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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상옥추제(上屋抽梯)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8.01.12|조회수1,657 목록 댓글 0

 

상옥추제(上屋抽梯)

지붕 위로 올려놓은 뒤 사다리를 치운다는 뜻으로, 적을 함정에 빠뜨리는 계책이다.

上:위 상(一/2)
屋:집 옥(尸/6)
抽:뽑을 추(扌/5)
梯:사다리 제(木/7)

(유의어)
권상요목(勸上搖木)
등루거제(登樓去梯)
상루담제(上樓擔梯)


삼십육계(三十六計) 가운데 28번째 계책이다. 상(上)은 올라간다는 뜻이고, 옥(屋)은 지붕을 뜻한다. 추(抽)는 빼다, 치우다는 뜻이고, 제(梯)는 사다리란 뜻이다. 함께 풀이하면 상대방을 지붕위로 올려놓고 내려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치워 주도권을 쥔다는 뜻이다.

이 전술은 삼국지(三國志)에 유기(劉琦)가 제갈공명(諸葛孔明)을 유인하여 옥상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킨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지붕위에 올라가게 한 뒤에 사다리를 치워 버린다라는 말로, 상옥추제계(上屋抽梯計)라고도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병법(兵法) 가운데 하나인 삼십육계(三十六計) 가운데 하나인 28번째 계책(計策)이다. 곧, 적에게 작은 이득을 주어 아군의 깊숙한 곳으로 유인한 뒤에 원군의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적을 사지에 빠뜨리는 계책이다.

원문의 풀이 글은 다음과 같다. "상대방을 작은 이익으로 유혹하여 나아가게 하고 퇴로를 차단하여 사지에 빠져들게 한다(假之以便 唆之使前 斷其援應 陷之死地). 적이 해독을 입는 것은 빠져서는 안되는 유혹에 넘어갔기 때문이다(遇毒 位不當也)."


이 고사성어의 전거(典據)가 되는 이야기는 삼국지의 제갈량전에 실려 있다. 후한시대(後漢時代) 말기에 유표(劉表)의 맏아들 유기(劉琦)는 계모의 미움을 받았다. 그는 제갈량에게 자신의 안전을 지킬 방법을 물었으나, 제갈량은 남의 집안 일이라 하여 응하지 않았다.

어느 날, 유기는 제갈량을 청하여 높은 누각에 올라가 주연을 베푼 뒤에 몰래 사람을 시켜 누각으로 오르내리는 사다리를 치워 버리게 하였다. 그러고는 제갈량에게 이제 위로 올라갈 수도 없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없게 되었으니 방법을 일러 달라고 하였다. 오도가도 못하게 된 제갈량은 하는 수 없이 중이(重耳)의 예를 들며 몸을 피하라고 일러 주었다. 유기는 곧 외지로 파견해 줄 것을 자청하여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여기서 유래하여 상옥추제(上屋抽梯)는 적을 유인하여 사지에 몰아넣거나 상대방을 곤경에 처하게 함으로써 주도권을 잡는 계책을 의미한다. 또한 배수진(背水陣)이나 파부침주(破釜沈舟)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퇴로를 끊음으로써 사력을 다해 싸우게 하는 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계략은 여러가지 의미로 적용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뒤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먼저 사례를 보도록 하자.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제39회 박망파(搏望坡)의 이야기이다.

당시 유비(劉備)는 형주(荊州)의 유표(劉表)에게 몸을 의탁하고 초려(草廬)를 세번 방문해서 제갈량을 얻은 상태였다. 하지만 형주는 유표의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음모들로 흉흉한 상태였다. 또한 유비 자신도 유표에게 장자를 후계자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가 유표의 후처인 채부인(蔡夫人)에게 미움을 사, 채모(蔡瑁)에게 죽을뻔 한 일도 있었다.

유표는 자신이 죽은 후의 일을 부탁하고자 유비를 불렀다. 유표는 ‘자신이 죽고 나면 유비가 형주의 주인이 되라’고 하였다. 그러나 유비는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물러나왔다. 역관(驛館)에서 쉬고 있는데 유기가 와서 유비에게 말했다. “계모(채부인)가 용납하지 않아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옵니다. 바라옵건대 숙부께서는 불쌍히 여겨 구해주소서.”

