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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금곡주수(金谷酒數)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9.10.19|조회수586 목록 댓글 0

금곡주수(金谷酒數)

술자리에서 받는 벌주를 뜻하는데, 진나라 거부 석숭이 주연에서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로 세 잔의 술을 마시게 하였다는 데서 온 성어이다.

金 : 쇠 금(金/0)
谷 : 골 곡(谷/0)
酒 : 술 주(酉/3)
數 : 셈 수(攵/11)

출전 : 이백(李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진(晉)나라의 석숭(石崇)이 금곡 별장에 빈객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고 시를 짓지 못하는 이에게 벌주 서 말을 마시게 했다고 한다.

음주에 관대한 우리나라에서 주량이 많은 것을 호방(豪放)의 대명사로 여긴다. 친구끼리 직원끼리 회식을 즐기며 남에게도 술을 많이 권한다.

후래자삼배(後來者三杯) 또는 후래삼배(後來三杯)라 하여 술자리에 늦게 온 사람에게 같이 취하자며 벌주 석 잔을 마시게 한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고역이지만 일본에도 같은 뜻의 구부삼배(驅付三杯, かけつけさんばい)란 말이 있다고 하고, 중국에는 술자리에서 받는 벌주를 뜻하는 금곡원(金谷園)에서의 술잔 수(酒數)란 고사가 내려온다.

중국에서 부호로 이름난 사람은 도주의돈(陶朱猗頓)인데 이들보다 후세인 서진(西晉)의 석숭(石崇)도 빠지지 않는다.

항해와 무역으로 거금을 모아 황제의 인척인 왕개(王愷)와 사치를 겨뤘다고 진서(晉書)와 세설신어(世說新語) 등에 전하는 사람이다.

석숭이 하양(河陽)이란 곳의 金谷(금곡)에 별장을 짓고 녹주(綠珠)라는 요염한 미녀와 함께 지내며 호화생활을 했다.

그는 이곳에 관리와 문인들을 자주 초대하여 풍류를 즐겼다. 여기서 제때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 세 말의 술을 마시게 했다고 한 것이 술자리에서 벌주를 뜻하게 된 유래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당(唐)나라 이백(李白)은 봄날 밤에 연회를 열고 친구들과 시를 짓는 정경을 묘사한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라는 시를 남겼다. 성어가 나오는 끝 부분을 보자.

開瓊筵以坐花(개경연이좌화
아름다운 자리 깔고 꽃 사이에 앉아서,

飛羽觴而醉月(비우상이취월)
서로 술잔을 깃털처럼 날리며 달 아래 취하니,

不有佳作(불유가작)
아름다운 시를 짓지 못한다면,

何伸雅懷(하신아회)
무엇으로 아취어린 회포를 풀겠는가,

如詩不成(여시불성)
만일 시를 완성 못하면,

罰依金谷酒數(벌의금곡주수)
벌은 금곡원 벌주 수를 따르리라.

이백이 부러워한 석숭의 연회는 녹주를 탐낸 실력자 손수(孫秀)에 의해 풍비박산되는 화를 당한다. 술이 백약의 으뜸이라는 말이 내려와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알코올 소비량에서 세계적으로 선두권이란 우리나라서도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술자리를 꺼리는 풍조가 늘어난다고 한다. 모임이 줄어들면 벌주는 물론 없어질 테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어 좋은 현상이다.


⏹ 금곡주수(金谷酒數)

술자리에서 받는 벌주를 뜻하는데, 진나라 거부 석숭이 주연에서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로 세 잔의 술을 마시게 하였다는 데서 온 성어이다.

이 성어는 당(唐)나라 때 유명한 시인 이백(李白; 李太白)의 ‘봄날 밤에 도리원에서 잔치하며 지은 시의 서문(春夜宴桃李園序)에 나오는 구절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 而浮生若夢, 爲歡幾何.
무릇 하늘과 땅이라는 것은 만물이 잠시 쉬어 가는 여관이고, 시간이라는 것은 긴 세월을 흘러가는 길손이다. 뜬 인생은 꿈같이 허망하니, 즐긴다 해도 얼마나 되겠는가?

古人, 秉燭夜遊, 良有以也. 況陽春, 召我以烟景, 大塊, 假我以文章.
옛사람들이 촛불 부여잡고 밤놀이 했다는 것이 참으로 이유가 있었구나. 하물며 따스한 봄날이 안개 낀 아름다운 경치로 나를 부르고 천지가 나에게 글재주를 빌려 주었음에랴.

