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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해설

일본의 종교 -무라카미 시게요시(村上重良, 1928- )

작성자樂民(장달수)|작성시간17.03.08|조회수258 목록 댓글 0

일본의 종교

[ :に ]
저자 무라카미 시게요시(, 1928- )
국가 일본
분야 종교
해설자 강용자(창원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강사)

일본의 종교는 원시사회에서 고대, 중세, 근세, 근대를 거쳐 현대에 달하는 긴 역사의 발자취와 함께 다채로운 전개를 이루며, 풍요로운 종교문화를 만들어왔다. 오늘날의 일본종교는 크게 불교, 신도, 기독교, 신흥종교의 네 개 계통으로 나눌 수 있다. 일본사회에는 이러한 여러 계통의 400개가 넘는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데, 원시 농경사회에서 시작하여 집단종교의 조직을 계속 유지해 온 신도의 존재가 특이하다. 종교의 다원적인 병존과 의례 중심의 집단종교인 민족종교의 존속이 일본종교의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불교는 일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단어 가운데 하나다. 아스카시대()에 전래한 불교는 나라시대()에 꽃을 피우며, 헤이안시대()에 들어가서는 진호국가()의 종교가 된다. 천태종(), 진언종()이 나타나고, 신불습합()ㆍ본지수적설() 등의 새로운 학설이 전개된다. 전란의 시대였던 중세 때 그 시대를 반영하여 정토종(), 진종(), 시종(), 임제선(), 조동선() 등으로 전개된 불교는 마침내 일본의 독자적 불교인 니치렌[일련종()]에 달하게 된다.

이처럼 다채로운 역사적 변천을 거친 현대 불교는 최대의 종교 세력으로 부상해 종파로는 법화()ㆍ일련계()와 정토계()의 세력이 특히 크며, 이어서 선계(), 진언계(), 나라불교계() 등이 있다. 국민의 대다수는 불교 신도이나 불교의 각 종파는 오로지 의례로써만 국민과 연결되어 있어 종교로서의 영향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일본의 독자적 종교라고 말할 수 있는 신도는 불교 전래 이전에도 원시신도, 고대신도의 형태로 존재했던 일본의 원시종교다. 신도의 세계는 기키신화()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어 불교와 비슷한 시기에 전래된 도교와 유교에 힘입어 신기제도()를 성립함으로써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중고ㆍ중세시대에는 불교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나 신불습합적인 모습으로 명맥을 유지해 나간다.

이 중 중고시대()에는 언령 신앙적인 면이 강조된다. 언령 신앙은 도시에서 지방으로 퍼져 농촌에서는 병충해 등을 억제하는 어령제사로 이어진다. 언령 제사는 강한 영의 힘을 눌러 잠재우는 것이 목적으로, 도시를 중심으로 낮 동안의 화려한 제사로 발달한다. 이리하여 화미한 장식을 만들거나 많은 사람을 모아서 행렬이나 가무를 함께하여 신의 위세를 나타내는 제례가 나타난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는 여름철에 역병 피해가 심해 이를 억제하기 위한 어령제사는 여름에 행해지는 축제로 정착한다. 한편 농경의례에서 시작한 신사제사는 봄과 가을에 행해지는 축제로서 일본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게 된다.

특히 중세시대()에는 몽고에 의해 초래된 국난에 의해서 일본국이라는 국가 의식이 높아지고 이에 이은 겐무()의 중흥과 남북조()의 대립으로 천황의 정치ㆍ군사상의 힘이 부활하여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이 신의 나라라고 하는 신국사상이 전개된다. 이러한 정치 격동을 배경으로 하여 가마쿠라() 말기에서 남북조시대에 걸쳐 이세신궁() 외궁의 신직인 와타라이 씨()에 의해서 이세신도()가 체계화된다. 이세신도는 헤이안 후기부터 발달하여 보급된 불교 중심의 본지수적 신불습합 신도와는 달리 신도를 주체로 하여 불교, 유교, 도교를 취한 최초의 신도 중심 신도설이다. 또한 신도의 흐름에 있어 특기할 만한 것은 에도 중기 유교의 고학파() 융성에 자극되어 일본 고전 연구가 성하게 되고 국학()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국학의 흐름을 보면, 가다노 아즈마마로(), 가모노 마부치(), 모토오리 노리나가() 등의 국학자가 나와 유교, 불교에 의한 일본 고전 해석을 비판하고 고전에 깃들어 있는 일본 정신을 구하고자 했다.

