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고전해설

인간의 교육[ Die Menschenerziehung ] -프리드리히 프뢰벨

작성자樂民(장달수)|작성시간17.03.08|조회수711 목록 댓글 0

인간의 교육[ Die Menschenerziehung ]

저자 프리드리히 프뢰벨(Friedrich Wilhelm August Fröbel, 1782-1852)
국가 독일
분야 교육학
해설자 정영근(상명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유치원 및 유치원 교육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뢰벨(Friedrich Fröbel)은 오늘날의 어린이 이해와 유아교육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교육 사상가요, 실천가다. 영미의 교육 용어에서도 유치원을 독일어 ‘킨더가르텐(Kindergarten)’으로 명기하고 있으며, 유아교육의 역사에 그의 이름이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것을 볼 때 프뢰벨의 유아교육 이론과 실천 노력은 교육학의 역사 전체에 한 획을 그었음에 틀림없다. 독일 튀링겐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프뢰벨은 일곱 달 만에 어머니를 여읜 뒤 모성애를 그리워하며 성장했다. 그렇게 성장기를 보낸 그가 아동기 초기에 어머니의 교육이 지니는 중요성을 페스탈로치(J. H. Pestalozzi)로부터 계승하여 포괄적이고 독창적인 교육철학과 유아교육 이론으로 발전시키게 된 것은, 위대한 사상과 업적이 개별적 인간 내면의 필요와 갈망으로부터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범신론적 신비함과 뒤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뢰벨의 교육 사상은 그 자신의 부단한 실천적 교육 활동과 연결해 발전됨으로써 그를 페스탈로치에 이어 당시 독일어권의 대표적 민중 교육자의 위치에 오르게 했다. 프뢰벨이 어린이와 인간 전반을 실천적 관점에서 새롭게 파악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저술에서 나타나는 종교적-신비주의적 특성을 포함하는 유기체적 인간 이해 및 세계관은 그가 낭만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해준다.
프뢰벨은 교육에 관한 여러 글과 저서에서 인간 교육의 본질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유기체적 자연으로부터 다양하고 구체적인 예들을 동원한다. 모든 개별 현상은 신성한 생명력으로 비유되는바, 인간은 스스로를 이러한 신성함의 생동적인 일원으로 느껴야 한다. 교육은 인간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일로 파악된다. 인간은 신성하게 자라나는 그 무엇으로서 교육자는 그에게 햇빛과 양분을 마련해 줄 뿐 본질적인 것은 그 자체의 생명력에 맡겨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프뢰벨은 인간 교육의 핵심을 자기활동성 및 자연스러운 표현 충동에서 찾고자 했다.

1826년 출간된 프뢰벨의 대표적 저서 ≪인간의 교육≫의 겉표지에 제시된 완전한 책 제목은 ≪인간의 교육, 카일하우의 일반 독일 교육원에서 추구하는 교육, 수업, 그리고 교수 방법(Die Menschenerziehung, die Erziehungs, Unterrichts und Lehrkunst, angestrebt in der allgemeinen deutschen Erziehungsanstalt zu Keilhau)≫ 제1권으로 ‘소년기의 시작’까지 다루고 있음을 알려준다. 제2권이 발간되지 않았기에 저술 작업은 프뢰벨이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프뢰벨이 ≪인간의 교육≫에서 본래 계획하여 제시하려던 내용은 학교의 기초 단계 수업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책 전반부에 서술된 어린이의 성장ㆍ발달 시기 구분에 따른 인간 이해 및 교육학적 근거에 대한 사유를 제외한다면 책의 구성 대부분이 학교교육의 교과 내용 및 그 수업에 대한 교육학적 설명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교육≫이 학교교육학 분야만의 저술로 평가되지 않는 이유는 이 책이야말로 프뢰벨이 유일하게 교육학적 체계 및 근거를 세우고 시작한 방대한 저서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상을 풍부하게 표현해 낸 이 저서에서 프뢰벨은 어린이의 영혼에 대한, 특히 어린이의 발달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과 수업에 관한 포괄적이고 철학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모든 사물의 가장 지고한 사명은 유한한 것에서 무한함을 표현하고, 일시적인 것에서 영원함을 표현하는 일, 즉 신성함을 드러내는 일이다. 인간은 이러한 자신의 사명을 통찰하여 의도적으로 행위해야 한다. 따라서 성장세대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이 신성한 전체성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해주는 데 모든 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성장 세대는 이러한 의식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형성하며 삶의 통일성을 갖게 된다.

인간의 본질은 그 자체가 선하며 실로 인간 안에는 본래부터 선한 속성과 경향성이 존재하고, 인간의 삶이 개별적으로 표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에서는 자유로운 자기활동성과 자기규정성이 최대한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인간의 자기규정과 자기활동이 지배적인 삶에서는 본성에 따르고 본성을 보호하는 교육과 수업이 추구됨으로써 어린이가 지닌 본원적 힘들이 스스로 발현된다. 외부의 힘에 의해 규정되고 요구되는 교육과 수업이란 본원적인 것이 훼손되고 숨겨진 곳에서나 시행될 수 있는 것이다.