채부인은 자신의 아들인 유종(劉琮: 유표의 작은아들)을 유표의 후계자로 삼기 위해 유비와 유기를 제거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비는 유기에게 그것은 집안일이므로 자신이 어찌할 일이 아니라 했다. 유기가 다시 제갈량에게 물었으나 제갈량의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유비가 유기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내일 내가 공명(孔明)에게 답방토록 하겠으니 현질(賢姪)은 이렇게 이렇게 하시게. 그러면 계책을 알려줄걸세.”

다음날 유비는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공명에게 유기를 답방케 했다. 차를 마시고 난 후 유기가 말했다. “저는 계모에게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선생께서 한 말씀하여 구해주시면 다행이겠사옵니다.” “저는 손님에 불과한데 어찌 남의 집안일에 대해 말할 수 있겠소이까? 혹 누설되기라도 한다면 그 해가 적지 않을 터이옵니다.” 말을 마친 공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고자 했다. 그러나 유기가 술이라도 하자며 공명을 만류했다.

술을 마시다가 또 유기가 말했다. “계모가 나를 용납하지 않으니 제발 선생께서 한 말씀하여 나를 구해주소서.” “그것은 제가 감히 도모할 바가 아니옵니다.” 말을 마치자 또 작별하고 가려고 하였다. “말씀을 안해주시면 그만이지, 어찌 금방 가시려고만 하시옵니까?” 그래서 제갈량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유기가 말했다. “저에게 고서(古書) 한 권이 있는데, 선생께서 한번 보아주시오.” 그래서 제갈량은 유기를 따라 작은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책은 어디에 있소?” “계모가 용납하지 않아 저는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오. 선생은 서운하게도 한 말씀도 해주시지 않습니까?” 제갈량은 일어나 다락을 내려가려 하였다. 그러나 이미 사다리가 치워진 후였다.

유기가 말했다. “선생은 누설될까 염려하여 제게 방책을 가르쳐주지 않으셨소이다. 지금 위로는 하늘도 듣지 못하고 아래로는 땅도 듣지 못하오이다. 선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저의 귀로 들어갈 뿐이니 가르쳐 주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남의 친족은 이간질할 수 없다고 하였소. 내 어찌 공자를 위해 도모할 수 있겠소?” “선생은 끝내 저에게 가르쳐주지 않겠소이까? 그렇다면 어차피 저는 죽은 목숨이니 선생 앞에서 죽겠소이다!”

유기는 즉시 칼을 뽑아 자신의 목을 찌르려 하였다. 제갈량이 말리며 말했다. “좋은 방책이 있기는 하오.” “어서 가르쳐 주소서.” “공자는 신생(申生)과 중이(重耳)의 일도 못 들으셨사옵니까? 신생은 안에 있었기 때문에 죽었고, 중이는 밖에 있었기 때문에 무사했소. 지금 황조(皇朝)가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아 강하(江河)는 지키는 사람이 없는데 공자는 어찌 강하로 가서 지키겠다고 하지 않으시옵니까? 그렇게 하면 화는 면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이에 유기는 두 번 절하며 가르쳐 준 것을 고마워했다. 그리고는 사다리를 다시 가져오게 하여 제갈량을 내려가게 했다.

조금 스트레이트 한 예가 되어 버렸다. 유기는 제갈량을 다락으로 유인해 사다리를 치워버렸다. 그렇게 해서 제갈량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한 것이다. 예는 아주 스트레이트 하지만, 실제로 상옥추제(上屋抽梯)는 여러가지 의미(로 볼 수 있다. 태도가 불분명한 아군을 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끌어들여 싸우게 한다거나, 적군을 작은 이익으로 유혹한 후 퇴로를 차단하여 꼼짝도 못하게 하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참고로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는 이때 제갈량이 유비에게 왔고, 박망파(搏望坡)에서 초전(初戰)을 치룬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사(正史)에 따르면 이때는 유비가 제갈량을 찾아가기 전이고, 박망파(搏望坡) 전투는 유비의 전략으로 승리한 것이었다. 박망파에서 승리한 이후에 유비가 제갈량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는 제갈량을 띄워주기 위해서 박망파에서 크게 승리한 것을 제갈량의 공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또 신생(申生)과 중이(重耳)는 춘추시대(春秋時代), 진헌공(晉獻公)의 아들이었던 두 사람은 진헌공의 후실입었던 여희(驪姬)에 의해 수모를 겪게 된다. 신생은 여희의 간계에 의해 제거당하고, 중이(重耳)는 진(晉)나라에서 도망쳐서 타국을 전전하게 된다. 중이(重耳)는 이후 고국을 떠난지 십수년 만에 고국 진(晉)나라로 돌아와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 사람이 된다. 그가 바로 진문공(晉文公)이다.

