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기하학의 역설에 관한 비교연구
정 익 순 (중앙대)
논문접수일 : 2015. 09. 15
논문심사일 : 2015. 10. 08
게재확정일 : 2015. 10. 13
국문초록
이 논문은 유클리드의 『원론』에 나오는 공리들이 기하학의 패턴에 적용되면서 철학과
수학의 영역으로 발전하는 과정 중에 수의 개념이 어떻게 문학적 관점으로 나타나는지
를 발견하는데 있다. 그리스인들이 발견한 추상적 기호에 대한 언어적 표현과 체계적
으로 발전한 대수학적 방정식을 문학의 사고체계에 대입할 경우 적어도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 유클리드의 기하학, 피타고라스의 정리, 플라톤의 이데아에
대한 수학적 설명,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을 위한 논리, 그리고 무한의 개념을 해결한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 이론들은 수학의 계보를 이룬다. 철학과 수학이론의 용어
들인 사물 그 자체, 증명, 무한과 역설 그리고 운동과 변화의 개념은 유사하지만 다른
문제들을 포함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발생하는 차이점들을 소설의 사건들과 동시
에 배열함으로써 문학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수학의 직관과
형식논리를 문학의 작품과 연결하여 사유한다는 것은 탐구의 영역을 확대하는 융합의
문제이다. 그러한 시도는 이미 있었지만 문학과 수학의 언어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경
계가 있다. 단순한 용어의 차용이나 공식을 이용한 문제제시의 한계를 넘어 기존의
사유방식을 극복할 수 있는 초월적인 개념이 접점을 이루는 곳이 존재할 것이다. 문학
에서도 최소의 영역과 최대의 영역에 존재하는 수학과 철학의 역설의 문제를 미세한
표현으로 분할할 수 있다면 단순한 차이점의 발견을 넘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2차원의 문제를 문학작품에 적용한 애보트의 『플랫랜드』를 기준으
로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에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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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요소들을 추출하여 역설과 문학적 상상력의 문제를 비교한다.
☞ 주제어: 정리, 『기하학 원론』, 공리, 차원, 무한, 역설, 수학, 패턴, 기하학, 유클리
드, 대수학
Ⅰ. 들어가는 말
수학의 발달은 그리스인들이 기하학을 통해 수와 모양을 연구한 덕분이었
다. 탈레스(Thales, 624-454 B. C.)와 피타고라스(Pythagoras, 580-500 B.
C.)는 명료하게 진술된 수학의 이론들을 기하학에 도입함으로써 수학을 체계
적 탐구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수학적 정리의 정점은 유클리드
(330-275 B. C.)가 평면 기하학을 토대로 만든 공리들에 있다. 그는 『원론
Elements』 제1권에서 48개의 명제들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공리들을
명시했다. 오늘날 수학이 패턴의 과학으로 불리는 것은 수학자들이 추상적인
패턴을 탐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학에서의 추상적 기호는 대수학적 공식
과 도형으로 나타난다. 수학자들이 추상적 기호에 의존하는 이유는 그들이
연구하는 패턴들이 추상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에는 많은 기호들이 있다. 하지만 수학적 기호들은 수학 그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종이 위에 기호를 쓰면 그것은 수학적 표상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기호들은 공리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대수학 기호들이 없다면
수학의 많은 부분은 존재할 수 없다. 누군가 추상적 대상을 가리키기 위해
문자나 단어, 그리고 그림과 같은 기호를 사용하는 것은 대상을 인지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수 4를 나타내기 위해 숫자 4를 쓰면 우리는 수 4를 인지한
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해 누군가가 임의로 정한 수를 나타내기 위해 문
자 m을 사용하면 수의 개념이 인지되는 것이다. 0의 경우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기호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개념을 가진다. 더 나아가 –2는 소
를 2마리 빚지고 있을 때 소의 수를 –2로 표현한 것이고 부채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 수학의 기호를 적용함으로써 인간은 수의 개념을 표현
할 수 있게 되었다.1)
에드윈 애보트(Edwin A. Abbott, 1838-1926)는 『플랫랜드: 고차원들의
모험담 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1884)에서 수학적 의미
에서 2차원과 3차원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보여준다. 소설의 1부에
서는 2차원의 세상에 살고 있는 주인공(사각형)이 플랫랜드의 본질, 기후와
주택, 주민, 여성들, 인식의 방법, 불규칙 도형과 그곳의 사회생활을 소개한다.
2부는 플랫랜드보다 한 차원 낮은 라인랜드의 환상과 3차원의 세계인 스페이
스랜드에서 온 이방인을 만나 3차원의 세계를 여행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꿈속에서 포인트랜드를 보고 결국 감옥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플랫랜드를 “종이 위에 직선,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 그리
고 다른 도형들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종이 위로
솟아오르거나 밑으로 가라앉을 수 없다. 확실하고 선명한 윤곽선을 가진 그림
자가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라고 기술한다.2) 그곳에는
오직 직선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3차원 공간에 있는 탁자
위에 동전을 올려놓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된다. 이와 같은 조건으로 우리가
시선을 탁자의 가장자리에 두고 눈높이를 낮추면 플랫랜드 사람들의 삶의 조
건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 우리가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전을 동그
랗게 인식하지 않고 직선으로 보아야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이론적 배경지식을 제공한 수학자 킵 손(Kip
Thorne)은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 1970~) 감독을 처음 만났
을 때 두 사람은 이미 애보트의 소설을 읽은 것에 대해 기뻐하였던 것을 『인
터스텔라의 과학 The Science of Interstellar』3)에서 회상한다. 문학적으로 볼
때 이 소설은 기하학적 상상력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문화에 대한 풍자와 여성
에 대한 비하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늘날 애보트 소설의 주인공이 활동하는
공간적 배경은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여러 차원을 넘나드는 영화 『인터스텔
1) 러셀은 『철학의 문제들』에서 일반적인 원리에 관한 우리들의 지식의 문제들을
순수수학, 증명, 추리, 그리고 필연성에 대한 경험주의 철학의 문제들을 기하학과
귀납의 문제로 철저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86-90쪽.
2) 에드윈 애보트, 『플랫랜드』, 윤태일 옮김, 늘봄, 2015, 24-25쪽.
3) 킵 손, 『인터스텔라의 과학』, 전대호 옮김, 까치, 2015,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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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의 내용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인간의 상상력을 수학적 공간으로 이끈다.
