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기익(己飢己溺)
자기가 굶주리고 자기가 물에 빠진 듯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다.
己 : 몸 기(己/0)
飢 : 주릴 기(食/2)
己 : 몸 기(己/0)
溺 : 빠질 익(氵/10)
(유의어)
인기기기(人飢己飢)
인익기익(人溺己溺)
출전 : 맹자(孟子) 이루장구 하(離婁章句下)
다른 사람이 식량이 없어 끼니를 거르고, 남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고 자신은 해당 안 돼 다행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내가 굶주리는 것이고(己飢) 내가 물에 빠진 것과(己溺) 똑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 살맛나는 세상이 된다.
백성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인 양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사생활을 잊은 중국 전설상의 夏(하) 왕조 시조 禹(우)와, 周(주) 왕조의 전설적 시조 稷(직)의 이야기에서 각각 유래했다.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던 태평한 시대라고 요순(堯舜) 시대라 하지만 좋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20년 동안이나 홍수가 지속되었다. 피해를 입은 백성들은 몹시 고통스러운 생활을 이어갔다. 요임금은 곤(鯀, 사람이름 곤)을 시켜 홍수를 다스리게 했는데 9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물길을 다스리는데 실패했다.
요의 양위로 왕이 된 순임금은 곤의 아들에게 치수의 임무를 맡겼으니 바로 우였다. 아버지의 실패를 분석하여 우는 물길을 막지 않고 되레 물길을 틔어 작은 시내는 큰 강으로, 큰 강물은 바다로 흘러들게 함으로써 13년의 노력 끝에 홍수를 잡는데 성공했다.
무왕(武王)이 주를 세우기 이전 선조인 직은 농사에 재능을 발휘하여 오곡의 신으로도 추앙받는다. 역시 순임금에 의해 농수산장관격인 후직(后稷)에 임명돼 백성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쳤다.
맹자(孟子)는 이루장구(離婁章句) 하편에서 두 사람을 등장시켜 말한다. "우임금은 자기가 사명을 완수 못해 백성들이 물에 빠진다 생각했고, 직은 자기가 일을 잘못하여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생각했다(禹思天下有溺者 由己溺之也. 稷思天下有飢者 由己飢之也)."
▶️ 己(몸 기)는 ❶상형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래 구불거리는 긴 끈의 모양을 본떴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모양에서 일으키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일으키다의 뜻은 나중에 起(기)로 쓰고, 己(기)는 천간(天干)의 여섯번째로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己자는 '몸'이나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몸'이란 '나 자신'을 뜻한다. 己자의 유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사람이 몸을 구부린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굽의 있는 새끼줄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己자와 결합한 글자를 보면 새끼줄이 구부러져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다만 己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는 여전히 '나 자신'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다. 己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뜻과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새끼줄이나 구부러진 모양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己(기)는 ①몸 ②자기(自己), 자아(自我) ③여섯째 천간(天干) ④사욕(私慾) ⑤어조사(語助辭) ⑥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여섯 번째를 기사(己巳), 열여섯째를 기묘(己卯), 스물여섯째를 기축(己丑), 서른여섯째를 기해(己亥), 마흔여섯째 기유(己酉), 쉰여섯째를 기미(己未)라 한다. 그리고 자기의 물건을 기물(己物), 자기 마음을 기심(己心), 자기가 낳은 자녀를 기출(己出), 자신의 의견이나 소견을 기견(己見), 자신의 초상을 기상(己喪), 자기의 소유를 기유(己有), 자기의 물건은 기물(己物), 제 몸이나 제 자신 또는 막연하게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자기(自己), 자기 이익만 꾀함을 이기(利己), 자신의 몸을 닦음을 수기(修己), 안색을 바로잡아 엄정히 함 또는 자기자신을 다스림을 율기(律己), 자기 몸을 깨끗이 함을 결기(潔己), 몸을 가지거나 행동하는 일을 행기(行己), 신분이나 지위가 자기와 같음을 유기(類己), 자기를 사랑함을 애기(愛己), 자기 한 몸을 일기(一己), 자기에게 필요함 또는 그 일을 절기(切己), 자기가 굶주리고 자기가 물에 빠진 듯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기기기익(己飢己溺), 중종때 남곤 일파 조광조 등을 쫓아내어 죽인 사건을 일컫는 말을 기묘사화(己卯士禍), 기미년 3월1일 일제에 항거하여 일어난 한국의 독립운동을 일컫는 말을 기미독립운동(己未獨立運動),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봄을 일컫는 말을 자기관찰(自己觀察), 모든 사고와 판단과 행동을 자기 중심으로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본위(自己本位), 자기의 이해와 쾌락과 주장을 중심으로 삼고 남의 처지를 돌보지 않는 주의를 일컫는 말을 애기주의(愛己主義), 자기 존재를 인정 받으려고 남에게 자기를 과시하는 심리적 경향을 일컫는 말을 자기과시(自己誇示), 스스로에게 황홀하게 빠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도취(自己陶醉), 자신의 생활은 검약하게 하고 남을 대접함에는 풍족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약기유물(約己裕物) 등에 쓰인다.
