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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 연구

≪西遊記≫의 欲望觀 -妖怪들의 欲望을 중심으로- 서정희

작성자낙민|작성시간16.01.11|조회수54 목록 댓글 0

≪西遊記≫의 欲望觀*

-妖怪들의 欲望을 중심으로-

 

 

 

서 정 희**

부산대학교 중문과 교수

 

<目 次>

Ⅰ. 서 론

Ⅱ. 본 론

1. 욕망의 공간

2. 욕망의 종류

Ⅲ. 결론-≪西遊記≫의 欲望觀

 

 

 

Ⅰ. 서 론

 

욕망이란 무엇인가? 사전을 보면 欲이라는 단어는 욕망, 욕구, 요구, 욕심, 욕정, 사욕 등 다양한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說文解字注≫에 “욕이라는 것은 貪이다. 欠(모자라다, 부족하다)을 따름이요, 곡(谷)은 발음이다. (欲, 貪也, 從欠谷聲)”라고 되어 있다. ≪설문해자≫에 의하면 인간이 가지지 않은 것, 없는 것, 결핍된 것, 그래서 필요로 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이 ‘欲’이다. 이것은 인간이 결핍과 부족을 채우기 위해서 행하는 행위의 근본 동인으로 작용한다. 즉 간단히 한마디로 욕망이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욕망은 크게 생리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으로 구분된다. 생리적 욕구는 개체의 생존과 종족의 보존을 위한 것으로 인간 존재의 기본적 욕구로 볼 수 있다. 식욕과 색욕, 그리고 물욕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생리적 욕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천적 욕구이다. 반면 명예욕, 권력욕 등과 같은 심리적 욕구는 후천적 조건에 의하여 생성되며 심리적인 것으로 일반적으로 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생성된다고 한다.

인간의 욕망은 크게 물질적 욕망과 정신적 욕망으로 나눌 수 있다. 욕망의 가장 큰 특성은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영원히 만족을 추구하는데 있다. 이것이 바로 욕망을 탐하는 길로 들어서게 하는 이유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만약 욕망이 없다면 생명력도 없다. 즉 욕망이 없는 인간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에게 욕망이 없다면 이 세상의 모든 가치와 의미는 빛을 잃을 것이다. 즉 욕망은 인간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며 삶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창조력인 것이다. 욕망이 살아 있어야 개인의 생명은 약동하며 사회에는 활기와 생기가 넘쳐흐르게 된다. 그러나 욕망의 추구는 이와 반대로 생명에 고통을 가져오며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부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욕망은 인간을 고통의 심연으로 추락하게 하며 사회의 안정과 조화를 저해하는 고통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두 개의 다른 얼굴을 가진 욕망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수많은 문학가들과 철학자들이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인 것이다. 특히 작가들은 인간의 욕망을 서술함으로써 그 시대의 욕망을 독자에게 펼쳐 보이고, 욕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가치와 의의를 창조해 나가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욕망을 부정하고 배척하여야 하는지, 욕망을 긍정하고 욕망에 탐닉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의 명제를 인간 욕망의 천태만상을 서술함으로써 이에 대한 고뇌를 펼쳐 보이며 이를 해결할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작가는 소설작품을 통하여 인간의 욕망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며 이러한 전개 과정 속에서 어떻게 일련의 가치와 의미를 창조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본 논문은 ≪서유기≫에 표현된 욕망의 세계를 요괴들의 욕망을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욕망의 양상이 어떻게 서술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서술을 통하여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Ⅱ. 본 론

 

1. 욕망의 공간

 

≪서유기≫에는 다양한 공간이 설정되어 있다.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천상세계와 부처님이 좌정하고 있는 西天이라는 공간이 있고 인간들이 살고 있는 지상세계가 있다. 그리고 이 지상세계 속에는 다시 西天으로 향하는 특수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삼장을 위시한 取經團이 서천으로 향하는 10만 8천리 길은 지상세계에 존재하는 또 다른 특별한 공간이다. 천상세계와 서천은 지상의 인간세계와 확연히 구별되는 공간이다. 비록 인간은 천상세계로 쉽게 올라갈 수는 없지만, 인간세상 사람들은 천상세계와 끊임없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인간이 살아가는 자연과 사회의 질서, 이치는 모두 천상세계의 안배에 따라 조정된다. 욕망 면에서 볼 때, 천상세계와 서천은 욕망이 사라졌거나 부재하는 멸욕, 금욕의 공간이다. 이에 반해 지상세계는 각종 욕망이 난무하는 縱欲의 공간이다.