수학에서 말하는 차원은 ‘세계를 측정하다’는 뜻이다. 그리스어의 ‘땅’과 ‘측
정하다’라는 뜻인 기하학은 라틴어 동사 ‘측정하다’(to measure out)에서 온
것이다. 예를 들어, 직육면체인 벽돌의 길이, 폭, 그리고 높이를 결정할 때 우
리는 벽돌의 모양을 정확히 지정하는 세 가지 숫자나 세 개의 면을 생각한다.
그러면 숫자들이 주어지기만 해도 우리는 마음속에 벽돌을 만들거나 그릴 수
있고 부피를 측정해볼 수 있다.4) 『플랫랜드』에서는 2차원의 세계를 기술한
다. 우리의 두 눈은 세계를 3차원으로 포착한다. 원근법은 우리가 포착하는
3차원의 실재를 표현하지만 사실은 2차원의 가상을 실현하는 것이다. 차원은
직선에 수직인 두 번째 직선을 추가하면 두 번째 직선은 두 번째 차원을 가진
다. 처음 두 개의 직선이 수직이 되도록 세 번째 직선을 추가하면 직선은 세
번째 차원으로 나타난다.
차원에 대한 관심을 일상생활의 영역에까지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수학뿐
만 아니라 소설의 세계에서도 등장한다. 공상과학 소설에서 기하학은 빨래더
미, 벽돌담의 문양, 그리고 예상치 못한 각도의 구조물에서 나타난다. 공상과
학소설가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 1907-1988)은 『그리고 그는
구부러진 집을 지었다 And he Built a Crooked House』(1940)에서 기하학의
구조를 선보였다. 등장인물 건축가 퀸투스 틸 (Quintus Teal)은 조그마한 땅
덩이에 여덟 개의 방이 있는 비좁은 집을 하이퍼큐브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서
그곳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소개한다. 『플랫랜드』의 후속편으로 디오니 부
르거 Dionys Burger의 『스피어랜드 Sphereland』(1965)와 키 듀드니 Kee
Dewdney의 『플래니버스 Planiverse』(1984) 그리고 이언 스튜어트(Ian
Stewart)의 『플래터랜드 Flatterland』(2001)등이 있다.
결과적으로 애보트의 소설은 여러 가지 장르의 소설이 재탄생되도록 동기
를 부여했고 소설의 형식에 기하학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개하였음은 주지
의 사실이다. 이 논문에서는 그의 소설을 이해하기 위한 탈레스, 피타고라스
4) 이바스 피터슨, 『무한의 편린: 수학의 눈으로 예술 바라보기』, 김승욱 옮김, 경문사,
2008, 67쪽.
그리고 유클리드의 체계적 탐구, 정리 그리고 공리가 어떻게 무한과 역설로
발전되고 적용되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추상적인 대상이 보편적 언
어로 이행되는 과정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기하학과 논리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적용하여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접
근하는 방법이나 문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
적분을 통해 무한과 역설의 개념을 수학과 철학적 논리를 넘어 소설에서 어떻
게 나타나는지를 부분적으로 탐색하여 연결을 시도한다.
Ⅱ. 추상적 대상과 역설
그리스어에는 라틴어 페르세perse와 동의어인 본질을 뜻하는 물 자체
(Auta ta)란 단어가 있다. 플라톤의 『국가』에 보면 도시에서 발생되는 사건이
아니라 도시 자체, 올바른 행위나 부정한 행위가 아니라 정의 자체, 고결한
행위보다는 고결함 자체, 그리고 인간이 사용하는 침대나 책상이 아니라 침대
자체의 이데아에 관심을 집중하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플라톤은 물
자체를 삼각형 내각의 합이 2직각이 되는 것은 3개의 내각이 2직각이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3개의 각은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뿐인
채로 존재한다. 이것은 플라톤에 의해 추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대상’이 인식
되고 원리가 공식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후 추상적인 본질은 형태로 연동되
어 이야기의 관계가 아니라 논리의 관계로 발전했다. 즉, 그에 의해 추상적
대상이 인식의 영역이 되었고 셀 수 있게 되었다.
플라톤은 정신적 실체나 추상물체를 설명할 때 추상적 언어를 사용하도록
요구한다. 마찬가지로 선분을 기하학적 형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대상으
로서 서술되어야 한다. 이것은 추상물이 분석적인 언설로 설명되는 것이고
지성의 영역이 되었음을 시사한다.5) 같은 책 제 10권에서 플라톤은 계산 능력
5) Plato, The Dialogues of Plato, VOL. II, 479a1-b8, 510c4-5, 510d7-8, 340, p. 372.
으로 사물을 측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물리적 세계를 수학적 범주와
일치시켰다. 이런 단순한 수학적 범주들은 산술적인 범주나 기하학의 사각형
이나 대각선의 공리와 연결되고 더 나아가 물리적 대상의 속성과 연결된다.
플라톤의 설명에 따르면 평면의 영역을 2차원, 부피를 3차원, 그리고 3차원
적인 것은 그것 자체로 파악되어야 한다.6) 이런 표현들은 인식되는 것 혹은
인식 대상의 영역을 정의하기 위해서이다.7) 플라톤에 따르면 학문에 관한 상
세한 규칙을 세우는 것은 학문을 지배하는 좌표축에 대한 정신적인 통찰력을
넓히기 위함이다. 눈에 보이는 천체는 생성하지도 변화하지도 않는다. 그러므
로 실재하는 등식에 표현되는 물체의 보편적 움직임을 해명할 수학적 모형이
필요하다.8) 플라톤이 제 7권에서 동굴의 비유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바가 이
런 상황이다.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날 때부터 동굴 속에 갇혀 살았다.
그들이 아는 것은 동굴 벽에 비친 회색 그림자가 전부이다. 그들은 그림자의
변화에 의해서만 모양을 감지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인식하는 정신적인 이미
지는 불확실하고 미성숙한 상태이다.