▶️ 飢(주릴 기)는 형성문자로 饑(기)와 동자(同字), 饥(기)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결핍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几(궤, 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먹을 것이 결핍되다, 굶주림을 뜻한다. 그래서 飢(기)는 ①주리다, 굶주리다 ②굶기다 ③모자라다, 결핍(缺乏)되다 ④흉년(凶年) 들다 ⑤굶주림 ⑥기근(飢饉), 흉작(凶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주릴 아(餓), 주릴 근(饉),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배부를 포(飽)이다. 용례로는 굶주림을 기아(飢餓), 농사가 잘 안 되어 식량이 모자라 굶주리는 상태를 기근(飢饉), 굶어 죽는 것을 기사(飢死), 배가 고프고 목이 마름을 기갈(飢渴), 굶주린 얼굴빛을 기색(飢色), 배고픔과 배부름을 기포(飢飽), 흉년과 풍년을 기양(飢穰), 배고픔과 추위를 기한(飢寒), 기근이 들어 식물이 결핍함을 기핍(飢乏), 굶주리어 고달픔을 기곤(飢困), 굶주린 백성을 기민(飢民), 굶주려서 죽음을 기고(飢故), 굶주려서 얻은 병을 기병(飢病), 굶주려서 몸이 상함을 기상(飢傷), 굶주려서 몸이 부음을 기종(飢腫), 굶주려서 쓰러져 죽음을 기폐(飢斃), 양식이 떨어져서 굶주리는 집을 기호(飢戶), 아주 심한 시장기를 기화(飢火), 기아에 허덕이는 가구를 기구(飢口), 몹시 배고픈 느낌을 허기(虛飢), 굶주림을 견딤을 내기(耐飢), 양식 구하기를 힘쓰지 않고 앉아서 굶음을 좌기(坐飢), 조금 먹어서 시장기를 면함을 요기(療飢), 굶주리게 되면 오고 배가 부르게 되면 떠나 감을 기래포거(飢來飽去), 굶주린 사람은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빈곤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은 은혜에도 감격한다는 기불택식(飢不擇食), 굶주리는 상태에 이른 지경을 기아지경(飢餓之境), 배가 고픈데도 먹는 일을 잊어 버리고 있다는 뜻으로 걱정이 많음을 기이망식(飢而忘食), 굶주려 배고픈 사람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달게 먹는다는 기자감식(飢者甘食) 등에 쓰인다.
▶️ 溺(빠질 닉/익, 오줌 뇨/요, 약할 약)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弱(약)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溺(닉, 뇨, 약)은 ①빠지다 ②빠뜨리다 ③그르치다 ④지나치다, 정도를 넘다 그리고 ⓐ오줌, 소변(뇨) ⓑ오줌을 누다(뇨) ⓒ약하다(약) ⓓ연약하다(약)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빠질 면(沔), 빠질 몰(沒), 잠길 침(沈), 빠질 륜/윤(淪), 묻힐 인(湮)이다. 용례로는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어떤 일에 즐겨 빠짐을 익혹(溺惑), 직무를 감당하지 못함을 익직(溺職), 지나치게 사랑에 빠짐을 익애(溺愛), 사람의 마음을 음탕하게 만드는 소리를 익음(溺音), 물에 빠져 속으로 가라앉음을 익몰(溺沒), 어떤 일을 몹시 즐겨서 거기에 빠짐을 탐닉(耽溺), 헤어날 수 없게 깊이 빠짐을 몰닉(沒溺), 굶주림과 물에 빠져 헤어나지 못함을 기닉(饑溺), 침몰이나 술이나 계집이나 노름 따위에 빠짐을 침닉(沈溺),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감을 함닉(陷溺), 몹시 반하여 제 정신을 잃고 빠짐을 혹닉(惑溺), 오줌을 받음을 봉뇨(捧溺), 오줌을 눔을 사뇨(捨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