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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늘 의 시

定州城 / 백석

작성자포엠|작성시간06.01.07|조회수158 목록 댓글 0
 

定州城 / 백석


山턱 원두막은 뷔었나 불빛이 외롭다

헌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은 문허진 城터 같다

반딧불이 난다 파란 魂들 같다

어데서 말있는 듯이 크다란 山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를 난다


헐리다 남은 城門이

한울빛 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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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북방의 오랑캐를 지키며 영화와 위엄이 도사렸을 정주성이다. 그러나 지금은 폐허가 된 성의 자취뿐. 주위에는 잡초와 논밭들이 어둠 속에서 을씨년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라한 원두막엔 아주까리 등불만 희미하다. 무너진 성터의 한낮은 잠자리의 놀이터다. 지난날 위세 당당했을 시절의 성문에는 위풍 있는 장졸들이 드나들었을 것이지만 지금의 허물어진 성문 사이로는 늙은 청배장수나 드나들 뿐이다. 과거와 현재를 극명하게 대비시켜 인생의 무상함과 권력의 흥망성쇠까지 시사해 주는 작품으로 짧은 연마다 산촌의 정경과 시어들이 대단한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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