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流言蜚語)
물처럼 흐르고 벌레처럼 기어 다니는 말이라는 뜻으로, 아무 근거도 없이 널리 퍼진 소문을 이르는 말이다.
流 : 흐를 류(氵/7)
言 : 말씀 언(言/0)
蜚 : 바퀴 비(虫/8)
語 : 말씀 어(言/7)
흘러가는 말(流言)과 날아다니는 말(蜚語)은 믿을 수 없다. 바퀴벌레를 뜻하는 비(蜚)자는 날 비(飛)와 발음이 같아 이전엔 통용됐다. 그래서 유언(流言)과 비어(蜚語)는 강조한 겹말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아무 근거도 없는데 쉽게 떠돈다.
도청도설(道聽塗說)과는 길거리에 퍼져 돌아다니는 뜬소문이란 뜻은 같아도 남을 해치거나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에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퍼뜨리면 죄목은 없더라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시경(詩經)에 나타나는 유언(流言)은 순자(苟子)에서 더 명확히 군자(君子)가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못 박는다. 바로 "모든 떠도는 말이나 근거 없는 학설, 일, 모략, 명예, 모함등을 삼가야 한다(凡流言 流說 流事 流謀 流譽 流愬)"고 치사(致士)편에 내세운다.
이에 반해 비어(蜚語)는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처음 등장하니 훨씬 뒤다. 위기무안후(魏其武安侯) 열전에 나오는 내용은 이렇다.
한(漢)나라 초기 경제(景帝) 때 태후(太后)의 조카이자 대장군 두영(竇嬰)은 막강한 실력자로서 조정 대신들도 허리를 굽혔다. 미천한 출신 전분(田蚡)이란 사람도 두영(竇嬰) 앞에서 아첨을 일삼았다. 그러다 전분(田蚡)의 누이가 황후(皇后)가 되는 바람에 벼락출세를 해 높은 벼슬을 얻게 되자 안하무인(眼下無人)이 되었다.
두영(竇嬰)과 가까운 관부(灌夫)란 장군이 전분의 축하연서 무례한 건배를 했다 하여 전분이 탄핵하고 일족을 멸(滅)했다. 이것을 뒤에 안 두영이 분에 차 황제에 간했으나 전분 일파가 헐뜯는 비어(蜚語)에 넘어간 왕의 명령으로 도리어 참수되고 말았다.
유언비어(流言蜚語)
사회심리학에서는 유언(流言)과 비어(蜚語)를 구별한다. 유언(流言)이란 아무 근거가 없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간 것을 말한다. 그리고 비어(蜚語)는 어떤 사람에 의해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퍼트려진 소문을 의미한다. 유언비어는 대부분의 경우 구분할 수 없는 복합적 형태로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변형을 일으킨다.
유언비어의 변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평균화’이다. 이는 유언비어의 내용이 조금씩 생략되어 단순한 내용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강조화’이다. 이는 전하는 자의 관심사에 따라서 내용의 한 부분이 과장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동질화’라는 것이 있다. 이는 전하는 자의 견해와 사고방식에 따라 내용이 재구성되는 것을 말한다.
옛날 로마제국의 네로 황제는 시상(詩想)을 떠올리기 위해 로마를 불태우는 미친 짓을 했다. 그리고는 민란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해 기독교인들이 불을 지른 것으로 소문을 퍼트렸다. 이 네로의 유언비어에 의해 많은 기독교인이 죽임을 당했고 로마 시민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었다.
1914년 관동대지진 사건 후에도 일본에 의해 조작된 악성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조선인이 우물 속에 독약을 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트림으로써 일본 시민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고 조선인들을 미움의 대상으로 몰아 처형했다.
