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려일소(百慮一掃)
백 가지 생각을 한 번에 쓸어버린다는 뜻으로, 온갖 잡념을 단번에 사라지게 한다는 말이다.
百 : 일백 백(白/1)
慮 : 생각할 려(心/11)
一 : 한 일(一/0)
掃 : 쓸 소(扌/8)
출전 : 이덕무(李德懋)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卷49
조선 후기(정조 때)의 학자 이덕무(李德懋)는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卷49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2(二)에서 다음가 같이 말한다.
妄想走作時, 仰看無雲之天色, 百慮一掃, 以其正氣故也.
망상(妄想)이 달릴 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쳐다보노라면 온갖 잡념이 없어지는 것은 정기(正氣)가 돌기 때문이다.
且精神好時, 一花一草一石一水一禽一魚靜觀,
또한 정신이 좋을 적에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돌 한 덩어리, 물 한 그릇, 새 한 마리, 고기 한 마리라도 가만히 관찰하노라면,
則胷中烟勃雲蓊, 若有欣然自得者, 復理會自得處, 則却茫然矣.
가슴속에 연기가 모락모락 구름이 뭉게뭉게 이는 듯하여 흔연(欣然)히 스스로 터득(自得)되는 것이 있는 듯하다가 다시 터득한 것을 이해하여 보려고 하면 도리어 아득해지고 만다.
細看萬物, 腐臭以外, 無非生氣英英, 不可禁遏, 而冉冉低垂者, 匪久隣腐臭者也.
자세히 만물들을 관찰하면, 썩어서 냄새가 나는 것 이외는 모두 생기가 발랄하여 억제할 수 없고, 후줄근히 축 늘어진 것은 오래지 않아 썩어서 냄새가 나게 될 것들이다.
事從順境來好, 非阿諛軟弱之謂也.
일이 순조로운 환경 속에서 이루어짐이 좋다는 것은, 아첨하고 연약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阿諛軟弱, 豈順境哉. 是却逆境也才而輕者.
아첨하고 연약한 것이 어찌 순조로운 환경이겠는가. 이는 도리어 역경인 것이다.
機巧生則詐而淺, 痴而鈍者, 機巧生則譎而露, 故不逃乎君子之眼也.
재주 있고 경박한 사람은 기교(機巧)를 부림이 간사하고 천박하며,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기교를 부림이 간휼하고 노골적이기 때문에, 군자들의 안목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其或詐而深, 譎而秘, 是無所不爲也.
그 중에 혹 간사하면서도 음침하거나 간휼하면서도 비밀스러우면, 이런 사람은 못할 짓이 없는 것이다.
噫. 古今無機巧者, 果幾歟.
아아, 고금에 기교 부리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는지.
백려일소(百慮一掃)
사람 간 접촉이 줄며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덕무의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에서 가난한 서생의 적막한 시간 사이를 엿보며 놀았다.
妄想走作時, 仰看無雲之天色, 百慮一掃, 以其正氣故也.
망상(妄想)이 내달릴 때 구름 없는 하늘빛을 올려다보면 온갖 생각이 단번에 사라진다. 그것이 바른 기운이기 때문이다.
且精神好時, 一花一草一石一水一禽一魚靜觀, 則胷中烟勃雲蓊, 若有欣然自得者.
또 정신이 좋을 때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바위 하나, 물 하나, 새 한 마리, 물고기 한 마리를 가만히 살피노라면 가슴속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구름이 뭉게뭉게 일어나 흔연히 자득함이 있는 것만 같다.
復理會自得處, 則却茫然矣.
다시금 자득한 것이 뭘까 하고 따져보면 도리어 아득해진다.
끝 간데없는 망상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의 바른 기운으로 멈춰 세운다. 자연의 사물을 찬찬히 관찰할 때면 마음속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이 있다. 이치로 따져 알기는 어렵다.
煩惱時, 闔眼坐, 睛瞙之間, 作一着色世界.
번뇌스러울 때 눈을 감고 앉으면 눈동자와 각막 사이가 하나로 착색된 세계가 된다.
丹綠玄素, 煜流蕩, 不可以名.
붉고 푸르고 검고 흰 빛깔들이 환하게 반짝이며 흘러가서 무어라 이름 지을 수가 없다.
一轉而爲勃勃之雲, 又一轉而爲瑟瑟之波.
한 차례 바뀌어 피어나는 구름이 되고, 또 한 번 바뀌어 출렁이는 물결이 된다.
又一轉而爲纈錦, 又一轉而爲碎花.
다시 한 번 바뀌면 아롱진 비단이 되기도 하고 어느새 부서진 꽃잎으로 변한다.