인간이 인지를 위해 사용하는 추상적 패턴들은 물리적 세계에 국한된 연구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추상적 패턴들은 우리의 사고와 상호 간의 의사소통
에도 관여한다. 증명과 관련하여 패턴을 분석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
의 논증에 나오는 문장은 앞의 문장으로부터 논리적 규칙에 의한 일련의 문장
들이다. 그러나 이 설명은 완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증명을 시작하는 방법
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증의 첫 문장은 선행 문장을 따라 나올 수
없다. 왜냐하면 만일 그렇다면 그 문장은 첫 번째 문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증명이든 우리는 특정한 첫 번째 사실 혹은 가정에 의존해야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적 규칙들을 기술하면서 타당한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는 임의의 올바른 논증이 특정한 형식을 지닌 주어-술어 명제들의 규칙에
6) Plato, 앞의 책, 528a9-b3, 528e1, 529d2-4, 529e5, 530c8, 530d7, 392-395쪽.
7) 위의 책, 529b5, 529d4-5, 530d8, 393-394쪽.
8) 에릭, A, 해불록, 『플라톤 서설: 구송에서 기록으로, 고대 그리스의 미디어 혁명』,
이명훈 옮김, 글항아리, 2011, 313쪽.
정익순 / 소설과 기하학의 역설에 관한 비교연구 319
따라야 한다. 명제란 참 혹은 거짓인 문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어-술어
명제는 주어와 속성으로 구성된 명제이다. 속성은 주어에 귀속되는 술어이다.
그러나 그의 분석은 올바른 논증에 적용될 수 있는 추상적 패턴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한 것은 논증들 속에서 패
턴을 찾으려 노력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몇 개의 패턴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삼단논법이다. 그는 올바른 증명을 위해 두 개의 문장으로부터 하나의
문장을 도출한다. 이러한 규칙은 우리에게 보편적인 패턴을 추상하게 한다.
그러면 추상화의 과정은 일상적인 언어를 벗어나고 동시에 언어로 표현되는
추상적인 패턴이 만들어진다.
수학은 공리들을 설정하고 다양한 귀결을 도출한다. 공리가 참된 패턴들을
포착하는 것은 인간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패턴은 가정이지만 직관과 일치
해야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단순하고 편리해야 한다. 하지만 입증하는
증거가 한 개라도 틀린다면 공리가 아니다. 한 개의 공리가 거짓일 경우 도출
되는 결론은 참이 아니다. 수학적 대상인 패턴이나 구조는 자연수나 삼각형의
개념으로 추상화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우리는 모든 현상에 관해 더 이상
알 필요가 없다. 공리들이 주어지면 추상적인 틀 속에서 논리적 증명이 진행
된다. 새로운 추상의 패턴이 등장하면 추상은 수준만 달라질 뿐이다.9)
길이와 시간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제논이었다.10) 제논의 아킬레스와 거
북이 그리고 날아가는 화살에 대한 문제제기는 역설에 대한 전형적인 예들이
다. 아킬레스와 거북이가 경주를 했다. 거북이가 느리기 때문에 아킬레스보다
앞선 지점에서 출발한다.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아킬레스와 거북이는 직선의
어느 지점에 있을 것이고 누구도 같은 지점을 반복해서 가지 않는다. 같은
시간동안 달렸을 때, 거북이는 아킬레스가 달린 것과 같은 개수의 점들을 달
린다. 반면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거북이보다 더 많은 점들을 달려야만 한다. 그러므로 아킬레스는 결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이 설명의 일부는 옳다. 경주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북이가 통과한 점의 개
9) 케이스 데블린, 『수학의 언어』, 전대호 옮김, 해나무, 2004, 126쪽.
10) Plato, The Dialogues of Plato, VOL. II, Parmenides, 640-641쪽.
수와 아킬레스가 통과한 점의 개수는 같다. 그러므로 거북이가 거쳐 간 점들
의 무한 집합과 아킬레스가 거쳐 간 점들의 무한 집합 사이에는 일대일 대응
관계가 성립한다. 그러나 아킬레스가 경주에 이기기 위해서 더 먼 거리를 가
야 하기 때문에 거북이가 통과한 점보다 더 많은 점을 통과해야 한다는 주장
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아킬레스가 경주에 이기기 위해 거치는 선분상의 점
들의 개수는 거북이가 거쳐 가는 선분상의 점들의 개수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선분 위에 놓여 있는 점들의 개수와 거리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11)
제논의 역설에 의하면 우리는 공간과 시간을 무한으로 나눌 수 없다. 날아
가는 화살도 순간만 포착하면 화살은 한 지점에 있다. 다음 순간에 화살은
다른 위치에 있다. 그렇다면 언제 화살이 다른 지점에 도달하는가의 문제가
생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순간이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순간은
서로 이어져 있다. 어떤 수 다음에 이어지는 수가 없으면 다음의 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두 순간 사이에는 무한 개수의 다른 순간들이 놓
여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문학에서 생각해야 할 접점이다.
우리는 화살이 무수히 많은 중간 지점들을 통과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무한
을 발견한다. 만일 무수히 많은 중간 지점들을 통과한다면 한 단위의 길이를
지나가기 위해서 물체는 무수히 많은 지점들을 통과해야만 한다. 시간이 비록
1초도 되지 않지만 1초라는 시간에도 무수히 많은 순간들이 포함되어 있다.
날아가는 화살이지만 화살의 끝은 명확히 한 지점을 점유하고 있다. 그 순간
화살은 움직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순간이란 지속성이 없기 때문이다. 매 순
간에 화살은 정지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움직이는 화살은 항상 정지해
있어야 한다.
위의 두 역설들은 논리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근대의 무한 집합이론은
역설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했다. 그리고 제논의 역설은 운동을 일련의 정지
상태로 보는 것은 하나의 지점을 점유하는 정지된 물체일 뿐이라는 무한의
개념이 생김으로써 극복되었다. 역설에 의해 무한의 개념이 생긴 것은 수학적
11) 모리스 클라인, 『수학문명을 지배하다』, 심재관 옮김, (주) 사이언스북스, 2007,
551쪽.
발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유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왔기에 의미
심장한 일이다. 미적분의 등장으로 우리는 운동과 변화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최소의 단위로 분할할 수 있었다.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 추상화의 방법이 고
려되어졌듯이 움직이는 물체를 설명할 방법을 찾으면서 인간의 사유는 끝없
이 확장될 것이다.