원래 상옥추제(上屋抽梯)라는 말은 누각에 올라가 사닥다리를 치움으로 다른 사람들이 참견하거나 말을 듣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었지만 후(後)에 와서 이 말은 어떤 이득으로 유혹을 한 다음 상대방이 거기에 끌려 자기의 의사를 따르게 하는 것을 말하게 되었다. 군사상에서는 작은 이득으로 적군을 유혹하여 깊이 빠져 들어오게 한 다음 뒷길을 끊거나 양초(糧草)와 같은 것을 끊어버림으로 적군을 소멸함을 말한다.


이 병법은 다양한 상황에서 운용된다. 주로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몰아놓고 퇴로를 차단함으로써 꼼짝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사용되는데, 상대가 좋아하는 유인책(誘引策)으로 끌어들여 나가는 길을 막아 버리면 주도권은 내게 오게 되고 상대방을 얼마든지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 갈 수 있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가장 의미있게 이 병법을 이용하려면 일부러 우리 조직을 막다른 곳에 몰아놓고 더 이상 오도가도 못하게 만들어 조직원의 전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이 방법은 상황이 불리하거나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주로 사용하는데, 등뒤에 물을 등지고 싸우는 것은 후퇴로가 막혀있어 불리한 지형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병사들의 결전의지를 높이는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漢)나라 장군(將軍) 한신(韓信)이 일부러 병사들을 강을 등지고 싸우게 하여 승리를 거둔 배수진은 이전의 병법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전술이었다. 한신은 피할 수 없는 불리한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기회로 전환시키라는 원리를 터득한 리더였다. 그는 조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주저앉거나 한숨짓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불리한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기회로 전환시켰다.

초(楚)나라 항우(項羽)도 전투를 앞두고 밥해 먹을 솥을 깨뜨리고 타고 온 배를 침몰시켜 병사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고 싸우게 하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전술을 종종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번 전쟁에서 지면 더 이상 밥해 먹을 솥도 없고 고향으로 돌아갈 배도 없다는 각오로 병사들을 싸우게 만드는 전술이다. 모두가 조직을 벼랑끝으로 몰아넣어 긴장감을 고조시켜 승리를 구하는 병법이다.

중국 고대의 병법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 구지편(九地篇)에서도 장수가 부하들을 이끌고 적과 싸우는 결전의 날에 부하들을 높은 곳으로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워 병사들로 하여금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도록 해야 한다는 유사한 병법을 제시하고 있다. (帥與之期, 如登高而去其梯 수여지기, 여등고이거기제)

조직이 안정되고 사업이 잘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선 더 이상 내려올 곳이 없는 지붕위에 서있는 절박함이 조직을 진정한 승자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경제가 안 좋다고 불평만 하는 조직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다.

이 정도면 되었다고 긴장감을 푸는 조직 역시 영원히 그 승리를 유지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잘 되어 갈 때 조직을 점검하고 때론 지붕위로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도 병법에선 자주 쓰는 전술이다. 유능한 리더는 위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조직이 평화롭고 매너리즘에 빠져 긴장감을 잃고 있을 때 상옥추제(上屋抽梯)의 전술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일화 1]
상옥추제(上屋抽梯)를 비즈니스에 운용할 때의 핵심은 사다리를 설치한 후 이익으로 상대를 유인하여, 상대가 자연스럽게 사다리를 올라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다리를 제거하여 상대를 곤경에 빠뜨린다.