 

(1) 禁欲(滅欲)의 공간-천상세계, 西天

천상세계는 옥황상제를 비롯한 수많은 천상의 신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인간세상에서 찾아 볼 수 없는 奇花瑤草가 자라나고, 각종 금은보화가 넘쳐나며 한 점의 더러움도 없는 完全無缺하고 순수한 곳이다. 이곳의 시간은 인간세계의 시간과 커다란 차이가 있다. 즉 ‘천상의 하루는 인간세상의 1년에 해당한다(天上一日, 就是下界一年哩).’ 인간세상과 비교해 천상의 시간은 매우 느리게 흘러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이 生ㆍ住ㆍ離ㆍ滅의 변화 과정을 통해 주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면 천상의 시간은 변화의 과정을 통해 감지되는 시간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시간의 흐름은 변화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의 존재자들에게는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지상의 존재들이 천상세계를 그리워하고 그곳을 지향하는 이유는 이곳은 시간의 법칙이 정지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옥황상제의 나이가 이를 증명해 준다. 석가모니 부처의 말에 의하면: “그는 어려서 부터 수행을 하여 일천 칠백 오십 겁의 세월을 보냈다. 일겁은 십이만 구천 육백 년에 해당한다(他自幼修持, 苦歷過一千七百五十劫. 每劫該十二萬九千六百年.)” 이를 계산해 보면 우주의 생성보다 더 긴 시간동안 천상세계를 다스려온 존재가 바로 옥황상제인 것이다.

공간적으로는 天上에 위치하며 모든 것이 완전하게 구비되어 풍요로움과 복덕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면서 시간적으로는 영원함을 보장받은 곳이 바로 천상세계인 것이다. 그러면 서천은 어떠한가?

서천 靈山은 부처님이 좌정하고 있는 곳이며 또한 취경단 일행이 도달해야 하는 최종 목적지이다. 이곳은 불교의 성지로 청정함과 상서로움이 넘쳐나며 해탈을 이룬 사람들(覺者)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이런 성스런 땅을 ≪서유기≫에서는 “공중에는 오색의 상서로운 광채가 빛나고, 서기가 천 겹으로 에워싼 이곳이 바로 영취산 고봉으로 부처님이 계시는 아름다운 곳이다.(那半天中有祥光五色, 瑞藹千重的, 就是靈鷲高峯, 佛祖之勝景也.)”로 묘사하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천상세계와 서천은 욕망을 용납하지 않는 욕망이 제거된 세계이다. 이곳은 욕망을 제거하거나 욕망을 극복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사는 존재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먹고 마시고 자기의 직분대로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곳의 존재들은 욕망을 밖으로 표출하는 일이 없으며 욕망과 욕망이 부딪혀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없다. 즉 이곳은 욕망이 인정되지 않는 곳이다.

만약 욕망을 밖으로 표출하면, 즉시 인간세상으로 추방된다. 대표적인 예로 저팔계를 들 수 있다. 저팔계는 원래 천상세계를 지키는 天蓬元帥인데 술김에 嫦娥를 희롱한 죄로 鐵鎚 2,000대를 맞고 지상세계로 쫓겨 내려온다. 또 다른 예로 지상세계에 내려와 갖은 악행을 일삼은 黃袍怪를 들 수 있다. 碗子山 黃袍怪는 가장 흉악한 요괴 중의 하나로 寶象國의 공주를 납치하여 데리고 산다. 黃袍怪는 사실 천궁을 지키는 二十八宿의 하나인 奎星으로, 지상세계에 내려와 자기의 욕망을 마음껏 만족시키는 생활을 한다. 天神들에 의해 옥황상제 앞으로 압송되어 왔을 때, 그는 자신이 지상세계로 내려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규성이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기를: “폐하, 저의 죽을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보상국 공주는 속세의 사람이 아니고, 원래 피향전에서 향불을 돌보던 선녀였는데, 저와 사사로이 정을 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름다운 천궁을 더럽힐까 두려웠습니다. 그 선녀는 속세를 그리는 마음에 먼저 아래 세상으로 내려가서 황궁내원에서 태어났고, 저도 이전의 약조를 어기지 않고 요괴로 변해 명산을 차지하고 선녀를 동굴로 데려와 십삼 년 동안 부부로 살았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한 입 먹는 것 모두 미리 정해진 것 아닌 것이 없습니다.”