Ⅲ. 무한과 미적분
기하학적 패턴은 분할할 수 없는 부분들이 연속적으로 혹은 불연속적으로
존재한다. 삼각형을 세 개의 점으로 보면 불연속적인 것이 되고 세 개의 선으
로 보면 연속적으로 보인다. 수학에서는 점이나 선으로 된 공간의 간극을 연
결하기 위해 무한의 개념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무한이란 영원한 생명을
가진 신 혹은 자연을 의미한다. 그러나 무한에는 논리가 필요하다. 논리는 패
턴을 재현하는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그것을 기술하기 위해 수학의 기호와
도형을 사용한다. 공간은 무한히 많은 점으로 이루어졌다. 점은 무한히 작은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미적분은 도형의 무한한 점들이 공간으로 생성되는 것
을 밝힌다. 미적분으로 인해 우리는 유클리드의 공리가 수학적 도형을 측정하
는 한계를 넘어 그것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수학적 논리는 하나의 기호를 사용해 복잡한 현실을 표현한다. 구불구불한
곡선도 몇 개의 수학 단어로 표현된다. 대수학의 공식은 연속과 불연속을 연
결하는 방법인데 우리는 이것을 사물을 연결하고 통합한다고 표현한다. 공간
상의 매끄러운 곡선인 포물선도 대수 방정식의 기호로 설명할 수 있다. 수학
적 논리는 종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적 패턴을 기호로 분석한다. 공간은
무수한 점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수를 사용하여 공간을 연결한다. 불연속적인
점이 무한히 이어지면 연속적인 공간을 얻는다. 반대로 연속적인 공간의 어느
지점을 무한히 축소하면 하나의 점을 얻는다.
무한히 축소되어 작아진 점을 무한소라고 한다. 미적분은 이러한 무한소를
분석한다. 매끄러운 곡선을 끝없이 분리하면 무한소가 된다. 무한을 적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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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 작은 계단처럼 보인다. 곡선의 기울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미분이고
불규칙적인 면적은 적분으로 설명한다. 미적분을 통해 우리는 무한히 작은
것을 계산할 수 있다. 불규칙한 부분이 주어지면 부분을 무한히 작은 직사각
형으로 나누어 면적을 계산한다. 우리의 사고에 다양한 종류의 무한한 구조를
묘사할 수 있는 형식이 만들어진 것이다.12)
무질서한 물체의 운동에 질서와 규칙성을 부여한 것은 그곳에 규칙적 패턴
이 있기 때문이다. 수학의 도구들은 본질상 정적이다. 수, 점, 선, 그리고 방정
식에는 운동이란 개념이 없다. 수학자들은 정적인 도구들을 이용해 변화의
패턴을 해결한다. 미적분학은 무한대인 무한과 무한의 패턴인 무한소를 기술
한다. 무한은 인간의 정신을 세계 속의 운동과 변화를 분석하기 위한 대체물
이다. 미적분은 물리적 세계를 해석하는 방법을 만든다. 수학자들은 운동과
변화의 패턴들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운동과 변화에 대응한다고 말한다. 그들
은 무한의 패턴이 우리의 정신 속에도 존재한다고 주장한다.13) 그러나 우리가
셈을 하고 측정하고 모양을 기술하는 것은 정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미적분에 대한 수학과 철학의 입장은 다르다. 철학자들은 무한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질문한다.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한은 허구적인 실체이
다. 이러한 질문이 논리적인 것이라면 무한소는 미적분을 위해 만들어진 가정
에 지나지 않는다. 수학의 해결방식을 유한한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엄격한
규정에 의한 과정의 결과일 뿐이다. 이것이 수학과 철학이 접점을 이루는 지
점이다. 무한이란 개념을 받아들이면 그것이 자명한 공리가 되어야 하며 그렇
다면 미분법은 엄격하게 유한한 관점에서 해석된다. 이러한 주장에 의하면
무한은 운동과 변화의 성격을 상실하기 때문에 정적인 고찰에 지나지 않는다.
미적분에서는 변화의 가능성을 재현하지만 그것은 한 구간의 값들이 다른 곳
으로 이행되는 것을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적분에서는 변화량의 크기만을 지칭하고 더 작은 것을 규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한한 재현과 유한한 재현은 무엇인가? 미적분에서 무한소는 무한
히 작아진다. 방정식이 등장하여 무한히 작은 것을 재현하지만 그것은 오차를
12) 루디 러커, 『사고혁명』, 김량국 옮김, 열린책들, 2001, 28쪽.
13) 케이스 데블린, 『수학의 언어』, 전대호 옮김, 해나무, 2004, 155쪽.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고정되거나 유한한 양들에 의해서만 문
제가 해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적분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도전하고
기원을 알 수 없는 초월적인 문제들을 표현한다.14) 철학자들은 규칙적으로
배열된 점과 특이점은 적분곡선이 되지만 점들의 실존에 대한 규정이 없음을
지적한다. 그것은 오직 미분방정식에 의해 정의되는 벡터의 장일뿐이다. 그러
나 우리는 독특한 점들에 무엇인가가 내재되어 있다고 상상한다.
규정되어진 점과 수는 완결된 규정이기 때문에 사유할 수 없다. 그래서 철
학자들은 진리개념을 허구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수학은 사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15) 문제의 객관적인 본성을 방정식으로 파악하지만 오차를 여전히 가
지고 있다. 그리고 허구에 불과한 것들로 환원된다. 문제의 해결은 불완전하
거나 근사치에 접근한 주관적인 환원이다. 문제의 본성이 은폐된 운동 속에서
존재하고 그것이 실재적인 것인지 허구적인 것인지를 단언하지 않는 것은 그
것이 순수한 본성이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미분법을 형이상학이 아니라 변증법으로 본다. 변증법은 대립하
는 재현들 사이에서 성립하는 순환이 아니라 문제의 요소를 사유하기 때문이
다. 수학이론에 의해 변증법이 구성되고 문제의 해결방법이 구현되기 때문에
변증법이라는 것이다. 미분법은 수학에 속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수학적 도구
이자 수단이다. 우리가 올바른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인간이 초월적인 문제를 기술하고 표현하듯이 우리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학적 문제들을 통해 무엇인가를 초과할 수 있다.16)
우리는 수학적 사유 방식이 인간의 고유한 성질들을 양화하거나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적 사건들을 문제화하는 것이
고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의 조건들을 인간적인 사건들로서 전개하는 것이다.