독일인 메리트 형제는 미국으로 이민 후 메사비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우연히 그 곳이 원래 풍부한 철광 생산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저축한 돈을 털어 철광회사를 설립해 전문적으로 메사비의 철광석을 채굴하였다. 록펠러는 메사비 광산이 무척 탐이 낫지만 한 발 늦은 탓에 그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1873년, 미국에 경제위기가 발생해 자금이 경색되자 메리트형제 역시 자금을 대부받지 못해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지방의 목사인 로이드씨가 찾아 왔다. 메리트 형제는 아주 공손하게 목사를 집안으로 모셔 상빈으로 대접하였다. 대화 도중, 목사는 메리트 형제가 처한 곤경을 알게 되자 아주 자신있게 얘기하였다. “내 친구 한 사람이 큰 자본가가 있는데, 내 얼굴을 봐서라도 틀림없이 큰 자금을 당신들에게 빌려 줄 것이오.” 메리트 형제는 너무 기뻐서 어떻게 감사를 표시해야 좋을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서 쌍방은 바로 다음과 같이 약정을 맺었다. “메리트 형제는 42만 달러를 콜 대부로 빌린다. 이율은 3 %. 구두약속으로 다른 증빙은 없으며 이것으로 증빙으로 한다.” 메리트 형제는 너무나도 쉽게 이렇게 싼 이자의 돈을 빌리게 되어 몹시 기뻤다. 반 달이 지난 후 로이드 목사가 갑자기 메리트 형제를 찾아 왔다. 들어 서자 마자 그는 굳은 얼굴로,“내 친구는 바로 록펠러요. 그는 내게 당신들에게 빌려 준 42만 달러를 즉시 돌려 받도록 요구했소”라고 선언하는 것이었다.

두 형제는 이미 그 돈을 광산개발에 모두 투입 하였는데, 당장 무슨 재주로 그 많은 돈을 구한단 말인가? 이리하여 그들은 법정으로 가게 되었다. 법정에서 원고 측 변호사는 당당하게 주장하였다. “돈을 빌린 약정서에 명백하게 씌어 있는 대로 메리트 형제가 빌린 돈은 콜 대부입니다. 콜 대부가 무엇입니까? 콜 대부란 바로 빌려 준 사람이 언제라도 돌려 받을 수 있는 대부입니다. 그래서 이자도 일반 대부보다 싼 것입니다. 상관법에 따라 채무자는 즉각 돈을 상환하거나 파산을 선포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메리트 형제는 독일에서 이민 온 사람으로 영어가 그리 능통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콜 대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겠는가. 일이 이렇게 되자 두 형제는 할 수 없이 파산을 선고할 수 밖에 없었으며 파산 가격 52만 달러에 광산을 록펠러에게 팔아 넘겼다. 몇년 후, 강철산업의 경쟁이 치열해 지자 록펠러는 1,941만 달러에 메사비 광산을 모건에게 팔아 치웠는데 모건은 지금도 그 거래가 무척 이익이 많았던 거래로 생각하고 있다.

 

[일화 2]
상옥추제(上屋抽梯)의 본래의 뜻은 민간 속설에서 말하는 “강을 건넌 후 다리를 철거해 버린다(과하탁교 過河拆橋)”이다. 일상생활 중, 탐욕스럽고 교활한 사람들의 진면목을 꿰뚫어 보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은 바로 탐욕스럽고 교활하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이 너무 똑똑해서 실수를 저지른다는 식으로 마각을 들어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격을 느긋하게 하고서, 교묘하게 사다리를 설치한 후, 사다리를 올라가도록 유인한다. 그리고 일단 허점을 발견하게 되면 즉각 사다리를 치워 버린다. 왕왕 이렇게 하는 것이 실효를 거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도의 타거성의 라덩라얼과 모디라얼은 아주 친한 친구였다. 어느 해, 모디라얼은 갠지스 강변에 있는 자시로 성지순례를 떠나기로 했다. 집안의 보석들이 도둑 맞을까 걱정이 된 그는 보석들을 모두 보석함에 넣은 뒤, 어느 버드나무 아래에서 친구인 라덩라얼에게 그 보석함을 대신 보관해 달라고 맡겼다.