會桃李之芳園, 序天倫之樂事, 群季俊秀, 皆爲惠連, 吾人詠歌, 獨慚康樂.
복숭아꽃과 오얏꽃 활짝 핀 향기로운 동산에 모여, 천륜의 형제들이 즐거운 놀이 벌이는데, 여러 아우들은 글 솜씨가 빼어나서 모두 혜련(惠連)에 버금가는데, 내가 읊은 시만이 강락(康樂)에게 부끄러울 뿐이다.

幽賞未已, 高談轉淸.
조용히 봄 경치 감상이 끝나지도 않아서, 고상한 담론이 청아하게 전해지네.

開瓊筵以坐花, 飛羽觴而醉月.
화려한 잔치자리 벌여 꽃 사이에 앉아서 새 모양의 술잔 주고받으며 달에 취하네.

不有佳作, 何伸雅懷.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전아하고 고상한 심정을 펴리오?

如詩不成, 罰依金谷酒數.
만약 시를 짓지 못한다면 금곡(金谷)의 고사(故事)처럼 벌주(罰酒)를 마시게 하리라.

[註]
*혜련(惠連): 중국 남북조 시대 宋의 謝惠連. 시인 謝康樂의 族弟로서 열 살 때 벌써 시를 잘 지었다. 사강락은 그와 함께 시를 지으면 좋은 싯구가 생각났다고 함.

*康樂(강락) : 중국 남북조 시대 宋의 山水詩人 謝靈運, 康樂侯에 封해졌으므로 사강락이라고도 함.

*金谷酒數(금곡주수) : 晉의 石崇이 낙양(洛陽) 서쪽에 금곡원(金谷園)을 지었는데, 집 안을 매우 호화롭게 꾸며 뒷간도 화려한 옷을 입은 십여 명의 시녀들이 화장품과 향수를 들고 접대하게 하여 손님들이 침실인 줄 알고 놀라 돌아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금곡원에 관리와 문인들을 초대하여 주연을 자주 열며 풍류를 즐겼는데, 주연에서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로 세 잔의 술을 마시게 하였다.

춘야연도리원서는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 삼설기(三說記), 어부사(漁父辭)처럼 글을 읽듯이 읊어가는 낭송조의 곡이다.


⏹ 석숭(石崇, 249~300)

중국 서진(西晉) 시대의 문인(文人)이자 관리로 항해와 무역으로 큰 부자가 되어 매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여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후대에도 부자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자(字)는 계륜(季倫)이고, 어려서의 이름은 제노(齊奴)이다. 원적지(原籍地)는 발해군(渤海郡)의 남피(南皮, 지금의 허베이성 난피)이며, 청주(青州, 지금의 山東省 青州市)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위(魏)의 장수로 서진(西晉)에서 표기장군(驃騎將軍) 등의 관직을 지낸 석포(石苞)이다. 서진(西晉)의 무제(武帝) 때에 수무령(修武令)으로 관직을 시작해 성양태수(城陽太守) 등을 지내고 안양향후(安陽鄕侯)로 봉해졌다.

혜제(惠帝) 때에는 중랑장(中郎將), 형주자사(荊州刺史) 등의 벼슬을 하였다. 형주(荊州, 지금의 河南省 南陽市 일대) 자사(刺史)로 있으면서 항해와 무역으로 큰 부자가 되었는데, 진서(晉書)에는 '멀리 가는 상인과 상인을 위협하여 치부하였다(劫遠使商客 致富不貲)'고 기록되어 있다.

혜제(惠帝)의 황후인 가후(賈后)가 조정에서 전권(專權)을 휘두르며 가씨(賈氏) 일족(一族)의 권세가 커지자 가후(賈后)의 조카인 가밀(賈謐)과 가까이 지내며 이른바 '24명의 벗(二十四友)' 가운데 하나로 불렸다.

학문과 시에도 능통하여 문인(文人)으로서의 명성도 높았다. 6권으로 된 문집(文集)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에도 '사귀인(思歸引)', '사귀탄(思歸歎)' 등의 시가 전해진다.

