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다녀오다- 김사이
몽롱해지면
내 마음에 들어앉는 세상
포옥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에
하얀 햇살 위로 눈부신
조그만 발자국들
따 먹고 싶은 눈꽃들
산모롱이 쭈욱 따라가며
가느다란 물줄기 하나 이어지는
웅크린 태아처럼 동그란 샘이
숨을 쉬는 그곳
둥그스름한 산이 가만히 기척을 하면
붉은 동백꽃 살랑거리고 푸르럭 솟구치는 꿩
덩달아 토끼도 다람쥐도
빼꼼히 머리 내밀고 둘러보는
옛이야기도
또는, 먼 훗날의 그리움도 아닌
오늘 끄트머리 사이사이에
깊숙이 배어 있는 오랜 향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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