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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서절구투(鼠竊狗偸)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8.01.12|조회수429 목록 댓글 0


서절구투(鼠竊狗偸)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이다.

鼠 : 쥐 서(鼠/0)
竊 : 훔칠 절(穴/17)
狗 : 개 구(犭/5)
偸 : 훔칠 투(亻/9)

(유의어)
서적(鼠賊)
서절(鼠竊)
소도(小盜)
소적(小賊)
초적(草賊)

출전 : 박인로(朴仁老)의 선상탄(船上嘆)


이 성어는 쥐같은 도적과 개같은 도적이란 뜻으로,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친다는 데서 좀도둑을 욕하는 말이다.

박인로(朴仁老)의 선상탄(船上嘆)에 나오는 말이다. "사제갈(死諸葛)도 생중달(生仲達)을 멀리 좃고 발 업슨 손빈(孫臏)도 방연(龐涓)을 잡아거든, 하믈며 이 몸은 수족이 가자 잇고 명맥이 이어시니 서절구투(鼠竊狗偸)을 저그나 저흘소냐. 비선(飛船)에 달려드러 선봉을 거치면 구십월 상풍(霜風)에 낙엽가치 헤치리라. 칠종칠금(七縱七擒)을 우린들 못할 것가"

풀이하면 죽은 제갈량(諸葛亮)도 산 중달(仲達)을 멀리 쫓고 발 없는 손빈(孫臏)도 방연(龐涓)을 잡았거든 하물며 이 몸은 손발이 갖아 있고 목숨이 이어 있으니 쥐 같고 개 같은 도적(왜구)(鼠竊狗偸)을 조금이라도 두려워 하겠느냐.

나는 듯한 배(飛船)에 달려 들어 선봉(先鋒)을 거치면 구시월 서릿바람에 낙엽같이 헤치리라. 제갈량(諸葛亮)이 맹획(孟獲)을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 준 것같이 적(敵)을 마음대로 하는 일을 우린들 못할 것인가.

여기서 서절구투(鼠竊狗偸)는 쥐새끼 같은 도적, 개새끼 같은 도적이란 뜻으로 왜구(倭寇)를 뜻한다.

이 말 외에도 선상탄(船上嘆)에는 왜구(倭寇; 왜놈, 도적)를 가리키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난당적(難當賊) : 감당하기 어려운 도적. 해추(海醜) : 바다의 추악한 무리. 준피도이(蠢彼島夷) : 꾸물거리는 저 섬 오랑캐.'

예나 지금이나 그 버릇은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역시 서절구투(鼠竊狗偸)요, 난당적(難當賊)이요, 준피도이(蠢彼島夷)의 심보 그대로니, 우리는 정신 차리고 해추흉모(海醜凶謀; 왜구의 간악하고 흉악한 꾀)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로다.


서절구투(鼠竊狗偸)

남 몰래 남의 것을 훔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는 모습을 뜻하는 사자성어 서절구투(鼠竊狗偸)에 대해 알아보자. 이 표현은 쥐처럼 몰래 훔치고 개처럼 속여서 이득을 보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번 글에서는 서절구투의 뜻과 유래를 살펴보고, 일상에서 이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비슷한 사자성어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해 보자.

서절구투 뜻과 의미
남의 것을 몰래 훔치는 행동으로 서절구투(鼠竊狗偸)는 각 글자의 의미를 통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서(鼠)'는 '쥐'를 뜻하고, '절(竊)은 '훔치다'를, '구(狗)'는 '개'를, '투(偸)'는 '몰래 훔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표현은 쥐와 개처럼 몰래 훔치고 속이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 표현은 특히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 자기만의 이익을 챙기려는 행동을 꼬집는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동료의 아이디어를 몰래 훔쳐 자기 것인 양 발표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절구투 같은 행동이네'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단순히 남의 것을 가져오는 행동뿐 아니라, 정직하지 못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을 비판할 때 사용된다.

서절구투 유래
서절구투는 중국 고전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쥐와 개가 대표적인 부정적 이미지로 사용되곤 했다. 쥐는 남의 곡식을 몰래 훔쳐 먹는 동물로, 개는 몰래 다가와 도둑질을 일삼는 모습을 상징했다. 그래서 이 두 동물을 합친 '서절구투'라는 표현은 부정직하고 비열하게 남의 것을 빼앗는 행동을 뜻하게 되었다.

