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수과(飾非遂過)
옳지 못한 일을 꾸며 변명하고 잘못한 것을 밀고 끝까지 한다
飾 : 꾸밀 식(飠/5)
非 : 아닐 비(非/0)
遂 : 이룰 수(辶/9)
過 : 지날 과(辶/10)
無惻隱之心 非人也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無羞惡之心 非人也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無辭讓之心 非人也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無是非之心 非人也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惻隱之心 仁之端也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짐의 극치이다
羞惡之心 義之端也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다
辭讓之心 禮之端也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다
是非之心 智之端也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 됐다. 그런데 지지율이 38%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취임 초 54%였던 것이 급격히 추락했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은 두 달 됐을 때 지지율이 78%였다.
지난 4일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졌을 때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율에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당선되는 것도, 탄핵당하는 것도 여론에 의해서 결정된다. 국민의 눈치만 보면서 할 일을 안 하면 문제지만 정치인은 여론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지지율 폭락의 가장 큰 이유는 인사 문제와 말실수 때문이다. 취임 후 지역 안배니 남녀 안배니 하는 것에 신경을 안 쓰고, 훌륭한 인재만 발탁하겠다고 했다. 결과는? 장관 19명 가운데 10명이 대통령과 같은 대학 출신이다. 국가 요직에 검찰 출신이 15명가량 임명됐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않은 사람을 임명한 경우가 벌써 4명이 됐다.
비정상적인 인사를 한 것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이에 대한 대통령의 말이다. "국가 요직에 검찰을 너무 많이 임명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기자들이 묻자 "문재인 대통령 때는 민변(民辯) 출신으로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법조인이 폭넓게 진출하는 것이 법치주의에 맞습니다"고 답변했다.
문제가 많은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언론과 야당의 공격받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지요?"라고 위로의 말을 했다. 이 말에서 대통령이 언론과 야당은 잘못됐고,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아무런 허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전 정권에서 이런 훌륭한 사람 있었습니까?"라고 했다. 인사 표준에 맞춰야지, 가장 못 한 문재인 정권에 비교하는 발상이 옳은가?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고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가 광범위하게 활동한 데 대해 기자들이 "제2부속실 회복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질문하자 "대통령 처음 해 봐서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대통령 자리가 실험 삼아 여러 번 하는 자리가 아니고, 대통령이 잘못하면 자신은 물론이지만 국가의 파멸을 가져온다.
공자(孔子)께서 "잘못을 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을 진짜 허물이라 말한다(過而不改, 是謂過矣)"라고 하셨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소통하고 경제를 일으키고 국가의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한 사람이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대통령 자신이나 국정 운영에 잘못이 발견되면 솔직하고 용감하게 인정하고 바른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 옳지 못한 일을 하고서 꾸며서 변명하고 더구나 잘못한 일을 끝까지 완성하려면 안 된다. 그러면 비판받는 이전 대통령들보다 나을 수가 없다.
■ 말, 말의 천의 얼굴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로 인한 폐해와 재앙과 불행을 경계했다.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고 그것으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끝내기도 하며, 그것이 하느님의 말씀인 복음이 될 때 구원이 이뤄졌다. 공자는 천하를 주유하며 말로 인문의 도정을 설파했고 제후국들 간의 분쟁을 설득하여 전쟁을 막았다.
세종대왕의 천재적인 한글 창제 작업은 재기가 넘치는 집현전 학사들과의 소통에 성취의 에너지가 있었다. 이스라엘은 선지자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을 순종하였을 때는 이집트의 오랜 종살이에서 해방되었고 그 말씀을 어겼을 때는 예루살렘 성지가 적에게 유린되고 왕이 적국에 포로로 잡혀가는 수치와 불행을 겪었다.
말의 씨앗이 참소를 키워 크고 비극적인 사화를 일으켰고, 임진왜란 중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못난 왕 선조는 모함에 뇌동, 이순신장군을 옥에 가둠으로써 조선은 제해권마저 잃어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망국 기로에 섰다.
말에는 보이진 않으나 순식간에 천 리(요새는 거리제한이 없이)를 가는 발이 있고,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놀라운 재간도 있다. 격려의 말 한 마디에 불행의 늪에서 뛰쳐나온 청년이 크게 성공 했는가 하면, 물병에 담가 키우는 양파에게 매일 물을 줄 때마다 나쁜 소리만 들은 양파는 시들시들 병들었다, 순전히 말 때문이었다.
얼마나 많은 주부들이 남편의 폭언에 울며 결혼한 것을 후회하며 눈물짓나 모른다. 인간이 세 치 혀로 자초하는 재앙과 불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우리 삶에 무성하다.