반년 후, 모디라얼이 성지순례에서 돌아 와 라덩라얼에게 그 보석함을 돌려 달라고 하자 라덩라얼은 완강히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이었다. 모디라얼은 하는 수 없이 라덩라얼을 끌고 오차지 법관에게로 갔다. 오차지는 그 곳에서 아주 유명한 법관으로써 사건을 해결하는데 공정할 뿐 아니라 주도면밀 하고 신중하기로 이름이 나 있었다. 오차지는 두 사람의 진술을 듣고 나서 라덩라얼에 대해 의심이 생겼다. 그러나 어떤 증거도 없는 정황에서 그를 유죄로 판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오차지는 한 가지 계책을 생각해 내었다.

오차지는 아주 그럴듯하게 하인에게 지시를 내렸다. “너는 즉시 그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법관이 법정으로 출두해 증인을 서도록 요구한다고 일러라.” 그러자 모두들 웃음을 참지 못 했지만 오차지는 아주 엄숙하게 지시하는 것이었다. 한 참이 지나자 오차지는 기다리기가 지루해 진 듯이,“그 하인 녀석, 정말로 걸음이 느리구나. 아이야! 라덩라얼, 그 나무가 서 있는 곳이 여기서부터 얼마나 되느냐? 하인 녀석이 벌써 도착했겠지?”라고 라덩라얼에게 물었다. 라덩라얼이 입을 열어,“아직 도착하지 못 했습니다. 어르신. 그 나무는 여기서 5리가 넘는 거리에 있습니다. 하인이 벌써 도착했을 리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듣자 오차지는 조사는 이미 반은 진행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시 보석함에 들어 있다는 물품명세를 보았다. 마노(瑪瑙), 진주(眞珠)와 보석(寶石)이 쓰여 있었다. 오차지는 일부러 라덩라얼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모디라얼이 쓴 명세에 의하면, 보석함 안에는 마노와 진주, 그리고 보석에다가, 또 4쌍의 큰 은으로 된 장식품이 들어 있다고 하는데, 맞느냐?” 라덩라얼은 변명하기를, “어르신, 한 치도 안 되는 함에 어떻게 4쌍의 큰 은장식이 들어 갈 수 있습니까? 그 것은 순전히 거짓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때 오차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는,“라덩라얼이 방금 대답한 것으로 볼 때, 그는 그 아래에서 보석함을 인계받은 그 버드나무에 대해 알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그는 보석함의 길이와 넓이를 알고 있고, 게다가 보석함 안에 마노, 진주 그리고 보석이 들어 있고 은 장식은 들어 있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으로 볼 때, 그는 모디라얼로부터 보석함을 인계 받은 것이 분명하다. 라덩라얼은 당장 보석함을 원주인에게 돌려 주어라.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

라덩라얼은 사정이 이미 틀렸다는 것을 알고는 모든 것을 털어 놓고, 오차지에게 용서를 구걸하는 수 밖에 없었다.

 

 

상옥추제(上屋抽梯)

 

지붕 위로 유인한 뒤 사다리를 치운다

 

상옥추제(上屋抽梯)는 상대를 ‘지붕 위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운다’는 뜻으로 내 마음대로 적을 조종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찾아 먼저 제압하는 책략을 말한다. 말 그대로 상대방을 유인해 놓고 퇴로를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궤멸시키거나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 상옥추제(上屋抽梯)의 계략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우선하여 사다리(梯)를 설치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상대로 하여 이 사다리를 주의해서 확인하도록 유도하여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자면 남북조시대 진(秦)나라 부견(符堅)이 황제에 등극했을 때 장군 모용수(慕容垂)와 요장 등이 부견에게 남쪽으로 진(晋)나라를 칠 것을 종용하여 결국 자신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독립할 수 있었고, 부견은 그들에게 당해 남하하여 결국은 비수(肥水)에서 대패하고 자살하고 말았다.

 

후한 말엽에 유표(劉表)는 작은 마누라가 낳은 어린 아들 유종(劉琮)을 유달리 편애하고, 큰아들 유기(劉琦)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유기의 계모는 그가 득세해서 친아들 유종에게 해를 입힐까 봐 유기를 질투하고 미워했다. 유기는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유종의 모친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갈량에게 여러 차례 물어보았다. 그러나 제갈량은 한사코 말하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유기는 제갈량에게 자신의 집 2층에 고서(古書)들이 있는데 그 책들은 천하의 모든 책들을 섭렵한 제갈량도 보지 못한 귀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제갈량은 본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이 말을 듣자마자 유기를 따라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올라간 후, 유기가 말했다. “사실은 승상을 속였습니다.” “여태까지 내가 다른 사람을 속여 왔는데, 오늘 이렇게 자네에게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 내려가야겠네.” “사다리를 치워 버려서 못 내려갑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침을 주시면 사다리를 드리겠습니다.”

