤개새끼(행동이 나쁜 사람 비유) ⑥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고기를 구육(狗肉), 개의 간을 구간(狗肝), 개장국을 구장(狗醬), 바닷 장어를 구어(狗魚), 너구리를 구환(狗獾), 개의 목에 다는 방울을 구황(狗鎤), 개의 가죽을 구피(狗皮), 개의 쓸개를 구담(狗膽), 개가 앓는 돌림병을 구역(狗疫), 개고기를 쪄서 만든 음식을 구증(狗蒸), 개와 돼지를 구체(狗彘), 개를 통째로 진하게 고아 낸 국물을 구고(狗膏), 개를 잡음을 구도(狗屠), 개가 짖음을 구폐(狗吠), 개와 말이라는 뜻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구마(狗馬), 개와 쥐의 뜻으로 인격이 비천한 사람을 구서(狗鼠), 개나 말이 그 주인에게 다하는 충성심이라는 뜻으로 자기의 진심을 낮추어 일컫는 말을 구마지심(狗馬之心),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간신배가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구맹주산(狗猛酒酸), 담비 꼬리가 모자라 개 꼬리로 잇는다는 뜻으로 좋은 것 다음에 나쁜 것을 잇는 것 또는 쓸 만한 인격자가 없어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고관에 등용함을 이르는 말을 구미속초(狗尾續貂), 개밥의 도토리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외톨이가 되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구반상실(狗飯橡實),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토사구팽(兎死狗烹),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 또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양두구육(羊頭狗肉), 서당 개 3년에 풍월을 한다는 뜻으로 무식쟁이라도 유식한 사람과 사귀면 견문이 넓어짐 또는 무슨 일 하는 것을 오래 오래 보고 듣고 하면 자연히 할 줄 알게 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당구풍월(堂狗風月),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초상집의 개라는 뜻으로 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상가지구(喪家之狗), 진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으로 강인한 성격의 함경도 사람을 평한 말 또는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몰골 사납게 싸움을 일컫는 말을 이전투구(泥田鬪狗), 큰 일을 하려다가 그 일을 이루지 못할 때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한 가지의 작은 일도 이룰 수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룡유구(畫龍類狗), 토끼를 발견한 후에 사냥개를 놓아서 잡게 하여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사태의 진전을 관망한 후에 응하여도 좋다는 말을 견토방구(見兔放狗)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 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자손의 여러 대나 자손의 끝까지 또는 대대 손손을 일컫는 말을 자자손손(子子孫孫), 자자손손의 썩 많은 세대를 자손만대(子孫萬代),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뜻으로 부자지간의 천륜을 이르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묵자가 실을 보고 울었다는 뜻으로 사람은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그 성품이 착해지기도 악해지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등에 쓰인다.
▶️ 勝(이길 승)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으로,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朕(짐)으로 이루어졌다. 근육(月)을 써서 힘써 싸운다는 뜻이 합(合)하여 이기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勝자는 ‘이기다’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勝자는 朕(나 짐)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朕자는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천자가 자신을 지칭하는 ‘나’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까 朕자는 천자가 자신을 뱃사공에 비유하여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力자가 더해진 勝자는 나라를 이끌어가는 천자가 힘을 발휘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즉 勝자는 싸움에서 이기거나 나라를 훌륭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이기나’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勝(승)은 (1)일부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승리(勝利)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기다 ②뛰어나다 ③훌륭하다 ④경치(景致)가 좋다 ⑤낫다 ⑥승리를 거두어 멸망시키다 ⑦넘치다 ⑧지나치다 ⑨견디다 ⑩바르다 ⑪곧다 ⑫기회(機會)를 활용하다 ⑬뛰어난 것 ⑭부인(婦人)의 머리꾸미개 ⑮훌륭한 것 ⑯이김 ⑰모두, 온통, 죄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견딜 감(堪), 참을 인(忍), 견딜 내(耐),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패할 패(敗), 질 부(負)이다. 