인간은 얼마나 유언비어에 귀가 얇은가? 유언비어에 정치 판도가 바뀌기도 하고, 주가가 폭락하기도 하고, 은행의 예금 인출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인간의 나약함과 어리석음 때문에 21세기를 사는 우리 사회에도 유언비어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판에 유언과 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성숙한 시민사회란 근거 없는 소문을 타고 들려오는 유언(流言)을 가려내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어떤 사람이나 집단에 의해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퍼트려진 소문의 진위를 가려내어 엄벌하는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유언비어에 의해 희생물이 된 정치인, 연예인, 기업인을 비롯해평범한 소시민들이 사라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문을 퍼트리는 자들이 처벌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어 다시는 억울한 사람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하나님은 악한 입술을 정죄하신다. 혀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하다는 말씀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소문과 유언비어(流言蜚語)
살다보면 우리는 별의별 소문을 듣는다, 그리고 소문은 또 참으로 빠른 속도로 전파되어 퍼져 나간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속담에도,'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표현을 우리는 어릴 때부터 들어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소문은 그것이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이든 아니든, 이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때와 장소에 따라선 소문의 내용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소문만 듣고 생각 없이 믿고 행동했다가 크게 곤욕을 치르고 낭패를 볼 수가 있고, 소문을 면밀하게 분석해 남보다 한발 앞서 행동함으로 크게 이득을 보는 수도 더러는 있다. 즉, 소문은 약이 될 수도 있으나, 때와 장소에 따라서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잘 살펴 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옛 선인의 글 한 구절이 생각나 옮겨 본다. "세 사람이면 호랑이를 만들어 내고(三人成虎 삼인성호), 열사람이면 곧 나무도 잡아 휜다(十夫楺椎 십부유추). 여러 사람이 입에서 입으로 옮기는 말은(衆口所移 중구소이), 날개가 없어도 날아간다(毋翼以飛 무익이비).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 있는 말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표현의 속담이 있는데, 아니 땐 꿀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은 아궁이에서 불을 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항간에는 또 '뜬소문'이라는 것이 있다. 객관적 사실이 공개되기 전에 이의 실재를 감지(感知)케 하는 '소문'과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뜬소문'은 그 본질적으로 다르다. '소문'과 '뜬소문'은 객관적 사실의 실재 여부와 관련되지만, 사실을 알리는 것과 유언비어(流言蜚語)를 퍼뜨리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관련된다.
사실 여부를 판단하고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것은,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소중한 지혜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떠도는 소문이라도 이를 듣고 잘 살피면 복이 되지만, 소문을 듣고 이를 살피지 않으면 듣지 않음만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말과 관련 있는 또 하나의 우리 속담 가운데,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다분히 비판적인 뜻(意味)을 담고 있다. 흔히 윗물이 맑지 못하니까 아래물이 흐리다고, 그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하여 일상 자주 인용된다, 우리 현실에서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각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마음 깊이 새겨두고 생각에 생각을 할 말이다.
그리고 말에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도구와 마찬가지로 성능이나 속도의 차이가 있다. 말 한마디로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밝힐 수 있는 것과 백 마디 말로 한 가지 뜻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것은, 말의 성능이나 속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말만 무성하고 알맹이가 없는 것도 일종의 자원낭비라 할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듣는 별의별 소문 중, 뜬소문이 유언비어화(流言蜚語化)되어 전파되면서, 개인 가정 사회 국가에 본의 아니게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어 생각지도 아니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역사를 바꾼 유언비어의 역사
유언비어(流言蜚語)는 거짓말이다. 요망한 말(謠言)이자 쉽게 퍼지는 말(流言)이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언비어의 역사도 길다. ‘유언비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라는 말도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자 한국과 중국에서 방사선과 소금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퍼졌다. 지난 1월 중국의 ‘남방도시보’에 ‘유언비어-역사를 바꾼 도화선’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거짓된 말이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유언비어의 역사를 살펴봤다.
유언(流言)이란 표현은 시경(詩經)에 처음 등장한다. ‘유언비어(流言蜚語)로 임금을 대하니 도둑들이 나라안을 소란케 하네(流言以對, 寇攘式內).’ 대아편의 구절이다. 유언(流言)은 뿌리도 잎도 없는 소문이라는 뜻이다.
