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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임도 간송집

죽취일에 대나무를 옮겨 심다〔竹醉日移竹〕

작성자樂民(장달수)|작성시간17.04.24|조회수37 목록 댓글 0

죽취일에 대나무를 옮겨 심다〔竹醉日移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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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가운데 대나무가 어진 이와 비슷하여 / 植物之中竹似賢
예로부터 군자가 많이 사랑하였지 / 古來君子多愛之
자유는 집을 옮길 때 반드시 대나무를 심었고 / 子猷徙宅必栽種
낙천이 지은 기문 글솜씨가 좋았지 / 樂天作記工文辭
나는 성격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 / 吾生性癖異於衆
평생 마음 부친 곳이 오직 여기라네 / 百年寄心唯在茲
사람들은 대나무를 곧은 줄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 人於此君愛直幹
나는 굳센 마음을 스스로 지킴을 좋아한다네 / 我愛貞心能自持
세상에는 5월 13일이 전해오는데 / 世傳端陽十有三
바로 뭇 대나무가 모두 취한 때라네 / 乃是衆竹皆醉時
푸른 줄기를 옮겨 심는 일 이 날이 합당하니 / 移栽碧竿合此日
흙을 쌓아 뿌리를 북돋기 진실로 마땅하다네 / 壅土培根眞箇宜
시험 삼아 몇 그루를 앞뜰에 심었더니 / 試將數叢種前除
문득 두 귀밑머리에 청풍이 이는 것을 알겠네 / 頓覺兩鬢淸飆吹
심고 북돋우는 데 하루가 걸리지 않아 / 栽培封植不終日
한 가지 한 잎도 손상이 없네 / 一枝一葉無損虧
처음엔 죽림칠현이 달빛 아래 취한 듯하다가 / 初疑七賢月下醉
다시 보니 백이 숙제 산중에서 굶주리는듯하네 / 更訝二子山中飢
성근 그림자가 내 집 처마에 그늘을 드리우자 / 自從疏影蔭我簷
온 뜰의 꽃나무가 모두 보잘것없어졌다네 / 滿庭花木皆麤卑
그제야 알았네, 낭간이 뭇 꽃들과 달라서 / 乃知琅玕異凡卉
모든 풀이 감히 그 빼어남을 다투지 못한다는 것을 / 百草不敢爭其奇
벽옥 같은 줄기와 물총새 깃 같은 잎은 / 幹森碧玉葉翠羽
쉬이 시드는 봄꽃과 어찌 같으랴 / 肯同春華容易衰
맑은 그 모습 한여름에 볼 만하고 / 淸標可於盛夏觀
곧은 절개는 추운 겨울에야 알 수 있다네 / 苦節須向隆冬知
은자는 한 수 읊어 고아한 흥취 돋우고 / 幽人嘯詠發高興
의로운 선비는 흉금을 터놓고 즐기네 / 義士耽玩同襟期
내 이제 이것을 내 집 뜰에 옮기노니 / 我今移此近庭戶
어찌 이것이 한갓 가지와 잎 때문 만이랴 / 豈是徒取枝葉爲
거듭 축원하노니 / 重爲祝曰
대나무여 대나무여 / 竹兮竹兮
내 이미 너를 위해 날을 잡아 정실로 삼았으니 / 我旣爲爾卜日作庭實
너도 나를 위해 날이 추워져도 마음 변치 말아라 / 爾亦爲我歲寒心不移


 

[주C-001]죽취일(竹醉日) : 음력 5월 13일을 이르는 말이다. 이 날이 대나무를 옮겨 심는 최적의 날이라고 하는데, 절조가 강해서 무척 까다로운 대나무도 이 날만은 술에 취한 듯 정신이 몽롱해지며 나른해지기 때문에 이식해도 잘 살아난다고 한다. 그런 뜻에서 이날을 죽취일(竹醉日) 혹은 죽미일(竹迷日)이라고 한다.
[주D-001]자유(子猷)는 …… 심었고 : 자(字)가 자유(子猷)인 진(晉)나라 왕휘지(王徽之)를 말한다. 그는 남의 빈 집에 잠시 거처할 동안에도 사람들에게 대나무를 빨리 심도록 다그쳤는데, 그 이유를 묻자 “하루라도 어떻게 이 멋진 나의 님을 대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何可一日無此君〕”라고 대답했다는 고사가 있다. 《晉書 卷80 王徽之傳》
[주D-002]낙천(樂天)이 지은 기문 : 낙천은 백거이(白居易)의 호이다. 백거이가 장안에 살 때 〈양죽기(養竹記)〉를 지었는데, 대나무를 현자에 빗대어 표현한 글이다.
[주D-003]낭간(琅玕) : 대나무를 비유하는 말이다. 낭간은 짙은 녹색 또는 청백색을 띤 옥이다.
[주D-004]정실(庭實) : 제후(諸侯)가 바치는 공물(貢物)을 천자(天子)의 뜰에 진열하여 놓은 것을 말한다.


 

ⓒ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 ┃ 김익재 양기석 구경아 정현섭 (공역)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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