용례로는 겨루어 이김을 승리(勝利), 이김과 짐을 승패(勝敗), 이김과 짐을 승부(勝負), 송사에 이김을 승소(勝訴), 꼭 이길 만한 좋은 꾀 또는 가망을 승산(勝算), 경기나 내기 따위에서 이겨서 얻은 점수를 승점(勝點), 경치가 좋은 높고 밝은 곳을 승개(勝塏), 뛰어나게 좋은 경치를 승경(勝景), 경개 좋기로 이름난 곳을 승지(勝地), 경치가 좋음 또는 좋은 곳을 경승(景勝),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크게 이김을 압승(壓勝), 운동 경기 등에서 이기고 짐을 마지막으로 가림을 결승(決勝), 성미가 억척스러워서 굽히지 않는 이상한 버릇을 기승(氣勝), 경기나 경주 등에서 첫째로 이기는 것을 우승(優勝), 힘이나 가치 따위가 딴 것보다 썩 나음 또는 크게 이김을 대승(大勝),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통쾌한 승리 또는 시원스럽게 이김을 쾌승(快勝), 잇달아 이김을 연승(連勝), 완전하게 이김 또는 그런 승리를 완승(完勝),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한 번도 지지 않고 전부 이김을 전승(全勝), 재주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함을 승기자염(勝己者厭), 싸움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계속 적을 몰아침을 승승장구(乘勝長驅),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백전백승(百戰百勝), 어떤 일에 앞장서는 자나 맨 먼저 주창하는 자를 이르는 말을 진승오광(陳勝吳廣), 하도 수가 많아서 이루 셀 수가 없음을 불가승수(不可勝數), 매우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모름을 희부자승(喜不自勝),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등에 쓰인다.
▶️ 於(어조사 어, 탄식할 오)는 ❶상형문자로 扵(어)의 본자(本字), 于(어)는 간자(簡字)이고, 烏(까마귀 오)의 옛 글자의 약자이다. 까마귀의 모양을 본떠, 음을 빌어 감탄사, 관계, 비교를 나타내는 어조사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於자는 '~에'나 '~에서'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於자는 方(모 방)자와 仒(구결자 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仒자는 한문 문장에 구두점을 찍는 용도로 쓰이는 글자로 아무 의미도 지니지 않았다. 게다가 於자는 方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於자의 금문을 보면 烏(까마귀 오)자에 仒자가 결합하여 있었기 때문이다. 於자는 본래 까마귀가 내는 소리에 빗대어 '아아'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였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얼마 쓰이지 않은 채 지금은 다양한 '어조사'로만 쓰이고 있다. 烏자는 해서에서부터 方자로 바뀌었다. 그래서 於(어)는 (1)한문 투의 문장에서 장소를 표시하는 말이 얹히어에서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조사(~에, ~에서) ②기대다, 의지하다 ③따르다 ④가다 ⑤있다, 존재하다 그리고 ⓐ탄식하다(오) ⓑ아아(감탄사)(오) ⓒ까마귀(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까마귀 오(烏)이다. 용례로는 이제야 또는 여기에 있어라는 어시호(於是乎), 마음속 또는 주로 ∼에 꼴로 쓰이는 어심(於心), 벌써나 어느새는 어언(於焉), 가운데가 되는 정도라는 어중(於中), 바둑판에서 배꼽점을 중심으로 한 부분을 어복(於腹), 거의 중간쯤 되는 데를 일컫는 말을 어중간(於中間), 부인이 예장할 때 머리에 얹는 다리로 만든 커다란 머리를 일컫는 말을 어유미(於由味),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뜻으로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말하기에 따라 사뭇 달라짐을 일컫는 말을 어이아이(於異阿異),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어쨌든을 일컫는 말을 어차어피(於此於彼), 어느 사이인지도 모르는 동안에를 일컫는 말을 어사지간(於斯之間), 썩 흡족함을 일컫는 말을 어량족의(於良足矣), 자기 분수에 만족함을 일컫는 말을 어분족의(於分足矣), 온갖 일을 일컫는 말을 어천만사(於千萬事), 그때를 한창으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어사위성(於斯爲盛), 그것으로 만족함을 일컫는 말을 어사족의(於斯足矣),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을 일컫는 말을 어언지간(於焉之間), 푸른 색이 쪽에서 나왔으나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말을 청출어람(靑出於藍),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가마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어부중(游於釜中), 지극히 선한 경지에 이르러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은 최고의 선에 도달하여 그 상태를 유지함을 이상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어지선(止於至善), 즐거움은 언제나 걱정하는데서 나온다는 말을 낙생어우(樂生於憂),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혀가 칼보다 날카롭다는 뜻으로 논봉의 날카로움을 이르는 말을 설망어검(舌芒於劍), 백성은 신의가 있을 때에 안정된다는 뜻으로 백성은 신의에 의해서만 잘 다스려진다는 말을 민보어신(民保於信), 먼저 곽외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스스로 목매어 도랑에 익사한다는 뜻으로 개죽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경어구독(經於溝瀆) 등에 쓰인다.
