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송유미
깊은 바다 속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때
나는 이름없이 살았어도 행복하였다
모랫바람 따가운 갯가에서
마른 몸이 될 때까지
거꾸로 매달려 지낼 때에도
불행을 몰랐었다
어떤 이는 나를 오복을 비는 젯상에
꼬옥 얹어야 한다고
높다란 시렁 위에서
먼지만 앉히고
어떤 이는 술에 취해
꼬이고 꼬인 속을 풀어야 한다고
물에 불려 매질을 가하기도 했다
아, 깊고 고요한 자유 속을 떠다니면서
이름없이 살던 날이 그리운데
그대가 펼쳐놓은 엉성한 그물망도 빠져 나오지 못한
내 순수의 아둔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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