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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설/역사에 휩쓸린 인물을 다룬 영화 / 빠드레 빠드로네[ Padre, Padrone ]

작성자낙민|작성시간16.06.10|조회수168 목록 댓글 0

빠드레 빠드로네

[ Padre, Padrone ]
요약
이탈리아의 유명한 언어학자 가비노 레다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타비아니 형제의 영화이다. 강압적이고 절대적인 존재인 아버지 밑에서 고립된 섬에서의 외로운 양치기로, 원치 않은 군인으로 인생을 살아가던 가비노 레다가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언어학자로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빠드레 빠드로네 대표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원본보기

제작연도 1977
감독 파올로 타비아니, 비토리오 타비아니
출연 오메로 안토누티, 사베리오 마르코니, 마르첼라 미켈란젤리, 파브리지오 포르테, 난니 모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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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사르데냐 섬에 살고 있는 소년 가비노는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제대로 학교 공부도 마치지 못한 채 산속으로 들어가 양을 치고 젖을 짜는 양치기로 생활한다.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 대한 공포심을 이겨내지 못한 채 고립된 섬에서 원치 않는 일을 하며 유년 시절을 보내고 청년으로 성장한 가비노는 스물한살이 되던 해, 마을에 흘러 들어온 아코디언 악사의 연주를 듣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양과 바꿔 겨우 얻은 아코디언은 섬 밖의 세계에 대한 가비노의 열망만 더욱 크게 만들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양치는 일만으로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지자 아버지는 또다시 강제로 가비노를 군대에 입대시킨다. 하지만 오히려 군대는 가비노에게 이탈리아 표준어와 라틴어, 그리고 그리스어까지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어린 시절 못다 했던 학업에 대한 열정을 새롭게 키워주는 계기가 된다.

복무를 마친 가비노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지만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양치기로 살아야 하는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끝내 아버지와의 사르데냐에서의 삶을 거부하고, 사르데냐 지역의 방언을 연구해 이 분야의 권위자로 뒤늦은 꿈을 이룬다.

작품해설

1. 감독 소개

이탈리아 산 미니아토 지방에서 태어난 비토리오와 파올로 타비아니 형제는 각각 법률과 미술을 전공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전화의 저편〉을 보고 감명을 받은 타비아니 형제는1950년 무렵, 피사에서 시네클럽을 운영하면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영화들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시나리오 작가 체사레 자바티니를 만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첫 번째 단편영화 〈1944년 7월 산 미니아토〉(San Miniato, luglio, 1944)를 시작으로 나치즘에 대한 여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다음, 1962년 〈불타는 남자〉라는 장편 극영화로 데뷔하게 된다. 1967년, 타비아니 형제는 피사의 영화클럽에서 인연을 맺은 이후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를 공동작업했던 사회주의자 발렌티노 오르시니로부터 독립하여 〈파괴자〉(1967)라는 자전적 영화를 연출하게 된다.

이 작품은 4명의 주인공들이 이탈리아의 정치적 현실하에서 겪게 되는 좌절과 비판을 담은 작품으로,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1964년에 사망한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 팔메이로 톨리아티의 행적을 담은 실제 영상을 사용하여 리얼리티를 더했다. 이 작품은 1년 뒤 발생한 68혁명을 예기한 작품으로도 평가된다.

타비아니 형제는 정치적인 이슈나 혁명에 대한 관심과 함께 문학 작품을 각색하여 영화화하기도 했는데, 톨스토이의 〈신과 인간〉을 각색한 작품 〈성 미켈레의 수탉〉(1971)과 가비노 레다의 자전적인 소설을 바탕으로 한 〈빠드레 빠드로네〉, 그리고 루이지 피란델로의 단편에서 영감을 얻은 〈카오스〉(1984)와 〈카오스2〉(1996) 등이 그러하다.

그외에도 괴테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든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친화력〉은 1996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으며 최근작 〈시저는 죽어야 한다〉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의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삼기도 하였다.

또 D. W. 그리피스의 〈인톨러런스〉에 오마주를 바친 영화 〈굿모닝 바빌론〉 (1987)을 연출하기도 했다. 〈빠드레 빠드로네〉가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타비아니 형제는 1982년 〈로렌조의 밤〉으로 또 한번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며 자신들의 영화 세계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다.

2. 제목의 의미

‘빠드레 빠드로네’는 이탈리아어로 ‘아버지, 주인’ 정도로 해석 가능한데, 주인공 가비노가 어린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존재로 등장하는 ‘절대자로서의 아버지’를 의미한다.

3. 구성

이 영화는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언어학자 가비노 레다가 직접 출연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플래시백으로 회고해나가며 진행된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35살의 실제 가비노 레다는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 오메로 안토누티에게 회초리를 건네주며 이 영화가 자신의 어린 시절, 사르데냐 마을의 한 초등학교에 아버지가 찾아오면서 시작한다는 내레이션을 한다.