▶️ 死(죽을 사)는 ❶회의문자로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는 뼈가 산산이 흩어지는 일을 나타낸다. 즉 사람이 죽어 영혼과 육체의 생명력이 흩어져 목숨이 다하여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로 변하니(匕) 죽음을 뜻한다. 死(사)의 오른쪽을 본디는 人(인)이라 썼는데 나중에 匕(비)라 쓴 것은 化(화)는 변하다로 뼈로 변화하다란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서다. ❷회의문자로 死자는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死자는 歹(뼈 알)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死자를 보면 人(사람 인)자와 歹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시신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해서에서부터 人자가 匕자로 바뀌기는 했지만 死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死(사)는 죽는 일 또는 죽음의 뜻으로 ①죽다 ②생기(生氣)가 없다 ③활동력(活動力)이 없다 ④죽이다 ⑤다하다 ⑥목숨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죽음을 사망(死亡), 활용하지 않고 쓸모없이 넣어 둠 또는 묵혀 둠을 사장(死藏),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사람이나 그밖의 동물의 죽은 몸뚱이를 사체(死體), 죽음을 무릅쓰고 지킴을 사수(死守), 죽어 멸망함이나 없어짐을 사멸(死滅), 죽어서 이별함을 사별(死別),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저버리지 않을 만큼 절친한 벗을 사우(死友),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목숨을 내어 걸고 싸움 또는 그 싸움을 사투(死鬪), 죽음과 부상을 사상(死傷), 수형자의 생명을 끊는 형벌을 사형(死刑), 태어남과 죽음이나 삶과 죽음을 생사(生死),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참혹하게 죽음을 참사(慘事), 쓰러져 죽음을 폐사(斃死), 굶어 죽음을 아사(餓死),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죽지 아니함을 불사(不死), 병으로 인한 죽음 병사(病死), 죽어도 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사부전목(死不顚目), 죽을 고비에서 살길을 찾는다는 사중구활(死中求活),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할 수가 없다는 사차불피(死且不避),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사차불후(死且不朽),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라는 사생지지(死生之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사회부연(死灰復燃), 이미 때가 지난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든다는 사생결단(死生決斷),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는 사생동거(死生同居), 죽어야 그친다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
▶️ 政(정사 정/칠 정)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 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등글월 문(攵=攴)部는 막대기를 손에 쥐다, 물건을 치는 일을 뜻하고, 등글월문(攵=攴)部가 붙는 한자는 ~하다, ~시키다의 뜻을 나타낸다.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은 征(정)과 통하여 적을 치는 일, 政(정)은 무력으로 상대방을 지배하는 일, 나중에 正(정)은 바른 일, 政(정)은 부정한 것을 바로 잡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정치는 부정을 바로잡고 정치가는 먼저 몸을 바로 가지면 세상도 자연히 다스려진다고 설명된다. ❷회의문자로 政자는 ‘다스리다’나 ‘정사(政事)’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政자는 正(바를 정)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에 攵자가 결합한 政자는 ‘바르게 잡는다’라는 의미에서 ‘다스리다’나 ‘정사’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政(정)은 ①정사(政事), 나라를 다스리는 일 ②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 조세(租稅) ③법(法), 법규(法規), 정사(政事)를 행하는 규칙(規則) ④부역(負役), 노역(勞役) ⑤벼슬아치의 직무(職務)나 관직(官職) ⑥정사(政事)를 행하는 사람, 임금, 관리(官吏) ⑦가르침 ⑧확실히, 틀림없이, 정말로 ⑨바루다, 부정(不正)을 바로잡다 ⑩치다, 정벌(征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이다. 