 

위의 인용문에 제시된 바와 같이 천상세계의 천신과 선녀들도 사랑의 감정을 갖는다. 그러나 실제적인 사랑의 행위(私通)는 천상세계의 순결함과 無垢함을 더럽히는 추악한 일이므로 천신들은 그들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인간세계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천상세계는 인간의 육체적 욕망이 완전히 금지된 금욕의 공간이며, 멸욕이 요구되는 공간인 것이다. 이곳에서 모든 욕망은 부정되며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천상세계의 天神들은 부득불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욕망을 충족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천 영산은 불교의 공간이다. 불교의 기본 계율인 5계의 제2계 ‘아낌없이 베풀 뿐 남이 소유한 것을 빼앗지 말라’; 제3계인 ‘욕심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할 분 사음하지 말라’에서 볼 수 있듯이 불교는 재물에 대한 탐욕과 부적절한 성적 욕망을 억제하라고 가르친다. 부적절한 욕망은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게 하여 사람들을 불행의 나락 속으로 떨어지게 한다. 즉 불교에서는 욕망을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불교는 즐거움을 탐하고 고통에 분노하는 貪心과 嗔心의 욕망은 집착을 낳을 뿐이며 욕망과 집착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설파한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욕망으로 인한 잘못된 행위를 절제하여 번뇌와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부처님이 좌정하고 계신 서천 영산은 천상세계와 마찬가지로 욕망을 부정하는 멸욕과 금욕의 공간임을 알 수 있다.

 

(2) 縱欲의 공간-지상세계

인간세상은 욕망과 七情이 난무하는 공간이다. 욕망이 난무하는 공간에서 욕망이 향하는 대로 아무런 제지 없이 욕망을 마음껏 만족시키는 것을 縱欲이라고 한다. 공자는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행하여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七十而縱心所欲, 不踰矩.)”고 자신이 인격 수양 단계에서 이른 경지를 표현하고 있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으니 이는 그가 평생 욕망을 잘 조절하고 절제함으로써 이르게 된 순수한 경지이다. 공자 같은 성인도 평생에 걸쳐 수양함으로써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니 일반인들이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모든 인간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식욕, 색욕, 재물욕, 명예욕, 권력욕 등과 같은 다양한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보통 욕망을 마음껏 발산하지 못하고 욕망과 도덕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흔들리면서 고뇌한다. ≪서유기≫ 인물 중 일반인처럼 갈등하고 고민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삼장법사를 꼽을 수 있다.

삼장을 모시고 서천으로 가게 된 孫悟空, 豬八戒, 沙悟淨 등의 取經團員과 취경단원의 길을 가로막는 요괴들이 표출하는 욕망은 그들의 소속, 의도 그리고 목적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취경단원은 모두 佛家에 입문하여 불제자가 된 사람들이므로 불가의 계율을 지킨다는 기본적 전제 아래서 행동하게 된다. 그러므로 취경단원들이 표출하는 욕망의 양상은 삼장을 사로잡아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요괴들이 분출하는 욕망과는 크게 다르다.

먼저 취경단원은 각각의 개인적 성격, 성향과 성취도의 차이에 따라 욕망의 종류와 크기가 다르다. 예를 들면, 손오공은 식욕과 색욕에서 벗어나 자유롭지만, 명예욕에서는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마음, 다른 사람 앞에서 과시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서천 길에서 요괴를 만나면 자신의 내력과 경력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어르신인지를 과시한다. 요괴와의 싸움에서 패배했을 시는 싸움에 진 사실 보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어 눈물을 흘린다. 반면 저팔계는 식욕과 색욕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로 이 때문에 늘 손오공에게 ‘밥통(飯桶)’이라고 놀림을 당한다. 이처럼 삼장을 비롯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 어느 누구도 욕망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편 삼장이 서천으로 가는 10만 8천리 길에서 조우하는 존재들은 대부분 무한한 욕망에 사로잡혀 욕망을 추구하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특히 삼장을 향하여 달려드는 요괴들은 자신의 식욕, 색욕, 권력욕, 장생불로욕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삼장이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며 그를 향하여 독수를 뻗친다.

≪서유기≫의 요괴들이란 인간의 극대화된 욕망을 형상화하여 탄생한 존재들이다. 즉 욕망의 사악함과 흉측함이 요괴라는 인물로 표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서천을 향하여 열려 있는 10만 8천리에 달하는 서유 공간은 인간의 극대화된 욕망이 분출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처럼 요괴들이 인간의 극대화된 욕망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전제 아래 그들이 생생하게 분출해 내는 각종 욕망을 중심으로 욕망의 면면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요괴로 상징화되어 표현되는 욕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그들은 무시무시한 식탐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입안에 굴러들어 온 맛있는 것에 집착한다. 그리고 그들은 단순히 식탐에 매달리지 않고, 人肉을 먹고자 갈망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최후의 목표는 삼장의 人肉을 먹음으로써 영원한 長生不死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데 있다.

