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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지리산 모 암자에서 한옥을 배운 후배가 생태화장실을 짓고 있었다. 그래 놀러도 갈겸 술도 한잔 마실겸 가봤는데 그 후배는 집을 짓다 지붕 마감재료를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후배는 뼈대구조를 기둥과 보의 사괘맞춤으로 맞추어 멋있게 서까레까지 걸고 지붕을 올리는데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붕에 흙을 쌓고 기와를 올릴려니 여러가지 고민이 된다는 것이었다. 첫째 비용 문제가 들고 기둥과 보 구조로 하긴 했지만 그 무거운 중량을 버티는 것도 걱정이 된다고 했다. 또한 흙과 기와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보수와 방수 문제가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긴 기와집은 흙을 그렇게 많이 쌓고 기와를 올려도 주기적으로 기와를 수리해야 한다. 아니 아무리 기와를 수리하면서 살아도 비가 새고 서까레가 썩고 끝내는 집을 다시 수리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한번은 내가 살고 있는 지자체에서 문화재를 10년 전인가 보조금을 받아 수리를 했다가 이번에는 지붕에 비가 새 국비를 받아 또 새로 신축을 하는 걸 보았다. 그래 문화재 담당자한테 이번에는 기와 밑에 방수시트라도 깔고 지붕재료를 고민해보라고 했더니 문화재는 서양 건축 재료를 쓰면 안되고 전통방식으로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것, 한옥의 방식만 고집하다가는 집의 기능을 기대할 수가 없다. 한옥의 지붕 흙과 기와는 옛날 건축 재료가 없을때 주변에 흔하게 있는 흙을 잔뜩 쌓아 단열과 방수를 고민했던 것이다. 거기에 비바람을 막기 위해 흙을 구어 지붕재료인 기와를 만들어 얹었던 것이다. 그러나 암기와와 숫기와의 연결구조가 항상 문제가 되었다. 비 바람으로 기왓장이 들춰지면 비가 새는 것이고 아름다리 기둥과 보의 나무가 뒤틀어지고 수축 팽창으로 힘을 받더라도 기왓장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지리산 후배는 끝내는 고민을 하다가 기아 모양의 칼라강판으로 지붕마감을 했다. 기와처럼 웅장하거나 기풍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가볍고 방수가 확실하게 되고 수십년 동안 색깔 하나 변하지 않는 칼라강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지붕재료는 방수시트, 아스팔트 슁글, 칼라강판 등이 나와 지붕이 샐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한옥은 지금도 흙과 기와를 고집하다보니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비가 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 벽체 단열의 취약점
한옥의 벽체는 두어가지로 행해진다. 주로 흙벽돌을 쌓아 벽을 막는 것과 수수깡과 볏집을 겹들여 흙을 바르는 방식을 쓰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 방식도 단열이 전혀 되지 않아 누워 있으면 코가 시릴 정도가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간단하다. 벽체 사이에 단열재를 넣어 바깥과 안의 기온을 차단해주면 된다. 옛날에는 건축재료가 없었지만 지금은 훌륭한 유리면(글라스올)이 있어 단열을 해결해줄 수 있다. 유리면은 단열 뿐만 아니라 화제가 났을 때 열을 차단해주고 독가스가 나오지 않는 건축재료다. |
3. 창호의 문제점
한옥의 창호는 문살을 이용한 조선문살이다. 거기에 창호지를 발라 밖의 채광과 바람을 막아준다. 밖의 공기와 안의 공기가 자유자재로 이동하고 통풍도 잘된다. 그러나 이 또한 단열이 문제가 된다.
목조주택에서 쓰는 미국식 시스템 창호는 이중 페어글라스에 단열이 뛰어나다. 이 유리와 유리 사이에는 알곤가스가 들어 있어 단열과 습기 등을 막아준다. 가격도 국내에서 바를 제작해 유리를 끼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
이 시스템 창호가 얼마나 좋은면 난로에 창호를 갔다 대면 난로쪽은 뜨겁게 열을 받아도 바깥쪽은 전혀 열이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단열이 잘되어 있다. 그런데 아직도 한옥의 창호를 고집하면서 종이로 창호를 만들어 쓰고 있는 것이다.