이처럼 막번제() 사회에서는 유가신도()로, 그리고 복고신도()의 모습으로 이어져 오다가, 근대시대 신불분리와 배불훼석() 운동으로 인해 국가신도로 자리 잡게 된다. 현재의 신사신도()는 국민의 태반을 우지코() 숭경자로 여기고 있으나 국민생활에 대한 영향력은 신사의 제사나 현세이익 신앙으로 한정되어 있다.
한편, 중세 말에서 근세시대에 걸쳐 일본에 들어온 기독교는 한때 70만 명이 넘는 신자를 확보할 정도로 발전하게 되나, 에도막부의 종교 통제로 심한 탄압을 받게 되어 마침내는 일본사회에서 숨어버리게 된다. 막부가 붕괴하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선교사 밑으로 모이는 사족이나 상인의 자제가 갑자기 는다. 사실 기독교는, 일본사회의 근대화에 크게 공헌하나 그 유일신 신앙과 근대적 개인주의 윤리는 천황을 아라히토가미()로 하고 충효의 국민 도덕을 높이 내세운 근대 천황제하에서 끊임없이 비난과 공격을 받고 국체와 서로 맞지 않는 ‘외교()’라 치부된다. 이 때문에 프로테스탄트도 가톨릭도 사회에 뿌리를 내려 국민 생활에 융합되지 못하고 크게 퍼질 수 없었다. 현대에 와서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자리 잡기는 했으나 기독교 전체의 신자 수는 국민의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독교는 종교로서는 작은 세력에 멈추고 있으나 일본사회의 근대화, 현대화에 사상적ㆍ문화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신종교(신흥종교)는 에도 후기에는 미코(), 행자 등 직업적인 샤먼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양상을 보인다. 신들린 보통 사람이 스스로를 산 신으로 칭하고 현세이익을 구하는 민중의 청에 답하는 식의 ‘살아 있는 신’ 신앙이 활발하게 펼쳐진다. 이들 산 신 중에서 독자적으로 종합적인 가르침을 설파하여 민중을 조직하는 창조자가 나타난다. 에도 후기에서 막말() 사이에는 여래교(), 구로즈미교(), 천리교(), 금광교() 등의 창조 종교[]가 연이어서 성립하게 된다. 이들 새로운 종교는 막번제 지배 해체기에 습합신도를 기반으로 민중에게 병 치유 등의 현세적 이익을 약속하고 봉건사회 종교에서는 요구되지 않았던 인간 본위의 신앙을 설파해 수많은 농민, 상공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국가신도가 확립된 1880년대에는 천리교, 금광교를 비롯해, 이토 로쿠로베에()가 연 마루야마교(), 시마무라 미쓰(みつ)를 교조로 하는 연문교() 등 현세이익과 민중 구제를 내건 새로운 종교가 크게 발전한다. 민중의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퍼진 이들 종교에 이어, 메이지 중기에 습합신도의 대본교()가 생겨 근대 신종교의 커다란 원류가 된다. 이후 다이쇼부터 쇼와 초기 사이에는 신도계(히토노미치, 뒤의 퍼펙트 리버티), 불교계[영우회(), 입정교성회()] 등 여러 교로 나뉘어 전체로서 활발한 행동력을 가진다. 천리교에서 나눠진 혼미치, 대본교에서 나온 생장의 집() 등의 신종교 중에서는 법화계가 가장 유력하며 신도계가 뒤를 잇는다. 유력한 신종교는 수십만, 수백만 국민을 조직하고 있으며 그 움직임은 사회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외에 소수이나 이슬람교, 유대교의 신자도 있다. 또 홋카이도()에서는 아이누 등의 북방민족 종교가 이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종교적 흐름 속에서 일본에서는 1889년, 황실전범과 대일본제국헌법이 제정되어 근대 천황제 국가가 확립된다. 이는 불교, 음양도, 유교와 습합하여 발전해 온 신사신도에 종지부를 찍고 국가의 제사에 한정된 새로운 국교로서 국가신도()를 만들어 신(), 불(), 기()의 3교 위에 두었으며, 천황 숭배와 신사 숭경을 전 국민의 의무로 하고 있다. 또 제국헌법 제28조에서는 ‘일본 신민은 안녕질서를 방해하지 않고 또 신민으로서의 의무에 어긋나지 않는 자에 한해서 신교의 자유를 허락한다’고 정하고 있다. 헌법은 천황을 일본국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이라 규정하고, 천황은 정치적 권한을 갖지 않는 존재가 된다. 이러한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서 황실 제사는 천황의 사적인 일이 되었고, 축제일은 폐지되었으며, 그 대신 ‘국민축일’이 제정된 것이다. 