有時而珠閃, 有時而粟播.
어떤 때는 구슬처럼 반짝이고, 어떤 때는 낱알이 흩어지는 듯하다.
變沒須臾, 局局生新, 足可銷一塲繁憂.
잠깐 사이에 변했다 사라져서, 그때마다 새로움이 생겨나니 한바탕 번다한 근심을 해소하기에 넉넉하다.
두서없는 근심에 마음이 시달릴 때, 그는 눈을 감고 만화경같이 바뀌는 햇살의 장난에 마음을 싣곤 했다.
또 '깊은 동굴 숨은 거미 혼자서 줄을 감고, 황소는 빗소리 듣느라 뿔이 쫑긋 솟았네(邃洞幽蛛虛自裊, 黃牛聽雨角崢嶸)'와 같은 시를 읽다가는, 빈 동굴의 거미 다리가 허공을 헛놀 때와 비가 오는 쪽으로 솟는 소뿔을 떠올리며, 그 적막하고 막막하던 시간을 견뎠다.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조선 후기의 학자·문인인 이덕무(李德懋)의 잡저. 6권 2책. 필사본.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권48∼53에 걸쳐 2책으로 수록되어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는 제목에 나타난 바대로 귀로 들은 것, 눈으로 본 것, 입으로 말한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적은 것이다. 여러 가지 서적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초출(抄出;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뽑아냄)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권1에서부터 권6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저자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경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정해진 편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체재상의 구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독서의 여가에 기록할만한 내용을 느낀 순차대로 적은 것이다.
권1의 첫머리에 실려 있는 글을 보면, 예전에 입김이 얼어 이불깃에서 와삭와삭 소리가 나는 혹독한 추위를 이기기 위하여 이불 위에 한서(漢書) 1질을 덮고 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리고 뒤이어 어젯밤에도 바람이 심하게 불자 노론(魯論) 1권을 뽑아 바람을 막았다고 하였다.
이것은 저자가 매우 빈한하게 생활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가난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임시변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낙천적인 현실극복의 자세가 실려 있다.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는 선비의 진솔한 생활감정과 인간적인 정감이 감도는 생활철학이 깃들어 있는 저작이다. 한편에는 그릇된 민심과 세태를 바로잡으려는 비평적 혜안이 번득이고 있다.
이덕무는 사람들의 책을 보면 경사자집(經史子集; 중국의 옛 서적 가운데 경서經書, 사서史書, 제자諸子, 문집文集의 네 부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막론하고 첫 권은 때가 묻고 빛깔이 변하였으나 다음 권부터는 깨끗하여 마치 다른 책 같다고 하였다.
그런데 선실지(宣室志), 유양잡조(酉陽雜俎), 이문총록(異聞總錄) 등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까맣게 손때가 묻어 있다고 하였다.
앞의 말을 통하여 저자는 사람들이 독서를 할 때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사람들이 신이하고 기괴한 이야기만 좋아한다고 비판하였다.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에는 이 밖에 시화, 기물, 천지자연, 인물, 사건, 서책, 독서, 신이담, 역사, 제도, 불교 등 다방면에 걸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덕무의 해박한 지식과 생활상 그리고 가치관 등을 솔직하고 꾸밈이 없이 보여 준다.