조선조 때 왕의 평균 수명이 40대 초반이었을 만큼 단명하였음에도 87세까지 장수, 삼정승 반열에 오른 분이 허목이다. 그는 젊어서는 산림에 묻혀 벼슬자리에 나가기를 사양하고 주자학과 실학의 기초를 놓았다.
그가 인문도정을 가려는 후배들에게 말의 폐단을 경계해 이런 훈고를 했다. 즉 ‘구과십륙 口過 十六’ 이라 입으로 짓는 잘못 16가지를 아래와 같이 들어 경계했다. 세상이 많이도 바뀌어 상전(뽕밭)이 벽해(바다)가 되었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변치 않는 인간의 도리와 아름다운 처신은 변함이 없다.
말의 품위와 신실함을 위해 경망스럽게 놀려 시시덕거리지 말라고 했다.
실없이 시시덕거리면 체신머리가 없어 보인다. 수다를 떠는 게 눈에 거슬리는 것이다.
대화에 굶주린 사람이 너무 많은 탓이다. 생활이 윤택해지고 여가가 늘어 사람끼리 어울리는 시간이 늘면서 대화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데 반해 대화의 교양은 늘지 않은 것이다. 아름다운 말의 실종은 현대사회의 병폐중 하나다.
모여 앉아 입만 열면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게 문제다.
잘 먹어 입으로 양기가 넘치는 세상이라 요새는 여자들조차 음담을 예사로 한다.
그런 현상은 성문화를 확 바꿔 놓았다. 남녀차이나 부끄러움이 사라지면서 성의 개방이 예사가 되었고 음담패설이나 관음 행동이 만연되었다. 성적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게 자연스럽다.
웬 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버럭 화내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그런 말에 자식들 까지도 놀라고 마음을 상한다. 버럭 화내 벼락 치듯 고함치고 쌍욕을 하고 비난하는 장면을 어렵잖게 보는데 사는 게 힘들어 마음이 살벌해진 탓일 것이다.
자동차 접촉사고가 난 경우만 해도 반응하는 행동을 보면 목청부터 높여 기를 제압하려 든다. 어쨌거나 합의할 건데 말이다. 그만큼 불신의 벽이 높은 것이다. 교양이 높을수록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합의는 조용조용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입에서 나오는 말이 과격한 사람이 이외로 많다.
개가 요란하게 짖는 게 무엇 때문인가 하면 상대 출현 자가 무섭기 때문이다. 무섭지 않고 낯익으면 꼬리를 흔든다. 그러므로 과격한 말은 일단 적대적인 속을 드러내는 것이다. 협상하려거나 설득하려면 그런 말투를 바꿔야 한다. 말의 본디란 어머니의 자장가로 부드러움이다.
남의 잘못 지적을 수치로 여기는 말운 못난 말이다.
훌륭한 임금은 신하의 간곡하나 뼈아픈 간언을 듣고 안색이 바뀌지 않으며 말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다 했다. 요새는 충고를 감사히 받는 풍조가 사라지고 날선 변명과 반박, 여색한 해명이 난무한다. 당최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정보의 일반화와 지식습득이 쉬어진 탓이다. 남을 존경할 줄 모르고 남의 말을 존중할 줄 모르면 공동체생활이 어렵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척 시치미를 떼는 말은 추하고 구차스럽다,
거짓 변명을 하는 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더 큰 불신을 산다. 그 비겁함 때문에 소외당한다. 특히 지도자나 통치자의 경우 저런 처신으로 불신을 사면 끝장이다.
입에서 나온 말 중에 가장 사악한 게 중상모략이고 인간세계를 병들게 만드는 말이 남의 허물이나 들춰내고 뻔뻔하게 남을 비방하는 말이다.
세 치 혀를 놀려 간악한 거짓말로 남의 명예를 더럽히고 죄를 뒤집어씌우는 행위는 짐승세계에도 없는 인간의 악한 짓이다. 그런 짓이야말로 분열을 조장하고 사람이 반목하게 만들어 비극을 부른다.
말 중에 가장 비루하고 몰염치한 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남을 비방하고 모함하는 말이다. 수오지심, 즉 자기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이 실종된 사회는 짐승세계만도 못하게 되며, 자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날뛰는 사회 역시 인간사회라 할 수 없다.
예부터 필화筆禍 (글로 인한 화)와 함께 설화舌禍, (말로 인한 화)를 조심하라 했다. 말 때문에 남에게 화를 입히고 자신도 화를 입는다는 것이다.
