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해묵은 영남의원 앞 승강장 민원…이제는 해법 찾을 때
학생·어르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원도심 핵심 정류장
수년째 설치 요구 이어졌지만 부지 문제로 답보
적극행정 나선 예천군…빈 점포 활용 ‘해법 모색’
장광현 기동취재팀장 | 기사입력 2026/06/19 [09:24]
▲ 영남의원 앞 승강장은 비가림 시설이 없고 편의의자도 2개뿐이어서 학생들이 가방을 멘 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시사일보=장광현 기자] 예천읍 원도심 중심지에 위치한 영남의원 앞 버스정류장이 수년째 변변한 승강장 하나 없이 운영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상설시장과 영남의원, 대창중·고등학교 등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예천읍 시내버스 대부분이 경유하는 원도심 핵심 정류장이다. 장날이면 시장과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평소에도 학생과 주민들의 이용이 끊이지 않아 원도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정류장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정류장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승강장이 없다. 벤치 의자 2개만 설치돼 있을 뿐 이용객들이 잠시 쉬어갈 공간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이용객이 많은 정류장임에도 대기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 영남의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학생들과 주민들이 시내버스에 승·하차하고 있다. 이곳은 학생과 어르신 이용객이 많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특히 의자가 부족해 어르신들이 무거운 장바구니를 든 채 오랜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일부 어르신들은 영남의원 앞 계단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에 의지한 채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한여름 폭염과 한겨울 칼바람에도 그대로 노출된 채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유천면에 거주하는 이미순(79) 씨는 "병원 진료나 장날 때문에 자주 나오는데 의자가 부족해 영남의원 앞 계단에 앉아 버스를 기다릴 때가 많다"며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잠시 의원 안으로 들어가 있지만 괜히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불편도 적지 않다.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대창중·고등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그대로 맞고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며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인 만큼 최소한 비를 피할 수 있는 승강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영남의원 앞 버스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전통시장을 찾기 위해 버스에서 하차하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실제로 이곳은 병원과 전통시장, 학교가 밀집해 있어 학생과 주민, 어르신들의 이용이 많은 곳이다. 이용객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정류장임에도 불구하고 승강장조차 없는 현실이 아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취재 결과 영남의원 앞 노하리 6-3번지는 지목상 도로로 확인됐으나 승강장 설치 예정 구간 대부분이 인접 사유지와 맞닿아 있어 충분한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적으로 승강장 설치가 쉽지 않은 여건이 이어지면서 개선 논의 역시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정류장임에도 변변한 승강장 시설조차 갖춰지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원도심 핵심 정류장임에도 시설 개선에서 소외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영남의원 앞 승강장 설치 예정 부지는 토지 소유주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채 현재 차량 주차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그러나 취재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예천군 역시 이 문제를 단순 민원으로 넘기지 않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년째 이어진 민원 해결을 위해 관계 부서가 여러 차례 현장 점검과 관계자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예천군 건설교통과 정순화 교통관리팀장은 오래전부터 영남의원 앞 승강장 부재에 따른 주민 불편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현장을 수차례 방문해 실태를 확인하고 영남의원 운영자 측과 협의를 이어가는 등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승강장 설치를 둘러싼 사유지 문제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예천군은 관계자 설득과 현장 여건 검토 등을 병행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영남의원 앞 버스정류장 이용객들이 쉴 공간이 부족해 어르신들이 건물 앞 맨땅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현재 영남의원 건물은 소유자와 운영자가 다른 임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천군은 승강장 설치를 위해 운영자 측과 협의를 이어왔으나 사유지 동의 문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 팀장은 지난 15일 영남의원 측과 세 번째 협의를 진행하며 학생과 병원 이용객들의 불편 상황을 전달하고 승강장 설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의 통학 불편과 고령층 이용객들의 민원 사례를 상세히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한 결과 운영자 측으로부터 승강장 설치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군 관계 부서는 건물 소유주의 최종 동의를 받아 스마트 승강장 설치를 추진하려 했으나 끝내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사업은 무산됐다.
▲ 영남의원 앞 버스승강장에서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 정류장은 이용객이 많지만 비가림 시설과 대기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그러나 예천군은 사유지 동의 문제로 당초 사업 추진이 무산된 이후에도 승강장 설치를 포기하지 않았다. 군은 학생과 어르신들의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인근 대체 부지 확보 방안을 검토하며 새로운 해법 마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기자는 현장 취재를 통해 영남의원에서 약 40m 떨어진 노하리 13-1·13-5번지 일대 약 53평 규모의 빈 점포 부지를 확인했다. 해당 부지는 장기간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취재 과정에서 소유자 측의 매각 의사도 확인됐다.
이에 기자는 해당 부지를 대체 승강장 설치 후보지로 제시했으며, 예천군은 스마트형 버스승강장과 노면 주차장을 함께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따라서 장기간 활용되지 않고 있는 빈 점포 부지를 매입해 스마트 승강장을 설치할 경우 학생과 어르신들의 교통 편의 개선은 물론 원도심 주차 공간 확보와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학생과 어르신들의 이용이 많은 영남의원 앞 버스승강장 모습. [사진=장광현 기자] © |
예천군은 그동안 원도심 곳곳의 빈 점포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공영주차장(쌈지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주차난 해소와 원도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주민 이용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 승강장 확대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예천읍 대심리 한국농약종묘사 앞 스마트 승강장은 버스 이용객뿐 아니라 상가를 찾는 주민들의 쉼터 역할도 하면서 주변 상가 이용객들의 편의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본지는 지난해 12월 12일 '예천온천 버스 승강장, 출입문 없어 이용객 추위에 불편' 제하의 기사를 통해 예천온천 이용객들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 전통시장을 찾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오복떡집 앞 버스승강장은 장날이면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용객이 찾고 있다. [사진=장광현 기자] © |
이후 예천군은 예천온천 앞 버스 승강장을 냉난방 시설 등을 갖춘 스마트 승강장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온천 이용객들의 이용 편의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예천읍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오복떡집 앞 역시 승강장 설치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주민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 설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버스 승강장과 간이쉼터는 단순한 시설물을 넘어 주민들이 잠시 머물고 쉬어가는 생활편의시설로 자리하고 있다. 면소재지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들이 떠나고, 상점이 문을 닫으면 지역의 활력이 줄어들 듯 도시를 구성하는 작은 시설 하나하나도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원도심 활성화 역시 거창한 개발사업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학생과 어르신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먼저 살피고 생활 속 작은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실제로 주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불편은 대규모 개발사업보다 버스 승강장, 주차장, 보행환경 같은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생과 어르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시설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정주 여건과 직결되는 생활 인프라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수년째 이어져 온 영남의원 앞 승강장 민원은 사유지 문제라는 높은 벽에 가로막혀 쉽게 해법을 찾지 못해 왔다. 그러나 군의 지속적인 협의 노력과 함께 대체 부지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
권기성 건설교통과장은 “버스 승강장은 단순한 시설물이 아니라 학생과 어르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 공간”이라며 “설치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손을 놓기보다 다양한 대안을 찾아 군민들의 불편을 줄여 나가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작은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군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교통편의시설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년째 해결되지 못했던 영남의원 앞 승강장 문제는 단순한 버스 시설 설치를 넘어 행정이 주민 불편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비록 당초 계획했던 부지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수차례 협의를 이어가고 대체 부지까지 검토하는 과정은 적극행정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학생과 어르신들의 작은 불편에도 귀를 기울이며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은 주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밀착형 행정으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