소설에서는 평행사변형의 절단과 절제를 경험하게 만들 수 있고 곡선은 심리
적이고 도덕적인 변화를 표현한다.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느낌은 어디서 무너
질지 모르는 사건지평의 특이성과 같은 것이고 외침과 놀람은 점이나 매듭으
14) 들뢰즈, 『차이와 반복』, 김상환 옮김, 민음사, 2008, 387쪽.
15) 알랭 바디우, 『조건들』, 이종영 옮김, 새물결, 2007, 212쪽.
16) 들뢰즈, 앞의 책, 392-393쪽.
324 비교문학 제67집 (2015년 10월)
로 이행된다. 점들로 구성된 선은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다시 배열되어짐으로
이야기에 동력을 제공한다. 평면이 주어지면 말하는 사람이 두 점의 방향으로
잘못 나아가게 하는 사건이 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17)
바슐라르는 무한의 크기를 바다와 같은 깊이를 가진 것이라고 정의한다.18)
무한에는 우리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안내하는 순수한 형상이 있다. 무한이
기하학으로 분석되고 기하학적 모델은 순수한 사유방식을 재현한다. 들뢰즈
와 마찬가지로 바슐라르는 이와 같은 문제가 변증법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기하학적 공간에서 사유하면 그것은 초월적인 문제가 된다. 철학적 지식이
도식화되고 순수한 이미지는 신화적인 것이 된다. 철학의 문제는 이러한 상상
력의 활동을 사유 속으로 들여보내지 않는다. 철학자들은 이미지들의 불안한
원인에만 관심을 둔다. 반면 문학가는 내밀한 공간에 대한 기하학적 직관이
파괴되더라도 경험의 끝까지 가야할 필요가 있다.
Ⅳ. 소설에서의 역설
『걸리버 여행기 Gulliver's Travels』는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
1667-1745)가 1726년 59세에 쓴 작품으로 인간의 정치적, 종교적, 학문적,
그리고 도덕적 양상들을 인간의 사회에서 벗어난 다른 세계의 상황으로 대체
되어 풍자되는 이야기이다. 걸리버는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기 위해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한다. 걸리버는 인간의 오만, 위선, 그리고 이성과 같은 추상적
인 가치들을 가지고 있는 군주, 정치인, 귀족, 과학자, 성직자, 의사, 법률가,
문인들의 우행들을 비판한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을 우화적인 인물이나 장소
에 대입하여 당시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기 때문에 풍자적이다.
사상적인 측면에서 이 작품은 당시의 대표적인 사상가들에 대한 반감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고 이성을 중시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데
카르트와 같은 합리주의 철학과 왕립 학술원에서 행해졌던 실험 및 이론과학
17) 들뢰즈, 『의미의 논리』, 이정우 옮김, 한길사, 2000, 128쪽.
18) 바슐라르, 『공간의 시학』, 정영란 옮김, 민음사, 1997, 341쪽.
정익순 / 소설과 기하학의 역설에 관한 비교연구 325
중심의 자연과학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19) 외연적으로 보면 이런 합리주의
가 추구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인간관이 풍자의 대상이다. 하지만 작품의 기
본적인 구도에 등장하는 장소들과 이론들을 살펴보면 수학적 사실과 모순된
점이 많고 객관적인 관찰에 의한 추론을 끄집어 내지 못하는 비이성적인 부분
들이 발견된다. 그러한 발견들은 독자나 비평가로 하여금 이 작품의 핵심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지평이 된다.
소설의 초반에 추악한 정치 현실을 걸리버가 인식하는 문제에서 한 발자국
만 벗어나면 순수한 공간으로서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되는 장소
들은 허구의 세계일뿐이지 진실을 명확하게 설명하려는 논리는 없다.
나는 수학 연구학교에도 가보았다. 그곳의 교수는 유럽에서는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얇은 웨이퍼
과자에 오징어 먹물로 만든 잉크로 수학의 명제와 증명들을 적어 놓는다.
그러면 허기진 학생들이 이 과자를 집어삼킨다. 그리고 그들은 이후 사흘
동안 빵과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수학 명제가 들어 있는 웨이
퍼 과자가 소화되면서 그 먹물이 그들의 뇌로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아직까지 그 노력에 상응할 만한 성공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고 했다. 아마 그 이유는 과자의 양이나 성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어린 학생들의 고집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다. 학생들은 이 과자
약이 너무 역겨워서 대부분 몰래 도망치거나, 아니면 약효가 발휘되기 전
에 토해 버렸다. 그리고 또한 처방전이 요구하는 대로 오랜 시간 동안 이들
에게 금식을 하라고 설득하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20)
걸리버의 논리에는 수학적 지식이나 논증을 통한 풍자는 사실 제로 상태이
19) 데카르트는 좌표평면을 이용하여 기하학(도형)의 문제를 대수적인 방법(방정식)으로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다. 그는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관찰하는 부분을 가능한 많이 나누고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이동하며
확신이 들 때 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방법 서설』의 규칙 4, 14 그리고
15에서 데카르트는 기하학, 상상력 그리고 점, 선 및 면에 대한 측정의 단위를
기호로 제시한다.
20) 조나단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류경희 옮김, 미래사, 2003, 335쪽. 앞으로는
페이지만 언급.
326 비교문학 제67집 (2015년 10월)
다. 수학의 명제와 증명을 오징어 먹물로 만든 잉크로 쓴 과자에 적어서 그것
을 학생들이 먹고 토해버리는 것으로 어려운 수학적 논리를 풍자하는 것은
수학적 정확성이나 확실성의 결여이다. 또한 인간의 자만심에 대한 공격이
작품의 주제이지만 이성을 최우선시하는 계몽주의 철학과 자연 과학의 인간
중심주의적인 세계관에서 왜 인간이 추악하고 비이성적인 존재인가로 연결되
기 위해서는 풍자의 정밀함이 따라야 한다. 그러한 비판적 시선을 피하기 위
해서 작가는 선량하고 감사할 줄 아는 주인공의 모습과 그의 순진한 심성을
강조할 뿐이다. 그것만으로 걸리버가 세상에 대한 풍자를 발언한다고 주장하
는 것은 천동설의 원리를 가지고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논리의 모순 혹은
역설이라 할 수 있다.