석숭(石崇)은 매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였는데, 진서(晉書)와 세설신어(世說新語) 등에는 황제의 인척인 왕개(王愷)와 부를 다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뤄양[洛陽] 서쪽에 금곡원(金谷園)을 지었는데, 집안을 매우 호화롭게 꾸며 뒷간도 화려한 옷을 입은 십여명의 시녀들이 화장품과 향수를 들고 접대하게 하여 손님들은 침실인 줄 알고 놀라 돌아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금곡원(金谷園)에 관리와 문인들을 초대하여 주연(酒宴)을 자주 열며 풍류를 즐겼는데, 주연(酒宴)에서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로 세 말의 술을 마시게 하였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금곡주수(金谷酒數)'라는 말은 '술자리에서 받는 벌주'를 가리키게 되었다.

석숭에게는 녹주(綠珠)라는 애첩(愛妾)이 있었는데, 피리를 잘 불 뿐 아니라 악부(樂府)도 잘 지었다. 그는 녹주를 총애하여 '원기루(苑綺樓)' 또는 '녹주루(綠珠樓)'라고 하는 백장(百丈) 높이의 누각을 지었다.

조왕(趙王) 사마륜(司馬倫)의 측근이었던 손수(孫秀)가 녹주의 미색을 탐하였으나 석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300년(永康 원년) 조왕 사마륜이 가후(賈后)의 세력을 제거하고 전권을 장악하자, 석숭은 황문랑(黃門郞) 반악(潘岳)과 함께 회남왕(淮南王) 사마윤(司馬允), 제왕(齊王) 사마경(司馬冏) 등과 연합해 사마륜(司馬倫)을 제거하려 했다.

손수(孫秀)가 이를 알고 대군을 이끌고 금곡원(金谷園)을 포위하자, 녹주는 누각에서 몸을 던져 자살하였고, 석숭은 반악(潘岳) 등과 함께 사로잡혀 참수(斬首)되었다.

석숭은 관직을 이용해 향료 무역 등을 독점하여 큰 부자가 되었는데, 백여명의 처첩(妻妾)을 거느렸으며, 집안의 하인도 8백여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은 물론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부자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중국에서 석숭은 복(福), 녹(祿), 수(壽)의 삼선(三仙)의 가운데 녹(祿)을 상징하는 인물로 숭앙되었다.