회초리를 건네받은 아버지가 화면 뒤의 문을 열고 나서면 장면은 어린 가비노가 다녔던 사르데냐 마을의 초등학교 교실로 바뀐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에 한번 더 실제 가비노가 등장하여 언어학자가 된 자신이 사르데냐 마을에, 그리고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는 현재 시점의 내레이션과 짝을 이루며 영화는 일종의 액자식 구성 형태로 갈무리된다.

또한 이러한 설정은 마치 한편의 연극 무대처럼 연출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이 영화가 실존 인물인 가비노 레다의 실제의 삶 안으로 들어간다는 다큐멘터리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어느 정도 이야기에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옵저버〉의 영화평론가 필립 프렌치는 〈빠드레 빠드로네〉의 이러한 구성에 대해 3명의 가비노(소년 역의 파브리지오 포르테와 청년 역의 사베리오 마르코니, 그리고 실제 가비노 레다)와 1명의 아버지(오메로 안토누티)를 등장시킨 뒤 ‘브레히트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때 발생하는 ‘소격효과’(관객이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거나 동일화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극을 볼 수 있도록 배우가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클라이맥스에서 극을 중단시키고 이야기를 정리해주는 등 무대와 관객을 격리시키는 것을 의미)는 이 작품이 어느 정도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았음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라 하겠다.

실제로 이 영화가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다른 심사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강력히 지지했다는 사실은 이와 같은 영향 관계를 충분히 뒷받침한다.

4. 영화적 기법-사운드 몽타주

영화의 구성이나 소재 등의 측면에서 이 영화가 네오리얼리즘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라 한다면, 이 영화에서의 사운드 사용은 타비아니 형제가 이러한 네오리얼리즘적 경향을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갔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프랑스의 비평가 미셸 시망이 ‘사운드 몽타주의 모범적 사례’로 꼽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사운드를 통해 감각적으로 잘 드러내주고 있다.

‘사운드 몽타주’란 영화에서 사용되는 음악이나 음향, 혹은 등장 인물들의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이나 대사 등을 마치 숏들을 편집(몽타주)해내듯 구성하여 영화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일례로 영화의 첫 장면에서 회초리를 들고 교실로 찾아온 아버지가 가비노를 데리고 나가면서 다른 아이들을 향해 ‘오늘은 가비노가 학교를 떠나지만 내일은 너희 차례야’라고 소리치자 겁에 질린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클로즈업되는데, 이때 타비아니 형제는 아이들의 속마음(‘그럴 리가 없어, 우린 소가 두 마리가 있는 부자니까’, ‘신이시여, 제발 당나귀가 아빠의 배를 걷어차게 해주세요’ 등)을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으로 삽입하여 관객이 아이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든다.

여기에 가비노가 양젖을 짜는 장면에서는 가비노의 생각뿐만 아니라 심지어 양의 생각도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으로 들려준다. 보이스오버 내레이션뿐만 아니라 소년 가비노가 양을 치며 보내는 산속에서 들려오는 짐승들의 숨소리나 바람 소리, 그리고 양의 목에 걸려 있는 방울 소리들은 가비노가 겪는 고립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마치 시각을 잃어버린 장애인처럼 글을 배우지 못한 소년 가비노는 말 못하는 동물이나 사물들, 그리고 풍경들이 건네주는 소리를 듣고 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란다. 아코디언 연주자들이 섬을 찾아오는 에피소드에서 가비노가 아코디언을 가지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은 이러한 맥락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주요 등장인물

가비노(가비노 레다) :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로 영화에서는 35살 청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과거 이야기의 플래시백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소년 가비노(파브리지오 포르테) : 양치기로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꾸짖음에 학교에서 끌려나와 산속에 고립된 채 양을 치며 살아가는 소년. 마음속엔 분노가 가득하지만 절대적인 존재인 아버지를 거역하지 못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보인다.

청년 가비노(사베리오 마르코니) : 청년으로 성장한 가비노는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군대에 끌려가지만 우연한 기회로 그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그는 결국 아버지를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간다.

아버지(오메로 안토누티) : 아들 가비노에게 절대적인 권위와 폭력을 행사하는 가장이자 절대적인 존재.

명장면 명대사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하고 그의 곁을 떠나가는 가비노가 아버지가 앉아 있는 침대 밑에 놓인 가방을 꺼내기 위해 무릎을 꿇는 장면.

이 장면은 마치 렘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1668~69)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방탕을 저지르기 위해 떠나갔던 아들이 돌아와 자신의 발밑에 무릎을 꿇자 그의 머리를 안아주는 그림 속 아버지와는 정반대로, 영화 속 가비노의 아버지는 자신의 발밑에 무릎을 꿇은 아들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치려는 듯 손을 쳐든다.


군대에 입대한 청년 가비노의 선임병으로 등장해 그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사레 역의 난니 모레티의 모습.

타비아니 형제를 자신의 멘토로 여기는 난니 모레티는 이후 1976년, 〈나는 자급자족한다〉를 만들며 감독으로 데뷔한다.

관련정보

원작

언어학자 가비노 레다의 동명의 자서전 〈빠드레 빠드로네〉

수상

• 197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인터필름 그랑프리
• 197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 1978년 이탈리아 필름저널리스트조합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신인배우상(사베리오 마르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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