 

제갈량은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이야기를 하나 해주었다. 춘추시대 진(晋)나라 헌공의 비 여희(麗姬)는 헌공의 두 아들 신생(申生)과 중이(重耳)를 죽이려고 계획했다. 중이는 비교적 총명해서 여희가 악독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신생은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라, 자식으로서 늙은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신생은 아버지에게 맛있는 음식을 보냈다. 여희는 음식을 가져온 사람을 가로막고 음식을 빼앗았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도 모르게 음식에 무색무미의 독약을 집어넣고는 그 음식을 헌공에게 바쳤다.

 

헌공이 음식을 막 입에 넣으려는 순간, 그녀가 갑자기 “멈추시오.!” 하고 크게 소리를 질러 헌공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대는 왜 이 음식을 못 먹게 하는 것인가?” “밖에서 들어온 음식은 먼저 그 안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 검사한 후에 드셔야 합니다. 그러니 주위의 시종들에게 먼저 먹어보라고 하시지요.” 주위의 시종들은 음식의 맛을 보더니 온통 피를 흘리며 땅에 쓰러졌다.

 

헌공은 크게 화가 났다. 그는 신생이 자신을 죽이고 왕위을 빼앗으려 하니 죽여 버리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신생은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 자살했다. 제갈량은 이야기를 마친 후 결론지어 말했다. “신생은 멍청하게 국내에 있다가 죽었고, 중이는 외국에 나가 고생은 했지만 결국 살아날 수 있었던 걸세.” 유기는 제갈량의 말뜻을 알아듣고 형주를 떠나 강하(江夏)로 가서 죽음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고사에서 연유하여 상옥추제(上屋抽梯)란 상대방과 강제로 비밀 이야기를 한다는 뜻이 되었고, 더 발전하여 적을 유인하여 달아날 길을 차단한 다음 공격한다는 말이 되었다. 상옥추제(上屋抽梯)를 혹은 상루추제(上樓抽梯)라고도 한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屋(집 옥, 휘장 악)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尸) 이르러(至) 머물수 있는 곳으로 집을 뜻한다. 尸(시)는 사람이 누워서 쉬고 있는 모양이며 인체(人體)나 가옥(家屋)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냄의 뜻과 至(지)는 속까지 닿아 이르다, 안쪽 방을 나타냄의 뜻이 합하여 사람이 이르러 머문다는 데서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屋자는 ‘집’이나 ‘주거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屋자는 尸(주검 시)자와 至(이를 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至자는 화살이 땅에 박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다르다’나 ‘(영향이) 미치다’라는 뜻이 있다. 屋자는 시신을 뜻하는 尸자에 至자를 더한 것으로 ‘조상의 영혼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전에는 屋자가 조상의 명패를 모시던 방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의미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집’이나 ‘주거 공간’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屋(집 옥, 휘장 악)은 음식점이나 상점(商店)의 상호에 붙이는 접미어로 ①집, 주거(住居) ②덮개, 수레의 덮개 ③지붕 ④장막(帳幕) ⑤300묘(정전의 구획 단위) ⑥무거운 형벌(刑罰)로 다스리다 ⑦멸망(滅亡)하다, 그리고 ⓐ휘장(揮帳; 피륙을 여러 폭으로 이어서 빙 둘러치는 장막)(악) 등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가(家), 집 궁(宮),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사(舍),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이다. 용례로는 지붕 위를 옥상(屋上), 집의 안을 옥내(屋內), 집의 밖을 옥외(屋外), 살림 집을 옥려(屋廬), 여러 집채들을 옥우(屋宇), 방의 서북 귀퉁이란 뜻으로 집안에서 가장 깊숙하여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일컫는 말 또는 지붕의 새는 곳을 옥루(屋漏), 정신이 들어 있는 데라는 뜻으로 육체를 일컫는 말을 옥리(屋裏), 지붕의 모서리로 곧 용마루 끝을 옥각(屋角), 집의 위쪽을 덮어 가리는 부분을 옥개(屋蓋), 새 날개처럼 올라간 처마를 옥익(屋翼), 집의 양식에 관한 제도를 옥제(屋制),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술집을 주옥(酒屋), 글방을 서옥(書屋), 옛집을 구옥(舊屋), 지은 지가 매우 오래된 집을 고옥(古屋), 기와로 지붕을 인 집을 와옥(瓦屋), 풀로 인 집을 초옥(草屋), 띠풀로 엮은 집으로 초가집을 모옥(茅屋),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한옥(韓屋),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이나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을 장옥(牆屋), 임시로 지은 오두막 집을 가옥(假屋), 아주 작은 집이나 작은 방을 두옥(斗屋), 집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사옥(舍屋), 자기 집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폐옥(弊屋), 낮고 조그마한 집을 왜옥(矮屋),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다는 뜻으로 불필요하게 이중으로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옥상옥(屋上屋), 지붕 밑에 또 지붕을 만든다는 뜻으로 독창성 없이 앞 시대의 것을 모방만 함을 경멸해 이르는 말을 옥하가옥(屋下架屋), 지붕이 헐어서 뚫린 구멍이 마치 북두칠성과 같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한 살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옥여칠성(屋如七星), 사랑하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한다는 뜻으로 지극한 애정을 이르는 말을 옥오지애(屋烏之愛), 지붕 위에 거듭 집을 세움이라는 뜻으로 물건이나 일을 부질없이 거듭하는 것의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옥상가옥(屋上架屋), 지붕 밑에서 하는 사사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쓸모 없는 사사로운 이야기를 이르는 말을 옥하사담(屋下私談), 사랑이 지붕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는 뜻으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다는 말을 애급옥오(愛及屋烏), 두서너 칸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집을 수간두옥(數間斗屋),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집마다 가히 표창할 만한 인물이 많다는 뜻으로 백성이 모두 성인의 덕에 교화되어 어진 사람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비옥가봉(比屋可封), 추운 날의 허술한 초가집이라는 뜻으로 엄동설한에 떠는 가난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천한백옥(天寒白屋) 등에 쓰인다.

