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축복한다
넌 나의 영락없는 붕어 빵이었어, 네가 어릴 적 유치원생일 때 내가 널 데리고, 충청도 시골, 도고온천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 동창회에 함께 갔었어. 그때 내 친구들이 널 보더니 "저 애 익수랑 똑같이 생겼어. 너 어릴 때 모습 그대로 빼닮았어!" 하고 거금(巨金) 만 원짜리 지폐를 성큼 쥐여주니, 네가 내 눈치를 살살 보면서 받지를 않더구나. 친구들 성화에 못 이겨 결국은 받았지만... 넌 어릴 때부터 큰 아들답게 책임감과 신중함이 남달랐지.
내가 <수산청>에 근무할 때, 네 엄마는 만삭의 널 품고 남편인 나를 보살피느라 고생이 참 많았지, 널 낳던 날도 속이 안 좋아 힘들어하는 엄마를 남겨둔 채 정상 출근해서 <모심기 행사>를 마치고 곧장
<수색 기독병원>으로 달려갔더니, 너를 예쁘게 낳았더라, 그날이 바로 1973년 6월 4일이야. 나랑 네 외할머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모른다. 근 한 달여를 너와 네 엄마를 보살펴 주셨단다.
얌전하시고 잘 생기신 너의 외할머님 - 항상 활짝 웃으시며 너희 삼 형제 해산관을 도맡아주신, 정(情) 많고 고마우신 어르신 - 이신데 이젠 하늘나라에서나 뵈올 수밖에 없으니 어이하리. 이따금씩 인자한 그 모습을 내 꿈속에서 만나 얼싸안곤 한단다. 지금쯤은 편히 모시며 맛있는 것도 사드릴 수 있고, 좋은 곳에 여행도 함께 갈 수 있는데... 너무 아쉽고 슬플 뿐, 어느새 내 눈가엔 물이 흥건히 고이는구나. 아,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내 나이 내년이면 벌써 팔십이라니? 통 실감이 나질 않는다.
요즈음은 내 건강도 썩 좋은 편이 못 되어 감기도 곧잘 걸리고, 전립선도 확장되어 먹는 약 종류가 늘어나니 은근히 걱정도 든다. 모쪼록 건강하여 식구들에게 어려움 끼치지 말고 깨끗한 종말을 맞았으면 하는 게 나의 소망이건만, 우리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어찌하시려는지? 아무도 그 앞날을 모르는 일! 내가 평소 즐겨 치는 탁구와 게이트볼은 꾸준히 하는 편이고, 또 얼마 전 파크골프도 신장개업(新裝開業)을 하였으니, 역시 나는 욕심이 많은 늙은이라 봐야겠지?
내 사랑하는 아들아! 너에게 내가 아버지로서 큰 재산은 못 물려주지만, 진실한 사람으로서, 정직과 겸손, 부지런하여 성실히 노력하며 살면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것, 이 한 가지마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어쩜 진리(眞理)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식구가 믿는 종교, 기독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 일이다. 기독교의 중심 사상은 <사랑>이다. 서로 아낌없이 사랑하여라, 늘 하나님을 경외(敬畏)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야만 화평한 세상, 밝고 부강한 나라, 화목하고 복된 가정을 이룰 것이다.
어제는 주일날이라 예배드리고 12시 반에 온 가족, 아홉 식구가 한우 식당에 모여 너의 생일 프러스 둘째 손자 김의겸(金義謙)의 생일 (6월10일)을 기념하여 식사 자리를 마련하였다. 나의 마음은 최고 최상(最高 最上)의 기쁨과 감격의 도가니였어! "참 만족스럽고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란 말이 절로 나오더구나. 아들아! 손자야! 너희는 굳이 1등을 다투지 말고, 서로 사랑하기를 힘쓰기 바란다. 내가 가난하여도 공약(公約) 두 가지는 하겠다. 아들 셋에게는 공평한 유산 분배를, 키 180cm 이상 크기를 달성하는 손자들에게는 천만 원의 포상금을 꼭 주겠다.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기 바란다. 지금은 영양 공급이 풍족하고 체육 환경이 매우 좋아져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대학 2년생 아들까지 돌보고 있는 착한 우리 아들아! 오늘도 하나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는 류영모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는 <한소망 교회>의 영상 편집을 위해 있는 힘을 다 쏟고 있는, 참 대견하고 장한 우리 아들, 김영광(金榮光)의 쉰한 번째 생일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복한다. 하나님께 크신 영광! 그 이름 찬란하게 영원히 빛나거라. 오늘도 나는 겸허히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은다.
2024.6.3 김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