서절구투는 결국 부정한 방법으로 얻는 이익은 오래 가지 못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는 결코 진정한 성공을 얻을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유래를 통해 우리는 정직하게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일상 속 서절구투의 활용
정직함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서절구투는 일상에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비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남의 아이디어를 베껴서 자기 것인 양 말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을 보려 할 때 "그건 서절구투 같은 행동이야, 스스로 노력해야 해"라고 조언할 수 있다.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득을 보려는 행위는 결국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또는 누군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한 뒤 결국 들켜서 비난을 받을 때도 이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서절구투로 얻은 이득은 결국 오래 못 가"라고 하면서, 그 사람에게 부정한 행동이 주는 결과를 일깨워 줄 수 있다. 이처럼 서절구투는 올바른 방법으로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 혹은 부정적인 방법을 경고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비슷한 사자성어들
자포자기(自暴自棄): 스스로를 학대하고 자포자기하는 뜻으로, 올바르지 못한 길로 가려는 사람을 경고할 때 사용한다. 서절구투처럼 부정적인 길로 빠지는 행동을 비유할 수 있다.

견문발검(見蚊拔劍): 사소한 일에 큰 칼을 뺀다는 뜻으로,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남의 것을 부풀려 자기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에게 쓸 수 있다.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려 한다는 뜻으로, 부정한 방법이나 불가능한 길을 시도하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서절구투와 같이 부정한 시도를 하는 사람에게 조언할 때 적합한 말이다.

서절구투를 생각하며
서절구투는 비열한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행동을 경고하는 사자성어로, 정직하게 노력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다. 단기적인 이득을 위해 부정한 행동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더 큰 손해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또한, 진정한 성취는 올바른 방법을 통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값지고 오래 간다는 교훈을 전해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서절구투의 뜻을 마음에 새기며,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보는 건 어떨까?


선상탄(船上嘆)
박인로

작품 해제
작자가 임진왜란 후, 통주사(統舟師)로 부산에 와서, 왜적인 물러갔으나 태평 시대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우국충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선상탄'이 창작된 시기인 1605년은 우리 민족이 참혹한 피해를 입은 전란인 임진왜란이 종료된 지 7년밖에 지나지 않은 해로서, 악화된 대일 감정이 지속되고 있던 때이다.

문화 민족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힌 왜적에 대한 적개심과 연군(戀君)의 정, 그리고 태평성대에 대한 간절한 희구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 작품은 가사가 개인의 서정이나 사상의 표출만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민족적 정서를 대변할 수도 있는 문학 양식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늘고 病(병)든 몸을 舟師(주사)로 보실, 乙巳(을사) 삼하(三夏)애 鎭東營(진동영)려오니, 關方重地(관방 중지)예 病이(병)이 깊다 안자실랴. 一長劍(일장검) 비기 고 兵船(병선)에 구테 올나, 勵氣瞋目(여기 진목)야 對馬島(대마도)을 구어보니, 람 조친 黃雲(황운)은 遠近(원근)에 사혀잇고, 아득 滄波(창파) 긴 하과  빗칠쇠.

현대어 풀이
늙고 병든 몸을 통주사로 삼으셔서 을사년 여름에 진동영으로 내려오니, 변방의 중요한 요새지에서 병을 핑계로 앉아만 있겠는가? 긴 칼을 비스듬히 차고 병선에 굳이 올라가 힘을 다하여 눈을 부릅뜨고 대마도를 굽어보니, 바람을 따르는 황운은 원근에 쌓여 있고 아득한 창파는 긴 하늘과 같은 빛이로구나.

구절 풀이
* 늘고 병(病)든 몸을 ~ 보실 : 임금에 대한 충성심과 자신의 현재 상황을 드러낸 표현
* 주사(舟師) : 수군(水軍) 통주사(統舟師)
* 을사(乙巳) : 선조 38년(1605년)
* 삼하(三夏) : 여름 석 달의 뜻. 각 계절을 맹(孟), 중(仲), 계(季)로 구분하였기에 삼(三)자를 붙임
* 진동영 : 동쪽을 지키는 군영, 지금의 부산
* 관방중지(關方重地)에 ~ 안자실랴 : 변방을 지키는 군인의 나라를 위한 바른 자세를 나타내는 표현
* 관방중지(關方重地) : 변방의 중요한 땅
* 비기 고 : 비스듬히 차고
* 구테 : 구태여, 굳이
* 여기진목(勵氣瞋目) : 기운을 돋우고 눈을 부릅뜨다. 왜적에 대한 적개심의 표현
* 람 조친 ~ 사혀 잇고 : ‘황운(黃雲)’은 ‘전운(戰雲)’의 비유로 아직도 전쟁 중임을 드러냄
* 람 조친 : 바람을 따르는
* 황운(黃雲) : 전운(戰雲)의 비유
*  빗칠쇠 : 같은 빛일세

船上(선상)에 徘徊(배회)며 古今(고금)을 思憶(사억)고 어리 미친 懷抱(회포)애 軒轅氏(헌원씨)를 애노라. 大洋(대양)이 茫茫(망망)야 天地(천지)예 둘려시니, 진실로  아니면 風波萬里(풍파만리) 밧긔 어 四夷(사이) 엿볼넌고. 무슴 일 려 야  못기를 비롯고. 萬世千秋(만세 천추)에 업슨 큰 폐되야, 普天之下(보천지하)애 萬民怨(만민원) 길우다.