▶️ 抽(뽑을 추)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由(유, 추)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빼내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抽자는 ‘뽑다’나 ‘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抽자는 手(손 수)자와 由(말미암을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由자는 등잔과 심지를 그린 것이다. 抽자에서 말하는 ‘뽑다’라는 것은 손으로 무언가를 잡아당긴다는 뜻이다. 그래서 抽자는 등잔의 심지를 그린 由자에 手자를 결합해 마치 등잔의 심지를 잡아당기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抽(추)는 ①뽑다, 뽑아내다 ②빼다 ③없애다, 제거(除去)하다 ④찢다, 부수다 ⑤거두다, 거두어들이다 ⑥당기다, 잡아당기다 ⑦싹트다, 싹이 나오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뽑을 발(拔), 뽑을 탁(擢)이다. 용례로는 용매를 써서 고체나 액체에서 어떤 물질을 뽑아 내는 일을 추출(抽出), 어떤 표시나 내용이 적힌 종이쪽이나 기타의 여러 물건 중에 어느 것을 무작위로 뽑아 어떤 일의 당락이나 차례나 분배 등을 결정하는 것을 추첨(抽籤), 일정한 인식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표상이나 개념에서 특정한 특성이나 속성을 빼냄을 추상(抽象), 바쁜 가운데에서 몸을 뺌을 추신(抽身), 배우거나 익힌 것 가운데서 골라 뽑아 강을 받는 일을 추강(抽講), 결세를 빼내어 착복하는 일을 추결(抽結),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이나 물품을 거두어 들임을 추렴(抽斂), 부족한 인원을 다른 곳에서 뽑아내어 씀을 추용(抽用), 장롱 서랍을 추잠(抽簪), 싹이 돋아 남을 추절(抽茁), 꽂았던 홀을 뽑음을 추홀(抽笏), 남은 이익을 뽑아서 계산함을 추리(抽利), 많은 것 가운데서 뽑아 칭찬함을 추상(抽賞), 세액을 계산함을 추세(抽稅), 가시를 벗고 잠시 쉬는 일을 추해(抽解), 골라서 추려냄을 추발(抽拔), 여럿 속에서 뽑아 올려 씀을 추장(抽奬), 뒤에 다시 정정함을 추탁(抽琢), 식물의 화경이 나오는 일을 추태(抽苔), 정치의 잘 하고 못함과 백성의 질고 등을 살피기 위하여 지방에 파견하는 어사로 제비를 뽑아서 분담 구역을 정하였기 때문에 이르는 말을 추생어사(抽栍御史), 아름다운 문구를 늘어 놓아 글을 지음을 이르는 말을 추황비백(抽黃批白), 동산의 풀은 땅속 양분으로 가지가 뻗고 크게 자란다는 말을 원망추조(園莽抽條), 지붕 위로 올려놓은 뒤 사다리를 치운다는 뜻으로 적을 함정에 빠뜨리는 계책을 이르는 말을 상옥추제(上屋抽梯) 등에 쓰인다.