다음으로 그들은 강한 성적 욕망을 드러낸다. 그들은 성적인 관계를 통하여 兩性간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고 나아가 종족을 보존시키고자 하는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삼장과의 성적인 관계를 통하여 영원불멸성을 획득하고자 기도한다. 즉 ≪서유기≫ 요괴들은 단순히 식욕과 색욕에 만족하는 존재들이 아니라 순수한 동정(元陽)을 보전하고 있는 삼장을 먹거나 그와의 성적인 관계를 통하여 영원성을 획득하고자 집착하는 존재들이다. 즉 그들의 식욕, 색욕은 장생불사에 관한 강한 집착으로 귀결된다. 또 그들은 권력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식욕, 색욕 그리고 장생불사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힘으로 사용되므로 요괴들의 식욕, 색욕, 권력욕 등은 모두가 장생불사라는 하나의 구심점을 향하여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요괴들의 욕망을 (1) 식욕; (2) 색욕; (3) 권력욕; (4) 장생불사욕 등 4가지로 나누어 이 안에 내포된 의미와 욕망에 대한 관점을 차례로 분석해 보겠다.

 

2. 욕망의 종류

 

(1) 食欲

일반적으로 ‘食’과 ‘色’은 ‘食色’으로 병칭된다. ≪孟子ㆍ告子篇≫에: “식과 색은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이다.(食色, 性也.)” ≪禮記ㆍ禮運≫에 “음식과 남녀 간의 일에 인간의 크나 큰 욕망이 존재한다.(飮食男女, 人之大欲存焉.)” ‘食’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며, ‘色’은 종족을 보존하여 다음 세대로 지속시키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식색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식과 색이 병칭되는 것에서 식과 색의 긴밀한 연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식이 색 앞에 오는 것은 식이 색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여하튼 인간은 기아와 추위에서 벗어나야만 비로소 남녀의 문제로 눈을 돌릴 수 있다. 그러면 먼저 식욕에 대해 논하도록 하겠다.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들은 생존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가지며 그들은 생존하기 위하여 분투하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존에 필요불가결한 것이 식에 대한 욕구이다. ≪서유기≫의 요괴들 역시 자신의 개체 생명을 보존하기 위하여 먹는 것에 집착한다. 이에 대한 예를 하나 들어 보겠다.

 

노인이 말하길: 내 숨김없이 솔직히 말씀 드리리다. 우리 동네는 오랫동안 아주 평화로운 곳이었소. 그런데 삼년 전 유월 중순에 갑자기 한바탕 바람이 몰아치는 거였소. 그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매우 바빴다오. 보리타작할 사람은 마당에서 타작을 하고, 모내는 사람은 논에서 일하느라 다들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느라 그저 날씨가 변하나보다 했소. 그런데 누가 알았겠소? 바람이 지나간 다음 요괴가 나타나 사람들이 놓아먹이던 소와 말, 돼지와 양을 먹어치우고, 닭이며 거위며 눈에 띄는 대로 모조리 삼켜버리더니, 사람까지도 남녀 가리지 않고 산채로 삼켜버리는 거요. 그때부터 이 괴물은 이태 동안 노상 나타나 산목숨을 해치고 있다오.

 

여기에 등장하는 요괴는 단순히 먹는 것에 집착한다. 그러나 ≪서유기≫에 등장하는 다른 요괴들은 이처럼 단순히 식탐에 그치지 않고 인육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通天河의 靈感大王은 마을 사람들에게서 童男童女를 제물로 받는다. 다른 요괴들도 인육으로 만든 만두 등을 즐겨 먹는다. 이처럼 인육을 祭物로 바치거나 먹는 풍습은 인류 역사 발전의 초창기에 실제로 있었던 현상이다. 인당수에 제물로 받쳐진 심청이도 사실 오래 전 人肉을 신에게 제물로 바친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요괴들의 인육에 대한 갈망은 삼장에게 집중되어 나타난다. 수많은 요괴들이 서행 길에 포진하고 삼장을 향하여 달려드는 것은 단순한 먹이로서 삼장을 포획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살코기가 장생불로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인 것이다. ≪서유기≫ 제32회에 金角大王과 銀角大王의 대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금각이 말하길: “내가 천상세계를 떠나던 그 해에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당나라 스님은 금선장로가 인간 세상에 온 것으로, 그는 10번이나 세상에 와 수행한 훌륭한 사람이라 원양이 한 방울도 새지 않았다는 거야. 그래서 그의 고기를 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군.” 은각이 말하길: “그놈 고기를 먹어 불로장생할 수 있다면, 그럼 무슨 좌선이니, 입공이니, 용과 범을 단련한다느니, 자웅을 짝지운다느니. 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당연히 잡아먹어야지. 내 가서 잡아오리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삼장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이유는 단순한 먹잇감으로서가 아니고 삼장의 元陽을 섭취하여 장생불사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요괴들도 같은 이유로 삼장의 살코기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삼장을 향하여 달려든다. 이와 같이 요괴들의 식욕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食物에 대한 요구, 욕구가 아니다. 그들이 탐하는 것은 食物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貪着인 것이다.