▶️ 百(일백 백, 힘쓸 맥)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흰 백(白; 희다, 밝다)部와 一(일)의 뜻을 합(合)하여 일백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百자는 '일백'이나 '백 번', '온갖'과 같은 수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百자는 白(흰 백)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百자는 白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기는 하지만 글자의 유래가 명확히 풀이된 것은 아니다. 百자의 갑골문을 보면 타원형 위로 획이 하나 그어져 있고 가운데로는 구멍이 있었다. 이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있지만, 아직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百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일백'이라는 수로 쓰인 것을 보면 이것은 지붕에 매달린 말벌집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말벌집 하나당 약 100여 마리의 말벌이 있으니 그럴듯한 가설이다. 그래서 百(백)은 열의 열 곱절. 아흔 아홉에 하나를 더한 수(數). 일백(一百) 등의 뜻으로 ①일백(一百) ②백 번 ③여러, 모두, 모든 ④온갖 ⑤백 배 하다 그리고 ⓐ힘쓰다(맥) ⓑ노력하다(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백 번째의 대 또는 오래 이어 내려오는 여러 세대를 백대(百代), 백 갑절을 백배(百倍), 여러 가지의 일이나 온갖 일을 백사(百事), 백 대의 수레를 백승(百乘),백 사람이나 갖가지로 다른 많은 사람을 백인(百人), 어떤 수를 백으로 나눔을 백분(百分), 언제든지 이김을 백승(百勝),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옴을 백출(百出), 많은 가족 또는 여러 가지 변명을 백구(百口), 일반 국민을 백성(百姓), 여러 학자들이나 작가들을 백자(百子), 높고 낮은 모든 벼슬아치를 백관(百官), 온갖 과일을 백과(百果),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모든 것 또는 여러 가지를 백반(百般),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을 일컫는 말을 백척간두(百尺竿頭),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먼 뒷날까지 걸쳐 세우는 큰 계획을 일컫는 말을 백년대계(百年大計),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백 번 꺾여도 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해도 뜻을 굽히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절불요(百折不撓),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을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백일 동안의 천하라는 뜻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영화 또는 단명한 정권을 일컫는 말을 백일천하(百日天下),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는 뜻으로 계획이 예정대로 들어맞음 또는 무슨 일이든지 생각하는 대로 다 들어 맞음을 일컫는 말을 백발백중(百發百中), 해롭기만 하고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백해무익(百害無益), 좋다는 약을 다 써도 병이 낫지 않음이나 온갖 약이 다 효험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약무효(百藥無效), 온갖 요괴가 밤에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못된 악인들이 때를 만나 제멋대로 날뜀을 이르는 말을 백귀야행(百鬼夜行) 등에 쓰인다.
▶️ 慮(생각할 려/여, 사실할 록/녹)는 ❶형성문자로 虑(려, 록)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빙빙 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盧(로)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慮자는 '생각하다'나 '걱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慮자는 虎(범 호)자와 思(생각할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思자는 사람의 정수리와 심장을 함께 그린 것으로 '생각'이나 '심정'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산길로 다닐 때 무엇이 가장 걱정됐었을까? 아마도 산짐승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호랑이를 만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다. 慮자는 그러한 의미가 반영된 글자로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진 思자에 虎자를 더해 '우려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慮(려, 록)는 마음으로 두루 생각한다는 뜻으로 ①생각하다 ②이리저리 헤아려 보다 ③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④걱정하다 ⑤어지럽게 하다 ⑥맺다, 연결하다 ⑦꾀하다 ⑧흩뜨리다(흩어지게 하다) ⑨생각 ⑩계획(計劃) ⑪걱정, 근심, 염려(念慮) ⑫의심(疑心), 의혹(疑惑) ⑬대강(大綱), 대개(大槪: 대부분), 대략(大略) ⑭꾀 ⑮기(척후가 들고 다니는 기) 그리고 ⓐ사실하다(寫實: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다)(록) ⓑ조사하다(調査)(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윤(侖), 생각할 유(惟), 생각할 억(憶), 생각 념/염(念), 생각 사(思), 생각할 임(恁), 생각 상(想), 생각할 고(考)이다. 용례로는 뜻밖이나 의외로를 여외(慮外), 우러러 염려함을 여앙(慮仰), 폐단을 염려함을 여폐(慮弊), 어떤 일을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우려(憂慮), 깊이 생각하여 헤아림을 고려(考慮), 보살펴 주려고 이리저리 마음을 써 줌을 배려(配慮), 여러 가지로 헤아려 걱정하는 것을 염려(念慮), 여러 가지 일에 관한 깊은 생각과 근심을 사려(思慮), 앞으로 올 일을 헤아리는 깊은 생각을 원려(遠慮), 신중하게 사려함을 신려(愼慮),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러한 생각을 현려(玄慮), 마음속으로 걱정함 또는 그러한 걱정을 심려(心慮), 많은 사람의 생각을 중려(衆慮), 현명한 분별을 지려(知慮), 걱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지 못함을 가려(可慮),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함 곧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불려석(朝不慮夕), 깊은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심모원려(深謀遠慮), 마음을 태우며 괴롭게 염려함을 일컫는 말을 초심고려(焦心苦慮), 가까운 곳에서는 근심하고 먼 곳에서는 염려함을 일컫는 말을 근우원려(近憂遠慮),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아주 확실함을 일컫는 말을 보무타려(保無他慮),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천사만려(千思萬慮), 여러 가지 방책을 깊이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백술천려(百術千慮), 깊이 