▶️ 金(성씨 김, 쇠 금)은 ❶형성문자로 钅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今(금)의 생략형과 흙(土) 속에 광물(두 개의 점)을 담고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쇠나 금을 뜻한다. 金(금)은 처음에 주로 銅(동)을 가리켰으나 나중에 금속의 총칭이 되고 또 특히 황금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또한 한자의 부수가 되어 광물, 금속, 날붙이 따위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金자는 '금속'이나 '화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예전에는 金자가 금(金)이나 은(銀), 동(銅), 석(錫), 철(鐵)과 같은 다섯 가지 금속을 통칭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금속이 발견되면서 지금은 모든 금속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금문에 나온 金자를 보면 상단에는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가는 연통과 아래로는 불을 피우던 가마가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金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금속'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金(김, 금)은 ①성(姓)의 하나, 그리고 ⓐ쇠(금) ⓑ금(금) ⓒ돈, 화폐(貨幣)(금) ⓓ금나라(金--)(금) ⓔ누른빛(금) ⓕ귀하다(貴--)(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돈의 융통을 금융(金融), 금전의 액수를 금액(金額), 금붙이나 쇠붙이를 금속(金屬), 빌려 준 돈의 이자를 금리(金利), 쇠붙이로 만든 돈을 금전(金錢), 돈과 물품을 (金品), 돈이나 재물을 넣어 두는 창고를 금고(金庫), 생활의 본보기로 할 만한 귀중한 내용을 지닌 짧은 어귀를 금언(金言), 금을 파내는 광산을 금광(金鑛), 벼가 누렇게 익은 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금파(金波),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간에 서로 마음이 맞고 교분이 두터워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 나갈 만큼 우정이 깊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란지교(金蘭之交), 쇠로 만든 성과 끓는 물을 채운 못이란 뜻으로 매우 견고한 성과 해자 또는 전하여 침해받기 어려운 장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성탕지(金城湯池), 사이 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다는 뜻으로 아주 친밀한 친구 사이를 이르는 말을 금란지의(金蘭之誼), 금 가지에 옥 잎사귀란 뜻으로 임금의 자손이나 집안을 이르는 말이나 귀한 자손을 이르는 말 또는 아름다운 구름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금지옥엽(金枝玉葉), 금이나 돌과 같이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계(金石之契), 금석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쇠와 돌처럼 변함없는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교(金石之交), 전쟁의 고난을 일컫는 말을 금혁지난(金革之難), 술자리에서 받는 벌주를 이르는 말을 금곡주수(金谷酒數), 친목의 뜻으로 친한 친구끼리 모은 계를 일컫는 말을 금란계(金蘭契), 금과 돌같은 굳은 언약이라는 뜻으로 서로 언약함이 매우 굳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석뇌약(金石牢約), 쇠와 돌같이 굳게 맹세하여 맺은 약속을 일컫는 말을 금석맹약(金石盟約), 금옥과 같은 법률이라는 뜻으로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규칙이나 교훈을 이르는 말을 금과옥조(金科玉條),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설폐구(金舌蔽口), 이집트의 피라밋을 번역한 말로 그 모양이 금金자와 비슷한 데서 온 말임 또는 길이 후세에 전하여질 만한 가치가 있는 불멸의 업적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자탑(金字塔), 진중의 종소리와 북소리가 하늘을 뒤흔든다는 뜻으로 격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금고진천(金鼓振天), 금종이에 정신이 미혹되고 취한다는 뜻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비유하는 말을 금미지취(金迷紙醉), 쇠와 돌을 열리게 한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금석위개(金石爲開),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구폐설(金口閉舌), 집을 화려하게 꾸며 놓고 총애하는 미인을 살게 함을 이르는 말을 금옥저교(金屋貯嬌), 흠집이 전혀 없는 황금 단지라는 뜻으로 외침을 받은 적이 없는 당당한 국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금구무결(金甌無缺), 금까마귀와 옥토끼란 뜻으로 금오는 태양이고 옥토는 달을 가리키는 말을 금오옥토(金烏玉兔), 천리 땅에 걸친 견고한 성이라는 뜻으로 진시황이 그 나라의 튼튼함을 자랑한 말을 금성천리(金城千里), 훌륭한 언설로 사회를 가르치고 이끌어 나가는 사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금구목설(金口木舌), 태평한 세월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옥지세(金玉之世), 가장 훌륭하고 안전한 계책을 일컫는 말을 금석지책(金石之策), 돈의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금권만능(金權萬能), 후세에 남겨 전할 만한 훌륭한 공적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공(金石之功), 몸가짐이 금옥과 같이 깨끗하고 점잖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금옥군자(金玉君子), 우리나라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을 금은지국(金銀之國), 신선하게 부는 가을 바람과 구슬과 같은 이슬을 이르는 말을 금풍옥로(金風玉露), 쇠줄로 단단히 봉하여 비서를 넣어두는 상자라는 뜻으로 억울하거나 비밀스런 일을 글로 남겨 후세에 그 진실을 전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말을 금등지사(金縢之詞),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는 뜻으로 껍질은 그대로 있고 몸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허세를 꾸며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금선탈각(金蟬脫殼) 등에 쓰인다.

▶️ 谷(골 곡/곡식 곡, 나라 이름 욕, 벼슬 이름 록/녹)은 ❶회의문자로 榖(곡), 穀(곡)은 본자(本字), 糓(곡)은 동자(同字)이다. 口(구; 샘물이 나오는 구멍)와 윗부분(물이 절반쯤 보이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샘물이 솟아 나와 산간(山間)을 흐르는 수로(水路)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谷자는 '골짜기'를 뜻하는 글자이다. 谷자에 쓰인 八(여덟 팔)자는 위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음을 표현한 것일 뿐 숫자 '여덟'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리고 하단에 있는 口(입 구)자 역시 물이 흘러나가는 출구를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谷자는 계곡 사이로 물이 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골짜기'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谷(곡, 욕, 록)은 성(姓)의 하나로, ①골, 골짜기 ②깊은 굴 ③경혈(經穴: 경맥(經脈)에 속해 있는 혈(穴)을 이르는 말) ④곡식(穀食) ⑤곤궁(困窮) ⑥동풍(東風) ⑦키우다 ⑧성장시키다 ⑨곤궁(困窮)하다 ⑩막히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욕), 그리고 ⓑ벼슬의 이름(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골 학(壑)이다. 용례로는 산악 지방에서 낮에 산기슭이나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곡풍(谷風), 산골짜기에 흐르는 시내를 곡간(谷澗),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을 곡수(谷水), 산과 산 사이에 움푹 패어 들어간 곳을 곡지(谷地), 골짜기 양쪽에 늘어선 벼랑을 곡벽(谷壁), 골짜기의 밑바닥을 곡저(谷底), 두 산 사이에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계곡(溪谷), 물이 없거나 말른 골짜기를 건곡(乾谷), 지하 수로에서 솟아 나오는 물이 바위를 깎고 녹여서 만들어진 골짜기를 맹곡(盲谷), 깊고도 긴 산골짜기를 장곡(長谷), 하천이 흐르는 골짜기를 하곡(河谷), 해가 처음 돋는 동쪽을 양곡(暘谷), 산의 동굴을 감곡(嵌谷), 깊은 골짜기를 심곡(深谷), 대륙붕의 비스듬한 면을 파고 들어간 골짜기를 양곡(洋谷), 한 줄기로 이어가는 골짜기를 통곡(通谷), 물결의 가장 낮은 위치를 파곡(波谷), 아주 외지고 으슥한 골짜기를 벽곡(僻谷), 험하고 좁은 골짜기를 협곡(峽谷),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가거나 물러서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궁지에 빠진 상태를 일컫는 말을 진퇴유곡(進退維谷), 깊은 산속의 험한 골짜기를 일컫는 말을 심산궁곡(深山窮谷),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음을 일컫는 말을 산고곡심(山高谷深), 산이 울면 골이 응한다는 뜻으로 메아리가 산에서 골짜기까지 진동한다는 말을 산명곡응(山鳴谷應), 산골짜기에서 크게 소리치면 그대로 전함 즉 악한 일을 당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공곡전성(空谷傳聲), 높은 언덕이 골짜기가 된다는 뜻으로 산하의 변천이나 세상의 변천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안심곡(高岸深谷), 아무 것도 없는 골짜기에 울리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라는 뜻으로 쓸쓸할 때 손님이나 기쁜 소식이 온다는 말을 공곡족음(空谷足音) 등에 쓰인다.