▶️ 梯(사다리 제)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차례, 순서의 뜻을 가진 弟(제)로 이루어졌다. 한 단 한 단씩 밟고 '올라가다'의 뜻이다. 그래서 梯(제)는 ①사다리 ②실마리 ③새싹 ④기대다, 의지하다 ⑤오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다리 붕(棚), 사다리 잔(棧)이다. 용례로는 사닥다리로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을 오르내릴 때 디딜 수 있도록 만든 기구를 제자(梯子), 비탈에 층층으로 일구어 사닥다리 형상으로 된 논밭을 제전(梯田), 사다리 모양을 이르는 말을 제상(梯狀), 사다리꼴을 이르는 말을 제형(梯形), 사다리 또는 일이 잘 되거나 벼슬이 차차 올라가는 순서를 제계(梯階), 굵은 새끼줄로 사다리의 모양으로 만든 물건을 제삭(梯索), 산에 오르는 사닥다리와 바다를 건너는 배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제항(梯航), 편대로 나르는 비행기의 한 떼를 제단(梯團), 군대나 군함이나 비행기 등의 대형을 사다리꼴로 편성한 대를 제대(梯隊), 군대나 군함이나 비행기 등의 대형을 사다리꼴로 편성함을 제진(梯陣), 계단과 사닥다리라는 뜻으로 일이 사닥다리 밟듯이 차차 진행 되는 순서 또는 일이 잘 되어 가거나 어떤 일을 행할 수 있게 된 알맞은 형편이나 좋은 기회를 계제(階梯), 재앙에 가까이 가는 단계를 화제(禍梯), 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를 석제(石梯), 하천의 둑 때문에 물고기의 상류 또는 하류의 교통이 막혔을 때 그곳에 비스듬히 또는 계단을 만들어서 물길을 통하고 물고기가 아래위로 통행할 수 있게 만든 장치를 어제(魚梯), 나무로 만든 사닥다리를 목제(木梯), 잘 다듬어서 만든 사다리를 마제(磨梯), 배에 오르내릴 때 쓰는 사다리를 선제(船梯), 높은 사다리로 옛날에 성을 공격하는 데 쓰인 긴 사다리 또는 높은 지위에 오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운제(雲梯), 차례차례로 순서 있게 잇대어 적음 또는 그렇게 적은 기록을 연제(連梯),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사닥다리를 이르는 말을 굴슬제(屈膝梯), 줄 사닥다리를 이르는 말을 조연제(弔軟梯), 험악한 산을 넘고 배로 바다를 건넌다는 뜻으로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간다는 말을 제산항해(梯山航海), 난간이 굽어도는 굽어진 층계를 이르는 말을 곡란층제(曲欄層梯), 높은 난간이 있는 층층대를 이르는 말을 고란층제(高欄層梯), 누상에 오르게 하여 놓고 오른 뒤 사다리를 치워 버린다는 뜻으로 처음에는 이롭게 하는 체하다가 뒤에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한다는 말을 등루거제(登樓去梯), 다락에 올라가게 하고는 사닥다리를 치워 버린다는 뜻으로 속여서 남을 궁지에 몰아넣음을 이르는 말을 상루담제(上樓擔梯)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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