걸리버는 ‘철학자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은 허황되고 비합리적인
것’뿐이라고 말한다.(338) 더 나아가 걸리버는 시저,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케이토 2세, 토마스 모어(352), 그리고 호머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데카르트, 가생디(355)를 끌어들이면서 모든 운동은 순환한다는 수학
적 이론에 반대한다. 하지만 자신의 지력과 학식으로 고대인들을 만나고자
최신의 이론을 이해하려는 욕망으로 역설의 논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걸리버
는 당시에 만들어진 뉴턴의 만유인력이 단지 새로운 이론체계이며 유행에 불
과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수학 원칙들을 가지고 그러한 체계를 입증하려는
사람들도 잠시 동안만 득세할 것이며 곧 유행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다.(356) 걸리버의 비논리는 라퓨타의 지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모순의 절정
을 보여준다.
이런 사선형의 동작에 의하여 섬은 왕이 통치하는 영토 내의 다양한 지역
들로 이동해 갈 수 있었다. 섬이 진행하는 방식을 설명해 보기 위하여 지상
의 영토인 바니발비국을 관통하는 직선 AB를 그려보자. 그리고 cd선이 자
석을 나타낸다고 생각해 보자. 여기서 d는 반발력이 있는 쪽, c는 잡아당기
는 자력 쪽을 나타내며, 섬의 현재 위치는 C에 있다고 가장하자. 여기서
자석의 위치를 반발력이 있는 쪽이 아래로 향하게 배치시키면 섬은 D쪽을
향해 비스듬히 상승하게 된다. D에 도달하면 이번에는 잡아당기는 쪽이
E를 향하도록 축을 중심으로 자석을 선회시킨다. 그러면 이번에는 섬이
E를 향하여 비스듬히 하강한다. 마찬가지로 여기서 다시 축을 중심으로
자석의 방향을 바꿔 반발력이 있는 쪽이 아래로 향하게 EF 위치에 있게
하면 섬은 F쪽으로 비스듬히 상승하게 되며, 다시 여기서 잡아당기는 쪽을
G로 향하게 하면 섬은 G로 움직인다. 다시 자석의 반발력 있는 쪽을 직접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면 섬은 G에서 H로 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경우에
따라 빈번하게 자석의 위치를 변동시킴으로써 섬은 여러 차례 사선 방향으
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게 되며 이를 통하여(경사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다) 영토 내의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다.(303-304)
걸리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수학적 가능성의 한계를 넓혀주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 혹은 무한한 영감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인 라퓨타는 모순의 극치를 보여준다. 걸리버는 데카르트가
보여주는 좌표평면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자석으로 움직이는 조그마한 세상
을 기하학적 용어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왕과의 식사에서 제공되는 코스 요
리에서 이등변삼각형 모양으로 자른 양의 어깨 부위 살코기와 마름모꼴로 자
른 쇠고기, 원형으로 만들어진 푸딩이라든지 바이올린 모양으로 붙들어 맨
오리 두 마리, 플루트와 오보에를 닮은 소시기와 푸딩, 하프 모양의 송아지
가슴살 고기, 원뿔 모양의 빵, 원통, 평행사변형(290)은 모두 기하학적인 모양
이지만 그 이상의 입체와 도형의 설명은 없다.
걸리버가 여행하는 라퓨타에도 문화가 존재한다. 걸리버는 수학에 대한 나
름의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명료한 수학적 이론과 일치되지 않는다. 수학이라
는 용어의 외연은 일반적으로 어떤 수학자의 고유한 경험을 통해 확대된다.
그리고 다른 개념을 포괄하기 위해서는 정의를 명확히 하고 우리에게 친숙한
수학적 환경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수, 논리, 공간배치, 그리고 시스템 및 구
조와 결부시키고 조직화하는 그런 개념이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 범주가
있든 없든 수학 개념 그 자체가 존재하는 것은 흥미로운 역설이라 할 수 있
다.21)
21) 마샤 애셔, 『문화 속의 수학』, 김이경 옮김, 경문사, 2004, 12쪽.
로렌스 스턴 Laurence Sterne(1713-1768)이 쓴 『트리스트럼 샌디 The
Life and Opinion of Tristram Shandy, Gengleman』(1760-1767)에서 샌디
가 당혹스러웠던 것은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면서 하루 종일 글을 써도 반나절
의 경험밖에 기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일어난 일들
을 글로 쓰기 시작하였고 40년 동안 9권의 소설을 지속적으로 썼다. 하지만
그가 영원히 산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전 생애를 기록할 수 없다. 그는 기껏해
야 자신의 삶의 반밖에 기록하지 못한다.
그러나 무한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그는 자신의 삶을 모두 기록할 수 있
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의 처음 10년간의 경험은 20년이 되면 모두 기록
될 것이고 그런 일이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젠가 그는
모든 것을 기록할 것이다. 결국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가에 따라 그는 자서전
을 끝마칠 수 있거나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샌디의 자서전에는 이러한 역설
이 존재한다. 샌디가 자서전의 역설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시간의 무한성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역설과 모순보다는 상상력과 다른 또 다른
종류의 용기, 그러니까 직관과 ‘상식’을 뛰어 넘고 때로는 이를 무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22)
『트리스트럼 샌디』의 이야기는 시작과 끝이 분명치 않고 등장인물들도 미
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스턴이 형식과 법칙에서 벗어나 만들
어낸 결과이거나 혁신적인 서술 방식을 새롭게 적용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그의 논리를 수학적으로 해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설명하는 샌디의 아버지는 수학자들이 인식하는 관념의
연속을 통해 무한의 개념을 즐기는 반면 토비 삼촌은 추상적인 생각을 싫어하
는 인물로 속된 표현들만 한다. 여기서 대비되는 것은 무한성, 통찰력, 자유,
필연성 등을 시간과 공간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아버지의 사유가 일상적인 상
태에서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토비 삼촌의 말장난으로 대체되는 사건들
이다.23)
22) 모리스 클라인,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 박영훈 옮김, 경문사, 2009, 542쪽.
23) 로렌스 스턴, 『트리스트럼 샌디』, 홍경숙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1, 230, 231,
233쪽. 앞으로는 페이지만 언급.