‘비(蜚)’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떡풍뎅이라는 이름의 벌레이다. 비어(蜚語)는 ‘냄새나는 얘기’쯤으로 풀이된다. 더러는 비어(飛語)라고도 쓰인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종잡을 수 없는 말이다. 비어(蜚語)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두영(竇嬰)과 전분(田蚡) 열전에 처음 보인다.
한(漢)나라 초기 효경제(孝景弟)에서 무제(武帝)로 넘어가는 시절이다. 승상을 역임했던 두태후의 조카 두영과 효경제의 황후의 동생 전분 그리고 오초(吳楚)의 반란 진압에 큰 공을 세웠던 장수 관부(灌夫) 세 사람은 서로 갈등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두영을 비방하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한무제는 두영에게 사형을 명령했다. 유언비어의 ‘비어’는 여기서 처음 등장한다.
한나라보다 앞서 진(秦)의 진시황도 유언비어(流言蜚語)에 시달렸다. "진나라를 망하게 하는 자는 호이다(亡秦者胡也 망진자호야)"와 같은 유언비어가 재위기간 내내 그를 괴롭혔다. 진시황의 제국은 바로 아들 대에서 망했다. 멸망의 도화선은 "대초흥 진승왕(大楚興 陳勝王)"이란 유언비어 한마디였다.
고대 로마의 황제도 유언비어로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러다 보니 공공유언비어 감찰관을 임명해 군중 속에 침투시켰다. 군중의 말 속에서 유언비어를 찾아내도록 했다. 민중의 정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필요하다면 유언비어 감찰관은 자신이 만들어낸 유언비어로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서기 64년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했다. 이런 유언비어가 돌았다. “폭군 네로는 화재로 죽은 사람을 위해 슬퍼한 것이 아니다. 그는 화재를 찬미했다. 화염이 불사르는 아름다움에 도취됐다.”
자기 방어를 위해 네로는 서둘러 새로운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렸다. 그보다 더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있던 기독교인들이 도시에 불을 지른 것이라고. 이에 로마 시민들은 희생양이 된 기독교들에게 화풀이를 했다. 애초 화재의 원흉으로 지목된 것은 기독교가 아니라 네로였다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이후에도 유언비어는 끊이지 않았다. 단 고대에는 교통과 통신과 미디어와 인구 등의 제한으로 유언비어의 전파 속도나 규모가 모두 근대와 비교할 수 없게 더뎠다.
1768년 청(淸)나라에서는 요술(妖術)에 관한 유언비어로 전국이 대공황에 빠지고 수천 만 명이 영향을 입었다. 변발을 잘라 영혼을 훔치는 귀신이 횡행한다는 유언비어였다. 하버드대 교수 필립 쿤은 그의 명저 '영혼을 훔치는 사람들: 1768년 중국을 뒤흔든 공포와 광기'에서 이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변발은 청나라 만주족이 한족의 복종을 확인하는 잔혹한 수단이었다.
건륭제는 규혼안(叫魂案; 혼을 불러들인 사건)을 잔인하게 조사했다. 적발된 하지만 무고한 용의자의 목을 하나하나 잘라버렸다. 당시 건륭제가 두려워한 것은 유언비어 자체가 아니었다. 유언비어가 불러올 사회 집단심리의 변화와 행위의 변화였다. 더 중요한 것은 유언비어사건을 통해 관료들을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건륭제는 자신이 이미 일반적인 영역에서 관료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민족 정권의 합법성과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유언비어에 통치자들은 엄중히 대처해야만 했다.
건륭제 시대는 청나라의 마지막 태평성대였다. 가경제와 도광제 이후 난세가 닥쳤다. 대규모 유언비어가 샘솟듯 분출했다. 예를 들어 태평천국군과 청군의 결전 과정에서 양쪽은 모두 유언비어를 비정규 무기로 사용했다.