▶️ 飾(꾸밀 식, 경계할 칙)은 ❶형성문자로 饰(식, 칙)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사람인(人=亻; 사람)部와巾(건; 헝겊)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헝겊으로 닦아서 깨끗이 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꾸미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飾자는 '꾸미다'나 '단장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飾자는 食(밥 식)자와 人(사람 인)자,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巾자는 '수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 飾자는 사람(人)이 행주(巾)로 식기(食)를 닦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갑골문에 나온 飾자를 보면 큰 식기 앞에 빗자루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사를 지내기 전에 식기 주변을 깨끗이 정돈한다는 뜻이다. 이후 소전에서는 사람이 더해지게 되면서 지금의 飾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飾자는 제사 전에 정돈한다는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꾸미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飾(식, 칙)은 ①꾸미다 ②단장(丹粧)하다 ③위장(僞裝)하다, 거짓으로 꾸미다 ④씻다 ⑤꾸밈 ⑥장식(粧飾) ⑦보물(寶物) ⑧가선(의복의 가장자리를 딴 헝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린 선) 그리고 경계할 칙의 경우는 ⓐ경계하다(칙) ⓑ신칙하다(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하다)(칙) ⓒ다스리다, 정돈하다(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꾸밀 분(扮), 꾸밀 날(捏), 단장할 장(粧), 꾸밀 장(裝)이다. 용례로는 교묘하게 꾸며 속임을 식교(飾巧), 거짓을 꾸밈을 식위(飾僞), 품성을 고상하게 가꿈을 식성(飾性), 의리를 들어 그럴싸하게 꾸밈을 식의(飾義),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보석보다 품질이 낮으나 장식에 쓰이는 돌을 식석(飾石), 겉을 번드르르하게 꾸민 설을 식설(飾說), 말을 꾸밈 또는 거짓으로 꾸며서 하는 말을 식언(飾言), 죽은 사람의 최후를 장식함을 식종(飾終), 부모의 경사에 잔치를 베풂을 식희(飾喜), 이익을 늘림을 식리(飾履), 변설을 잘 꾸밈을 식변(飾辯), 남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을 꾸밈을 식사(飾詐), 듣기 좋게 꾸며서 하는 말을 식사(飾辭), 속마음과 달리 언행을 거짓으로 꾸밈을 가식(假飾), 겉모양을 아름답게 꾸밈 또는 그 꾸밈새나 장식물을 장식(裝飾), 옷과 몸차림의 꾸밈새를 복식(服飾), 겉모양을 꾸밈을 수식(修飾), 지나치게 꾸밈을 과식(過飾), 글을 아름답게 꾸밈을 문식(文飾), 겉으로만 보기 좋게 꾸미는 일을 허식(虛飾), 어떤 것을 꾸밈을 가식(加飾), 아름답게 꾸밈을 미식(美飾), 속은 비고 겉치레만 함을 이르는 말을 내허외식(內虛外飾), 허물도 꾸미고 잘못도 꾸민다는 말을 문과식비(文過飾非), 간악한 꾀가 많아 선을 악이라 하고 악을 선이라 꾸며 대어 상대방을 곧이 듣게 함을 이르는 말을 지족식비(知足飾非), 얼굴과 옷을 아름답게 단장하고 치장함을 이르는 말을 응장성식(凝粧盛飾) 등에 쓰인다.