이 점이 ≪서유기≫ 인물들의 식욕에서 나타나는 특성이다.

 

(2) 色欲

색욕은 자신과는 다른 性인 異性을 갈망하면서, 타인을 자기 것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원초적 욕망이다. 식욕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능적 욕구이며 생명을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에너지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Maslow가 5가지로 구분한 인간의 욕구 중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하는 생리적 욕구이다. 색욕은 음식, 물,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로 개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즉 생명의 원천이며 원동력이다.

개체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결코 억제하고 제거하여야 할 욕망이 아니다. 그러므로 宋明 理學者들은 이와 같은 기본적 욕구를 天理 속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성적인 욕망이 성적인 쾌락에 대한 탐닉과 음란이나 퇴폐로 나타나면 이는 극복해야만 하는 인간의 사사로운 욕망으로 간주되었다. 즉 성이란 ‘대를 잇는(傳宗接代)’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인정되었지만, 성이 쾌락의 원천이라는 점에서는 방종, 타락이라고 폄하하면서 엄격한 비판을 가하였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색욕이 ≪서유기≫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는지 보도록 하자.

≪서유기≫에 등장하는 여자 요괴들 중에 빼어난 미색으로 삼장을 유혹하고 그와의 성적인 결합을 통하여 삼장의 원양을 취하려 하는 대표적 요괴로는 55회에 등장하는 毒敵山 蝎子精과 80∼83회에 등장하는 地湧夫人, 그리고 93∼95회에 등장하는 天竺國의 가짜 공주 등이 있다. 그들은 모두 성적인 결합을 통하여 삼장의 원양을 취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고자 한다.

제81회를 보면 삼장 일행은 鎭海寺에 머물게 된다. 그런데 삼장 일행이 절에서 머무는 3일 동안 어린 중들이 매일 밤 2명씩 요괴에게 잡아먹히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어린 중들이 요괴의 유혹에 넘어 가 생긴 결과인 것이다. 요괴는 손오공에게도 노골적으로 유혹의 손길을 뻗치며 雲雨의 情을 나누자고 달려든다. 손오공이 요괴와 희롱하며 수작을 주고받는 장면을 통하여 색욕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렇게 별도 반짝거리고 달 밝은 밤에, 머나먼 천리 길에 서로 만난 것도 인연이니 우리 뒤뜰로 가서 운우지정을 나눠 봐요. 손오공은 이 말을 듣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저 어리석은 중들이 색욕을 이기지 못하여 목숨을 잃었구나. 저것이 이제는 나까지 홀리려 드는군.” 그리하여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했다. “아주머니, 저는 출가한 몸인데다가 나이도 어려 운우지정이 뭔지 모른답니다.” “따라오면 제가 가르쳐드리지요.” 손오공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래, 같이 가주지. 어떻게 수작을 부리는지 보자.”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손을 잡은 채 불당을 나와 후원으로 갔다. 요괴는 손오공의 발을 걸어 땅바닥에 넘어뜨리더니 입으로는 “아이, 자기야”를 연발하며 손으로 손오공의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위의 인용문은 젊은 여인이 손오공에게 남녀 간의 雲雨之情을 가르쳐 주겠다고 유혹하는 장면이다. ≪서유기≫에서 남녀 간의 성애의 장면을 가장 리얼하고 생동감 있게 묘사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손오공은 修煉을 통하여 감각적 욕망을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지만 일반 중들은 모두 여인의 유혹에 넘어가 쾌락을 탐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성적 욕구의 강력한 흡인력과 이러한 욕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하나같이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을 통하여 색욕이 얼마나 극복하기 어려운 욕망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서유기≫의 요괴들은 단순히 성적 쾌락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삼장에게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삼장과의 음양 교합을 통하여 장생불사를 이루기 위함이다. 그녀들은 결코 훤칠하고 당당한 외모, 출가한 승려로서의 청정한 태도와 덕행 때문에 삼장에게 매료된 것이 아니다. 실은 삼장이 元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완전한 동정남이기 때문에 그의 원양을 취하여 영원한 생명을 담보하기 위해서이다. 地湧夫人과 가짜 天竺公主의 예를 통하여 그녀들이 삼장과의 성적인 결합을 통하여 이루려는 목적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저 삼장은 어린 아이의 몸으로 수련하여 한 방울의 원양도 누설하지 않은 몸으로 그를 잡아다 결합하여 태을금선이 되려고 했는데.

 

그런데 그 틈에 요괴 하나가 진짜 공주를 납치해 버리고 자신이 진짜 공주인양 들어앉았다. 그 요괴는 삼장이 금년 오늘 바로 이 시간에 여기에 당도할 줄 알고, 일국의 부를 빌어 와 채루를 지었다. 그리고 삼장을 배필로 맞아 그의 원양을 빼앗아 태을상선이 될 심산이었다.