현대어 풀이
배 위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옛날과 지금을 생각하고 어리석고 미친 마음에 배를 처음 만든 헌원씨를 원망스럽게 여기노라. 바다가 아득히 넓게 천지에 둘려 있으니, 참으로 배가 아니면 풍파가 심한 만 리 밖에서 어느 오랑캐(왜적)가 엿볼 수 있을 것인가? 무슨 일을 하려고 배 만들기를 시작했는고? (그것이) 오랜 세월에 끝없는 큰 폐단이 되어 온 천하에 만백성의 원한을 기르고 있도다.

구절 풀이
* 사억(思憶) : 생각, 회상
* 어리미친 ~ 애노라 : 어리석고 미친 생각으로는 처음 헌원씨가 배를 발명했기에 이러한 전란을 초래하였음을 안타깝게 여김
* 어리미친 : 어리석고 미친
* 회포(懷抱) : 마음속에 품은 생각
* 헌원씨(軒轅氏) :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황제(皇帝)의 이름. 처음으로 곡물 재배를 가르치고 문자, 음악, 도량형 등을 정했다고 함
* 대양(大洋)이 ~ 엿볼넌고 : 넓고 큰 바다가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으니, 만일 배가 없었다면 어떤 오랑캐가 감히 우리나라를 넘볼 수 있겠느냐?
* 둘려시니 : 둘려 있으니
* 사이(四夷) : 사방의 오랑캐
* 못기 : 만들기
* 비롯고 : 시작했는고
* 업슨 : 끝없는
* 보천지하(普天之下) : 넓은 하늘 아래. 온 세상
* 만민원(萬民怨) : 만백성의 원한
* 길우다 : 기른다. 조장(助長)한다

어즈버 라니 秦始皇(진시황)의 타시로다.  비록 잇다 나 倭(왜)를 아니 삼기던들, 日本(일본) 對馬島(대마도)로 뷘 졀로 나올넌가. 뉘 말을 미더 듯고 童男童女(동남 동녀)를 그도록 드려다가, 海中(해중) 모든 혐에 難當賊(난당적)을 기쳐두고, 痛憤(통분) 羞辱(수욕)이 華夏(화하)애 다 밋나다. 長生(장생) 不死藥(불사약)을 얼나 어더여, 萬里長城(만리 장성) 놉히 사고 몃 萬年(만년)을 사도고. 로 죽어가니 有益(유익) 줄 모도다. 어즈버 각니 徐巿(서불) 등이 已甚(이심)다. 人臣(인신)이 되야셔 亡命(망명)도 것가. 神仙(신선)을 못보거든 수이나 도라오면, 舟師(주사) 이 시럼은 젼혀 업게 삼길럿다.

현대어 풀이
아! 깨달으니 진시황의 탓이로다. 배가 비록 있다고 하더라도 왜족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일본 대마도로부터 빈 배가 저절로 나올 것인가? 누구의 말을 곧이듣고 동남동녀를 그토록 데려다가 바다의 모든 섬에 감당하기 어려운 도적을 만들어 두어, 통분한 수치와 모욕이 중국에까지 미치게 하였는가? 장생 불사약을 얼마나 얻어 내어 만리장성을 높이 쌓고 몇 만 년을 살려고 하였던가? 아무리 그리 했어도 남들처럼 죽어 갔으니 유익한 줄 모르겠구나. 아! 생각하니 서불의 무리가 너무 심하구나. 신하의 몸으로 망명하여 도주해도 되는 것인가? 신선을 만나지 못했거든 쉽게나 돌아왔으면 나의의 이 근심은 전혀 생기지 않았을 것 아니겠는가.

구절 풀이
* 어즈버 : 아, 슬프다
* 라니 : 깨달으니
* 삼기던들 : 생기게 하였던들. 만들었던들
* 졀로 나올넌가 : 저절로 나올 것인가?
* 동남동녀(童男童女) : 총각과 처녀
* 그도록 드려다가 : 그토록 데려다가 * 난당적(難當賊) : 감당하기가 어려운 도적
* 기쳐 : 끼치어, 남기어
* 통분(痛憤) : 원통하고 분함
* 수욕(羞辱) : 수치와 모욕
* 화하(華夏) : 중국
* 밋나다 : (영향 등을) 미친다(及의 의미)
* 놉히 사고 : 높이 쌓고
* 사도고 : 살았던가
* 로 : 남들처럼
* 서불(徐市) : 진시황 때의 술객(術客), 서복(徐福)이라고도 함. 진시황의 불사약을 구하기 위해 배를 타고 떠났음. 옛날 중국영화 ‘진용’이라는 작품에 잘 묘사됨
* 이심(已甚) : 매우 심함
* 인신(人臣) : 신하 * 시럼 : 근심
* 삼길럿다 : 생겼겠다