▶️ 非(아닐 비, 비방할 비)는 ❶상형문자로 새의 좌우로 벌린 날개 모양으로, 나중에 배반하다, ~은 아니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非자는 '아니다'나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非자를 보면 새의 양 날개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非자의 본래 의미는 '날다'였다. 하지만 후에 새의 날개가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에서 '등지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배반하다'나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飛(날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非(비)는 (1)잘못, 그름 (2)한자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잘못, 아님, 그름 따위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그르다 ③나쁘다, 옳지 않다 ④등지다, 배반하다 ⑤어긋나다 ⑥벌(罰)하다 ⑦나무라다, 꾸짖다 ⑧비방(誹謗)하다 ⑨헐뜯다 ⑩아닌가, 아니한가 ⑪없다 ⑫원망(怨望)하다 ⑬숨다 ⑭거짓 ⑮허물, 잘못 ⑯사악(邪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부정의 뜻을 가진 문맥 속에서 다만 또는 오직의 뜻을 나타냄을 비단(非但),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보통이 아니고 아주 뛰어남을 비범(非凡), 법이나 도리에 어긋남을 비법(非法), 번을 설 차례가 아님을 비번(非番), 사람답지 아니한 사람을 비인(非人),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를 비행(非行), 불편함 또는 거북함을 비편(非便), 결정하지 아니함을 비결(非決), 사람으로서의 따뜻한 정이 없음을 비정(非情),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간사하고 나쁨을 간비(姦非),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그릇된 것을 뉘우침을 회비(悔非), 이전에 저지른 잘못을 선비(先非),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음란하고 바르지 아니함을 음비(淫非),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님이란 뜻으로 한둘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비일비재(非一非再),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중간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을 비승비속(非僧非俗), 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일컫는 말을 비몽사몽(非夢似夢),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라는 말을 비례물시(非禮勿視), 모든 법의 실상은 있지도 없지도 아니함으로 유와 무의 중도를 일컫는 말을 비유비공(非有非空) 또는 비유비무(非有非無), 일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운수가 글러서 성공 못함을 탄식하는 말을 비전지죄(非戰之罪), 뜻밖의 재앙이나 사고 따위로 제 수명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을 일컫는 말을 비명횡사(非命橫死), 자기의 몸을 돌보지 않고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하의 도리를 일컫는 말을 비궁지절(非躬之節), 고기가 아니면 배가 부르지 않다는 뜻으로 나이가 든 노인의 쇠약해진 몸의 상태를 이르는 말을 비육불포(非肉不飽), 책잡아 나쁘게 말하여 공격함을 일컫는 말을 비난공격(非難攻擊), 비단옷을 입어야 따뜻하다는 뜻으로 노인의 쇠약해진 때를 이르는 말을 비백불난(非帛不煖),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비금비석(非今非昔), 어려울 것이 없는 일을 일컫는 말을 비난지사(非難之事), 예가 아니면 행동으로 옮기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을 비례물동(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을 비례물언(非禮勿言),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을 비례물청(非禮勿聽), 얼핏 보기에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은 듯이 보이나 실제로는 예에 어긋나는 예의를 이르는 말을 비례지례(非禮之禮), 들어서 말할 거리가 못됨을 일컫는 말을 비소가론(非所可論), 아무런 까닭도 없이 하는 책망을 일컫는 말을 비정지책(非情之責), 아침이 아니면 곧 저녁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의 시기가 임박했음을 이르는 말을 비조즉석(非朝卽夕), 꼭 그것이라야만 될 것이라는 말을 비차막가(非此莫可), 제 분수에 넘치는 직책을 일컫는 말을 비분지직(非分之職), 아직 일에 숙달하지 못한 직공을 일컫는 말을 비숙련공(非熟練工), 제때가 아닌 때에 먹는 것을 금한 계율을 일컫는 말을 비시식계(非時食戒), 용이 때를 만나면 못을 벗어나 하늘로 오르듯이 영웅도 때를 만나면 세상에 나와 큰 뜻을 편다는 뜻으로 비범한 인물이나 장차 대성할 사람을 이르는 말을 비지중물(非池中物), 사물을 아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으나 이를 행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말을 비지지간(非知之艱) 등에 쓰인다.
▶️ 遂(드디어 수/따를 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수; 더듬어 찾아 간다)로 이루어졌다. 길을 어디까지나 가다의 뜻이 전(轉)하여 이룩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遂자는 '드디어'나 '마침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遂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㒸(마침내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㒸자는 豕(돼지 시)자에 八(여덟 팔)자를 더한 것으로 '드디어'나 '마침내'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본래 '드디어'라는 뜻은 㒸자가 먼저 쓰였었다. 갑골문에 나온 㒸자를 보면 돼지머리 위로 八자가 이미지그려져 있었는데, 이것은 돼지가 풀숲을 가르며 달아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辶자가 더해지면서 돼지가 도망간다는 뜻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遂자는 돼지가 마침내 탈출에 성공했다는 의미에서 '드디어'나 '마침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遂(수)는 한문투로 쓰이어 드디어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드디어, 마침내 ②두루, 널리 ③도랑(매우 좁고 작은 개울), 수로(水路) ④이루다 ⑤생장(生長)하다 ⑥끝나다 ⑦가다, 떠나가다 ⑧나아가다 ⑨답습(踏襲)하다 ⑩오래되다 ⑪멀다, 아득하다 ⑫망설이다 ⑬따르다, 순응(順應)하다 ⑭전횡(專橫)하다, 마음대로 하다 ⑮오로지하다 ⑯천거(薦擧)하다, 기용(起用)하다 ⑰편안(便安)하다 ⑱떨어지다, 추락(墜落)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계획한 대로 해냄을 수행(遂行), 이미 다 이루어진 일을 수사(遂事), 어떤 일을 성취함을 수성(遂成), 뜻을 이룸을 수의(遂意), 처음의 뜻을 이룸을 수초(遂初),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함을 미수(未遂), 목적을 완전히 달성함을 완수(完遂), 일을 이미 다 마침을 기수(旣遂),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성취함을 곡수(曲遂), 어떤 일을 끝까지 다 이루어 냄을 성수(成遂), 모수가 스스로 천거했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추천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모수자천(毛遂自薦), 몸의 좌우 어느 한쪽을 마음대로 잘 쓰지 못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반신불수(半身不遂), 허물을 어물어물 숨기며 조금도 뉘우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문과수비(文過遂非), 사람을 죽이기를 꾀하다가 이루지 못한 행위를 이르는 말을 모살미수(謀殺未遂), 훌륭한 공업을 이룩하고 나서 명성을 크게 떨침을 이르는 말을 공성명수(功成名遂), 마음은 간절해도 뜻대로 되지 아니한다는 말을 유의막수(有意莫遂) 등에 쓰인다.