 

지용부인이나 천축국의 가짜 공주는 모두 삼장과의 성적인 결합을 통하여 그의 원양을 흡수하여 신선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즉 요괴들이 삼장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삼장의 원양이 장생불사를 가능하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일관된 믿음에서 비롯된다. 원래 목숨을 건 수련을 거친다 하더라도 반드시 신선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반하여 삼장을 먹거나 혹은 그와의 성적 결합을 통하여 간단하게 이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은 그들로 하여금 목숨을 내놓고 삼장을 향하여 달려들게 만든다.

여기에서 색욕은 식욕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욕망인 장생불사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하부 욕망으로 그려지고 있다.

 

(3) 權力欲

권력은 개인, 집단 등의 행동이나 뜻을 통제하고 자기의 의사에 반하는 사람들과 집단에게 자신의 뜻과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인간은 권력을 가짐으로써 다른 개인 혹은 집단을 자신의 뜻에 따라 복종시키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조종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즉 인간의 무한한 욕망 가운데 하나가 바로 권력에 대한 욕망이다. 이 같은 권력욕은 식욕, 색욕과 같은 생리적 욕구와는 달리 후천적 경험과 학습에 의해서 생겨난 심리적 욕구로 간주된다.

≪서유기≫에는 다양한 권력과 권력 관계가 그려지고 있다. 천상세계의 예를 들어보면, 無念 無欲의 천상세계에서조차 수행의 성취도에 따라 권력이 달라지며 권력의 크기에 따라 그들이 향유하는 권리와 그들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달라진다. 그리하여 법력(권력)이 無邊한 옥황상제는 천상세계의 온갖 부귀와 영광을 누리며 법력이 미미한 신선들은 미관말직의 자리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힘들게 한다. 손오공이 천상세계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도 바로 이과 같은 권력의 구도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차별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권력구도는 인간 세상에도 그대로 재연되며 그 정점에는 일국의 왕이 자리한다.

≪서유기≫에는 그 수가 비록 많지는 않지만 권력욕을 가진 요괴들이 등장하여 국가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왕을 기만하고 나라와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 한다. 그들은 권력의 최고 위치에 있는 왕의 권력을 무력화시키고 왕을 대신하는 권력을 행사하면서 一國을 지배한다. 그들은 국가 권력을 한 손에 장악함으로써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의 대표적인 예로 車遲國의 국장인 虎力大仙, 鹿力大仙, 羊力大仙을 들 수 있다. 이 세 道人들은 비바람을 부르는 신통력으로 車遲國 왕의 환심을 산 뒤, 국가의 권력을 손에 쥐고 모든 중들에게 무지막지한 종교적 탄압을 자행한다. 차지국의 중들은 모두 道人들의 노예로 전락하여 비참한 삶을 영위한다. 왕조차도 그들이 황궁 안으로 들어오면 황망히 옥좌에서 내려와 몸을 굽히고 공손히 그들을 맞이하는 등 저자세를 취한다. 이는 바로 그들이 신통력을 앞세워 일국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比丘國의 國丈을 들 수 있다. 그는 아름다운 미녀를 비구국 왕에게 바치고 비구국 왕의 장인인 國丈이 된다. 미색에 빠진 왕은 정력이 消盡되어 百藥이 무효인 중병에 걸리게 된다. 왕은 1,110명의 어린아이 간을 달인 물에 약을 복용하면 장생할 수 있다는 국장의 처방에 따라 아이들의 간을 약으로 쓰기 위하여 아이들을 징발하여 조롱 속에 가두어 기른다. 女色에 빠져 심신이 피폐해진 왕을 대신하여 국장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나라를 도탄에 빠지게 한다. 비구국 국장이 권력을 장악하여 왕권을 무력화시키는 이유 역시 장생불사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이다.

위의 분석을 통하여 ≪서유기≫에서 권력을 장악하고자 하는 욕망은 식욕, 색욕과 마찬가지로 장생불사를 실현하기 위한 하부 욕망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長生不死欲