프뢰벨은 또한 인간의 형성 충동 및 활동 충동을 직접적이고 참된 신성함으로 간주했다. 그에 따라 인간이 행하는 작업과 근로는 성스러운 것이며 종교적이기도 하다. 종교교육을 일찍부터 시작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참된 생산 활동과 근면을 위한 교육 역시 일찍 시작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산적 활동을 수반하지 않는 신앙, 즉 노동이 결여된 신앙은 허무한 몽상과 근거 없는 광신, 그리고 내용 없는 환상에 빠지는 위험을 겪게 하기 때문이다. 신앙이 수반되지 않는 노동과 생산 활동은 인간을 짐승이나 기계로 타락시킨다. 노동의 내면적 의의에 합당하게 시도된 어린 시절의 생산적 활동은 신앙을 공고히 하기 때문에 교육적 의미가 매우 크다.

프뢰벨은 앞서 간 교육 사상가인 루소(J. J. Rousseau)나 장 파울(Jean Paul)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이 되기 전에 이전의 발달 단계를 완전하게 겪어내고 경험한 사람만이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각각의 단계에서 그 단계가 요구하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주어진 보편적 명령이다. 프뢰벨은 ≪인간의 교육≫에서 어린이 발달의 다양한 단계들을 제시하면서 그 특징과 교육적 의미를 논의하고 있다. 모든 내면적인 것은 밖으로 표현되어야 하고, 외적인 것은 내면으로 편입되어야 한다. 내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은 원칙적으로 서로 함께 실현되고 완성된다. 그러나 발달 과정에서는 우선 하나가 우세하게 나타난 다음 다른 것이 더 우세하게 된다.

≪인간의 교육≫에 제시된 어린이 발달의 첫 번째 단계인 유아기(: 0∼2세)에는 주로 외적인 것이 내면화된다. 유아들은 감각을 통해 외부세계를 수용하도록 배우고, 감각기관을 단련하며, 외부세계를 내면화하기 위해 감각을 집중한다. 이 단계에서 성인이 어린이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란 직접 돌보는 일에 집중되는 양육이지 엄밀한 의미에서의 교육은 아니다. 유아에게서 자아와 세계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하나로 통일된 상태에서 여전히 살고 있기 때문에 유아에게 진정한 자아가 형성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유아의 온전한 발달이란 자아−세계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체성으로부터 세분된다는 의미에서 점차 분화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아동기(: 2∼6세)로 아동과 세계가 분명하게 분리되는 것이 이 단계의 특징이다. 아동은 자아를 알게 되고 사물들을 응시하는 것 또한 배운다. 아동은 자기 자신과 세계를 발견하는 수단이요, 표현하는 통로인 말을 이 시기에 배우게 된다. 유아기와 달리 아동기는 내면적인 것을 외부로 표현해 낸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외적인 것에서, 그리고 외적인 것을 통해 내면적인 것을 눈에 보이도록 하고 또다시 양자를 합일하여 결합하는 통일성을 찾기 위해 추구하는 이 단계에서부터 엄밀한 의미의 인간 교육이 시작된다.” 아동기에 들어서면 신체의 양육과 보호의 측면은 감소하는 반면, 정신의 보육과 보호의 측면은 커진다. 이 시기의 어린이에 대한 영향은 좁은 의미의 교육으로 심정과 심성의 형성이 중요시된다. 아동기의 특징인 놀이는 어린이가 세계와 소통하는 독특한 방식인데 현재의 일에 몰두하면서도 이완될 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전력을 다하는 진지한 행동이다. 어린이는 놀이의 형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기 때문에 이 단계의 놀이는 삶의 심오한 의미와 뛰어난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프뢰벨이 ≪인간의 교육≫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세 번째 단계인 소년기()에는 자아와 세계에 대한 체험이 더욱 세분화되고 자아는 세계에 대해 어지간한 정도로 대항을 하게 된다. 이제 소년은 세계와 뚜렷한 거리를 둔다. 세계는 더 이상 의심할 바 없는 자명한 그 무엇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대상이요, 모든 감각을 동원해 정복하고 정신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현실이다. 앞 단계에서 소박한 자기표현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무엇보다 여러 가지 사실과 현상들이 중요시된다. 소년은 더 이상 행위 및 자기표현의 즐거움을 위해 사물이나 현상에 접촉하지 않는다. 이제 소년은 사물과 현상들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아동은 놀이하지만, 소년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특정한 규칙이 있는 놀이를 만든다. 그리하여 소년기는 수업의 시기이고 학교와 관계하는 시기다. 소년기에 있어 인간의 발달과 형성 과업은 수업과 더불어 행해진다. 수업은 인간의 본질 자체와 사물의 본질에 내재하는 일정하고 확고하며 명료한 법칙에 따른다.”
소년기까지의 발달 단계에 대한 설명에 이어 학교의 본질에 대한 내용이 간략하게 언급된 다음에는 학교에서 배워야 할 주요 교육 내용들이 논의되고 있다. 주요한 교육 내용으로는 종교 및 종교교육, 자연과학과 수학, 언어, 그리고 예술에 대한 것이 철학적이고 추상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후 책의 끝 부분까지 이러한 교육 내용에 대한 특별한 고찰이 이어지고 있는데, 프뢰벨은 종교적 감성의 계발에서 쓰기 및 읽기에 이르기까지 기초 수업의 과정들을 실천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프뢰벨이 ≪인간의 교육≫에서 일관되게 피력하는 바는 “인간의 교육이란 자의식을 지닌 채 사유하고 인지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 내면의 법칙인 신성함을 자의식 및 자기결정에 따라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제시하도록 격려하고 이끄는 일이요, 그것에 요구되는 수단과 방법을 보여주는 일”임을 우리가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인간의 교육 [Die Menschenerziehung] (고전해설ZIP, 2009. 5. 10., 지만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