두어라 旣往不咎(기왕 불구)라 일너 무엇 로소니. 쇽졀업슨 是非(시비)를 후리쳐 더뎌 두쟈. 潛思覺悟(잠사 각오)니 내 도 固執(고집)고야. 黃帝(황제) 作舟車(작주거) 왼 줄도 모로다. 張翰(장한) 江東(강동)애 秋風(추풍)을 만나신들, 扁舟(편주) 곳 아니타면 天淸海濶(천청 해활)다 어 興(흥)이 졀로 나며, 三公(삼공)도 아니 밧골 第一江山(제일 강산)애, 浮萍草(부평초) 어부 生涯(생애)을 一葉舟(일엽주) 아니면 어 부쳐 힐고.

현대어 풀이
그만 두어라. 이미 지난 일은 탓하지 않는 것이라는데 말해 무엇 하랴? 아무 소용이 없는 시비를 팽개쳐 던져 버리자. 깊이 생각하여 깨달으니 내 뜻도 고집스럽구나. 황제가 처음으로 배와 수레를 만든 것이 그릇된 줄을 모르겠구나. 장한이 강동으로 돌아가 가을바람을 만났다고 한들 편주를 타지 않으면 하늘이 맑고 바닥 넓다고 해도 어느 흥이 저절로 나겠으며, 삼공과도 바꾸지 않을 만큼 경치가 좋은 곳에서 부평초 같은 어부의 생활을 자그마한 배가 아니면 어디에 의지하여 다니겠는가?

구절 풀이
* 기왕 불구(旣往不咎) : 이미 지난 일을 탓하지 않음
* 일너 : 말해
* 후리쳐 더뎌 : 팽개쳐 던져
* 잠사각오(潛思覺悟) : 깊이 생각하고 깨달음
* 왼 : 그릇된
* 장한(張翰) : 중국 진(晉)나라 때 사람으로 왕이 대사마를 삼았는데 가을바람이 불자 고향의 농어회가 그리워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했다고 함
* 편주(扁舟) : 작은 배
* 천청 해활(天淸海濶) : 하늘이 맑고 바다가 넓음
* 삼공(三公) :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 밧골 : 바꿀
* 일엽주(一葉舟) : 자그마한 배
* 부쳐 힐고 : 맡겨 다니겠는가?

일언 닐 보건  삼긴 制度(제도)야 至妙(지묘) 덧 다마, 엇디 우리물은  板屋船(판옥선)을 晝夜(주야)의 빗기 고, 臨風咏月(임풍 영월)호 興(흥)이 젼혀 업게오. 昔日(석일) 舟中(주중)에 杯盤(배반)이 狼藉(낭자)터니, 今日(금일) 舟中(주중)에 大劍長槍(대검장창)이로다. 가지 언마 가진  다라니, 其間(기간) 憂樂(우락)이 서로 지 못도다.

현대어 풀이
이런 일을 보면, 배를 만든 제도가 매우 묘한 듯도 하다마는, 어찌하여 우리들은 날듯이 빠른 판옥선을 밤낮으로 비스듬히 타고 풍월을 대하여 읊되 흥이 전혀 없는 것인가? 옛날의 배 안에는 술상이 어지럽더니 오늘날의 배 안에는 큰 칼과 긴 창뿐이로구나. 똑같은 배건마는 가진 바가 다르니 그 사이의 근심과 즐거움이 서로 같지 못하도다.

구절 풀이
* 삼긴 : 생긴. 만든
* 엇디 : 어찌하여
* 물은 : 무리는
*  : 나는 듯한. 빠른
* 판옥선(板屋船) : 널빤지로 만든 배
* 빗기 : 비스듬히
* 임풍 영월(臨風咏月) : 바람과 달을 보며 시를 짓고 놂
* 석일(昔日) ~ 낭자(狼藉)터니 : 소동파(蘇東坡)의 전적벽부(前赤壁賦)의 내용을 연상한 것이다
* 석일(昔日) : 옛날,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놀던 때
* 배반(杯盤) : 술잔과 쟁반. 술상
* 낭자(狼藉) : 원뜻은 이리의 잠자리란 뜻. 마구 흩어져 있어 어지러움
* 금일(今日) : 오늘날
*  가지 언마 : 똑같은 배이지마는
*  다라니 : ~ 바가 다르니

時時(시시)로 멀이 드러 北辰(북신)을 라보며, 傷時(상시) 老淚(노루) 天一方(천일방)의 디이다. 吾東方(오동방) 文物(문물)이 漢唐宋(한당송)애 디랴마, 國運(국운)이 不幸(불행)야 海醜兇謀(해추흉모)애 萬古羞(만고수)을 안고이셔, 百分(백분)에  가지도 못시셔 려거든, 이 몸이 無狀(무상) 臣子(신자)ㅣ 되야 이셔다가, 窮達(궁달)이 길이 달라 몬 뫼고 늘거신, 憂國丹心(우국 단심)이야 어 刻(각)애 이즐넌고.