홍수전(洪秀全)은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내가 만주족의 시말을 자세히 조사해 보니 그 조상은 하얀 여우(白狐) 한 마리, 붉은 개(赤狗) 한 마리가 교합해 나온 것이다. 요인(妖人)을 낳았으며 종류가 많아지면서 스스로 교합했으나 인륜에 동화되지 못했다.” “전 위요(僞妖) 강희제는 암암리에 만주족 한 명에게 열 개 가(家)를 관리하게 해 중국 여자와 음란한 짓을 벌였다. 이는 중국인을 모조리 오랑캐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청나라 군대도 그 즉시 유언비어를 만들어 반격전을 벌였다. “(태평군)이 지나간 곳에서는 선박은 크기를 불문하고, 사람은 빈부를 불문하고, 모조리 빼앗아 풀 한 포기 남기지 않았다.” “태평군에게 포로로 잡히면 옷가지를 빼앗기고 은전을 약탈당하는데 은 다섯 량을 도적에게 바치지 못하면 즉시 머리를 자른다.”
증국번(曾国藩)은 이런 유언비어를 만들어 사람들을 사방에 보내 퍼뜨렸다. “천부(天父)는 천형(天兄)을 죽이니, 강산을 얻을 수 없다. 장모(長毛, 태평군)는 바른 주인이 아니다. 여전히 함풍제에게 양보해야 한다.” 우리는 증국번이 승리한 것을 유언비어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효과적으로 상대방의 유언비어에 대응해 상대방이 퍼뜨린 유언비어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퍼뜨리지 않았더라면(토월비격(討粤匪檄)에 잘 드러난다) 아마 승리는 더 늦어졌을지도 모른다.
유언비어의 선동력은 강하다. 1891년 중국에 진출해 있던 거의 모든 서방 선교사들은 절망을 느꼈다. 그들은 홍수 같은 유언비어에 포위됐다. 유언비어에서 그들은 부녀자들을 강간하고 어린이들을 납치하며 인체 장기를 매매하고 우물에 독을 타며 중국인의 무덤을 파헤치는 등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각종 나쁜 짓을 모두 한다고 했다.
원한은 유언비어 속에서 성장하고 결국은 분노한 민중이 창장(長江) 연안의 여러 도시들에 있던 교회를 습격하고 선교사와 교인을 약탈해 죽였다. 역사서에서 ‘창장교안(長江敎案)’이라고 부르는 사건이다. 이는 의화단의 난 이전에 가장 심각했던 반기독교 사건이었다. 교안에서의 유언비어는 그 유래가 길었다. 단지 1891년 서적, 신문, 전단 등의 방식으로 집중적으로 전파되었을 뿐이다.
일찍이 청나라 초기에 고염무(顧炎武)는 '천하군국이병서(天下郡國利病書)'에서 천주교회가 어린아이를 삶아 먹는다고 적었다. 천주교회가 눈을 파낸다는 것은 옹정제 때 오덕지(吳德芝)의 '천주교서사(天主敎書事)'의 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광(道光) 22년 위원(魏源)이 쓴 '해국도지(海國圖志)'에서도 “서양시장에서는 중국의 흑연 100근을 은 8냥과 바꾼다. (...) 은을 만들려면 반드시 중국인의 눈동자를 써야 한다. 서양인의 눈으로는 소용이 없다.” 이런 괴담이었다.
유언비어 자체는 역사를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역사를 바꾸는 핵심 요소가 될 수는 있다. 경제학자이자 민주당파 인사였던 장나이치(章乃器)의 아들인 장리판(章立凡)의 다음과 같은 말은 정확하다. “사회운동은 어떤 때에는 진상이 필요하지 않다. 유언비어 하나가 폭동을 일으킬 수 있고, 역사를 바꿀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심 추구하는 것은 반드시 진상은 아니다. 그저 큰 변화일 뿐이다.”