잘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심사숙려(深思熟慮), 충분히 생각한 끝에 과감하게 실행함을 일컫는 말을 숙려단행(熟慮斷行), 세상일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즐김을 일컫는 말을 산려소요(散慮逍遙), 아무런 생각이나 걱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사무려(無思無慮), 경솔하고 얕은 생각을 일컫는 말을 경려천모(輕慮淺謀),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걱정이 적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성비세려(誠非細慮), 어리석은 자의 많은 생각을 일컫는 말을 우자천려(愚者千慮), 모든 일에 생각이 미치지 않은 데가 없이 아주 자세하게 함을 여무소부도(慮無所不到) 등에 쓰인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뜻으로 조그만 자극에도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태를 이르는 말을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을 해서 두 가지 이익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번 들어 둘을 얻음 또는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거양득(一擧兩得),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죄와 또는 한 사람을 벌줌으로써 여러 사람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킴을 일컫는 말을 일벌백계(一罰百戒),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란 뜻으로 한결같은 참된 정성과 변치 않는 참된 마음을 일컫는 말을 일편단심(一片丹心), 한 글자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자무식(一字無識),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얻는다는 뜻으로 노력함이 없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확천금(一攫千金), 한 번 돌아보고도 성을 기울게 한다는 뜻으로 요염한 여자 곧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고경성(一顧傾城),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는 뜻으로 좁은 강이나 해협 또는 그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접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의대수(一衣帶水),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화살 하나로 수리 두 마리를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득을 취함을 이르는 말을 일전쌍조(一箭雙鵰),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하루가 천 년 같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일일천추(一日千秋), 그물을 한번 쳐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다는 뜻으로 한꺼번에 죄다 잡는다는 말을 일망타진(一網打盡), 생각과 성질과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한 번 던져서 하늘이냐 땅이냐를 결정한다는 뜻으로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겨룸을 일컫는 말을 일척건곤(一擲乾坤),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 또는 문장이나 글이 명쾌함을 일컫는 말을 일사천리(一瀉千里), 하나로써 그것을 꿰뚫었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음 또는 막힘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일컫는 말을 일이관지(一以貫之),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남이나 한편 기쁘고 한편 슬픔을 일컫는 말을 일희일비(一喜一悲),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뜻으로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함을 이르는 말을 일구이언(一口二言) 등에 쓰인다.
▶️ 掃(쓸 소)는 ❶형성문자로 扫(소)와 통자(通字), 埽(소)는 본자(本字), 扫(소)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帚(추; 닦아서 깨끗이 하다, 소)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손으로 닦아서 깨끗이 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掃자는 '쓸다'나 '제거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掃자는 手(손 수)자와 帚(비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帚자는 손에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비'나 '빗자루'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쓸다'는 뜻은 帚자가 먼저 쓰였었다. 掃자의 갑골문을 보면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의 帚자가 그려져 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土(흙 토)자가 더해지면서 먼지를 빗자루로 쓰는 모습의 埽(쓸 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土자가 手자로 바뀌면서 마치 두 손으로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처럼 되었다. 그래서 掃(소)는 ①(비로)쓸다 ②칠하다, 바르다 ③쓰다, (붓을)휘두르다 ④제거하다(除去--) ⑤버리다 ⑥멸망시키다(滅亡---) ⑦거절하다(拒絶--), 사양하다(辭讓--)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휩쓸어 모조리 없애 버림을 소탕(掃蕩), 먼지나 더러운 것 따위를 떨고 쓸고 닦아서 깨끗하게 함을 소제(掃除), 쓸어서 없애 버림을 소멸(掃滅), 먼지를 쓸고 물을 뿌림을 소쇄(掃灑), 모든 일을 다 제쳐놓음을 소만(掃萬), 나머지가 없어 아주 쓸어낸 듯함을 소여(掃如), 휩쓸어 없앰이나 몽땅 쓸어 없앰을 소양(掃壤), 제거하여 깨끗하게 함을 소척(掃滌), 깨끗이 소제함을 청소(淸掃),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물을 뿌리고 비로 쓰는 일을 쇄소(灑掃), 쓸고 닦아 깨끗이 함을 쇄소(刷掃),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것을 말끔히 쓸어냄을 확소(廓掃), 새로 고쳐서 깨끗이 치워 놓음을 수소(修掃), 비로 깨끗이 청소함을 혜소(彗掃), 기관총 등으로 비질하듯 상하 좌우로 휘둘러 잇달아 쏨을 소사(掃射), 경사로운 일이 있을 때 조상의 산소에 가서 무덤을 깨끗이 하고 제사 지내는 일을 소분(掃墳), 싹 쓸어낸 듯이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물건이 전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소지무여(掃地無餘), 이웃끼리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안팎을 청소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조기청소(早期淸掃), 지위나 부귀 따위가 땅에 떨어져 쓸어버린 듯이 없어짐을 일컫는 말을 영락소지(零落掃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