샌디의 아버지는 유클리드의 정리와 일치된 삶을 산다. 그는 시간을 정확하
게 이해하고 존재의 개념을 생각하기 위해 관념의 연속에 상응하는 모든 것이
필연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토비 삼촌의 대답은 이질적인 반응이며
존재론의 보고를 약탈당하는 결과만을 남긴다. 샌디의 아버지와 토비 삼촌의
이야기에 어떻게 유클리드의 기하학적 공리가 들어갔는지는 제 6권 40장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전까지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샌
디는 자신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토비 삼촌에 대한 모든 글과 자신
의 이야기가 유클리드의 직선에 의해 전달됨을 아래의 선으로 제시한다.
나는 1권, 2권, 3권, 4권을 위의 네 개의 선을 따라 진행시켰습니다. 5권은
아주 성공적이었으며, 정확하게 다음과 같은 선으로 묘사했지요. 위의 선을
보면, 내가 나바라로 여행을 떠났던, A라고 표시된 곡선과, 보시에 양과
그녀의 시종과 함께 잠깐 산책을 나갔을 때인, 톱니자국이 있는 곡선 B를
제외하고는, 존 드 라 카세의 악마들이 D라고 표시한 고리를 따라 나를
끌고 다니기 전까지는 본론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 cccc는
괄호이거나, 국가의 유명한 대신들의 들고나는 일상들일 뿐이니, 보통 사람
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이나, 문자 A B D에서의 나의 일탈과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176-177)
샌디는 위의 직선의 영역에서 1야드로 벗어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자신의
행적을 선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샌디는 선을 이렇게 그어놓고
이 선은 습자 교사에게 빌린 자로 좌에
서 우로 치우침 없이 최대한 똑바로 그린 것이지만 “성직자에게는 그리스도인
이 걸어가야 할 길, 키케로에게는 윤리적인 청렴의 상징 그리고 양배추를 심
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고랑이 된다.”(177)고 설명한다. 이 지점이 문학과 수학
의 접점일 것이다. 샌디는 아르키메데스의 직선에 대한 정의 “두 점 사이에
가장 짧은 거리”를 인용하면서 엉뚱하게 귀부인들이 국왕 탄신일에 입을 옷을
지을 때 참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샌디에게는 모든 여정이 선과 중력에 관련
된다.
샌디는 피타고라스의 학설을 따르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이유는 그들이 올
바른 사고를 위해 육체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센디에게 세상사는 이성
의 절반이 감각이고 그것에 의해 천국의 척도와 인간의 욕구를 구별한다. 상
상력에 의해 그는 “양배추 농사꾼에게 직선이 최고의 고랑이지만 우리는 뒤로
심 든 앞으로 심 든 문제를 삼지 않는다. 오직 선을 냉정하고 비판적이고 규범
적으로 들여다보면 양배추는 직선으로 하나씩 심어지는 것”(341)이다. 상병
이 지팡이를 휘두르면 뫼비우스의 띠를 생각하고 그것을 기하학적 언어의 극
치라고 설명한다.
누군가 ‘옛날 옛적에’라고 말하면 우리는 즉각 ‘왕’ 혹은 ‘신데렐라’라는 단
어를 떠올린다. 이것은 우리가 허구적 합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독
자는 이야기되고 있는 내용이 상상의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작가가 거짓말
을 한다고 믿지 않는다. 작가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해도
우리가 허구적 합의를 받아들인다면 얘기되고 있는 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믿어 주게 되고 우리는 소설의 숲으로 들어갈 수 있다.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는 자신이 쓰고 있는 장면을 선명하
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소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 “독자는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더욱 친숙해지고 등장인물들의 내부로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24) 소설가가 어떤 장소를 언급하고 정확하게 날짜
까지 명시했다면 작가는 독자가 그것을 사실로 믿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허구
의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작가와 허구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우리
는 늑대가 말을 하고 어떤 소녀가 늑대에게 잡혀 먹혀서 죽었고 나중에 다시
그녀가 살아났을 때 특별한 역설의 즐거움을 느낀다.
허구의 이야기도 경험의 세계에서 읽혀진다. 믿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 사이의 경계는 애매하다. 어떤 그림 속의 마을을 보고 그림을 보던 누군가
24) 움베르트 에코, 『소설의 숲으로 여섯 발자국』, 손유택 옮김, 열린책들, 1998, 133쪽.
가 주민의 수를 물어보아도 그 마을은 여전히 허구의 세계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허구에서 느끼는 매력이다. 허구는 접점 속으로 우리를 가두어 놓고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애보트의 『플랫랜
드』도 그런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을 우리가 유클리드의 도형을 보듯
이 2차원적 세계 위에서 내려다본다면 우리는 그곳의 주민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평면의 땅 주민들에게는 위라는 개념이 없다. 위는 3차원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면의 땅 주민들은 상대방을 눈으로는 볼 수가 없다. 이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시선을 낮추어야 한다.
플랫랜드에서는 어떤 모양도 직선으로 보인다. 그곳은 라퓨타처럼 자연의
법칙에 의해 남쪽으로 잡아당기는 인력이 작용한다. 그러나 공간의 진실과
3차원 세계의 빛에 대한 이론을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비웃음을 당한다. 어른
들의 신체가 약 11인치 정도이고 군인들과 낮은 계층인 노동자들은 두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며 신분이 더 낮은 계급은 이등변삼각형이다. 애보트는
인간의 형상을 기하학적으로 구분하고 그들을 공간속에 집어넣고 인간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수학은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와는 별개의 순수한 세계이
다. 하지만 평면을 나누고 곡선을 분할하는 판단에도 분명히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가 존재한다.25) 우리는 증명을 위해 가설을 세우는 것이 허구일 수 있고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가 사실일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플랫랜드』를 『걸리버 여행기』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두 작품이 풍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모습은 삼각형 모양의 쐐기인데 양끝
이 바늘처럼 뾰족하여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과 부딪히면
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여성에 대한 법은 엄격하다. 애보트가 기술한 여성들
에 관한 묘사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항상 신분상승에 불타는 이등변삼각형 여자들은 정삼각형의 규칙적인 동
작을 부러워하고 흉내를 낸다. 연약한 여성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열정이
고 그들은 각에 대한 권리가 없기 때문에 가장 지위가 낮은 이등변삼각형
보다 열등하다. 그들은 지능도 낮아 반성적 능력이나 판단력, 예지능력이
25) 조지프 마주르, 『밀림으로 간 유클리드』, 이경아 옮김, 한승, 2009, 79쪽.