현대어 풀이
때때로 머리를 들어 임금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며 시국을 근심하는 늙은이의 눈물을 변방의 하늘 아래 떨구노라. 우리나라의 문물이 중국의 한나라, 당나라, 송나라에 뒤떨어지랴마는, 나라의 운수가 불행하여 왜적의 흉악한 꾀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수치를 안고서 그 백분의 일도 아직 씻어 버리지 못했거든, 이 몸이 보잘 것 없지만 남의 신하가 되어서 직분이 비록 미천하여 임금을 직접 모시지 못하고 늙었다 한들, 나라를 걱정하는 충성스런 마음이야 어느 시각인들 잊었을 것인가?

구절 풀이
* 멀이 : 머리[首]
* 북신(北辰) : 북극성. 임금이 계신 곳
* 상시(傷時) ~ 디이다 : 시대를 슬퍼하는 늙은이의 눈물을 하늘 한쪽에 지게하다
* 상시노루(傷時老淚) : 시국을 근심하는 늙은이의 눈물
* 오동방(吾東方) : 우리나라
* 해추흉모(海醜兇謀) : 왜적의 흉악한 꾀
* 만고수(萬古羞) : 천추에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
* 무상(無狀) : 변변치 못함, 보잘 것 없는
* 궁달(窮達) : 곤궁과 영달. 높은 벼슬에 올라 직접 임금을 모시지 못함을 이름

慷慨(강개) 계운 壯氣(장기) 老當益壯(노당익장) 다마, 됴고마 이 몸이 病中(병중)에 드러시니, 雪憤伸寃(설분 신원)이 어려울  건마, 그러나 死諸葛(사제갈)도 生仲達(생중달)을 멀리 좃고, 발 업슨 孫臏(손빈)도 龐涓(방연)을 잡아거든, 믈며 이 몸은 手足(수족)이 자잇고 命脈(명맥)이 이어시니, 鼠竊狗偸(서절 구투)을 저그나 저흘소냐. 飛船(비선)에 려드러 先鋒(선봉)을 거치면, 九十月(구시월) 霜風(상풍)에 落葉(낙엽)가치 헤치리라. 七縱七擒(칠종칠금)을 우린 못 것가.

현대어 풀이
비분강개함을 못 이기는 씩씩한 기운은 늙을수록 더욱 장하다마는, 보잘 것 없는 이 몸이 병중에 들었으니 분함을 씻고 원한을 풀어 버리기가 어려울 듯하지만, 그러나, 죽은 제갈량이 살아 있는 사마의를 멀리 쫓았고, 발이 없는 손빈이 방연을 잡았는데, 하물며 이 몸은 손과 발이 온전하고 목숨이 살아 있으니 쥐나 개와 같은 왜적을 조금이나마 두려워하겠는가? 나는 듯이 빠른 배에 달려들어 선봉을 휘몰아치면 구시월 서릿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왜적들을 쓸어내리라. 칠종칠금을 우리라고 못할 것인가?

구절 풀이
* 계운 : 못 이기는
* 노당익장(老當益壯) : 늙으면서 더욱 씩씩함
* 됴고마 : 조그마한, 보잘 것 없는
* 설분신원(雪憤伸寃) : 분함을 씻고 원한을 풀어 버림
* 사제갈(死諸葛)도 ~ 멀리 좃고 :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쫓은 삼국지의 고사를 인용
* 사제갈(死諸葛) : 죽은 제갈공명
* 생중달(生仲達) : 산 사마중달(사마의)
* 발 업 ~ 잡아거든 : 방연이 친구인 손빈의 재주를 시기하여 손빈(손자)의 발을 잘랐으나, 뒤에 방연이 손빈에게 잡혀 죽었다는 고사를 인용
* 손빈(孫臏) : 중국 전국 시대의 병법가
* 방연(龐涓) : 손빈의 친구
* 믈며 이 몸은 ~ 이어시니 : 손빈과 비교해 수족이 갖추어 있고, 제갈공명과 비교해 목숨이 살아 있으니
* 자 잇고 : 갖추어 있고
* 서절구투(鼠竊狗偸) : 쥐나 개와 같은 도적. 곧 왜구
* 칠종칠금(七縱七擒) : 제갈공명이 남만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사로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 준 일