▶️ 過(지날 과, 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过(과)는 간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咼(와, 과; 입이 삐뚤어짐)의 뜻이 합(合)하여 바른 길을 지나쳤다는 데서 지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過자는 '지나다'나 '경과하다',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過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咼(가를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뼈'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過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에 길을 걷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지나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過자는 '초과하다'나 '넘치다'와 같이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過(과)는 지나치는 일, 통과하다, 도를 넘치다, 과오(過誤) 따위의 뜻으로 ①지나다 ②지나는 길에 들르다 ③경과하다 ④왕래하다, 교제하다 ⑤초과하다 ⑥지나치다 ⑦분수에 넘치다 ⑧넘다 ⑨나무라다 ⑩보다, 돌이켜 보다 ⑪옮기다 ⑫허물 ⑬잘못 ⑭괘(卦)의 이름 ⑮예전 그리고 ⓐ재앙(災殃)(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력/역(歷), 지날 경(經), 그릇될 와(訛), 그르칠 오(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 공(功)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과정(過程), 지나간 때를 과거(過去), 예정한 수량이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음을 과잉(過剩), 지나치게 격렬함을 과격(過激),정도에 넘침을 과도(過度),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과열(過熱), 잘못이나 그릇된 짓을 과오(過誤), 지나간 일을 과거사(過去事), 조심을 하지 않거나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를 과실(過失),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빎을 사과(謝過), 통하여 지나가거나 옴을 통과(通過),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사물의 한도를 넘어섬을 초과(超過), 공로와 과오를 공과(功過), 대강 보아 넘기다 빠뜨림을 간과(看過), 때의 지나감이나 시간이 지나감을 경과(經過), 모르는 체 넘겨 버림을 묵과(默過), 능력 같은 것이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함이나 딱 알맞지 않음 또는 중용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과불급(過不及),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을 과유불급(過猶不及), 밀밭을 지나면 밀 냄새만 맡고도 취하게 된다는 뜻으로 술을 도무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과맥전대취(過麥田大醉), 뜰에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아버지가 자식에게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과정지훈(過庭之訓), 눈에 스쳐 지나가면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과목불망(過目不忘), 아는 이의 문전을 지나가면서도 들르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과문불입(過門不入), 성인이 지나가는 곳에는 백성이 그 덕에 화하고 성인이 있는 곳에는 그 덕화가 신묘하여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과화존신(過化存神), 지나친 공손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과공비례(過恭非禮),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그 사람이 내 집 앞을 지나가면서도 나를 찾아주지 않았다 하여 별로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그 사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과문불감(過門不憾), 사실보다 지나치게 평가함을 일컫는 말을 과대평가(過大評價), 잘못을 서로 고쳐 줌을 일컫는 말을 과실상규(過失相規),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과여불급(過如不及),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이라는 뜻으로 그것을 잘못이라고 하는 의미의 말을 과이불개(過而不改), 지나간 일을 일컫는 말을 과거지사(過去之事), 지나가는 불에 밥을 짓는다는 뜻으로 어느 특정한 사람을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이르는 말을 과화숙식(過火熟食), 다리를 건너고 나서 그 다리를 부수어 목재를 훔쳐간다는 뜻으로 극도의 이기심이나 배은망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과하탁교(過河坼橋), 분수에 지나치는 욕망을 일컫는 말을 과분지망(過分之望), 사물을 지나치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과대황장(過大皇張), 분에 넘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과분지사(過分之事), 과오를 저지른 후에 능히 고침 즉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연후에 잘못을 참회함으로써 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과연후능개(過然後能改),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센 힘을 일컫는 말을 과인지력(過人之力), 한 번 보기만 하면 그대로 욈을 일컫는 말을 과목성송(過目成誦)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