이처럼 국가신도 등의 부활 움직임이 염려되는 오늘날 일본에서는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는 것도, 종교가 정치권력을 잡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확립하고, 신교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극히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일본인을 알고 일본사회와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아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이는 수천 년의 일본역사를 알고, 또 그 역사 속에서 남겨진 문학을 알며, 나아가 그들의 종교를 아는 일일 것이다. 그 어떤 분야도 2천여 년에 이르는 한 국가의 긴 세월을 담고 있으니 그 양은 다대하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일본의 종교−일본사ㆍ윤리사회의 이해≫다. 일본문학에 대해선 다른 곳에서 취급한다고 해도, 일본사회와 문화를 알기 위해선 이 책 한 권을 보면 대략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의 사고 구조를 다른 말로 하면, 총체적으로는 일본사상, 다소 협의로는 일본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철학이란 말에 대해선 동서양의 인식 차이가 있어, 동양에서는 철학보다는 사상이라는 포괄적인 용어가 더 적당할 듯하다. 특히 일본사상이라면, 동양인의 인식 구조가 그러하듯, 우선 종교의 세계가 그 사상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배경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근대적 시각으로 일본철학, 혹은 일본사상을 취급한다 해도 그 전제로 일본의 종교에 대한 탐구는 필수적인 수순이 된다. 이는 앞서도 이야기했듯 동양에서의 공통적인 양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일본철학, 일본사상, 일본종교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길잡이로서 기능할 것이다. 일본역사와 일본사회 및 일본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 책을 한번 훑어보는 것이 원하는 것을 습득할 수 있는 첩경이라 하겠다. 그만큼 이 책은 기본적인 사항의 전후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일본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하더라도 본문을 한번 읽어보는 것으로 일본인과 일본역사, 사회, 종교 등에 대해서 훌륭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명료한 설명도 훌륭하다. 본문 내용이 잘 짜인 관계로 사족일 듯한 이 서두는 독자들의 기억이 더욱 오래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떤 내용이라도 반복적인 학습이야말로 이해와 습득에 도움을 주는 비법이라는 것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두에서 그 전체 내용의 줄거리를 언급하는 것이다. 이는 독자에게 그 뼈대를 잡게 하는 것이고, 본문은 그 뼈대 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 될 것이며, 나아가 각 행과 장을 읽어가면서 떠오르는 독자의 감상과 의문은 이에 피부를 입히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어떤 사항에 대해 그 유래를 분명히 밝혀놓고 있어 전후 관계 파악에 많은 도움을 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양의 모든 종교의 유래와 그 전파 과정 혹은 그 종교의 핵심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일본의 종교 [日本の宗敎:日本史ㆍ倫理社會の理解に] (고전해설ZIP, 2009. 5. 10., 지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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