없으며 기억력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분노에 차면 발작을 일으키고 나중
에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26)
플랫랜드에서도 신의 섭리, 자연의 철칙, 그리고 진화의 법칙이 규정되어
있다.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이루는 필연적인 존재가 여자이다. 그리고 여성
들은 희망이 없고 예견할 통찰력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들의 운명
이다. 이러한 내용이 지위와 특권, 위계질서 그리고 여성에게 열등한 지위를
부여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사회구조를 풍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것으로 인해 애보트는 여성해방론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야기의 전
달자인 A 스퀘어가 2판 서문에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한다.
여성과 이등변삼각형, 즉 하위 계급들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수정했다. 하
지만 역사가로서 글을 쓸 때 그는 자신의 견해를 『플랜랜드』에서 일반적으
로 채택된 견해들에 일치시키며 (아마도 너무나 가깝게), 심지어 스페이스
랜드 역사가들의 견해와 일치시키기도 한다. (그는 아는 만큼), 그들의 글
에서(아주 최근까지) 여성들과 일반 대중의 운명은 거의 언급할 가치가 없
는 것으로 여겨졌으며 진지하게 고려한 적이 없었다.(18)
『플랫랜드』는 유클리드의 공리에 기하학을 입힌 것이다. 그곳 사람들의 형
상은 규칙도형을 기본전제로 가정한 것이다. 모든 도형의 변은 똑같아야 한다
는 논리처럼 그들은 자명한 결론에 의해 창조된 인물들이다. “만약 우리들의
변들이 똑같지 않다면 우리의 각들과 서로 다른 것입니다. 또 한 개인의 형태
를 알기 위해 하나의 각을 느끼거나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모든 각
을 느껴보는 실험을 통해서 형태를 확인해야했을 것입니다.”(67) 애보트는 불
가능한 사실로부터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유추를 통해서 가능성
의 조건들을 이끌어낸다. 전개과정을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기하학적 계산
과 갖가지 도형들을 묘사한다. 그것들은 실제 세계에서 습득한 기하학의 지식
이지만 비현실적 세계에서는 현실성을 확보한다.
26) 에드윈 애보트, 『플랫랜드: 고차원들의 모험담』, 윤태일 옮김, 늘봄, 2015, 44쪽.
앞으로는 페이지만 언급.
Ⅴ. 나가는 말
수학은 선험적 추론을 통해 진리를 찾으며 한번 확립된 결론은 이 세상의
본질에 대한 어떤 경험적 발견으로도 전복할 수 없다. 수학은 모든 지식이
따라야 할 확실한 것이며 한마디로 증명된 것이다. 거트루드 스타인 Gertrude
Stein(1874-1946)이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에서 “거기에는 ‘거기’가 없다
There is no there, there”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수학의 직관이 ‘거기’에
존재하는지를 질문한다. 수학적 증명은 분명 어디선가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만 모든 것이 증명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유클리드의 공리를 선험적
지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우리는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도형을 사용한다.27)
유클리드에 의하여 고안된 공리가 명백한 것은 공리계의 배경을 이루는
동기는 직관에 대한 호소를 최소화하고 확실성은 최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
만 유클리드의 마지막 평행선 공리의 오류로 인해 무한의 개념이 수학, 철학
그리고 문학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은 의미심장한 사실로 받아들어야 한다.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직관을 일소하고 우리들로 하여금 형식체계라는
관념에 이르게 했다. 형식체계는 확실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직관에 의지
할 필요가 없다. 이 부분은 수학과 철학의 입장이 같다. 하지만 직관을 추방함
으로써 수학은 서술적 성격을 상실한다. 무모순성에 어떤 논리적 모순이 없어
야 하듯이 실제 대상을 묘사할 때 실체에 대한 논리적 모순은 역설 혹은 허구
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
수학의 세계로 우리를 이끄는 것은 자연이 갖고 있는 다양한 패턴들이다.
수학은 인류가 자연의 패턴을 발견하고 설명하고 패턴 속에 숨어 있는 질서와
규칙을 밝히려는 노력으로 발전되었다. 진실에 대한 분명한 진술은 궁극적으
로 수학적 형태를 가진다.28) 자연의 패턴에는 ‘거기’에 존재하면서 우리의 칭
27) 레베카 골드스타인, 『불완전성: 쿠르트 괴델의 증명과 역설』, 고중숙 옮김, 승산,
2012, 136쪽.
28) 이언 스튜어트, 『자연의 수학적 본성』, 김동광/과학세대 옮김, 동아출판, 1996,
12쪽.
송을 받는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현상과 과정을 지배하는 규칙들을
알아낼 수 있는 단서가 들어있다. 그러한 단서들이 우리가 생각해야할 새로운
미래의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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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TRACT
A Comparative Study between Novels and Paradox
in Geometry
Chung, Ik-soon
This paper studies patterns of geometry in mathematics, paradox by
Zeno, abstract notion by Plato, logic by Aristotle and differential and
integral calculus by Newton and Leibniz comparing with some novels
that contain mathematical stories and events. There are many terms in
mathematics we must understand when we explain new ideas for the
worldly problems in novels and mathematical and philosophical thoughts.
According to the differential and integral systems, for example, we can
draw the minimal precisions, we call it infinity, from horizontal events
not only in mathematical systems but also in the ways of life. When
we demarcate the outline of logics, myth, and even transcendental problems,
it is important to know that mathematical idea is to go into the things
in itself. That means it is not just categorization, domain and dimension
of nature in order to know the ubiquitous patterns. So this paper suggests
that we discover the paradox in mathematics with the problems of
philosophy and literature.
Euclid's Elements has lots of knowledge to count and prove things of
the world with axioms. This is the background of this paper where I
place axioms in relation to geometry, philosophy, and literature to find
out what is the interface. For example, Edwin A. Abbott wrote 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 which guides us to the second dimension
and third dimension. Flatland was based on the Euclid's axiom. There
are many geometric shapes in the novel not only criticizing the culture
and people but also thinking mathematical idea of the world. And the
shapes of people postulate living things in the second dimension just
because of infinity and paradox. The idea of this novel, of course, came
from Euclid but it was given to think from the paradox. Therefore, this
paper thinks what is the transcendental problems in the world. This is
the homologous angle or area where we are living in the different patterns.
☞ Key words: theorem, Elements, axiom, dimension, infinite, paradox, pattern,
mathematics, geometry, Euclid, algeb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