신해혁명도 어떻게 보면 유언비어의 산물이었다. 1911년10월9일 오후 3시, 당시 혁명당인들은 한커우(漢口)에서 실수로 폭약을 터뜨렸다. 거의 같은 시간에 “청나라 정부가 혁명당인을 붙잡아 죽이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마침 신군(新軍) 안에서 떠돌았다. 10월10일이 되자 이 유언비어는 더욱 구체화됐다. “청나라 정부는 현재 변발을 하지 않은 혁명당인을 붙잡고 있다.” “관리들은 이미 혁명당인들의 연명부를 장악하고 있다.”
당시 신군 사병들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변발을 하지 않았다. 소문 속의 연명부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자신이 거기에 적혀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는가? 공포는 신군내에서 만연했고, 공포는 새로운 유언비어를 만들어 냈다. 새로운 유언비어는 더욱 큼 공포를 몰고 왔다. 이때, 쿠데타에 참가하는 것이 많은 사병들에게 스스로를 지키는 최선의 선택으로 된 것이다. 10일 저녁, 한 소대장이 점호하다가 발생한 작은 다툼이 졸지에 쿠데타가 되고 결국은 연쇄반응을 일으켜 신해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항상 유언비어를 쉽게 받아들이고 전파에 참여할까? 1942년 미국 두 명의 학자는 유언비어의 전파와 받아들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서 ‘유언비어지수(信謠指數)’를 계산해 냈다.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보다 유언비어를 쉽게 믿으며 45살 이상의 사람들이 젊은이들보다 더 쉽게 유언비어를 믿었고, 유태인들이 비유태인들보다 더 쉽게 유언비어를 믿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유언비어를 더 쉽게 믿는 것은 그들이 현상을 변화시키기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45세 이상의 사람들이 더 쉽게 유언비어를 믿는 것은 그들의 정보채널과 정보분석능력이 상대적으로 낙후됐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이 유언비어를 더 쉽게 믿는 것은 전쟁 시 유태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안전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시 유언비어는 왕왕 사람들로 하여금 두렵게 만드는 것이었다.
유언비어를 사회학자들은 'R=i*a'라는 공식으로 설명한다. 'R'은 유언비어의 크기다. 'i'는 사람들의 관심이다. 'a'는 그 화제와 관련된 증거의 애매성이다. 가령 관심이 쏠리는 화제의 근거가 애매할수록 유언의 크기는 부풀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근거의 애매성은 불확실한 발표나 믿기 어려운 보도 등으로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때문에 유언을 줄이는 '물리적 처방'으로는 정확한 발표와 충실한 보도가 제시된다.
프랑스 학자 장 노엘(Jean-Noel)은 '유언비어'라는 책에서 유언비어에 대해 새롭고 독특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유언비어는 항상 진실한 것으로 봤다. 유언비어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유는 권력이 이 정보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지역에서 사람들이 어떤 일에 대해 알고 싶으나 정부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할 때 유언비어가 횡행한다. 유언비어는 정보의 블랙마켓이다. 유언비어를 막으려 해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언비어는 셜록 홈즈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상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언비어는 원한을 모아놓은 무당과 같다. 그저 사람들이 응당 그러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겉으로 보기에 새로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옛날의 빚을 청산하는 것이다.
유언비어를 막으려는 노력은 종종 부질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유언비어를 막는 것은 사람들의 환상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열광하는 사람의 머리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 그들에게 평범한 현실로 돌아오라고 호소해도 백일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유언비어는 사회현상이다. 또한 정치현상이다. 일종의 권력에 대한 반항이다. 비밀을 폭로하고 가설을 내놓음으로서 당국이 입을 열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언비어는 사회 군중심리 구조의 거울이다. 사실과 거짓을 막론하고 유언비어는 모두 가치가 있다.
유언비어는 단지 사회적이고 정치적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것이다. 유언비어는 역사적인 거대 이벤트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사변의 해설자이기도 하다. 역사에는 너무도 많은 유언비어가 있었다. 어떤 것은 그 자리에서 소멸된다. 어떤 유언비어는 쉽게 도망친다. 기나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도시전설 혹은 역사의 신화로 바뀐다. 도시전설은 유언비어의 연속극이다.