용례로는 국가를 다스리는 기관을 정부(政府),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꾀하는 방법을 정책(政策), 국가의 주권자가 국가 권력을 행사하여 그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을 정치(政治), 정치의 국면을 정국(政局), 정치 상으로 의견이 달라 반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정적(政敵), 정치 상의 의견이나 정치에 관한 식견을 정견(政見), 정치 상의 명령 또는 법령을 정령(政令), 정치 상의 사무를 정무(政務), 나라의 정사를 국정(國政),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헌법에 따라 하는 정치를 헌정(憲政), 백성을 괴롭히는 나쁜 정치를 악정(惡政), 포악한 정치를 폭정(暴政), 가혹한 정치를 가정(苛政), 백성에게 심히 구는 포학한 정치를 학정(虐政), 백성을 잘 다스림 또는 바르고 착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선정(善政), 너그럽게 다스리는 정치를 관정(寬政), 둘 이상의 정당 대표들로 조직되는 정부를 연정(聯政), 정치의 방법을 그르침 또는 잘못된 정치를 실정(失政), 나라의 정무를 맡아봄 또는 그 관직이나 사람을 집정(執政), 정치에 참여함을 참정(參政), 두 나라의 정치가 서로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정여노위(政如魯衛), 정이라는 글자의 본뜻은 나라를 바르게 한다는 것임을 이르는 말을 정자정야(政者正也), 문외한이 정치에 관하여 아는 체하는 사람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정출다문(政出多門), 코 밑에 닥친 일에 관한 정사라는 뜻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먹고 살아가는 일을 비하정사(鼻下政事), 저마다 스스로 정치를 한다는 뜻으로 각각의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전체와의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는 말을 각자위정(各自爲政), 여러 가지 정치 상의 폐단을 말끔히 고쳐 새롭게 한다는 말을 서정쇄신(庶政刷新), 새로운 정치를 베풀어 얼마 되지 아니한 때라는 말을 신정지초(新政之初), 남의 나라 안 정치에 관하여 간섭하는 일을 내정간섭(內政干涉), 대화합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화합하면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냄을 태화위정(太和爲政) 등에 쓰인다.
▶️ 丞(정승 승/도울 승, 나아갈 증)은 회의문자로 구덩이에 빠진 사람을 두 손으로 떠받들어 올리다의 뜻이다. 승이란 음(音)은 上(상; 올리다)에 유래한다. 전(轉)하여 '돕다, 받들다, 나아가다'의 뜻이 있다. 그래서 丞(승, 증)은 (1)조선시대 말(末) 비서원(秘書院)에 딸렸던 벼슬. 칙임관(勅任官)과 주임관(奏任官)이 있었음 (2)조선시대 초엽(初葉)의 봉상시(奉常寺), 전중시(殿中寺), 사농시(司農寺), 사온서(司醞署), 사선서(司膳署), 풍저창(豊 儲倉), 도염서(都染署), 전옥서(典獄寺) 등에 딸렸던 벼슬. 종5품(從五品)에서 정9품(正九品)까지의 관원이 임명되었음 (3)고려(高麗) 때의 국자감(國子監), 비서성(秘書省), 봉상시(奉常寺), 전중성(殿中省), 위위시(衛尉寺), 대복시(大僕寺), 예빈성(禮賓省), 사온서(司醞署), 사선서(司膳署) 등에 딸렸던 벼슬. 정5품(正五品)에서 정9품(正九品)까지 임명되었음 (4)신라(新羅) 때 사정부(司正府)에 딸렸던 대내마(大柰麻)에서 내마(柰麻)까지의 벼슬. 34대 효성왕(孝成王) 때에 좌(佐)를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정승(政丞) ②벼슬의 이름 ③돕는 사람 ④돕다 ⑤받들다, 이어받다 ⑥잇다 ⑦잠기다, 가라앉다, 그리고 ⓐ나아가다(증) ⓑ구(救)하다(증) ⓒ구제(救濟)하다(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우리나라의 정승과 같은 옛 중국의 벼슬 이름을 승상(丞相), 조선시대 때 의정부의 영의정과 좌의정과 우의정을 일컬었던 말을 정승(政丞), 영의정과 좌의정과 우의정을 달리 이르던 말을 삼정승(三政丞), 좌의정을 달리 이르는 말을 좌정승(左政丞), 우의정을 달리 이르던 말을 우정승(右政丞), 무인으로서 된 정승을 무정승(無政丞), 유생으로서 대번에 정승이 된 사람을 백의정승(白衣政丞)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