▶️ 酒(술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닭 유(酉; 술, 닭)部와 水(수; 액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酒자는 '술'이나 '술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酒자는 水(물 수)자와 酉(닭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酉자는 술을 담는 술병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술병을 그린 酉자에 水자가 더해져 있으니 酒자는 '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고대에는 酒자와 酉자의 구별이 없었다. 酉자도 '술'이라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酉자가 십이지(十二支)의 열째 글자인 '닭'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酒자가 '술'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酒(주)는 어떤 명 아래에 쓰이어 술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술(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②잔치, 주연(酒宴) ③술자리, 주연(酒筵) ④무술(제사 때 술 대신에 쓰는 맑은 찬물) ⑤술을 마시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간단한 잔치를 주연(酒宴), 시골의 길거리에서 술이나 밥 따위를 팔고 또 나그네도 치는 집을 주막(酒幕),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을 주배(酒杯), 술 친구를 주붕(酒朋), 술을 마시며 노는 자리를 주석(酒席), 술을 파는 집을 주가(酒家), 술집을 주점(酒店), 주포(酒舖), 주옥(酒屋), 주청(酒廳),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술에 취하여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거나 막되게 하는 것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주정(酒酊), 술을 마시는 분량을 주량(酒量), 술을 잘 마시는 사람으로 주량이 아주 큰 사람을 주호(酒豪),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아침에 마시는 술을 묘주(卯酒), 약주를 뜨고 남은 찌꺼기를 모주(母酒), 끼니 때 밥에 곁들여서 한두 잔 마시는 술을 반주(飯酒), 술을 먹던 사람이 술을 끊음을 단주(斷酒), 술을 못 먹게 금함 또는 먹던 술을 끊고 먹지 않음을 금주(禁酒), 빛과 맛이 좋은 술을 미주(美酒), 별다른 방법으로 빚은 술 또는 이별할 때 마시는 술을 별주(別酒),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을 약주(藥酒), 아무렇게나 빚어서 맛이 좋지 않은 술을 박주(薄酒),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술을 우려 마심 또는 그 술을 엽주(獵酒), 곡식으로 만든 술을 곡주(穀酒), 술을 마실 때 곁들여 먹는 고기나 나물 따위를 안주(按酒), 술을 썩 좋아함을 애주(愛酒),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장이 따로 있다는 뜻으로 주량은 체구의 대소에 관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주유별장(酒有別腸), 술과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대반낭(酒袋飯囊), 술 마시는 용과 시 짓는 범이라는 뜻으로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룡시호(酒龍詩虎),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면 수다스러워진다는 말을 주입설출(酒入舌出), 돼지 발굽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말을 돈제일주(豚蹄一酒) 등에 쓰인다.