4. 기둥과 보 구조의 아름다움 그러나
한옥의 아름다움은 기둥과 보의 구조의 사괘맞춤에 있다. 한옥은 기둥과 기둥 사이, 기둥 4개의 공간을 한 칸이라고 한다. 이게 보통 10자, 3m 정도인데 서양에서는 기둥을 쓰지 않고 벽체와 벽체 사이를 트러스로 연결해 공간을 넓게 사용한다 한옥에서 기둥과 기둥 사이가 멀어지기 위해서는 기둥과 보가 굵어지고 길이에 비례하고 지붕 하중무게에 따라 나무가 커지게 된다.
한옥은 기둥과 보 사괘맞춤에 서까레까지 걸어놓으면 그야말로 그 웅장함과 나무의 아름다움 때문에 구조공사를 할때까지만은 멋이 있어 보인다. 그러다 지붕을 덮고 내부도 천정공사를 하고 서까레를 덮게 되면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없다. 그렇다고 방이나 내부를 서까레가 보이게 서까레 사이에 흙을 바르고 사용하다보면 또한 단열이 문제가 되고 천장에 흙을 바르는 어려움도 있다.
5. 구들과 난방의 문제
한옥의 구들은 과학적이다. 물론 나무를 때야 하고 옛날에는 구들에 의지해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겨울날 일이 없을 땐 하루종일 나무를 하러 다니는 게 겨울 삶이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고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현대 삶에서 구들로 전체 방을 돌리기에는 집 안에 머슴을 한 명 두거나 다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그걸 보완하고 나온 게 방바닥에 엑셀 파이프를 깔고 그 안에 뜨거운 물을 돌리는 방바닥 난방이다. 나무를 해다 땔 수가 없으니까 기름보일러나, 심야전기로 물을 끓여 온수를 저장했다 돌리는 방식이다. 요즘 기름값이 비싸니까 기름가 화목 겸용 방식의 보일러도 많이 쓰고 있다.
지금 난방 방식은 그래도 가장 많이 쓰이는 엑셀을 깔고 온수를 돌리는 방식이다. 그외 연료를 무엇으로 할까는 그 다음 문제다. 구들은 가끔 나무를 지피고 한두번을 잘 수는 있지만 현재 방바닥 난방방식으로 전체를 커버할 수 있지는 못하고 있다.
6.한옥의 비싼 건축비
한옥의 건축비는 목조주택이나 일반 벽돌집보다 두배 세배나 비싸다. 보통 목조주택이나 벽돌집이 평당 300만원 정도인데 그에 비해 한옥의 건축 가역은 600만원 900만원 정도로 일반 서민이 경제적으로 짓고 살기에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절이나 한정식 등 아니면 돈이 있는 부잣집이 고대광실로 짓고 사는 집으로서는 살 수 있지만 일반 서민들이 주거용으로 경제적으로 짓기는 건축비가 너무 비쌀 수밖에 없다.
7.한옥, 현대한옥은 개량되고 발전해야,
한옥의 가장 큰 문제는 건축재료의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산업이 발달하고 모든 재료들이 진화하고 있는데 한옥은 재료가 몇백년이 넘도록 변화지 않고 옛날것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옛날에 건축재료가 없을때 나무와 흙으로만 지었던 방식을 아직도 고집하고 있으니 건축방식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옥도 옛날 한복을 입을 수 없어 개량한복이 개발되듯이 한옥도 현대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옥을 지어달라고 하면 짓지 않는다. 한옥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온전한 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위에서도 여러가지 나열해 보았지만 한옥을 짓더라도 나같으면 건축재료를 현대식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붕재료는 기와모양의 칼라강판이나 방수시트에 아스팔트 슁글, 벽체는 단열재로 쓰고 창호도 시스템 창호, 난방도 엑셀을 깔아 집을 짓다보면 저절로 내가 신봉하는 경량 목구조 방식인 목조주택 방식밖에 안남게 된다. 그만큼 경량목구조 방식인 목조주택은 건축재료가 가장 현대화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잘 아는 친구가 맞배지붕의 한옥으로 2억원 이상을 들여 집을 지었다. 요즘은 그 큰 집에서 혼자 살다 집을 내놓게 되었는데 나한테 몰래 집이 추워 못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집이 내놓은지가 오래 되었는데도 집이 나가지 않고 얼마전에 입질한 사람은 스님이 절집으로 쓰겠다고 해 계약을 할 뻔했다고 했다. 이처럼 한옥은 절이나 종갓집의 문화재로 보존해야 할 집이지 저렴하고 일반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살 수 있는 건축방식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