예를 들어 바늘로 찌르는 미치광이에 대한 유언비어가 1922년 프랑스 파리에서 성행했다. 80여 년이 흘러 중국 대륙에서 ‘에이즈 주사기로 찌르는 미치광이’ 전설로 바뀌어 또 한번 널리 퍼졌다. 역사의 신화는 유언비어의 최종형식이다. 예를 들어 의화단운동은 1901년에서 1920년까지 우매, 미신, 야만의 신화로 인식됐다.
1924년부터 1937년에는 민족자존심과 항쟁의 열정을 포함한 반제국주의 기치의 정의로운 신화가 됐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더더구나 반봉건 반제국주의의 위대한 군중운동의 신화였을 뿐만 아니라 홍위병들의 정신적인 젖줄이 됐다. 20세기 80년대 이후 의화단운동은 다시 우매, 야만, 미치광이 신화로 되돌아갔다. 단지 시시때때로 여전히 애국주의라는 면사포로 가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역사 속에서 진상은 도대체 무엇인가?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역사적 진상’은 그것 자체가 아마도 최대의 역사의 신화일지도 모른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카더라 뉴스
여기저기로 떠돌아다니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라 부른다. ‘헛소문’이 참뜻이다. 한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흐르고 날아다니는 거짓말’이다. 흔히 루머, 입소문, 뜬소문, 가짜 뉴스,카더라 등으로 불린다. 근거가 없고 빠른 속도로 널리 퍼진다. 음모 모략 조작 선동 전략으로 쓰인다. 통쾌하고 시원한 내용이지만 후유증으로 피해자가 존재한다. 사회적 정치적 파장 또한 크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는 유언비어에 휘말려 단두대의 이슬이 됐다. 마리 왕비가 김 여사 핸드백 사건으로 이 땅에 다시 소환된 적이 있다. 그녀는 프랑스 루이 16세 부인으로 오스트리아 태생이다. 루이 16세가 황태자일 때 결혼했다. 물론 정략결혼이다. 프랑스 귀족들은 마리를 싫어했을 뿐 아니라 아예 무시했다. 교묘한 계략과 가짜 뉴스를 퍼트려 함정에 빠트렸다.
다이아몬드 목걸이 스캔들이 있다. 이 목걸이는 루이 15세가 애첩 ‘뒤 바리’를 위해 주문했다가 인수를 안 했고, 그 후 마리 왕비마저도 구입을 거부했다. 라모르 백작부인이 이를 알고 로앙 추기경을 꼬드겼다. 마리가 목걸이를 타인 명의로 구입하기 원한다면서 대리구매를 유도했다. 추기경은 백작부인의 속임수에 넘어가 목걸이를 대리구매하는 사기를 당한다. 재판 결과 왕비는 결백이 밝혀졌지만, 체면과 위신은 크게 떨어지고 혁명의 빌미를 내주었다.
마리는 활달하며 사교적이고 음악과 미술을 즐겼다. 반대로 루이 16세는 조용하고 사색을 좋아했다. 이들 부부의 불행은 프랑스의 재정 적자에서 비롯됐다. 프랑스 부르봉 왕가는 루이 14세와 15세가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됐다. 왕실은 매년 예산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데 쏟아부었다. 때문에 물가는 치솟고 프랑스 국민의 삶은 힘들어져 대혁명의 기운이 싹트게 된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나 먹지’라는 에피소드도 실은 마리가 한 말이 아니다. 루이 15세 왕비가 했던 말이다. 혁명에 나선 주동세력들은 군중들이 빵을 달라고 했을 때 마리가 내뱉은 말로 몰아붙이고 널리 유포시킨다. 결국 이 말은 대혁명의 활화산이 된다.