蠢彼島夷(준피도이)들아, 수이 乞降(걸항)야라. 降者不殺(항자 불살)이니 너를 구 殲滅(섬멸)랴. 吾王(오왕) 聖德(성덕)이 欲幷生(욕병생)시니라. 太平天下(태평 천하)애 堯舜君民(요순 군민) 되야 이셔, 日月光華(일월 광화) 朝復朝(조부조)얏거든, 戰船(전선) 던 우리 몸도 漁舟(어주)에 唱晩(창만)고, 秋月春風(추월 춘풍)에 놉히 베고 누어 이셔, 聖代(성대) 海不揚波(해불 양파) 다시 보려 노라.

현대어 풀이
꾸물거리는 저 섬나라 오랑캐들아, 빨리 항복하여라. 항복한 자는 죽이지 않는 법이니, 너희들을 구태여 모두 죽이랴? 우리 임금 성스러운 덕이 너희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시느니라. 태평천하에 요순시대의 순박한 백성이 되어, 일월과 같은 임금님의 성덕이 매일 아침마다 밝게 비치니, 전선(戰船)을 타던 우리들도 고깃배에서 저녁 무렵을 노래하고, 가을달 봄바람에 베개를 높이 베고 누워서 태평성대의 평화로움을 다시 누리려 하노라.

구절 풀이
* 준피도이(蠢彼島夷) : 꾸물거리는 저 섬나라 오랑캐. 곧 왜적
* 수이 : 빨리, 쉽게
* 항자불살(降者不殺) : 항복한 자는 죽이지 않는다는 전장에서의 규칙
* 욕병생(欲幷生) : 함께 살고자 함
* 요순군민(堯舜君民) : 태평성대의 백성
* 일월광화(日月光華) : 해와 달의 빛. 곧, 임금의 성덕
* 조부조(朝復朝) : 아침에 이어 다시 아침, 즉 날마다
* 어주(漁舟) : 고기잡이 배
* 창만(唱晩) : 저녁 무렵에 고깃배를 타고 돌아오며 노래함
* 해불양파(海不揚波) : 바다에 파도가 일어나지 않음. 곧, 태평성대

핵심 정리
표현: 인용법, 대구법, 은유법
주제: 전쟁의 참화를 넘어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싶은 마음.
의의: 태평사(太平詞)와 함께 전쟁가사의 대표작. 감상에 흐르지 않고 민족의 정기와 무인의 기개를 읊었다.
기타: 표현상 예스러운 한자 성어와 고사가 지나치게 많다. 왜적에 대한 적개심은 그럴 만하나 모화사상(慕華思想)이 나타나는 점이 흠이다.

박인로(朴仁老 1561-1642)
조선 시대 무신. 자(字) 덕옹(德翁).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의병장 정세아(鄭世雅)의 막하에서 별시위(別侍衛)가 되어 무공을 세우고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성윤문(成允文)의 발탁으로 종군, 1598년 왜군(倭軍)이 퇴각하자 사졸(士卒)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가사(歌辭) '태평사(太平詞)'를 지었다. 이듬해 무과에 급제하여 수문장(守門將), 선전관을 지내고 이어 조라포수군만호(助羅浦水軍萬戶)로 군비(軍備)를 증강하는 한편 선정(善政)을 베풀어 선정비가 세워졌다. 후에 벼슬을 사직하고 독서와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그의 작품에는 안빈낙도하는 도학사상, 우국지정이 넘치는 충효 사상, 산수 명승을 즐기는 자연애 사상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송강과 함께 가사 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며, 가사 7편과 '오륜가' 등 시조 72수가 '노계집(蘆溪集)'에 전한다.

해설
이 작품을 창작한 1605년은 임진왜란이 끝난 지 7년밖에 지나지 않은 때로서 처참했던 전쟁에 대한 쓰라림과 왜적에 대한 강한 적개심이 조선인 전체의 일반적인 정서로 자리잡고 있었던 시기이다. 이 작품은 정세아(鄭世雅) 휘하의 의병으로 또 성윤문 막하의 수군으로 왜군과의 항전에 직접 참여했던 작자가, 왜적에 대한 비분강개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노래한 전쟁 가사로서, 태평사(太平詞)와 더불어 중요한 전쟁 문학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임진왜란의 참상과 굴욕을 넘어 이를 초극하려는 의지와 우국충정의 의지, 아울러 우리의 자신감과 우월감을 바탕으로 하는 평화 애호의 정서를 함께 표현하고 있다.

