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迎祥詩〕
대왕대비전(大王大妃殿)
금문에는 하얀 해가 밝게 오르고 / 金門明白日
옥 물시계 봄이 왔음 알려주누나 / 玉漏報靑春
기운 보니 한 원기와 더불어 돌고 / 氣與一元轉
하늘은 또 만복 다시 새롭게 하네 / 天敎萬福新
삼조마다 크나큰 덕 높이 받들고/ 三朝尊大德
사역에선 깊은 어짊 우러르누나 / 四域仰深仁
영원토록 우리 동한 어머니 되어 / 永作東韓母
천추토록 우리 백성 길러 주소서 / 千秋字庶人
인수왕대비전(仁粹王大妃殿)
장락궁엔 아름다운 봄빛 꽉 찼고 / 長樂韶光滿
궁위에는 상서로운 안개가 깊네 / 宮闈瑞霧深
삼양생겨 태괘의 길 열었거니와 / 三陽開泰道
만백성들 기뻐하는 마음은 같네 / 萬姓共歡心
복 불어나 아름다운 명에 응하고 / 滋至膺休命
유가하니 덕음으로 찬송하누나 / 柔嘉頌德音
본손 지손 백대 잇는 것을 보거니 / 本支看百世
흐른 경사 후세 환히 비출 것이리 / 流慶照來今
왕대비전(王大妃殿)
홍균이에 한 기운을 운행을 하니 / 洪鈞轉一氣
태도 이제 처음으로 형통하구나 / 泰道始亨通
봄기운은 대궐 문의 안으로 들고 / 春入彤闈裏
바람은 또 금원 속에 따뜻하구나 / 風和禁苑中
허공에 뜬 상서로운 해는 빛나고 / 當空瑞日白
전각 두른 상서로운 구름은 붉네 / 繞殿祥雲紅
영원토록 강녕한 복 누릴 것으로 / 永享康寧福
아름다운 천명 절로 끝이 없으리 / 天休自不窮
대전(大殿)
그믐날과 초하루가 교차를 하고 / 除日交元日
묵은해와 새해 서로 갈마드누나 / 新年替舊年
삼원 되어 봉력 새로 열렸거니와/ 三元開鳳曆
억조창생 이에요천우러르누나 / 兆姓仰堯天
크나큰 복 오는 것이 법식 같으니 / 景福來如式
아름다운 명이 어찌 가이 있으랴 / 洪休豈有邊
대궐 뜰서 만세 높이 부르거니와 / 明庭呼萬歲
궁궐에 상서 안개 자욱하리라 / 紫禁擁祥煙
중궁(中宮)
중궁전에 아름다운 봄볕 동하고 / 中壼韶光動
단문에는 아름다운 해가 비치네 / 端門麗日斜
청춘 봄이 내전 안에 되돌아오니 / 靑春回繡闥
동사에다 〈초화송〉을 기록하누나/ 彤史頌椒花
온 나라에 음의 교화 밝게 퍼지니 / 一國明陰敎
삼궁에게 총애함을 듬뿍 받누나 / 三宮荷寵嘉
천년토록 자극전의 짝이 되어서 / 千年配紫極
만 가지 복 절로 서로 더할 것이리 / 萬福自相加
[주-D001] 영상시(迎祥詩):
정월 초하루에 대궐 안에 있는 전각(殿閣)의 기둥에 써 붙이는 주련(柱聯)인데, 제술관에게 명하여 하례(賀禮)하는 시를 지어 올리게 하고는 전각 기둥에 써서 붙였다.
[주-D002] 삼조(三朝)마다 …… 받들고:
어버이에게 하루에 세 차례를 조현(朝見)하는 것으로, 《예기》 〈문왕세자(文王世子)〉에 이르기를 “문왕이 세자로 있을 적에는 왕계(王季)에게 매일 세 번씩 조현하였다.” 하였다.
[주-D003] 장락궁(長樂宮):
한나라 고조(高祖) 때 진(秦)나라의 흥락궁(興樂宮)을 고쳐서 세운 궁전으로, 혜제(惠帝) 이후로 태후(太后)의 궁이 되었다. 여기서는 대비가 있는 궁전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주-D004] 삼양(三陽):
봄이 시작되는 정월을 말한다. 11월 동지에 일양(一陽)이 생기고 12월에 이양(二陽)이, 정월에 삼양이 생겨 태괘(泰卦)가 된다. 태괘는 정월에 해당하며, 음(陰)이 물러가고 양(陽)이 전진하는 상이다.
[주-D005] 유가(柔嘉):
성품이 유순하고 선량함을 이른 말이다.
[주-D006] 홍균(洪鈞):
우주의 만물을 창조하는 신으로, 조물주를 말한다. 균(鈞)은 도기(陶器)를 만드는 녹로(轆轤)로, 조물자(造物者)를 뜻한다. 두보의 〈상위상(上韋相)〉 시에 “팔황에다 수역을 열자, 한 기운이 홍균을 돌리누나.〔八荒開壽域 一氣轉洪鈞〕” 하였다.
[주-D007] 삼원(三元) …… 열렸거니와:
삼원은 정월 초하루를 말하는데, 이때가 연(年)ㆍ월(月)ㆍ일(日)이 시작되는 때이기 때문에 이렇게 칭하는 것이다. 봉력(鳳曆)은 역수(曆數)와 정삭(正朔)을 말한다.
[주-D008] 요천(堯天):
성대한 덕을 지닌 임금을 가리킨다. 《논어》 〈태백(泰伯)〉에 이르기를 “오직 하늘이 큰데 요 임금이 그를 법받았다.”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9] 단문(端門):
궁궐의 정문(正門)을 말한다.
[주-D010] 동사(彤史)에다 초화송(椒花頌)을 기록하누나:
동사는 동관(彤管), 즉 자루가 붉은붓으로 쓴 역사서로, 여인들에 대한 역사 기록을 말하고 〈초화송〉은 신년 축사를 의미한다. 옛날에 신년 초하루가 되면 초주(椒酒)를 가장(家長)에게 올려 헌수하던 풍속이 있었는데, 진(晉)나라 때 유진(劉臻)의 처 진씨(陳氏)가 글을 잘 하여 일찍이 신년 초하룻날 〈초화송〉을 지은 일이 있었다. 《晉書 卷96 列女列傳 劉臻妻陳氏》
[주-D011] 삼궁(三宮):
삼전(三殿)과 같은 말로, 왕대비전ㆍ대전ㆍ중궁전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대왕대비전(大王大妃殿)ㆍ인수왕대비전(仁粹王大妃殿)ㆍ왕대비전(王大妃殿)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 한국고전번역원 | 정선용 (역)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