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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정시모음

대륙문협 6호 원고

작성자정희정|작성시간26.06.17|조회수0 목록 댓글 0

1) 가을 밀어
         주연 정희정

낙엽이 나부끼는 가을 숲길을
어깨를 나란히 걸으며 정답게 웃으며
가슴 털어놓을 수 있는 만남과 함께

가을이 머무는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머무르고 싶은 시간이 짧기만 하고

아름다운 아쉬움 그리움으로만 남는

기억과 있으면 기쁨의 세레나데 음악처럼
내 가슴으로 흐르는 하모니가 있습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낭만과 추억이 모여와 머무는 곳에
정다운 이야기 나누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밀어 마시고 싶습니다

순간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서로 아껴주며

마음 깊은 곳의 아픔도 감싸주던 다정한 목소리 

주저리주저리 세월에 걸린 추억 한 아름

오색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축복하듯이 깊어만 가는

계절이 머무는 풍경 속에서
마음껏 바라보고 싶은 모습이 있습니다.

 


2) 초록의 신비

       주연 정희정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성큼성큼 푸름이 온다
푸른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거대하게 밀려오는 초록빛은 산란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운무 구름같이 밀려오는 무 색채
회색 낯빛은 싱그러움에 밀려가고 
눈이 부신 푸르름 이제 푸른빛은 동색이 아니다

바라보는 풍경은 녹색으로 피어오른다
햇볕에 구워진 초록 더욱 길어진 신록  
마냥 눈부신 날 일제히 까치발로 서서 손사래 친다.

 

 

3) 칠월 숲 속
           주연 정희정

숲과 숲이 숲을 이루어 큰 숲 속

깊고 높은 칠월 속으로 들어오는 더위는
대지 이마를 흥건히 적신다

칠월 더위에 떨어지는 별들도 바람과 함께

시원한 물소리로 흐르고 풀 벌레들의 악보 없는
노랫소리로 여울지는 깊은 계곡

그 너머 하늘에도 달무리 가득 피어오르면
청청한 둥지를 틀고 들어앉은 자작나무 숲 속
작은 빛 하나에도 별 무리 지어 춤을 추다가

수줍게 피워 낼 꽃그늘에 앉아있는 메아리도
염천도 지금은 부재중이란 팻말을 달고
시원한 그늘 휴식을 취하는 칠월 숲 속으로




4) 해를 잉태한 바다
           주연 정희정

하늘 입덧이 바다로 옮겨지고
잠든 바다 위에 설장구 가락 같은
물결은 번지점프를 하듯 허공을 건널 때

부서지는 포말로 매달린 물방울
허공에 뿌리고 파도가 지나간 자리마다
벗겨진 비늘들 패어 진 바닥에 누워

이리저리 꿈틀거린다

폭풍우 같은 감정의 물결 속으로
새무리 따라 하늘이 바다로 내려오고
눈이 시리게 푸르던 것들도

 

물결 속에 뒤엉켜  희망의 새벽을 지으려
수평선은 뱃속의 해를 밀어내고
선혈이 낭자한 하늘
바다를 시뻘겋게 물들이고 장엄하다
 
태동하는 경이로운 흔적
바다는 찬란하게 빛나는 아침을 열고
잉태한 해를 낳아 높은 곳으로 떠받들어 올린다.


5) 삶의 사슬
   주연 정희정

생은 아련한 굴절이다
물속처럼 고요한 세계 속에서
햇살 냄새가 난다
햇살은 넘칠 듯 넘칠 듯 출렁거린다

어느 행성으로 가던 빛을
나는 지금 간절히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한 생을 건너온 많은 시간 들
걸음 걸을 때마다 소리를 내는 둥근 사슬
사람들은 그들도 모르게 햇살을 밟고 지나간다
밟힌 햇살들은 모양이 변하여
생의 사슬에 매달려 있다

나는 정오의 후미진 어느 골목쯤에서
방심한 시간을 따돌렸다 생각했을 때
삶의 사슬들이 다시 발목을 잡는다
하루 동안 더욱 무거워진 삶을 들고 돌아온다
내일 아침이면 다시 또 함께 갈 운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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