조선 전기의 가사가 개인적 서정이나 사상을 관념적으로 다룬 데 반해, 이 작품은 전쟁의 시련에 처한 민족 전체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국가적, 민족적 의지의 표현에도 적합한 양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한문투의 수식이 많고 직서적인 표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유감이지만, 격화된 적개심에 매몰되어 속된 감정에 흐르지 않고 적을 위압하고 선도하여 함께 평화의 경지로 나아가자고 역설하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 鼠(쥐 서)는 ❶상형문자로 쥐의 이와 몸을 본 뜬 모양이다. ❷상형문자로 鼠자는 ‘쥐’나 ‘좀도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鼠자의 갑골문을 보면 쥐의 주둥이 주위에 흩어진 낱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을 갉아먹고 있는 쥐를 표현한 것이다. 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곡식을 훔쳐 먹고 살던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鼠자에는 ‘좀도둑’이나 ‘간신배’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鼠자는 금문으로 넘어오면서 모양이 크게 변형되었는데, 쥐의 앞니는 臼(절구 구)자로 바뀌었고 꼬리와 발은 생략되었다. 鼠자는 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鼢(두더지 분)자나 鼬(족제비 유)자처럼 설치류와 관련된 동물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 鼠(쥐)는 ①쥐(쥣과의 포유 동물) ②좀도둑 ③병(病)의 이름, 임파선(淋巴腺) 결핵(結核) ④간신(奸臣)의 비유 ⑤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쥐며느리를 서고(鼠姑), 족제비를 서랑(鼠狼), 쥐의 족속 또는 몹시 교활하고 잔일에 약게 구는 사람을 서족(鼠族), 좀도둑으로 자질구레한 물건을 훔치는 도둑을 서도(鼠盜), 목에 결핵성 림프선염이 생겨 곪아 뚫린 구멍에서 늘 고름이 나는 병을 서루(鼠瘻), 갈매나무를 서리(鼠李), 소인배들을 서배(鼠輩), 쥐의 털과 같은 빛깔 곧 짙은 잿빛을 서색(鼠色), 곡식을 쥐가 먹어서 나는 축을 서축(鼠縮), 쥐가 쏠아서 결딴냄을 서파(鼠破), 쥐의 가죽을 서피(鼠皮), 두 다리의 사이를 서혜(鼠蹊), 쥐의 쓸개라는 뜻으로 담력이 약한 것을 얕잡아 이르는 말을 서담(鼠膽), 들쥐를 야서(野鼠), 캥거루를 대서(袋鼠), 박쥐를 비서(飛鼠), 사향쥐를 사서(麝鼠), 토끼를 토서(兔鼠), 두더지를 토서(土鼠), 다람쥐를 산서(山鼠), 날다람쥐를 청서(靑鼠), 족제비를 낭서(狼鼠), 족제비를 황서(黃鼠), 흰쥐를 백서(白鼠), 땅강아지를 석서(石鼠), 두더짓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분서(鼢鼠), 다람쥐과에 딸린 작은 동물을 석서(鼫鼠), 들쥐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수서(水鼠), 쥐의 간과 벌레의 팔이라는 뜻으로 매우 쓸모없고 하찮은 것을 이르는 말을 서간충비(鼠肝蟲臂),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을 서절구투(鼠竊狗偸) 등에 쓰인다.

▶️ 竊(훔칠 절)은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인 穴(혈)과 米(미; 쌀)와 나머지 글자(벌레)의 합자(合字)이다. 움에 있는 쌀을 벌레가 몰래 훔쳐먹음의 뜻으로, 훔침의 뜻에서 몰래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竊자는 '훔치다'나 '도둑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竊자는 총획이 22획이나 되는 매우 복잡한 구성을 하고 있다. 복잡한 구성만큼이나 복잡한 변화를 거친 글자이기도 하다. 竊자는 穴(구멍 혈)자와 釆(분별할 변)자, 그리고 쌀벌레가 그려져 있다. 竊자에 있는 자는 쌀벌레를 그린 것이다. 또 竊자에 쓰인 釆자는 米(쌀 미)자가 해서체에서 잘못 옮겨진 것이다. 釆자를 米자로 바꿔놓고 보면 竊자는 쌀벌레가 쌀을 갉아먹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竊자는 곡식 창고에 있는 쌀을 벌레가 먹어치운다는 의미에서 '훔치다'나 '도둑질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竊(절)은 ①훔치다 ②도둑질하다 ③절취하다 ④도둑 ⑤도둑질 ⑥살짝 ⑦남몰래 ⑧마음속으로 ⑨슬그머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도둑 도(盜)이다. 용례로는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는 일 또 그 사람을 절도(竊盜), 남몰래 훔쳐 가짐을 절취(竊取), 남의 이야기를 몰래 엿들음을 절청(竊聽), 남 모르게 가만히 살펴 봄을 절관(竊觀), 도둑을 거느리는 우두머리를 절와(竊窩), 남이 모르게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따지는 의논을 절의(竊議), 남이 모르게 부시어 헒을 절훼(竊毀), 저 혼자 가만히 생각함을 절념(竊念), 강도나 절도의 사건이 생김을 절발(竊發), 자격이 없으면서 벼슬 자리에 머물러 있음을 절위(竊位), 술을 몰래 마심을 절음(竊飮), 남의 창작물의 내용 일부를 취하여 자기 창작물에 제 것으로 삼아 이용하는 것을 표절(剽竊), 분에 넘치는 자리를 가짐을 참절(僭竊), 물건을 축내고 훔침을 모절(耗竊), 남의 시문을 베껴서 몰래 따다 씀을 등절(謄竊), 근거지를 정해 놓고 도둑질 함을 거절(據竊), 몰래 훔침으로 다른 사람의 시문을 따서 자기 작품인 체함을 양절(攘竊), 도둑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근심을 이르는 말을 절발지환(竊發之患),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을 서절구투(鼠竊狗偸) 등에 쓰인다.