또 르페르뒤센 등의 언론은 마리를 암캐, 창녀, 스파이 등으로 음해 보도해 혁명을 확산시킨다. 마리가 8살 아들과 근친상간했다는 가짜 뉴스마저 조작한다. 분노한 혁명군은 마리를 혁명재판에 올렸다. 마리는 인쇄공, 목수, 가발 업자 등으로 구성된 시민 배심원들의 만장일치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왕비는 음해와 유언비어로 희생됐지만, 역사가들의 연구로 마리의 악성 평판의 누명은 벗겨졌다. 유언비어는 한때 위세를 떨치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다. 정의롭지가 않아서 그렇다. 음모와 카더라에 희생되거나 몰락한 유명 인사들을 생각나게 하는 사건의 중심엔 항상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있다.
▶️ 流(흐를 류/유)는 ❶형성문자로 㳅(류)는 고자(古字), 沠(류)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㐬(류; 아기가 태어나는 모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流(류)는 아기가 양수와 함께 순조롭게 흘러 나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流자는 '흐르다'나 '전하다', '떠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流자는 水(물 수)자와 㐬(깃발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㐬자는 물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育(기를 육)자가 그러하듯 流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어린아이'가 변형된 것이다. 또 아래에 있는 글자는 물살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㐬자는 아이가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㐬자 자체도 '흐르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水자를 더한 流자는 본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글자이다. 그래서 流(류/유)는 ①흐르다 ②번져 퍼지다 ③전(傳)하다 ④방랑(放浪)하다 ⑤떠돌다 ⑥흐르게 하다 ⑦흘리다 ⑧내치다 ⑨거침없다 ⑩귀양 보내다 ⑪흐름 ⑫사회 계층 ⑬갈래 ⑭분파(分派)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거침없이 흘러 통함을 유통(流通), 밖으로 흘러 나가거나 나오는 것을 유출(流出), 어떤 복장이나 언어나 생활 양식 등 일시적으로 널리 퍼져 유사해지는 현상이나 경향을 유행(流行), 흘러 들어옴을 유입(流入),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물결에 비치는 달을 유광(流光), 널리 세상에 퍼지거나 퍼뜨림을 유포(流布),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유전(流轉), 융통하여 사용함을 유용(流用), 액체 등이 흘러 움직임을 유동(流動),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하천이 흐르는 언저리의 지역을 유역(流域), 일정한 목적없이 떠돌아 다님을 유랑(流浪), 떠내려가서 없어짐을 유실(流失), 서로 주고 받음을 교류(交流), 물에 떠서 흘러감을 표류(漂流),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물이 흐르는 원천이나 사물이 일어나는 근원을 원류(源流),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물의 원줄기에서 갈려 흐르는 물줄기를 지류(支流), 둘 이상의 흐름이 한데 합하여 흐르는 것 또는 그 흐름을 합류(合流), 혼탁한 물의 흐름을 탁류(濁流),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나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향기가 백대에 걸쳐 흐름이란 뜻으로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을 일컫는 말을 유방백세(流芳百世),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랑생활(流浪生活),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상 움직이는 것은 썩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불부(流水不腐),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처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리표박(流離漂泊), 쇠가 녹아 흐르고 흙이 그을린다는 뜻으로 가뭄이 계속되어 더위가 극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금초토(流金焦土),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 또는 남녀 간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으로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 듯하게 꾸며대는 것 또는 이기려고 하는 고집이 셈을 일컫는 말을 수석침류(漱石枕流), 푸른 산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말을 거침없이 잘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청산유수(靑山流水), 피가 강을 이루어 무거운 공이라도 띄울 수 있다는 뜻으로 싸움이 치열하여 전사자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혈류표저(血流漂杵),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뜻으로 과거사가 흔적이 없고 허무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류운공(水流雲空) 등에 쓰인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蜚(바퀴 비/날 비)는 형성문자로 飛(날 비)는 통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非(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蜚(바퀴 비/날 비)는 ①바퀴(갈색을 띠며 악취가 나는 바퀴과의 곤충) ②쌕새기(볏잎을 갉아먹는 곤충) ③날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輪(바퀴 륜/윤)이다. 용례로는 근거없이 떠도는 말을 비어(蜚語), 바큇과의 곤충을 비렴(蜚蠊), 청어를 달리 이르는 말을 비유(蜚腴),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을 일컫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삼년 동안이나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훗날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등에 쓰인다.
