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에 입단한 동생 안성준 초단과 형 안형준 초단. |
9월 20일, 안성준 군이 116회 입단대회에서 내신 1위로 입단이 확정됐다. 올 3월 형인 안형준 초단이 먼저 입단했고, 6개월 만에 동생도 형을 따라 입단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다섯 번째 형제(남매, 자매)기사가 탄생된 것이며 신기하게도 한 해에 같이 입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뷰 당일에는 두 형제가 다니고 있는 양천대일도장에서 마련한 안성준 초단 입단 축하연이 열리고 있었다. 행사장에서 안형준·성준 초단과 그의 부모님을 만나봤다.
- 안형준 초단 인터뷰가 처음이다. 아마도 동생과 함께 하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늦었지만 입단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지.
이상하게 제가 입단했을 때는 인터뷰 요청이 없더라고요. 당시에 문도원 초단이랑 한웅규 초단도 있었는데 모두 인터뷰를 안했어요. 입단이 확정됐을 때 얼떨떨했어요. 부담이 없어져서 좋아요.
- 6개월 만에 동생 안성준 군도 입단에 성공했다. 기분이 어떤가.
좋아요. 아직은 입단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아요.
- 동시에 입단할 수도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고 들었다. 한웅규 초단 때문이라던데.
(형준) 저는 내신이었고 동생은 입단대회여서 같은 날은 아니었고요. 그때 입단했다면 한 8일정도 차이가 났을 것이에요. 아마 입단자 교육은 같이 받을 수 있었겠죠.(웃음)
(성준) 입단 결정국이었는데 떨리긴 했어요. 그렇다고 긴장하지는 않았고, 바둑이 잘 풀려서 잘되는가 싶더니 마지막에 실수하는 바람에.(피식)
- 입단 전과 후를 비교한다면.
(형준) 생활하는 패턴이 똑같아서 크게 차이점을 모르겠어요. 단지 일요일에 쉴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나고 좀 여유로워졌어요. 한 가지 더 있다면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고 더 넓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성준) 입단한지 며칠 안 지나서 아직 잘 모르겠어요.(웃음)
 ▲ 기자가 두 형제의 바둑두는 모습을 찍겠다고 요청하자 안형준·성준 초단이 진지한 모습으로 바둑을 두고 있다. |
- 바둑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형준) 부모님께서 어릴 때 산만하다고 학원에 보내셨어요. 제가 7살 때 시작했고 동생은 1년 후에 6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죠. 이때 동생과 저의 바둑 인생이 시작됐어요. 지금까지 쭉 같이 생활했죠.
- 동생이 1년 늦게 배웠는데 실력이 비슷해졌다.
(형준) 제가 2학년 때 한 7개월 쉬고 나니까 비슷해져 있더라고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학원에서 배우다가 김기헌 사범님이 평택에 학원을 내셨는데 기재가 있다고 하셔서 5학년 때 양천대일로 왔어요.
- 형제가 나란히 바둑을 배우면서 서로 도움이 되었던 적이 있다면.
(형준) 집이 평택인데 8년 동안 도장 출퇴근을 했어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외롭지 않게 다녔던 것이 큰 도움이었죠. (성준) 바둑을 두고 나서 서로 단점을 많이 이야기 해줬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야기 해주기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 본인의 바둑 스타일.
(형준) 전투형이고, 집을 좋아해요. 그렇다고 싸움이 나면 피하지 않아요. 공격과 타개 비율이 비슷하다고 할까. (성준) 두터운 전투형이에요.
 ▲ 형의 장난기 발동. 안형준 초단이 천원에 두자 동생 안성준 초단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
- 존경하는 기사 또는 닮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형준) 이창호 9단을 닮고 싶어요. 현재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과 겸손함을 배우고 싶어요. (기자) 이야기는 나눠 봤나요? (형준) 인사는 받아 주시더라고요.(하하)
(성준) 저는 옥득진 5단이요. 제 전담 사범님이셨는데 저희들을 가르쳐주실 때 열정적으로 하시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어요.
- 앞으로 목표를 듣고 싶다.
(형준) 바둑리그에 참가하고 싶어요. 지금 시합이 없어서 승부욕도 안생기고 늘어져 있거든요. 아무래도 대국이 꾸준히 있으면 공부도 잘되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신인왕전 우승하고 싶고 리그전(명인, GS칼텍스배)에 참가하고 싶어요.
(성준)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잉씨배나 후지쯔배에서 성적을 내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자 안성준 초단이 기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 고마우신 분들 이야기를 못했는데 해도 될까요?" 전에 인터뷰할 때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급하게 해서 잊어버리고 못했어요."라며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먼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양천대일 원장님과 사모님께 감사드려요. 또 옥득진, 박승문, 이용수, 김종수 사범님을 비롯해서 가르쳐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도장 친구들아~ 고마워~(하하)"
 ▲ 안형준 초단(형), 아버지 안종근(49) 씨, 어머니 이순희(47) 씨, 안성준 초단(동생) |
[부모님 인터뷰] "선택한 길에 '잘했구나'하는 생각 들었으면…"
- 한 해에 두 형제가 모두 입단했다. 그 동안 뒷바라지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아니에요. 아이들이 평택에서 서울로 오가느라 더 힘들었죠. 둘 다 바둑을 너무 좋아해서 힘들지 않았어요. 스스로 잘 커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 프로기사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어떤 이유로 하게 됐는지.
평택이 김기헌 사범님이 학원을 하셨어요. 그 분을 통해 프로기사라는 직업도 알게 되었고, 기재가 있으니 프로기사를 시켜볼 생각이 없냐고 권유해주셨어요. 저희는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직업을 얻게 하고 싶었는데 형제가 바둑을 좋아해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로 했죠.
- 입단 문이 굉장히 좁다. 부모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들 같은 생각이겠지만 더 많이 뽑았으면 좋겠어요. 입단 문이 좁으니까 다른 세상에 눈 돌릴 기회가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골프도 보면 티칭프로가 따로 있잖아요. 바둑도 입단자 수를 늘리면 그 중에서 선수로만 뛰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실력이 부족하다면 학문을 연구한다던지, 아니면 교육 쪽으로 전문가가 된다던지 각자 개인의 영역을 차지할 것이라고 봐요.
- 프로기사가 된 두 형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인정받는 기사가 됐으면 좋겠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살았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