▶️ 狗(개 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句(구)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狗자는 ‘개’나 ‘강아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狗자는 犬(개 견)자와 句(글귀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句자는 말뚝에 줄이 엮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개를 뜻하는 글자로는 이미 犬자가 있기 때문에 狗자가 따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다.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에서는 이에 대해 큰 개는 犬으로 불렀고 작은 개는 狗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狗자는 이와는 관계없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개’나 ‘강아지’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 狗(구)는 ①개(작은 개) ②강아지 ③범의 새끼 ④곰의 새끼 ⑤개새끼(행동이 나쁜 사람 비유) ⑥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고기를 구육(狗肉), 개의 간을 구간(狗肝), 개장국을 구장(狗醬), 바닷 장어를 구어(狗魚), 너구리를 구환(狗獾), 개의 목에 다는 방울을 구황(狗鎤), 개의 가죽을 구피(狗皮), 개의 쓸개를 구담(狗膽), 개가 앓는 돌림병을 구역(狗疫), 개고기를 쪄서 만든 음식을 구증(狗蒸), 개와 돼지를 구체(狗彘), 개를 통째로 진하게 고아 낸 국물을 구고(狗膏), 개를 잡음을 구도(狗屠), 개가 짖음을 구폐(狗吠), 개와 말이라는 뜻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구마(狗馬), 개와 쥐의 뜻으로 인격이 비천한 사람을 구서(狗鼠), 개나 말이 그 주인에게 다하는 충성심이라는 구마지심(狗馬之心),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간신배가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음을 구맹주산(狗猛酒酸), 담비 꼬리가 모자라 개 꼬리로 잇는다는 뜻으로 쓸 만한 인격자가 없어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고관에 등용한다는 구미속초(狗尾續貂), 개밥의 도토리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외톨이가 되는 것을 구반상실(狗飯橡實) 등에 쓰인다.

▶️ 偸(훔칠 투)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兪(유, 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偸(투)는 ①훔치다, 도둑질하다 ②사통(私通)하다(남녀가 몰래 서로 정을 통하다) ③탐(貪)내다 ④구차(苟且)하다 ⑤교활(狡猾)하다 ⑥깔보다 ⑦야박(野薄)하다, 인정(人情)이 박(薄)하다 ⑧엷다 ⑨남몰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눈 앞의 안일만을 도모함을 투안(偸安),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침을 투도(偸盜), 도둑을 투아(偸兒), 남의 영역에 몰래 들어가 삶을 투거(偸居), 경박하고 소신이 없음을 투미(偸靡), 남의 산의 나무를 몰래 벰을 투벌(偸伐), 빛이 바램을 투색(偸色), 경박한 풍속을 투속(偸俗), 도둑을 맞음을 투실(偸失), 국경을 몰래 넘음을 투월(偸越), 남 몰래 차지함을 투점(偸占), 남 몰래 쓴 무덤을 투총(偸塚), 남의 물건을 몰래 훔쳐 냄을 투출(偸出), 남 몰래 훔쳐 빼냄을 투탈(偸脫), 죽어야 옳을 때에 죽지 않고 욕되게 살기를 탐함을 투생(偸生), 도둑질하여 먹음을 투식(偸食), 몰래 봄을 투안(偸眼), 바쁜 가운데 틈을 얻어 냄을 투한(偸閑), 용렬하고 미련함을 투용(偸庸), 닭을 훔치고 개를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살금살금 나쁜 짓만 함을 투계모구(偸鷄摸狗),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을 서절구투(鼠竊狗偸),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엄이투령(掩耳偸鈴),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교묘하게 훔치고 무리하게 빼앗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교투호탈(巧偸豪奪)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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