생에 대한 집착은 바로 죽음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에 대한 다름 아니다. 사실 죽음을 피하고 영생을 누리고자 하는 욕망은 생명가진 존재들에게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본능적 욕망이다. ≪서유기≫는 이와 같은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 ― 요괴들을 성공적으로 창조함으로써 인간 욕망의 면면과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요괴들은 장생불사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不辭하며 심지어는 목숨을 내놓고 이를 이루고자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욕망의 화신인 요괴만이 장생불사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천상세계에 속하는 신들, 인간 세상에 사는 왕들도 모두 장생불사를 생의 최고의 목표로 두고 있다. 모두 생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를 바라는 생에 대한 강력한 염원을 과감하게 행동으로 표출한다. 예를 들면, 손오공이 구도의 길을 떠난 목적도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그는 烏巢禪師로부터 장생불사의 비결을 전수받고 신선의 몸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오소선사에 의하면, 설령 장생불사에 대한 도를 전수받고 신선이 된다 하더라도 500년 마다 내려오는 雷災, 火災, 風災 등의 3災를 피하지 못한다면 다시 죽음과 파멸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결국 장생불사의 도를 획득했다 하더라도 영원한 생을 보장받기는 매우 지난한 일인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 세상의 존재들은(설사 그것의 수명이 아무리 길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시간 속에서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죽음이란 인간의 주체적 경험을 통하여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대비할 수도, 죽음에 수반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한 가지는 죽음을 회피하고, 부정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다. 죽음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것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태도이다. 다른 하나는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죽음을 극복함으로써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진시황이 徐福에게 童男童女 삼천 명을 데리고 동쪽 땅으로 가서 不老草를 구해 오도록 한 것이 바로 장생불사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물론 진시황의 믿음과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죽음을 초극하여 영생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은 그 후로도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그렇다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고 장생불사하면 어떻게 되는가?

중국 도교에서는 外丹法과 內丹法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장생불사를 실현하고자 하며 장생불사에 도달한 사람이 바로 신선인 것이다.

≪서유기≫ 에서 제시된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蟠桃, 人蔘果, 金丹 등 인간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특정한 사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원양을 한 방울도 누설하지 않고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는 당삼장의 고기를 먹거나 그와의 성적 결합을 통하여 원양을 획득함으로써 장생불사를 실현하는 것도 같은 방법에 속한다. 이러한 방식을 외단법이라고 부른다. 둘째는 외단법과는 달리 몸속의 생명력을 키워 장생불사를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내단법이라 한다.

요괴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삼장이 보전하고 있는 元陽을 획득하여 장생불사를 실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신선들이 누리는 蟠桃, 人蔘果, 金丹, 玉液瓊漿, 香醪佳釀을 등을 먹을 자격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서행 길에 포진하고서 삼장을 먹기 위해 기다린다. 火雲洞의 紅孩兒는 삼장의 살코기 한 점에 들어있는 효능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동쪽 땅 당승이 서천으로 불경을 가지러 가는데 그는 금선장로가 환생한 몸으로 10번이나 세상에 와 수행을 한 훌륭한 사람이야. 그의 고기를 한 점 먹으면 생명이 연장되어 장수를 하는데 천지와 같이 긴 생을 누릴 수 있어.

 

金山兜山 金山兜洞의 獨角兕大王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삼장의 고기 한 점을 먹으면 흰 머리가 검게 되고 빠진 이빨이 다시 생겨난다는 거야.

 

삼장의 고기 한 점에는 시간의 법칙을 뛰어 넘는 엄청난 魔力이 담겨 있다. 흰 머리를 검은 머리로 만들고, 빠진 이빨이 새로 돋아나게 하는 것은 返老還童의 대표적 예이다. 시간의 법칙을 거슬러 늙지 않고 젊어지며 천지와 같이 영원히 생을 누린다는 것은 모든 존재의 영원한 희망사항이다. 이를 위해서 요괴들은 불꽃을 향하여 날아드는 불나비처럼 삼장을 향하여 맹목적으로 달려든다. 그러나 장생불사를 위한 그들의 끊임없는 시도는 손오공을 비롯한 천상세계의 신 등에 의해 철저히 응징되며 참담한 실패로 끝난다.

지금까지의 분석에 의하면, 요괴들은 장생불사에 대한 강력한 염원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들이 보여 준 식욕, 색욕, 권력욕 등의 욕망은 모두 장생불사를 위한 하부 욕망에 불과할 뿐이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생명에 대한 영원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시간의 제한과 한계를 뛰어 넘어 영광과 권세를 누리고자 한다. 그런데 장생불사를 실현하기 위한 그들의 모든 행위는 철저하게 실패로 끝난다. 이와 같은 결말은 ≪서유기≫의 욕망관에 의거하여 형성된 것이다.

 

Ⅲ. 결론-≪西遊記≫의 慾望觀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하여 ≪서유기≫의 공간은 욕망이 억제된 금욕의 공간과 욕망이 넘실대는 종욕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상세계와 서천 불교세계는 금욕의 공간이다. 이에 반하여 요괴들이 활약하는 곳은 종욕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활약하는 요괴들의 心理活動과 행위를 분석한 결과, 그들은 하나같이 식욕, 색욕, 권력욕을 통하여 장생불사를 실현하고자 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요괴들을 창조하여 욕망의 세계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는 ≪서유기≫ 안의 욕망관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삼장을 향하여 달려드는 인물들은 모두 욕망의 화신이다. 이들을 ‘妖怪’, ‘妖精’, ‘魔頭’ 등 부정적인 호칭을 사용하여 지칭한다는 것은 욕망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과 입장을 보여준다.

