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사 속의 고사성어 -42
와이구명(蛙以求命)
[요약] (蛙: 개구리 와, 以: 써 이, 求: 구할 구, 命: 목숨 명)개구리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는 뜻으로, 뛰어난 기지로 위기를 모면했다는 말.
[문헌]: 고금청담(古今淸談), 국조인물고(國朝人物考)등
[내용] 이 성어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나는 사인종와(舍人從蛙= 사람을 버리고 개구리를 쫓아가다)로 알려진 조선조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홍섬(洪暹)의 어릴 때 이야기이다.
영의정대감(홍언필洪彦弼= 홍섬의 부친)이 여름철에 낮잠을 자는데 어떤 뱀이 공의 배 위로 올라갔다. 공이 마음으로 그것을 쫓고 싶었으나 뱀이 놀라 자신을 물을 까봐 두려워서 목석처럼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아들 퇴지(홍섬의 자)가 바야흐로 여섯 살이었는데 아버지가 계신 곳에 오다가 이것을 보고 곧 풀이 난 연못으로 가서 서너 마리의 개구리를 잡아와 개구리를 던지니 뱀이 사람을 버리고 개구리를 따라가거늘(舍人從蛙) 공이 곧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퇴지가 어려서부터 기지가 이와 같더니 성장함에 이르러 이름난 재상이 되었다
領相公이 夏日에 午睡러니 有蛇上公腹上이라. 公이 心欲逐之나 而恐蛇驚傷人하여 木石然不敢動이러라. 子退之가 方六歲러니 適父所라가 見之하고 卽往草澤中하여 取三四蛙하여 投之하니 蛇舍人從蛙而去어늘 公乃得起身이라. 退之가 自幼로 機智如此러니 及長하여 是爲名相하니라.
○ 인재(忍齋 홍섬(洪暹)) 홍 정승(洪政丞)의 대부인(大夫人)은 정승의 딸이며, 정승의 부인이며, 정승의 어머니로 나이 90이 넘었다. 개국(開國) 이래 부인처럼 오복(五福)을 누린 사람은 없다. 홍인재는 78세에 상주가 되었으니, 세상에서 드물게 보는 일이다. 홍 정승의 부친 홍언필(洪彦弼)이 영의정이었고, 외조부 송일(宋䭿) 역시 영의정이었다.송계만록(松溪漫錄)
○ 홍언필(洪彦弼)의 아내는 곧 송일(宋軼)의 딸이다. 일(軼)과 언필 및 아들 섬(暹)이 모두 수상(首相)을 지냈는데, 부인은 나이 90세를 넘었고, 아들 섬은 80세를 넘어 상복(喪服)을 입고 3년상을 마쳤으니, 부인과 같은 수와 복은 고래로 없었던 일이다. 심수경(沈守慶)은 홍섬이 궤장을 하사받은 잔치 자리에서 치하하는 시를 짓기를,
삼종이 정승의 문턱을 벗어나지 않았으니 / 三從不出相門闈
이런 일은 지금에 처음 보았도다 / 此事於今始見之
다시 성중의 영수장을 짚고 / 更拄省中靈壽杖또
어머님 앞에서 노래자의 색동옷을 입었구나 / 却被堂上老來衣 하였다.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별집 제12권
○정승 홍언필(洪彦弼)의 아들 정승 섬(暹)이 판서로 있을 때의 일이다. 홍공의 가법이 몹시 엄정해서 판서가 웃옷을 입지 않고는 들어가 뵙지 못했다. 손님이 왔을 때 정승이 만일 편치 않으면 판서를 시켜서 접대하게 했는데, 검소한 베옷이나 겸손한 말과 모양에 처음 보는 사람은 그가 판서임을 알지 못하다가 뒤에서야 듣고서 놀라고 감탄함을 금치 못했다. 판서가 일찍이 초헌(軺軒)을 탔더니, 그 어머니는 몹시 기뻐서 정승에게 말했다. 그러나 정승은 깜짝 놀라 곧 판서를 불러 엄하게 책망하기를,
“내가 바야흐로 정승의 지위에 있고 또 네가 이제 판서가 되었으니, 항상 성만(盛滿)함을 두려워하는데, 너는 어찌 감히 태연하게 초헌을 탄단 말이냐? 이것은 한 집안의 복이 아니다.”
하고, 인하여 판서로 하여금 초헌을 타고 뜰 가운데를 돌게 하자, 판서는 황공해서 다시는 감히 초헌을 타지 않았다 하니, 그 근신함이 이와 같았다. 죽창한화(竹窓閑話)
*국조인물고(國朝人物考)
조선 정조 때 왕명에 따라 초계 문신(抄啓文臣)들이 편술한 책. 조선 개국 초부터 숙종 때까지의 명인(名人)의 약력을 모음.
또 하나는 맥반정승(麥飯政丞)의 주인공인 조선 제22대 정조(正祖) 때의 좌의정 김종수(金鍾秀.1728~1799)의 이야기다.
조선 제22대 정조(正祖) 때의 좌의정 김종수(金鍾秀.1728~1799)는 본관이 청풍(淸風)이고, 호가 몽오(夢梧),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그가 당폐(黨弊)를 일으킨 죄로 경상도 기장(機張)으로 귀양을 가서 그곳의 이방(吏房) 집에서 한 해 여름을 나게 되었다. 그가 하루는 낮잠을 자는데 난데없이 독사 한 마리가 배 위로 기어올라 왔다. 사람들은 기겁을 했다. 본인을 깨우면 필경 몸을 움직일 테고, 그리되면 놀란 독사가 물게 될 것이 뻔했다.
모두들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데 이방의 어린 아들이 잽싸게 밖으로 뛰어나가더니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 왔다. 그러고는 살금살금 뱀 곁으로 다가가 개구리를 던졌다. 개구리는 폴싹폴싹 뛰어 달아났다. 그것을 본 독사는 개구리를 잡아먹으려고 재빨리 김종수의 배 위에서 내려왔다.
어린 아이의 지혜가 어른의 생명을 구해낸 것이다.
(임종대 편저 한국 고사성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