▶️ 數(셈 수, 자주 삭, 촘촘할 촉)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婁(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婁(루, 수)는 여자(女子)가 머리 위에 貴(귀; 물건을 넣은 자루)를 이어 나르는 모양, 물건이 겹쳐지는 일을, 등글월문(攵=攴)部는 손으로 거동(擧動)을 하는 일, 몇 번이나 손으로 무엇인가를 하다, 여러 개 세다, 세다, 수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數자는 '세다'나 '계산하다', '헤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數자는 婁(끌 누)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婁자는 두 여인이 위아래로 포개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한자에서 婁자가 들어간 글자들은 대부분이 樓(다락 루)자처럼 '겹치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이렇게 겹침을 뜻하는 婁자에 攵자가 결합한 것은 숫자 一, 二, 三과 같이 막대기로 셈을 하고 있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고대에는 막대기를 겹쳐 셈을 했다. 이를 산가지라 한다. 그러니 數자에 쓰인 攵자는 몽둥이가 아닌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니까 數자를 막대기를 겹쳐 셈을 한다는 의미에서 '세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그래서 數(수, 삭, 촉)는 (1)좋은 운수(運數) (2)운수(運數) (3)서너 또는 두어 오륙 정도의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 (4)낱낱의 것을 셈하여 본 결과의 값. 특히 양(量)과 대비해서 쓰기도 함 (5)사물을 계속적인 면에서 포착(捕捉)하는 것 (6)자연수, 완전수, 정수, 분수, 부수, 무리수, 실수, 허수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7)수학 (8)인도(印度) 게르만 어족(語族)이나 그 밖의 언어에서 볼 수 있는 문법 범주(範疇). 보통 단수, 복수 등이 있음. 언어에 따라서는 두 가지의 것을 나타내는 쌍수(雙數)도 있음 (9)옛날 중국에서, 육예(六藝)의 하나 등의 뜻으로 먼저 셈 수의 경우는 ①셈, 산법(算法) ②역법(曆法) ③일정한 수량(數量)이나 수효(數爻) ④등급(等級), 구분(區分) ⑤이치(理致), 도리(道理) ⑥규칙(規則), 예법(禮法) ⑦정세, 되어 가는 형편 ⑧꾀, 책략(策略) ⑨기술(技術), 재주, 솜씨 ⑩운명(運命), 운수 ⑪수단(手段), 방법(方法) ⑫몇, 두서너, 대여섯 ⑬세다, 계산하다 ⑭셈하다 ⑮헤아리다, 생각하다 ⑯조사(調査)하여 보다 ⑰책망하다 그리고 자주 삭의 경우는 ⓐ자주(삭) ⓑ자주 하다(삭) ⓒ여러 번 되풀이하다(삭) ⓓ빨리 하다(삭) ⓔ빠르다(삭) ⓕ황급하다(삭) ⓖ바삐 서두르다(삭) ⓗ급히 서둘러 하다(삭) ⓘ다가서다(삭) ⓙ접근하다(삭) 그리고 촘촘할 촉의 경우는 ㉠촘촘하다(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계산하여 얻은 수를 수치(數値), 수를 나타내는 글자를 숫자(數字), 수효와 분량을 수량(數量), 사물의 수를 수효(數爻), 열의 두 서너 곱절되는 수효를 수십(數十), 두서너 차례나 몇 차례를 수차(數次), 수학의 이론 또는 이치를 수리(數理), 이삼일 또는 사오일을 수일(數日), 돈의 머릿수를 액수(額數), 수효가 많음을 다수(多數), 성적을 나타내는 숫자를 점수(點數), 어떠한 대응 관계로 변화하는 수를 변수(變數), 기초적인 셈법 또는 이를 가르치는 학과목을 산수(算數), 적은 수효를 소수(少數), 일이나 사건 따위의 가짓수를 건수(件數), 인간의 힘을 초월한 천운과 기수를 운수(運數), 두 자리 이상의 수를 복수(複數), 작은 수로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차례의 수효를 횟수(回數), 친족 간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 체계를 촌수(寸數), 글씨에서 획의 수효를 획수(劃數), 일정한 수효나 수량을 정수(定數), 어지간히 많은 수를 상당수(相當數), 전체수의 거의 대부분을 대다수(大多數),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반이 더 되는 수를 과반수(過半數), 방정식에서 풀어서 구하지 않고서는 그 값을 모르는 수를 미지수(未知數), 극히 적은 수를 극소수(極少數), 같은 사람이 저지른 여러 가지 죄가 한꺼번에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수죄구발(數罪俱發), 몇 년이라도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일을 일컫는 말을 가아연수(假我年數),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일컫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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