둘째, 요괴들은 삼장의 앞길을 가로막고 그의 목숨을 노리는 사악하고 위험한 존재들로 그려진다. 그 결과 이들은 모두 손오공과 천신들에 의해 철저하게 응징되는데 이와 같이 욕망을 추구하는 요괴들을 깨끗하게 정리한다는 결말 역시 욕망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셋째, 요괴들이 추구하는 식욕, 색욕, 권력욕과 장생불사에 대한 욕망은 예외 없이 모두 無爲로 끝난다. 쾌락의 추구와 생명에 대한 끝없는 집착을 ≪서유기≫에서는 무의미하고 공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하여 요괴처럼 욕망을 좇아 사는 삶은 어리석고 무가치하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표시하고 있다.

넷째, 욕망을 무한히 만족시키고자 하는 존재들은 출신과 재능을 불문하고 결국 모두가 요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요괴들의 무한한 욕망과 이에 대한 집착은 다른 존재들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고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때문에 요괴들은 욕망의 지배 아래 일국의 기강을 무너뜨리거나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 하며 지상 세계를 일대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위의 결론에 의하면, ≪서유기≫의 욕망에 대한 관점은 부정적이다. 즉 욕망이란 억제하고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 아래 요괴들의 결말을 통하여 욕망의 세계의 허무함과 무가치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일체의 욕망은 부정되어져야만 하는가?

사실 욕망이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욕망은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원동력이다. 욕망에 과도하게 탐닉하지만 않는다면 욕망은 우리의 삶을 활기와 의욕이 넘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작용을 한다. 반면, 욕망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삶은 무미건조해지고 생기를 잃게 된다. ≪서유기≫의 제1회부터 7회까지 부분이 ≪서유기≫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성공한 부분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손오공의 욕망이 넘쳐나는 이 부분이 어느 부분보다도 생명력이 약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욕망의 발산을 통하여 활발한 생명력과 매력을 구가하는 요괴들이야말로 서유고사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나가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진지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역동적 삶을 영위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장의 서행은 무의미하고 지루한 여행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이처럼 욕망이 인간의 생명을 약동하게 하고 삶의 생기를 불어넣음에도 불구하고 욕망에 대한 탐닉은 늘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탈하고 전체 사회의 질서를 파괴하고 어지럽힌다. 그렇다면 욕망의 발산과 제어 사이에서 ≪서유기≫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분명하다.

≪서유기≫는 불교의 욕망관에 의거하여 욕망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불교적 관점에 의하면 욕망과 집착은 고통을 낳고 재액을 가져온다. 요괴를 비롯한 모든 존재들이 고통과 재액을 벗어나 자유자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금욕, 멸욕을 통한 悟空(공의에 대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야만 한다는 것이 ≪서유기≫에 내포되어 있는 욕망관이다. 욕망에 대한 집착을 끊고 空意를 깨달음으로써 생의 가치를 획득하고 공동체 사회의 번영과 안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 ≪서유기≫의 욕망에 대한 관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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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文提要>

 

本论文以≪西游记≫中登场的妖怪为例,通过分析作品中妖怪们的欲望叙事模式,探究≪西游记≫的欲望观。

本论文的论述顺序如下:

一、≪西游记≫所表现的欲望空间可分为禁欲的空间和纵欲的空间。分析表明,天上世界和西天是否定欲望的禁欲空间,而地上世界则是充满欲望的纵欲空间。

二、≪西游记≫的妖怪们所凸显的欲望主要有食欲、色欲、权利欲、长生不老欲等四种。根据分析可以发现,妖怪们的食欲、色欲、权利欲都是它们为了实现长生不老欲而追求的低层次欲望。妖怪们试图轻而易举地获取唐三藏的元阳实现长生不老,以期成为長生不灭的存在。但它们的计划都以失败告终。

从上文的分析可以得出以下结论:

≪西游记≫是根据佛教的欲望观来处理其中的欲望问题。佛教的观点认为欲望和执著是产生痛苦和灾厄的根源。≪西游记≫为包括妖怪在内的所有存在指点迷津,若要摆脱痛苦和灾厄享受自由自在的生活,只有禁欲、灭欲达到悟空(对空的觉悟)的境界才可能实现。通过消除对欲望的执著,实现对空的觉悟,才能获得生的价值,从而谋求社会共同体的繁荣和安定,这就是 ≪西游记≫所持的欲望观。

 

주제어:妖怪, 欲望, 食欲, 色欲, 勸力欲, 長生不死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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