▶️ 語(말씀 어)는 ❶형성문자로 语(어)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吾(오, 어)로 이루어졌다. 吾(오, 어)는 서로 말을 주고 받고 하는 일이, 나중에 吾(오)를 我(아)와 같이 나 또는 자신이란 뜻으로 썼고, 서로 이야기한다는 뜻인 때는 말이란 뜻을 나타내는 言(언)을 붙여 따로 語(어)를 만들었다. ❷형성문자로 語자는 '말씀'이나 '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語자는 言(말씀 언)자와 吾(나 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吾자는 '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고대 중국에서는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이렇게 '나'를 뜻하는 吾자에 言자가 결합한 語자는 '나의 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본래의 의도를 명확히 알기 어렵지만, 자신이 하는 말을 뜻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語(어)는 명사 아래에 붙어 그것이 어떤 말인가를 나타내는 말로 ①말씀, 말, 이야기 ②새, 벌레의 소리 ③논어(論語)의 약칭(略稱) ④기뻐하는 모양 ⑤말하다, 논란(論難)하다 ⑥알리다, 고(告)하다 ⑦발표(發表)하다 ⑧의논(議論)하다, 모의(謀議)하다 ⑨이야기하다, 담화(談話)하다 ⑩대답(對答)하다 ⑪깨우치다 ⑫가르치다 ⑬설명(說明)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언(言),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이 궁하여 답변할 말이 없음을 어색(語塞), 낱말의 수효 또는 낱말의 전체를 어휘(語彙), 말의 한 토막이나 말의 마디를 어구(語句),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어학(語學), 말의 조직에 관한 법칙을 어법(語法), 말의 가락이나 말하는 투를 어조(語調), 낱말이 생겨나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을 어원(語源), 한 낱말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서 더는 가를 수 없는 부분을 어근(語根), 훌륭한 학자나 지도자들이 한 말을 간추려 모은 기록을 어록(語錄), 말의 뜻을 어의(語義), 글이나 말에서 낱말의 놓인 차례를 어순(語順),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국민 전체가 쓰는 그 나라의 고유한 말을 국어(國語), 사용하는 말을 용어(用語), 같은 음이나 비슷한 음을 가진 단어를 반복적으로 결합한 말을 첩어(疊語),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문장의 주체가 되는 말을 주어(主語), 글로만 쓰고 말로는 쓰지 않는 말을 문어(文語), 정도에 지나치게 심한 말을 격어(激語), 동아리끼리 저희들만 알도록 특정한 뜻을 숨겨 붙인 말을 은어(隱語), 남이 못 알아듣게 넌지시 하는 말을 밀어(密語),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을 내놓음 또는 그런 말을 방어(放語), 새로 말을 만들어 냄 또는 그 만든 말을 조어(造語), 말이 하나의 일관된 논의로 되지 못함 즉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뜻하는 말을 어불성설(語不成說), 하는 말이 재미없다는 뜻으로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맛없음을 이르는 말을 어언무미(語言無味),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어불근리(語不近理), 말을 삼가지 않고 함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어불택발(語不擇發), 사람을 부리는 것이 말을 부리듯 노련함을 일컫는 말을 어언여마(語言如馬), 대단하지 아니한 말의 허물을 일컫는 말을 어언박과(語言薄過), 항간의 뜬 소문이라는 뜻으로 저자거리나 여염에 떠도는 소문을 일컫는 말을 가담항어(街談巷語),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나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제 주제에 당치 아니한 말을 희떱게 지껄임 또는 그러한 말을 대언장어(大言壯語),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터무니없는 말 또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언난어(胡言亂語), 남을 냉정하게 접대함을 이르는 말을 냉어빙인(冷語冰人), 반 권의 논어라는 뜻으로 학습의 중요함을 이르는 말 또는 자신의 지식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반부논어(半部論語),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미인을 이르는 말을 해어지화(解語之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